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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
00:01:19,466 --> 00:01:28,633
이리 오너라, 업고 놀자
이리 오너라, 업고 놀자

4
00:01:28,633 --> 00:01:29,366
이이이이... 내 사랑이로다
아매도 내 사랑아

5
00:01:29,366 --> 00:01:36,366
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
사랑이로구나, 내 사랑이야

6
00:01:36,366 --> 00:01:40,666
春香傳
춘향뎐

7
00:01:40,666 --> 00:01:46,800
내 사랑이로다
아매도 내 사랑아

8
00:01:47,533 --> 00:01:56,133
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
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

9
00:01:56,133 --> 00:02:00,733
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

10
00:02:00,733 --> 00:02:03,100
강릉 백청을 따르르르 부어

11
00:02:04,566 --> 00:02:13,533
씰랑 발라 버리고 붉은 점 웁벅 떠
반간진수로 먹으랴느냐

12
00:02:13,900 --> 00:02:17,700
아니, 그것도 나는 싫소

13
00:02:18,300 --> 00:02:26,833
소리 조상현 고수 김명환
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
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

14
00:02:26,833 --> 00:02:31,100
성춘향 이효정
이몽룡 조승우
당동지지루지허니

15
00:02:31,100 --> 00:02:35,333
외, 가지, 단 참외
먹으랴느냐

16
00:02:35,700 --> 00:02:39,466
아니, 그것도 나는 싫소

17
00:02:40,066 --> 00:02:48,100
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
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

18
00:02:48,633 --> 00:02:52,633
앵도를 주랴, 포도를 주랴

19
00:02:52,633 --> 00:02:57,366
귤병, 사탕에 혜화당을 주랴

20
00:02:57,366 --> 00:03:00,933
아매도 내 사랑아

21
00:03:01,733 --> 00:03:08,700
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
니가 무엇을 먹을래

22
00:03:10,066 --> 00:03:18,466
시금털털 개살구, 작은 이도령
서는데 먹으랴느냐

23
00:03:18,866 --> 00:03:26,966
아니 그것도 나는 싫어
아매도 내 사랑아

24
00:03:27,566 --> 00:03:31,733
저리 가거라, 뒤태를 보자

25
00:03:31,733 --> 00:03:35,766
이리 오너라, 앞태를 보자

26
00:03:36,200 --> 00:03:40,800
아장아장 걸어라, 걷는 태를 보자

27
00:03:40,800 --> 00:03:44,600
방긋 웃어라, 잇속을 보자

28
00:03:44,600 --> 00:03:46,833
감독 임권택
아매도 내 사랑아

29
00:03:46,833 --> 00:03:49,966
정동극장

30
00:04:08,700 --> 00:04:11,700
야, 이거 국악의 이해도 좋지만
5시간을 어떻게 견디냐?

31
00:04:12,166 --> 00:04:14,800
그래도 뭔가 있으니까
보라고 하셨겠지

32
00:04:14,800 --> 00:04:17,400
있긴 뭐가 있냐
춘향전 뻔한 거지 뭐

33
00:04:18,000 --> 00:04:19,233
공연 잘 봤습니다

34
00:04:19,233 --> 00:04:20,433
어!
야, 여기야

35
00:04:21,800 --> 00:04:23,733
- 왜 이제 와, 인마
- 미안해, 미안해

36
00:04:25,200 --> 00:04:28,400
웃지 마, 웃지 마, 인마
이 자식은 꼭 티를 낸다니까

37
00:04:37,000 --> 00:04:41,566
야, 너희들 팸플렛 없이 리포트
어떻게 쓰려고 아무도 안 사냐?

38
00:04:41,566 --> 00:04:44,700
이게 무슨 내용인지 다들 알아?
장난이 아니라고!

39
00:04:44,700 --> 00:04:46,400
나 보다가 졸면 어떻게 하냐?

40
00:04:46,400 --> 00:04:49,000
야, 나 잘 때 너 깨어 있어야 돼
너 잘 때 나 깨어 있고

41
00:04:49,700 --> 00:04:51,566
야, 아예 우리가 여섯 명이니까

42
00:04:51,566 --> 00:04:53,566
50분씩 나눠서
책임 할당제로 하자, 어때?

43
00:04:53,566 --> 00:04:57,033
야, 난 허리 아프고 졸려가지고
긴 시간 못 버틴다고

44
00:04:57,033 --> 00:04:57,600
야, 있잖아

45
00:04:57,600 --> 00:05:01,200
나 인터넷으로 검색해서
리포트 낼 테니까

46
00:05:01,200 --> 00:05:02,966
너희들은 재미있게 보고 나와라 응?

47
00:05:06,000 --> 00:05:11,100
전통 예술이라는 거, 그거 보고 나면
한 번도 실망시킨 적 없더라구

48
00:05:11,100 --> 00:05:13,866
- 그러니까 좀 참아라, 참아
- 보기나 해, 인마

49
00:05:31,100 --> 00:05:34,133
이 춘향전 다 끝나려면
5시간 걸리거든요

50
00:05:35,466 --> 00:05:39,366
그러니까 5시간 하려면
저도 지루하고

51
00:05:39,866 --> 00:05:43,200
여러분도 앉아 계시기도
지루하니까

52
00:05:43,733 --> 00:05:46,433
제가 중간에 두 번 쉴랍니다

53
00:05:47,366 --> 00:05:52,633
그때 가셔서 똥 눌 사람 똥 누시고

54
00:05:54,533 --> 00:05:55,966
오줌 눌 사람 오줌 누시고...

55
00:05:58,066 --> 00:06:00,133
그것을 점잖하게 얘기하면 대소변

56
00:06:01,566 --> 00:06:05,333
이거 보시고...
그라고 전 처음부터 끝까지 하여튼

57
00:06:05,966 --> 00:06:07,833
정성을 다해서 해 볼라니까

58
00:06:08,266 --> 00:06:15,633
여러분들도 제가 가다가
정말로 끝까지 잘할 수 있게끔

59
00:06:16,000 --> 00:06:18,700
좀 격려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

60
00:06:19,433 --> 00:06:20,200
감사합니다

61
00:06:27,400 --> 00:06:29,000
호남좌도 남원부는

62
00:06:29,600 --> 00:06:31,700
옛날 대방국이라 하였것다

63
00:06:33,033 --> 00:06:36,533
동으로 지리산 서로 적성강

64
00:06:37,266 --> 00:06:39,866
남북강성하고 북통운암허니

65
00:06:40,466 --> 00:06:42,000
산수정기 어리어

66
00:06:42,366 --> 00:06:44,633
남녀간 일색도 나려니와

67
00:06:45,366 --> 00:06:47,633
만고충신 관왕묘를 모셨으니

68
00:06:48,066 --> 00:06:50,866
당당한 충렬이
아니 날 수 있겠는가

69
00:06:52,166 --> 00:06:54,366
숙종대왕 즉위 초에

70
00:06:54,766 --> 00:06:57,866
남원 사또 자제
도련님 한 분이 계시되

71
00:06:58,333 --> 00:07:00,166
연광은 십육 세요

72
00:07:00,700 --> 00:07:03,500
이목이 청수하고 거지 현량하니

73
00:07:03,933 --> 00:07:05,700
진세간 기남자라

74
00:07:06,233 --> 00:07:09,533
하루 일기 화창하야
방자 불러 물으시되

75
00:07:10,600 --> 00:07:12,700
- 얘, 방자야
- 예!

76
00:07:14,566 --> 00:07:18,233
내가 아버님 따라 이 고을에
내려온 지 수삼 삭이 지났으나

77
00:07:18,233 --> 00:07:20,966
아직까지 놀 만한 경치를 모르니
어디가 좋으냐?

78
00:07:21,566 --> 00:07:24,833
글공부하시는 도련님이
경치는 찾아 뭣하시게라우?

79
00:07:25,566 --> 00:07:26,800
네가 모르는 말이다

80
00:07:27,400 --> 00:07:31,033
옛부터 문장호걸들이
명승지는 모두 구경하였느니라

81
00:07:31,500 --> 00:07:32,733
잔말 말고 일러라

82
00:07:33,266 --> 00:07:36,366
분부가 그러하옵시니
대강 아뢰옵지요

83
00:07:36,366 --> 00:07:40,266
북문 밖 나가오면
교룡산성 대부암이 좋사옵고

84
00:07:40,266 --> 00:07:44,700
서문 밖은 선원사요
동문 밖은 관왕묘가 볼만하고

85
00:07:44,700 --> 00:07:49,466
남문 밖 나가오면 광한루
오작교, 영주각이 있사온디

86
00:07:49,466 --> 00:07:53,566
사람들이 이르기를 삼남에서
제일가는 명승지라 허구만이라우

87
00:07:54,266 --> 00:07:57,433
네 말을 들어 보니 광한루가
제일 좋을 듯 싶구나

88
00:07:57,900 --> 00:07:59,300
어서 나갈 차비를 하여라

89
00:08:02,566 --> 00:08:05,600
사또 분부 지엄하신 줄
번연히 알면서

90
00:08:05,600 --> 00:08:07,566
생사람 잡을라고 이러시오?

91
00:08:07,566 --> 00:08:10,933
이놈아, 내가 아버님 전에
허락받으면 될 거 아니냐

92
00:08:10,933 --> 00:08:12,366
어서 나귀 안장 지어라

93
00:08:12,366 --> 00:08:14,900
등자 딛고 선뜻 올라

94
00:08:14,900 --> 00:08:17,766
통인 방자 앞을 세우고

95
00:08:17,766 --> 00:08:20,333
남문 밖 나가올 적

96
00:08:20,333 --> 00:08:23,600
황학의 날개 같은 쇄금당선

97
00:08:23,600 --> 00:08:27,366
좌르르 피어 일광을 희롱허고

98
00:08:27,366 --> 00:08:32,366
관도성남 너른 길
호기 있게 나가실 제

99
00:08:32,366 --> 00:08:37,500
기풍하 나는 티끌 광풍 좇아

100
00:08:38,033 --> 00:08:44,900
펄펄 날려 도화점점

101
00:08:44,900 --> 00:08:46,966
붉은 꽃 보보향풍

102
00:09:36,566 --> 00:09:39,000
사또 자제분 나들이를
다 나오셨구먼

103
00:10:35,033 --> 00:10:49,200
적성의 아침 날은

104
00:10:51,733 --> 00:11:10,600
늦은 안개 띠여 있고

105
00:11:10,600 --> 00:11:27,033
녹수의 저문 봄은

106
00:11:29,833 --> 00:11:45,233
화류동풍 둘렀난듸

107
00:11:47,766 --> 00:11:54,400
요헌기구하최외는

108
00:11:57,000 --> 00:12:03,533
임고대를 일러 있고

109
00:12:06,033 --> 00:12:23,500
자각단루분조요는

110
00:12:23,500 --> 00:12:39,500
광한루가 이름이로구나

111
00:12:41,766 --> 00:12:48,800
광한루도 좋거니와

112
00:12:51,500 --> 00:12:58,866
오작교가 더욱 좋다

113
00:13:01,333 --> 00:13:18,466
오작교가 분명허면

114
00:13:18,933 --> 00:13:35,700
견우 직녀 없을쏘냐

115
00:13:38,533 --> 00:13:56,766
견우성은 내가 되려니와

116
00:13:56,766 --> 00:14:14,700
직녀성은 게 뉘가 될끄나

117
00:14:39,033 --> 00:14:40,833
- 얘, 방자야
- 예, 도련님

118
00:14:41,200 --> 00:14:44,333
오늘 술은 상하동락으로
연치를 찾아 먹을 터이니

119
00:14:44,833 --> 00:14:47,033
너희 둘 중
누가 나이가 더 많으냐?

120
00:14:47,033 --> 00:14:51,300
도련님, 요 후배사령이 저보다
낫살이나 더 한 듯 싶구만이라우

121
00:14:51,700 --> 00:14:53,200
그러면 너 먼저 받아라

122
00:14:55,600 --> 00:14:59,333
아따 후배사령, 한잔 받소
단오날 호강허네이

123
00:15:07,000 --> 00:15:08,666
정말 좋구나

124
00:15:11,000 --> 00:15:16,100
봄빛이 얼마나 깊은지
미처 알지 못하였더니

125
00:15:16,100 --> 00:15:16,766
한잔 받아라

126
00:15:16,766 --> 00:15:20,366
때마침 도화가
흐드러지게 피어 있구나

127
00:15:21,733 --> 00:15:26,466
서로 노니는 한 쌍의 나비는
머물 뜻이 없다가

128
00:15:27,466 --> 00:15:31,833
그 꽃을 찾아 날아갔다
다시 날아오네

129
00:15:36,033 --> 00:15:41,700
백백홍홍난만중, 백백홍홍난만중

130
00:15:41,700 --> 00:15:43,900
어떠한 미인이 나온다

131
00:15:44,400 --> 00:15:49,366
해도 같고 달도 같은
어여쁜 미인이 나온다

132
00:15:50,433 --> 00:15:55,633
저와 같은 계집아이와
함께 그네를 뛸 양으로

133
00:15:55,633 --> 00:16:01,033
녹림 숲을 당도하여
장장채승 그넷줄

134
00:16:01,500 --> 00:16:07,133
섬섬옥수를 번뜻 들어
양 그넷줄을 갈라 쥐고

135
00:16:07,866 --> 00:16:13,233
한 번을 툭 구르니
앞으로 번뜻 높았고

136
00:16:13,966 --> 00:16:18,833
또 한 번 툭 구르니
뒤가 점점 멀었다

137
00:16:19,666 --> 00:16:25,100
그대로 올라가면
서왕모를 만나 볼 듯

138
00:16:26,100 --> 00:16:31,266
그대로 내려오면
요지황후를 만나 볼 듯

139
00:16:31,833 --> 00:16:37,333
사람은 사람이나
분명한 선녀라

140
00:16:38,400 --> 00:16:43,333
어찌 보면 훨씬 멀고
어찌 보면 곧 가까워

141
00:16:43,866 --> 00:16:47,066
들어갔다 나오는 양은

142
00:16:47,066 --> 00:16:50,333
연축비화낙무연

143
00:16:50,333 --> 00:16:53,233
도련님 심사가 산란허여

144
00:16:53,233 --> 00:16:56,933
- 방자야
- 예, 도련님

145
00:16:58,433 --> 00:17:01,066
- 저길 보아라
- 어디 말씀이어라우?

146
00:17:02,066 --> 00:17:03,700
야 이놈아, 부채발로 보아라

147
00:17:03,700 --> 00:17:07,866
저것이사 아까 지나오시면서 본
씨름판 아니어라우

148
00:17:07,866 --> 00:17:09,666
야 이놈아, 똑똑히 좀 보아라

149
00:17:10,300 --> 00:17:13,033
저기 녹림 속에서 그네 타는
계집아이가 안 보여?

150
00:17:13,033 --> 00:17:16,000
양가댁 규수가
그네 타러 나왔나 보구만이라우

151
00:17:16,000 --> 00:17:16,766
이제 그만 돌아가십시다요

152
00:17:16,766 --> 00:17:19,733
양가 댁 규수가 이런 데 나와
그네 탈 리가 있겠느냐?

153
00:17:20,400 --> 00:17:23,733
네 이놈, 너는 이곳에서
태어나고 자라고 놀아

154
00:17:23,733 --> 00:17:25,966
지나가는 강아지도 알아볼 터인데

155
00:17:25,966 --> 00:17:30,000
아, 저 아이는유, 이 고을 퇴기
월매의 딸 춘향이라고 하옵난듸

156
00:17:30,300 --> 00:17:33,900
오늘이 단오날이라 향단이 데리고
그네 타러 왔는가 보구만유

157
00:17:34,633 --> 00:17:37,933
기생의 딸이라...
그거 잘되었구나

158
00:17:38,466 --> 00:17:41,700
이놈아! 너 얼른 건너가서
내 말 하고 불러오너라

159
00:17:41,700 --> 00:17:44,400
- 아이고 그리 못하옵니다요
- 방자야!

160
00:17:44,400 --> 00:17:46,766
아이고, 또한 불러도 오지 않고라우

161
00:17:47,266 --> 00:17:51,133
본래 제 어미는 기생이오나
춘향이는 도도하여

162
00:17:51,133 --> 00:17:54,133
기생 구실 마다하고
길쌈하고 바느질하며

163
00:17:54,133 --> 00:17:58,300
시 짓고 글공부하는 게 여염집
처자와 다를 게 없구만이라우

164
00:17:58,300 --> 00:18:03,433
제가 천기의 딸일진데
어찌 얼굴 구경 한번 못할소냐

165
00:18:03,433 --> 00:18:04,333
어서 불러오너라

166
00:18:04,333 --> 00:18:09,333
도련님, 이 남원 고을 관속
건달들은 말할 것도 없고

167
00:18:09,333 --> 00:18:12,833
한다하는 양반 오입쟁이들이
수없이 을러 봤지만

168
00:18:13,266 --> 00:18:16,533
하나같이 헛물만 켜고
물러나 앉았구만이라우

169
00:18:16,533 --> 00:18:18,233
니 말이 무식하다

170
00:18:18,233 --> 00:18:22,300
세상 귀하다는 형산백옥과
여수 강물 속의 황금도

171
00:18:22,800 --> 00:18:24,500
각각 임자가 있다 하였느니라

172
00:18:25,066 --> 00:18:26,433
잔말 말고 불러오너라

173
00:18:27,966 --> 00:18:32,966
방자 분부 듣고
춘향 부르러 건너간다

174
00:18:33,433 --> 00:18:37,233
건거러지고 맵시 있고
태도 고운 저 방자

175
00:18:37,233 --> 00:18:40,633
새소없고 팔랑거리고
우멍스런 저 방자

176
00:18:41,133 --> 00:18:44,500
서왕모 요지연에
편지 전턴 청조처럼

177
00:18:44,500 --> 00:18:47,800
말 잘하고 눈치 있고
영리한 저 방자

178
00:18:48,200 --> 00:18:51,800
쇠털벙치 궁초 갓끈
맵시 있게 달아 써

179
00:18:51,800 --> 00:18:55,633
성천 통의주 겹저고리
삼승고의 육날신에

180
00:18:55,633 --> 00:18:57,133
수지 빌어 곱돌 매고

181
00:18:57,133 --> 00:19:00,866
청창옷 앞자락을
뒤로 잦혀 잡어 매고

182
00:19:00,866 --> 00:19:02,800
한 발은 여기 놓고

183
00:19:02,800 --> 00:19:04,466
또 한 발 저기 놓고

184
00:19:04,833 --> 00:19:09,333
충 충 충충거리고 건너간다

185
00:19:10,133 --> 00:19:11,966
장송가지 뚝 꺾어

186
00:19:11,966 --> 00:19:13,500
죽장 삼어서 자르르 끌어

187
00:19:13,500 --> 00:19:16,000
이리저러 건너갈 제

188
00:19:16,000 --> 00:19:17,433
조약돌 덥벅 집어

189
00:19:17,433 --> 00:19:20,333
버들에 앉인 꾀꼬리 탁 쳐

190
00:19:20,333 --> 00:19:25,300
후여!' 쳐 날려 보고

191
00:19:25,300 --> 00:19:26,900
무수히 장난허다가

192
00:19:26,900 --> 00:19:28,533
춘향 추천허는 앞에

193
00:19:28,533 --> 00:19:30,300
바드드득 들어서

194
00:19:30,300 --> 00:19:32,000
춘향을 부르되 건혼이 뜨게

195
00:19:32,000 --> 00:19:36,766
아나, 였다, 춘향아!

196
00:19:36,766 --> 00:19:41,100
아이고, 이 염병할 놈
하마터면 우리 아씨 낙상할 뻔했네

197
00:19:41,100 --> 00:19:42,666
뭣이여? 낙태를 해?

198
00:19:42,666 --> 00:19:46,266
어허, 시집도 안 간 가시네가
낙태했다네!

199
00:19:46,266 --> 00:19:48,500
내가 언제 낙태라 했냐?
낙상이라 했제

200
00:19:48,866 --> 00:19:50,766
그나저나 춘향아, 큰일 나부렀다

201
00:19:51,933 --> 00:19:53,566
무슨 큰일이 났단 말이냐?

202
00:19:53,566 --> 00:19:56,300
사또 자제 도련님이
광한루에 구경 나오셨다가

203
00:19:56,300 --> 00:19:58,200
너 그네 타는 모양을 보고

204
00:19:58,200 --> 00:20:00,700
바삐 불러오라 하셨응께
어서 건너가자

205
00:20:01,400 --> 00:20:05,400
아니, 엊그제 내려오신 도련님이
나를 어찌 알고 부르신단 말이냐?

206
00:20:06,133 --> 00:20:09,433
방자 네가 춘향이니
난향이니 기생이니

207
00:20:09,433 --> 00:20:11,700
새앙쥐 씻나락 까듯
똑똑 까바쳤구나

208
00:20:11,700 --> 00:20:15,166
춘향아, 여자의 행실로
그네를 탈 양이면은

209
00:20:15,166 --> 00:20:18,500
네 집 뒷동산도 좋고
대청 들보도 좋고

210
00:20:18,500 --> 00:20:22,466
정 은근히 뛰려면은
네 집 횟대목이나 매고 뛸 것이제

211
00:20:22,466 --> 00:20:26,500
이렇게 똑 배아진 언덕에서
그냥 발 맵시를 해뜩 드러내고

212
00:20:26,500 --> 00:20:30,866
속곳은 펄렁, 선웃음 빵긋
입속은 해뜩

213
00:20:30,866 --> 00:20:33,433
이래 놓으니 우리 도련님
애간장인들 안 녹겄냐?

214
00:20:33,433 --> 00:20:34,300
어서 건너가자

215
00:20:37,100 --> 00:20:40,333
내 비록 미천한 몸이나
관기로 이름 올린 적 없고

216
00:20:40,333 --> 00:20:42,666
여염집 아이로서
초면 남자 전갈 듣고

217
00:20:42,666 --> 00:20:44,833
따라갈 리 만무하니
너나 건너가거라

218
00:20:46,733 --> 00:20:49,966
춘향아, 네가 그렇게 가면
성할 듯 싶으냐?

219
00:20:49,966 --> 00:20:52,700
사또 자제 도련님께
무례하게 굴었으니

220
00:20:52,700 --> 00:20:56,166
불경죄 물어 너 주리 틀림 당해도
괜찮단 말이여?

221
00:20:58,566 --> 00:21:02,333
글쎄, 방자야, 어찌 꽃이
나비를 찾는단 말이더냐

222
00:21:03,366 --> 00:21:07,166
돌아가 도련님 전에
'안수해 접수화 해수혈'이라고

223
00:21:07,166 --> 00:21:07,866
여쭈어라

224
00:21:09,600 --> 00:21:10,800
아니, 이놈아!

225
00:21:10,800 --> 00:21:12,866
춘향일 데리고 오랬지
쫓고 오라더냐?

226
00:21:12,866 --> 00:21:14,400
쫓기는 누가 쫓아라우

227
00:21:14,866 --> 00:21:18,233
뭔 소린지 모를 욕만
잔뜩 퍼부어 대면서

228
00:21:18,233 --> 00:21:20,166
도련님껜 그대로
전하라고 헙디다요

229
00:21:20,166 --> 00:21:21,766
욕이라니, 무슨 욕을?

230
00:21:22,766 --> 00:21:27,433
안주해 접숫고 해소혈이라던가
해소병걸이라고 그러던가...

231
00:21:27,966 --> 00:21:31,833
그래? 그게 욕이 아니라
뜻이 있는 말이로다

232
00:21:32,966 --> 00:21:35,633
안수해 접수화 해수혈이라...

233
00:21:36,533 --> 00:21:39,833
기러기는 바다를 따르고
나비는 꽃을 따르고

234
00:21:40,400 --> 00:21:43,600
게는 굴을 따르니
날더러 찾아오라는 뜻이다

235
00:21:44,533 --> 00:21:45,266
가자!

236
00:21:45,266 --> 00:21:47,366
지금 당장 찾아가실라고요?

237
00:21:47,366 --> 00:21:50,000
아버님께 반나절만 구경하겠다
허락받았으니

238
00:21:50,000 --> 00:21:51,433
우선은 돌아가야 할 것 아니냐?

239
00:22:01,500 --> 00:22:05,233
승지를 찾아 시문을 익히는 것도
선비의 도리다마는

240
00:22:05,233 --> 00:22:07,700
그리하다가는 문약에
빠지기 쉬운 법이다

241
00:22:08,400 --> 00:22:12,600
모름지기 선비의 수신이란
육례를 익히는 것이라 하였거늘

242
00:22:13,233 --> 00:22:17,866
그중 활 쏘고 말 타는 것 또한
빼놓을 수 없으니 그 점 유념하여라

243
00:22:19,966 --> 00:22:24,533
경서를 읽다가 정 졸음이 오거든
이 책을 읽으면서 잠을 쫓아 보거라

244
00:22:26,966 --> 00:22:31,800
이 도령 책상 앞에 앉았는디
뵈는 것이 다 춘향이라

245
00:22:31,800 --> 00:22:35,633
육방아전 춘향 같고
방자통인 춘향 같고

246
00:22:35,633 --> 00:22:40,600
대부인도 춘향 같고
이 사또 또한 춘향 같고

247
00:22:41,400 --> 00:22:46,266
건은 원코, 형코, 리코, 정코

248
00:22:46,266 --> 00:22:49,166
춘향코, 내코 한데대면 좋고

249
00:22:49,166 --> 00:22:52,166
그리고 저리고 하면
또 새코나면 좋고

250
00:22:52,166 --> 00:22:54,333
도련님, 그게 뭔 책이데요?

251
00:22:54,333 --> 00:22:57,500
- 주역이다
- 어디가 주역이요, 코 책이제

252
00:22:57,500 --> 00:23:01,200
그 흔한 코 밑에다가
요 소인 놈 코도 좀 넣어 주시오

253
00:23:01,200 --> 00:23:04,566
이놈아, 네 코는 상놈의 코라
여기 넣지 못하느니라

254
00:23:05,066 --> 00:23:06,366
천자문 가져오너라

255
00:23:06,366 --> 00:23:10,766
내일 모레 과거 보실 도련님이
천자문 다시 꺼내서 뭣 하시게라우?

256
00:23:10,766 --> 00:23:14,100
천자란 것이 사서삼경의
기본이 되는 것이니

257
00:23:14,100 --> 00:23:17,033
한 자 한 자마다 깊은 뜻이
담겨져 있느니라

258
00:23:17,733 --> 00:23:21,633
자시에 생천하니

259
00:23:21,966 --> 00:23:26,133
불언행사시

260
00:23:27,100 --> 00:23:30,733
유유피창에 하늘 천

261
00:23:31,300 --> 00:23:35,833
축시에 생지허여

262
00:23:35,833 --> 00:23:40,100
금 목 수 화를 맡었으니

263
00:23:40,100 --> 00:23:43,766
양생만물 따 지

264
00:23:44,533 --> 00:23:47,700
유현미묘흑정색

265
00:23:48,566 --> 00:23:51,800
북방 현무 검을 현

266
00:23:52,700 --> 00:23:57,100
궁상각치우 동서남북

267
00:23:57,100 --> 00:24:00,733
중앙 토색의 누루 황

268
00:24:01,233 --> 00:24:05,966
천지사방이 몇 만리

269
00:24:05,966 --> 00:24:09,400
하루광활 집 우

270
00:24:10,000 --> 00:24:14,133
연대국조 흥망성쇠

271
00:24:14,600 --> 00:24:17,733
왕고래금 집 주

272
00:24:18,933 --> 00:24:27,233
우치홍수의 기자추연
홍범이 구주 넓을 홍

273
00:24:27,233 --> 00:24:29,566
왕대 밭에 왕대 난다더니

274
00:24:29,566 --> 00:24:33,166
도련님께선 틀림없이
소년등과하실 겁니다

275
00:24:33,166 --> 00:24:35,966
용생용이요
봉생봉이라 하지 않던가

276
00:24:39,666 --> 00:24:41,766
해 어디만큼 갔나 보아라

277
00:24:41,766 --> 00:24:43,566
아 인제 신시 되앗어라

278
00:24:43,566 --> 00:24:46,266
아직도 신시냐?
왜 이리 더디냐

279
00:24:46,266 --> 00:24:50,366
글쎄올시다, 어제 해는
그냥 줄달음질로 가더니만은

280
00:24:50,366 --> 00:24:53,066
오늘 해는 그냥 발바닥에
종기가 났는지

281
00:24:53,066 --> 00:24:54,700
굼뱅이 걸음이구만이라우

282
00:24:55,000 --> 00:25:09,966
- 퇴령 소리 길게 나니...
- 하인 물리랍신다

283
00:25:12,633 --> 00:25:19,100
도련님이 좋아라 허고

284
00:25:20,366 --> 00:25:24,166
춘향집을 어서 가자

285
00:25:26,933 --> 00:25:33,266
방자를 앞세우고

286
00:25:35,900 --> 00:25:44,666
춘향집을 건너갈 적

287
00:25:45,266 --> 00:25:53,000
협로진간 너룬 길은

288
00:25:53,600 --> 00:25:58,966
운간월색을 희롱허고

289
00:26:00,366 --> 00:26:04,100
화간에 푸른 버들

290
00:26:05,000 --> 00:26:10,266
경치도 장히 좋다

291
00:26:10,666 --> 00:26:16,100
춘향 집을 당도허니

292
00:26:17,100 --> 00:26:21,166
좌편은 청송이요

293
00:26:21,766 --> 00:26:27,300
우편은 녹죽이라

294
00:26:28,000 --> 00:26:33,300
정하에 섰난 반송은...

295
00:26:37,066 --> 00:26:40,100
도련님, 여기가
춘향 집이올시다, 어쩔꺼라우?

296
00:26:40,100 --> 00:26:41,233
어서 불러내어라

297
00:26:41,233 --> 00:26:43,500
여기까지 소인이 모시고 왔응께

298
00:26:43,500 --> 00:26:45,500
부르기는 도련님이
직접 부르시지라우

299
00:26:45,500 --> 00:26:48,466
불러내라면 불러낼 것이지
어서 불러내라, 이놈아

300
00:26:50,266 --> 00:26:53,433
춘향아
시방 자냐, 깨었냐?

301
00:26:53,833 --> 00:26:57,233
사또 자제 도련님 모시고
나왔응께 빨리 나오더라고

302
00:26:57,766 --> 00:27:01,133
- 아, 빨리 나오란께
- 야밤에 어떤 놈이 장난질이여

303
00:27:01,133 --> 00:27:02,433
나요, 방자

304
00:27:03,166 --> 00:27:04,966
아니, 네가 웬일이냐?

305
00:27:05,300 --> 00:27:07,266
사또 자제 도련님 모시고 나왔구만

306
00:27:08,000 --> 00:27:11,500
사또 자제 도련...
아이고 저런 썩을 놈이 있는가?

307
00:27:11,500 --> 00:27:13,900
야, 이놈아!
도련님을 모시고 올려거든

308
00:27:13,900 --> 00:27:15,700
미리 연통부터 허고 와야지

309
00:27:15,700 --> 00:27:17,466
옴마, 환장하겠네

310
00:27:17,466 --> 00:27:21,266
연통이고 내통이고
그 아래통이나 살펴보고 말하시오

311
00:27:21,266 --> 00:27:22,933
뭐시여 시방 고쟁이 바람으로

312
00:27:23,000 --> 00:27:24,766
아이고, 이것이 뭔 일이여?

313
00:27:24,766 --> 00:27:26,733
이년아, 어서 문부터
열어 줘라, 이년아

314
00:27:26,733 --> 00:27:27,833
아이고, 어서!

315
00:27:44,300 --> 00:27:47,366
누지에 왕림하시니
천만 뜻밖이옵니다

316
00:27:49,533 --> 00:27:50,833
안으로 듭시지요

317
00:28:15,500 --> 00:28:16,600
부용당이라

318
00:28:17,233 --> 00:28:20,733
연꽃을 이름인데
질박하고 단아한 글씨로구나

319
00:28:21,733 --> 00:28:22,666
누가 썼느냐?

320
00:28:23,300 --> 00:28:25,300
소녀의 서툰 솜씨옵니다

321
00:28:27,133 --> 00:28:31,066
연꽃은 비록 진흙 속에서
꽃을 피우지만

322
00:28:31,066 --> 00:28:35,933
맑고 곱기가 비할 데가 없으며
그 향기가 십리를 간다고 합니다

323
00:28:35,933 --> 00:28:37,566
향원익청이라

324
00:28:38,133 --> 00:28:41,733
연꽃의 향기는 멀수록
맑고 청아하다 하였거늘

325
00:28:42,500 --> 00:28:45,033
남원부중에 가득 찬 네 향기는

326
00:28:45,033 --> 00:28:48,700
동헌 내아까지 실려 와
나를 취해 비틀거리게 하였으니

327
00:28:49,666 --> 00:28:53,433
춘향 너는 연꽃보다도 더한
꽃중의 꽃이로다

328
00:29:06,000 --> 00:29:08,233
강태공의 '위수조어도'로구나

329
00:29:09,166 --> 00:29:10,900
이 그림도 네가 그렸느냐?

330
00:29:11,833 --> 00:29:12,966
부끄럽습니다

331
00:29:14,466 --> 00:29:17,266
빈 낚시대를 드리운 채
때를 기다리다

332
00:29:17,266 --> 00:29:20,700
문왕을 만나 뜻을 펼친
태공망을 그린 그림이로구나

333
00:29:22,233 --> 00:29:25,833
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은둔하며
때를 기다릴 줄 알던

334
00:29:25,833 --> 00:29:27,366
야심찬 사람이지

335
00:29:30,233 --> 00:29:35,033
훌륭한 지아비를 만나려는
네 소망까지도 함께 담겨 있구나

336
00:29:58,100 --> 00:30:01,100
도련님은 소녀를
노류장화 천기로 아시옵니까?

337
00:30:02,700 --> 00:30:07,066
너는 여자 중 문장재녀요
나는 남자 중 문장재사로

338
00:30:07,066 --> 00:30:09,300
재사재녀가 눈이 맞아
이리 되었으니

339
00:30:10,033 --> 00:30:11,333
이것도 연분이 아니냐?

340
00:30:15,800 --> 00:30:18,933
향단아, 우리 도련님이 춘향이한테
홀딱 반했응께

341
00:30:19,433 --> 00:30:20,766
너 수발 잘해야 한다이

342
00:30:21,366 --> 00:30:25,733
일만 잘되면은 남원부중이
다 춘향이 것이 될 판인데

343
00:30:26,333 --> 00:30:28,166
이제 네 팔자도 늘어지게 생겼다

344
00:30:36,733 --> 00:30:41,533
여보, 월매, 여기까지
도련님을 모시고 온 것도

345
00:30:41,533 --> 00:30:45,300
따지고 보면 내 공이 절반잉께
도련님께 말 좀 잘 전해 주소

346
00:30:45,933 --> 00:30:51,300
월매, 이번 참에 나도
관아 창고지기나 한 자리 얻어

347
00:30:51,300 --> 00:30:52,666
거들먹거리며 살아 볼라네

348
00:30:53,266 --> 00:30:56,866
지랄하고 자빠졌네, 길 닦아 논게
문둥이부터 지나간다더니

349
00:30:56,866 --> 00:30:57,466
월매...

350
00:30:58,700 --> 00:31:02,133
월매? 닭 털이나 뽑고 있어
이 썩을 놈아!

351
00:31:12,133 --> 00:31:13,433
제 어미입니다

352
00:31:15,600 --> 00:31:19,133
- 문안드립니다
- 편안하신가?

353
00:31:20,266 --> 00:31:23,300
오실 줄 몰라
영접이 빠르지 못했습니다

354
00:31:25,066 --> 00:31:28,333
야심하온데
귀중하신 도련님이 어인 일로...

355
00:31:29,166 --> 00:31:32,100
- 들어와 편히 앉게
- 예

356
00:31:47,566 --> 00:31:51,466
수일 전에 광한루에서
춘향을 잠깐 보고

357
00:31:51,466 --> 00:31:54,533
연모의 정이 생겨
꽃을 탐하는 나비가 되어 왔네

358
00:31:56,433 --> 00:32:00,133
자네의 딸 춘향과 나와
백년가약을 맺음은 어떠한가?

359
00:32:00,900 --> 00:32:05,000
아이구, 도련님은
사대부 댁 귀공자시고

360
00:32:05,000 --> 00:32:08,833
춘향이 이것은 천기의 딸이라
도련님 호협하여

361
00:32:08,833 --> 00:32:11,866
나비가 꽃 본 듯이
잠깐 놀다 버리시면

362
00:32:11,866 --> 00:32:14,400
우리 모녀 사생이 가련하니

363
00:32:15,100 --> 00:32:18,466
잠깐 술이나 한잔 허시고
노시다 가시지요

364
00:32:18,466 --> 00:32:21,433
비록 용례는 갖추지 못하나
이 또한 연분이라

365
00:32:22,100 --> 00:32:25,233
내 착실한 지아비가 될 것이니
잔말 말고 허락하소

366
00:32:32,133 --> 00:32:39,466
회동 성참판 영감께서 남원 부사로
계실 적에 일등 명기 다 버리고

367
00:32:39,466 --> 00:32:42,466
저를 수청케 하여 이것을 낳았소

368
00:32:44,000 --> 00:32:47,666
어릴 때 잔병이 그리 많기로
데려가신다더니

369
00:32:47,666 --> 00:32:52,233
그 사또 돌아가신 후에
내 홀로 이것을 기르면서

370
00:32:53,700 --> 00:32:56,566
불면 날아갈까 쥐면 꺼질까

371
00:32:56,566 --> 00:32:59,100
고이고이 길러서
오늘에 이르렀습니다

372
00:33:01,666 --> 00:33:07,133
도련님께서 이리 조르시니
내 선뜻 허락을 험직도 헙니다만은

373
00:33:07,133 --> 00:33:09,966
어미가 열 번 우긴들
뭔 소용이 있것소?

374
00:33:11,066 --> 00:33:14,000
춘향아 네 뜻은 어떠냐?

375
00:33:16,266 --> 00:33:18,733
도련님 뜻이 그렇게 간절하시니

376
00:33:18,733 --> 00:33:20,833
어찌 받들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?

377
00:33:22,300 --> 00:33:27,366
다만 세상일을 예측하기 어려우니
후일 증거로써

378
00:33:29,533 --> 00:33:31,866
한 장 불망기를 쓰소서

379
00:34:28,500 --> 00:34:30,533
여일월 동심이니

380
00:34:32,433 --> 00:34:35,400
해와 달과 같이
한마음으로 변하지 않으리라

381
00:34:37,733 --> 00:34:41,300
도련님 이름이 꿈 몽 자
용 용 자 몽룡이니

382
00:34:41,900 --> 00:34:44,366
내가 맞춰도 신통하게 맞혔구나

383
00:34:45,466 --> 00:34:51,466
수일 전 꿈에 난데없는 청룡 하나
벽도화 가득한 연못에 잠겨 들어

384
00:34:51,466 --> 00:34:55,000
깜짝 놀라 깨었더니
마침 다음 날이 단오날이라

385
00:34:55,366 --> 00:34:58,333
외갓집에 문안 편지 쓰며
집에 있겠다는 것을

386
00:34:58,333 --> 00:35:04,866
등 떼밀어서 그네터에 보냈드니
이런 큰 경사를 만났구나

387
00:35:09,966 --> 00:35:14,933
아가, 춘향아, 여자라면
누구나 다 겪는 일인게

388
00:35:15,733 --> 00:35:21,533
거스르지 말고 겁내지 말고
하라는 대로 허기만 하면 된다이

389
00:35:22,700 --> 00:35:23,700
그라고

390
00:35:26,000 --> 00:35:29,966
밑에다가 이걸 깔았다가

391
00:35:29,966 --> 00:35:34,900
첫 일을 치른 후에 꽃이 비칠 텐데
네가 처녀였단 표신게

392
00:35:34,900 --> 00:35:37,600
꼭 보여서 알려야 한다이?

393
00:36:29,266 --> 00:36:35,200
얘, 춘향아, 이리 오너라
밤이 깊었다, 어서 자자

394
00:36:36,266 --> 00:36:37,100
몰라요

395
00:36:38,000 --> 00:36:40,433
잔말 말고 이리 오너라

396
00:36:40,433 --> 00:36:43,300
백년해로 맺는 첫길 들어서는데

397
00:36:43,300 --> 00:36:47,066
첫마수를 잘 붙여야
평생 행락이 좋다더라

398
00:36:47,700 --> 00:36:50,600
첫날 밤 신부 손을 잡으면
공방살이 낀대요

399
00:37:42,500 --> 00:37:47,833
달도 밝고 달도 밝다

400
00:37:48,933 --> 00:37:52,266
휘양천지 밝은 달

401
00:37:52,266 --> 00:37:58,700
원수녀르 달도 밝고
내당연에 달도 밝다

402
00:37:59,300 --> 00:38:04,700
나도 젊어 소싯적에
남원읍에서 이르기를

403
00:38:04,700 --> 00:38:08,033
월매월매 이르더니

404
00:38:08,033 --> 00:38:16,266
세월이 여류허여
춘안호걸이 다 늙었다

405
00:38:17,300 --> 00:38:20,466
하루 가고 이틀 가고
오륙일이 지나가니

406
00:38:21,100 --> 00:38:24,766
나 어린 사람들이
부끄럼은 훨씬 멀리 가고

407
00:38:24,766 --> 00:38:29,400
정만 답쑥 들어
하루는 안고 누워 둥글면서

408
00:38:29,400 --> 00:38:31,133
사랑가로 즐겨보는듸

409
00:38:32,566 --> 00:38:41,633
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
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

410
00:38:42,233 --> 00:38:51,366
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
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

411
00:38:51,366 --> 00:38:59,900
이히 내사랑이로다
아매도 내 사랑아

412
00:39:00,466 --> 00:39:09,200
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
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

413
00:39:09,200 --> 00:39:13,866
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

414
00:39:13,866 --> 00:39:18,133
강릉의 백청을 다르르르 부어

415
00:39:18,133 --> 00:39:23,233
씰랑 발라 버리고 붉은점 웁뿍 떠

416
00:39:23,233 --> 00:39:26,900
반간진수로 먹으랴느냐

417
00:39:26,900 --> 00:39:30,833
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

418
00:39:31,333 --> 00:39:39,900
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
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

419
00:39:39,900 --> 00:39:48,600
당 동지 지루지허니
외, 가지, 단 참외 먹으랴느냐

420
00:39:48,600 --> 00:39:52,400
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

421
00:39:53,400 --> 00:40:01,133
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
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

422
00:40:01,533 --> 00:40:05,766
앵도를 주랴, 포도를 주랴

423
00:40:05,766 --> 00:40:10,533
귤병, 사탕에 혜화당을 주랴

424
00:40:10,533 --> 00:40:14,200
아매도 내 사랑아

425
00:40:14,566 --> 00:40:21,766
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
니가 무엇을 먹을래?

426
00:40:23,433 --> 00:40:32,033
시금털털 개살구, 작은 이도령
서는데 먹으랴느냐

427
00:40:32,033 --> 00:40:36,466
아니 그것도 나는 싫어

428
00:40:36,466 --> 00:40:40,133
아매도 내 사랑아

429
00:40:53,366 --> 00:40:56,633
어떻게 아셨느냐?
어느 놈이 꼬여 바쳤느냐?

430
00:40:59,333 --> 00:41:01,166
막 첫 닭이 울었는데

431
00:41:01,166 --> 00:41:04,133
사또께서 갑자기 책방에 들어오셔서
추궁하셨습니다

432
00:41:06,200 --> 00:41:07,600
어찌 할 수가 있어얍죠?

433
00:41:18,700 --> 00:41:22,166
사또께서 알고 계시니
발뺌할 생각은 말아라

434
00:41:24,433 --> 00:41:27,100
앞으로는 일체
외방 출입을 안 하며

435
00:41:27,100 --> 00:41:30,500
학업에만 전념하습니다 하고
아뢰어라, 응?

436
00:41:32,900 --> 00:41:40,500
내 사랑 내 알뜰 내 간간이지야

437
00:41:40,500 --> 00:41:54,466
오호 둥둥 니가 내 사랑이지야

438
00:41:56,466 --> 00:42:01,233
너는 죽어 꽃이 되되

439
00:42:03,833 --> 00:42:09,633
벽도홍 삼춘화가 되고

440
00:42:11,000 --> 00:42:15,966
나도 죽어 범나비 되되

441
00:42:18,233 --> 00:42:22,100
춘삼월 호시절에 그 꽃송이를

442
00:42:22,100 --> 00:42:34,333
내가 덤쑥 안고
너울너울 춤추거드면

443
00:42:34,333 --> 00:42:48,133
니가 날인 줄 알으려무나

444
00:42:50,700 --> 00:42:54,800
화로허면 접불래라

445
00:42:55,466 --> 00:43:00,300
나비 새 꽃 찾어간즉

446
00:43:00,300 --> 00:43:04,700
꽃 되기는 내사 싫소

447
00:43:05,400 --> 00:43:10,000
그러면 죽어서 될 것 있다

448
00:43:12,066 --> 00:43:17,633
너는 죽어 종로 인경이 되고

449
00:43:19,433 --> 00:43:25,300
나도 죽어 인경 마치가 되어

450
00:43:27,300 --> 00:43:31,333
밤이면 이십팔수

451
00:43:32,200 --> 00:43:36,000
낮이 되면 삼십삼천

452
00:43:36,000 --> 00:43:41,566
그저 댕 치거드며는

453
00:43:41,566 --> 00:43:47,266
니가 날인 줄 알려무나

454
00:43:49,333 --> 00:43:54,066
인경 되기도 내사 싫소

455
00:43:56,600 --> 00:44:01,333
그러면 죽어 될 것 있다

456
00:44:03,766 --> 00:44:11,400
너는 죽어 글자가 되되

457
00:44:11,400 --> 00:44:17,933
따 지, 따 곤, 그늘 음, 아내 처

458
00:44:18,400 --> 00:44:23,666
계집 녀 자 글자가 되고

459
00:44:26,366 --> 00:44:30,900
나도 죽어 글자가 되되

460
00:44:33,166 --> 00:44:37,600
하늘 천, 하늘 건, 날 일, 볕 양

461
00:44:37,600 --> 00:44:41,533
지아비 부, 사나이 남, 기특 기

462
00:44:41,533 --> 00:44:46,900
아들 자 자 글자가 되어

463
00:44:46,900 --> 00:44:53,933
계집 녀 변에 가 똑같이 붙어 서서

464
00:44:53,933 --> 00:45:07,533
좋을 호 자로만 놀아를 보자

465
00:45:31,000 --> 00:45:34,533
- 향단아
- 에그머니나, 오살할 놈

466
00:45:51,700 --> 00:45:52,533
도련님

467
00:45:54,333 --> 00:45:55,266
도련님!

468
00:46:01,033 --> 00:46:02,266
웬일이냐?

469
00:46:02,266 --> 00:46:04,933
사또께서 찾으시니
어서 가십시다요

470
00:46:05,300 --> 00:46:06,466
무슨 일 있느냐?

471
00:46:06,466 --> 00:46:09,100
모두들 경사 났다고
수군수군헙디다

472
00:46:21,233 --> 00:46:24,933
너 요즘 어딜 다니기에
책방에서 글 읽는 소리는 아니 나고

473
00:46:24,933 --> 00:46:27,033
집안에 경사가
있는 줄도 모르느냐?

474
00:46:27,033 --> 00:46:30,966
무슨 경사가 있사온지요?

475
00:46:30,966 --> 00:46:33,700
내가 동부승지 당상하여
내직으로 올라가게 되었다

476
00:46:34,300 --> 00:46:37,100
나는 관아 일을 마무리하고
뒤에 올라갈 테니

477
00:46:37,100 --> 00:46:39,033
너는 내행 모시고
먼저 올라가거라

478
00:46:49,766 --> 00:46:51,000
도련님 오시네

479
00:46:51,566 --> 00:46:54,333
아이고, 우리 사위 오시는가?

480
00:46:54,333 --> 00:46:57,800
아니,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
이렇게 대낮부터 오시는고?

481
00:46:57,800 --> 00:46:59,200
잘 왔네, 잘 왔어!

482
00:46:59,200 --> 00:47:02,766
내 가을에 자네 입을
중치막 막 끝낸 참인디

483
00:47:02,766 --> 00:47:04,333
올라와서 좀 입어보세 이

484
00:47:19,400 --> 00:47:21,833
방자는 어쩌고
혼자 걸어오시었소?

485
00:47:25,966 --> 00:47:28,000
왜 이리 수심이 가득허시오?

486
00:47:30,866 --> 00:47:35,600
사또께서 꾸중허시더이까
말 좀 허세요

487
00:47:40,266 --> 00:47:41,866
술 냄새도 안 나는데...

488
00:47:46,200 --> 00:47:47,600
머리도 안 더운걸?

489
00:47:54,566 --> 00:47:56,266
아니, 왜 그러시오?

490
00:47:56,966 --> 00:48:01,033
사또께서 동부승지로 승진하여
내직으로 올라가신단다

491
00:48:02,066 --> 00:48:04,000
그럼 댁에는 경사 났소

492
00:48:04,533 --> 00:48:08,733
정삼품 당상관으로 승진하였으면
그런 경사가 없으신데

493
00:48:08,733 --> 00:48:10,633
어찌 이러시오?

494
00:48:10,633 --> 00:48:14,200
경사는 났다마는
내일 올라가기에 이런다

495
00:48:15,200 --> 00:48:17,966
도련님 한양 가시면
내 아니 갈까 염려시오

496
00:48:18,600 --> 00:48:22,366
여필종부라 하였으니
천리만리라도 도련님을 따라가지

497
00:48:23,166 --> 00:48:26,766
도련님 없는 남원 땅
뭐가 아쉬워 여기 남겠어요

498
00:48:26,766 --> 00:48:28,766
어머님께 네 사정을 아뢰니

499
00:48:28,766 --> 00:48:31,666
양반의 자식이
작첩하였다는 말이 나오면

500
00:48:31,666 --> 00:48:34,300
족보에서 이름 빼고
사당 참배도 못하고

501
00:48:34,300 --> 00:48:36,033
과거도 못 본다 하시면서

502
00:48:37,200 --> 00:48:40,400
사또께서 아시면
당장 불벼락 내리실 것이니

503
00:48:40,400 --> 00:48:42,300
입도 뻥끗하지 말라는구나

504
00:48:44,800 --> 00:48:46,400
이별하자는 말씀인가요?

505
00:48:47,400 --> 00:48:49,300
이별이야 되겠느냐마는

506
00:48:49,300 --> 00:48:52,500
당분간 갈려 있다
훗기약을 둘 수밖에 없겠다

507
00:49:39,700 --> 00:49:45,500
아이고 여보 도련님

508
00:49:47,566 --> 00:49:52,266
이제 하신 그 말씀이

509
00:49:52,600 --> 00:49:57,466
재담이요 농담이요

510
00:49:58,166 --> 00:50:02,200
실담이요 패담이요

511
00:50:03,066 --> 00:50:12,066
사람 죽는 구경을

512
00:50:12,066 --> 00:50:17,666
도련님이 허시랴오

513
00:50:20,266 --> 00:50:25,133
우리 당초 만날 적에

514
00:50:27,533 --> 00:50:33,633
무엇이라 말하였소

515
00:50:35,800 --> 00:50:42,133
산해로 맹세허고

516
00:50:44,600 --> 00:50:52,666
일월로 증인을 삼어

517
00:50:53,866 --> 00:50:59,333
상전이 벽해가 되고

518
00:51:02,133 --> 00:51:09,866
벽해가 상전이 되도록

519
00:51:11,333 --> 00:51:18,266
떠나 사지 마잤더니

520
00:51:19,800 --> 00:51:28,333
준일년이 다 못 되어

521
00:51:28,333 --> 00:51:35,233
이별 말이 웬 말이요

522
00:51:37,266 --> 00:51:46,300
맹세 구름이 저기 떴소

523
00:51:46,300 --> 00:51:52,366
말을 허오 말을 허오

524
00:51:54,800 --> 00:51:57,633
공연한 사람을

525
00:51:57,633 --> 00:52:02,666
살자 살자 조르더니

526
00:52:03,533 --> 00:52:10,200
평생 신세를 망치네그려

527
00:52:15,600 --> 00:52:18,533
별거 아니여, 사랑 싸움잉께
가서 헐 일이나 혀

528
00:52:19,066 --> 00:52:21,133
도련님 한양 가신다는구만유

529
00:52:22,900 --> 00:52:23,533
뭐여?

530
00:52:25,166 --> 00:52:30,666
허허, 별일 났네, 별일 나
우리 집에 사람 셋 죽네

531
00:52:30,666 --> 00:52:33,966
한 초상도 아니고
세 초상 세게 생겼네

532
00:52:34,433 --> 00:52:37,133
요년아, 썩 죽어, 죽어!

533
00:52:37,133 --> 00:52:40,133
너 죽은 시체라도
저 양반이 지고 가게

534
00:52:41,733 --> 00:52:45,033
내가 늘상 이르기를
무엇이라고 이르더냐?

535
00:52:45,966 --> 00:52:49,100
지체도 너와 같고
인물도 너와 같은

536
00:52:49,700 --> 00:52:52,766
봉황 같은 짝을 만나
내 눈 앞에 노는 양

537
00:52:52,766 --> 00:52:56,533
내 생전에 두고 보면
너도 좋고 나도 좋지

538
00:52:57,066 --> 00:53:01,033
마음이 너무 도도하여
남과 다르더니 잘 되고 잘 되었다

539
00:53:01,866 --> 00:53:05,200
여보시오, 도련님
나하고 말 좀 해 봅시다

540
00:53:08,233 --> 00:53:12,766
내 딸 어린 춘향이가
얼굴이 밉던가 언어가 불손턴가

541
00:53:12,766 --> 00:53:14,600
잡스럽고 휑하든가

542
00:53:14,600 --> 00:53:17,000
어느 무엇이 그르길래
이 봉변을 주시오

543
00:53:18,133 --> 00:53:19,400
못허지, 못허여

544
00:53:19,400 --> 00:53:23,233
양반의 자세허고
몇 사람을 죽일려는가

545
00:53:23,233 --> 00:53:24,700
이왕에 가실려면

546
00:53:24,700 --> 00:53:28,066
춘향이도 죽이고 나도 죽이고
향단이까지 마저 죽여

547
00:53:28,066 --> 00:53:31,466
우리 세 식구 아주 죽여
땅속에 묻고 가면 갔지

548
00:53:31,466 --> 00:53:33,600
살려 두진 못하리라!

549
00:53:33,600 --> 00:53:36,566
장모, 춘향 데려감세
좋은 수가 있네

550
00:53:36,566 --> 00:53:39,033
내일 내행 앞에
신주 요여가 오를 것이니

551
00:53:39,033 --> 00:53:41,466
신주는 모셔 내어
내 소매 속에 감추고

552
00:53:41,466 --> 00:53:43,200
춘향이는 요여 속에 앉혀 가면

553
00:53:43,200 --> 00:53:45,800
신주 모신 줄 알지
설마 춘향이 든 줄 알겠나?

554
00:53:46,600 --> 00:53:49,466
워따매, 지랄하고 자빠지셨네

555
00:53:50,200 --> 00:53:55,266
요만만한 신주 모시고 갈 자그마한
가마에 춘향이가 어떻게 들어가?

556
00:53:55,266 --> 00:53:58,666
어머니, 오죽 답답허면
저런 말씀을 허시겄소?

557
00:53:59,233 --> 00:54:01,466
울지 말고 건넌방으로 건너가시오

558
00:54:01,866 --> 00:54:05,766
도련님 내일은 부득불 가신다니
밤새도록 말이나 허고

559
00:54:05,766 --> 00:54:07,933
울음이나 실컷 울고 보낼라오

560
00:54:07,933 --> 00:54:12,300
워따매, 그 년 뱃속 한번
무섭게 유허네

561
00:54:28,133 --> 00:54:31,333
도련님, 이 술잔 받으시고

562
00:54:32,233 --> 00:54:34,933
한양성 가는 길 강수청청 푸르거든

563
00:54:35,533 --> 00:54:37,666
내 마음을 품었다 생각하셔요

564
00:54:39,866 --> 00:54:44,266
원수가 원수가 아니라
양반 행실이 원수로구나

565
00:55:02,500 --> 00:55:05,466
춘향아, 이 거울 받아라

566
00:55:08,566 --> 00:55:12,200
장부의 맑은 마음
거울빛과 같을지니

567
00:55:12,200 --> 00:55:15,666
그걸 깊이 두었다가
날 본 듯이 내어 보아라

568
00:55:30,666 --> 00:55:32,866
도련님, 이거 받으시요

569
00:55:34,100 --> 00:55:37,133
여자의 곧은 마음
옥빛과 같다 하였습니다

570
00:55:38,366 --> 00:55:41,600
고이 간직하여
절 본 듯이 내어 보셔요

571
00:55:51,100 --> 00:55:53,966
남원 나서 오수, 임실 거치면

572
00:55:53,966 --> 00:55:56,266
합죽선, 한지 유명한 전주라

573
00:55:57,500 --> 00:56:00,333
여우 가죽 족제비 털이 좋다는
여산을 지나면

574
00:56:01,033 --> 00:56:03,466
꿀과 인삼이 상품인 공주에 이르고

575
00:56:04,600 --> 00:56:07,100
공주 지나 천안으로 올라갈라 치면

576
00:56:07,100 --> 00:56:09,500
나라님 진상품인 잉어가 유명하고

577
00:56:10,200 --> 00:56:13,666
수원 지나 곧 과천인데
한양까지 80리라

578
00:56:14,600 --> 00:56:17,000
서울 건달 놈들
텃새가 어찌나 센지

579
00:56:17,000 --> 00:56:21,100
시골 사람들 지레 겁먹고
과천서부터 벌벌 긴다는구나

580
00:56:23,000 --> 00:56:27,166
춘향아, 내 죽을 힘 다해 공부해
장원급제하면

581
00:56:27,833 --> 00:56:31,266
쌍교 태워 널 불러 올릴 것이니
그때까지 기다려라

582
00:56:32,266 --> 00:56:35,600
쌍교라는 것이
종이품 벼슬길에 올라서야

583
00:56:35,600 --> 00:56:37,733
비로소 탈 수 있는 귀한 것인데

584
00:56:38,433 --> 00:56:42,066
도련님 그리 될 때 까지 기다리다
호호백발이 되라구요

585
00:56:50,600 --> 00:56:53,733
올라가시거든
도련님 사는 소식 알 수 있게

586
00:56:53,733 --> 00:56:55,466
수시로 편지 보내주셔요

587
00:56:59,833 --> 00:57:03,366
염려 말아라
아무리 한양이 천리인들

588
00:57:03,366 --> 00:57:05,033
소식조차 못 전하겠느냐?

589
00:57:06,233 --> 00:57:10,000
전설 속 요지연의 서왕모도
푸른 새를 보내어

590
00:57:10,000 --> 00:57:13,333
수천리 먼 길 소식을 전했는데

591
00:57:13,333 --> 00:57:17,100
내게 푸른 새는 없을망정
남원 가는 인편이 없겠느냐?

592
00:57:18,700 --> 00:57:23,300
이때의 동헌에는 내행차 떠나려고

593
00:57:23,300 --> 00:57:27,000
쌍교를 어루거니
독교를 어루거니

594
00:57:27,000 --> 00:57:29,366
병마 나졸이 분주헐 제

595
00:57:29,366 --> 00:57:32,633
방자 겁을 내여 나귀 몰고 나온다

596
00:57:33,000 --> 00:57:36,966
따랑 따랑 따랑 따랑
따랑 따랑 따랑 따랑

597
00:57:36,966 --> 00:57:38,500
춘향 문전 당도

598
00:57:38,933 --> 00:57:41,333
어허, 도련님 큰일 났소

599
00:57:41,333 --> 00:57:44,866
도련님, 도련님, 큰일 났소

600
00:57:45,400 --> 00:57:48,066
내행차 떠날 차비하시며
도련님을 찾삽기로

601
00:57:48,400 --> 00:57:51,600
놀던 친구들과 작별하느라
나가셨다 아뢰옵고 왔사오니

602
00:57:51,600 --> 00:57:53,166
어서 가십시다요

603
00:58:26,833 --> 00:58:34,200
도련님이 하릴없어

604
00:58:35,766 --> 00:58:38,833
나구 등에 올라앉으며

605
00:58:40,433 --> 00:58:44,133
춘향아 잘 있거라

606
00:58:44,700 --> 00:58:49,300
장모도 평안히

607
00:58:49,300 --> 00:58:52,133
향단이도 잘 있거라

608
00:58:53,733 --> 00:58:57,300
춘향이 기가 막혀

609
00:58:57,900 --> 00:59:00,700
버선발로 우루루루루루루

610
00:59:01,900 --> 00:59:09,733
한 손으로는 나귀 경마 부여잡고

611
00:59:10,433 --> 00:59:14,633
또 한 손으로는

612
00:59:14,633 --> 00:59:19,266
등자 디딘 도련님 다리 잡고

613
00:59:19,833 --> 00:59:25,066
아이고, 도련님!

614
00:59:25,066 --> 00:59:27,200
나도 데려가요

615
00:59:27,200 --> 00:59:33,466
여보 도련님 날 다려가오

616
00:59:34,433 --> 00:59:37,900
방자 나귀 경마 취어들고

617
00:59:37,900 --> 00:59:41,000
채찍 툭 쳐 돌려서니

618
00:59:41,666 --> 00:59:43,966
비호같이 가는 말이

619
00:59:45,166 --> 00:59:48,700
청산녹수 얼른 얼른

620
00:59:48,700 --> 00:59:52,400
한 모롱 두 모롱 돌아가니

621
00:59:52,866 --> 00:59:56,433
청산에 노든 원앙이

622
00:59:56,433 --> 00:59:58,766
짝을 잃은 거동이라

623
01:00:00,133 --> 01:00:03,600
춘향이 기가 막혀

624
01:00:04,000 --> 01:00:11,233
가는 임을 우두머니 바라보니

625
01:00:11,866 --> 01:00:14,833
이만큼 보이다

626
01:00:15,700 --> 01:00:18,933
저만큼 보이다가

627
01:00:19,633 --> 01:00:22,466
달만큼 보이다

628
01:00:23,433 --> 01:00:26,200
별만큼 보이다

629
01:00:27,266 --> 01:00:34,233
나비만큼 보이다가...

630
01:00:50,066 --> 01:00:57,466
갈까부다 갈까부다

631
01:00:59,166 --> 01:01:06,400
임 따라서 갈까부다

632
01:01:08,400 --> 01:01:17,466
천리라도 따라가고

633
01:01:17,466 --> 01:01:24,200
만리라도 갈까 부다

634
01:01:26,133 --> 01:01:33,866
바람도 쉬어 넘고

635
01:01:35,200 --> 01:01:42,500
구름도 쉬어 넘는

636
01:01:44,133 --> 01:01:52,133
수지니 날지니 해동청 보라매

637
01:01:52,900 --> 01:01:57,500
다 쉬어 넘는

638
01:01:57,500 --> 01:02:02,066
동설령 고개라도

639
01:02:02,066 --> 01:02:09,400
임 따라 갈까부다

640
01:02:10,633 --> 01:02:13,633
하늘의 직녀성은

641
01:02:15,100 --> 01:02:19,100
은하수가 막혔어도

642
01:02:19,666 --> 01:02:28,600
일년일도 보련마는

643
01:02:28,600 --> 01:02:32,300
우리 님 계신 곳은

644
01:02:33,000 --> 01:02:36,966
무슨 물이 막혔길래

645
01:02:37,533 --> 01:02:44,700
이다지도 못 보는고

646
01:02:46,100 --> 01:02:49,100
이제라도 어서 죽어

647
01:02:50,333 --> 01:02:54,933
삼월의 동풍 연자되여

648
01:02:54,933 --> 01:02:58,966
임 계신 처마 끝에

649
01:02:59,866 --> 01:03:03,800
집을 짓고 노니다가

650
01:03:04,233 --> 01:03:13,266
밤중이면 임을 만나

651
01:03:13,266 --> 01:03:20,966
만단정회를 허고지고

652
01:03:22,400 --> 01:03:24,900
이렇게 울음으로 세월을 보낼 적에

653
01:03:25,500 --> 01:03:29,833
변호 부사 김문수 3년 임기 끝나
나주 목사 전직하고

654
01:03:30,266 --> 01:03:34,233
서울 자학골 변학도
신관 되어 내려오는듸

655
01:03:34,566 --> 01:03:37,000
신연 맞어 내려온다

656
01:03:38,733 --> 01:03:41,133
- 신연 맞어 내려올 적
- 물렀거라

657
01:03:41,133 --> 01:03:43,400
- 별련 맵시 장히 좋다
- 사또님 행차시다

658
01:03:43,400 --> 01:03:47,866
모란 새김 완자창
네 활개 쩍 벌려

659
01:03:47,866 --> 01:03:51,833
일등 마부 유량달마
덩덩그렇게 실였다

660
01:03:52,333 --> 01:03:56,533
키 큰 사령 청창옷
뒤채잽이 힘을 쓰며

661
01:03:57,033 --> 01:04:02,900
별련 뒤 따렀난디

662
01:04:02,900 --> 01:04:07,066
남대문 밖 썩 나서
좌우산천을 바라봐

663
01:04:07,066 --> 01:04:11,366
화란춘성 만화방창
버들잎 푸릇푸릇

664
01:04:11,366 --> 01:04:15,066
백사 동작 얼풋 건너
승방 뜰을 지나야

665
01:04:15,766 --> 01:04:19,366
남태령 고개 넘어
과천읍에 가 중화허고

666
01:04:19,633 --> 01:04:23,033
충청 양도를 지나여
전라 감영을 들어가

667
01:04:23,633 --> 01:04:27,266
순상 전 연명하고
이튿날 발행헐 제

668
01:04:27,266 --> 01:04:31,100
노구바위 임실 숙소 호기 있게 도임헐 제

669
01:04:31,533 --> 01:04:35,433
오리정 당도허니
육방관속이 다 나왔다

670
01:04:36,933 --> 01:04:40,733
질청 두목 이방이며
인물 차지 호장이라

671
01:04:40,733 --> 01:04:44,333
호적 차지 장적빗과
수 잘 놓는 도서원

672
01:04:44,333 --> 01:04:48,266
병서 일서 도집사
급창 형방 옹위하야

673
01:04:49,000 --> 01:04:57,600
권마성이 진동허며
거덜거리고 들어간다

674
01:04:59,266 --> 01:05:02,700
천파총 초관 집사
좌우로 늘어서고

675
01:05:03,033 --> 01:05:06,533
오십명 통인들 별련 앞에 배행허고

676
01:05:06,866 --> 01:05:10,266
육십명 군로사령 두 줄로 늘어서

677
01:05:10,266 --> 01:05:12,466
떼기러기 소리허고

678
01:05:12,866 --> 01:05:15,600
삼십 명 기생들은 갖은 안장

679
01:05:15,966 --> 01:05:18,366
착전립 쌍쌍이 늘어서

680
01:05:29,333 --> 01:05:34,100
사또, 탄원이 있소이다!
사또, 억울하외다

681
01:05:34,100 --> 01:05:38,066
죽은 자식 놈 머릿수까지 채워
군포를 걷어들이니

682
01:05:38,066 --> 01:05:40,233
이 어인 횡포란 말이오?

683
01:05:43,233 --> 01:05:44,166
미쳤구만!

684
01:05:58,200 --> 01:06:01,033
네 이놈, 니 죄를 니가 알렸다

685
01:06:02,600 --> 01:06:07,033
도임행차 경호 책임자로
잡인의 접근을 엄히 단속치 못하여

686
01:06:07,600 --> 01:06:11,366
사또의 심기를 어지럽혔사오니
황공무지로소이다

687
01:06:11,966 --> 01:06:14,866
- 여봐라, 형방
- 예, 사또

688
01:06:15,766 --> 01:06:17,566
저놈을 태형 십도에 처한다

689
01:06:33,066 --> 01:06:36,633
어떤 수령도 부임 초에는
벌할 일도 말로 하고

690
01:06:37,200 --> 01:06:39,966
큰소리 낼 때도
조용히 덮어두는 것이 관례인디

691
01:06:40,700 --> 01:06:43,266
초장부터 지랄 발광을 떠는구만

692
01:06:43,266 --> 01:06:45,866
시방 우리 보라고
먼저 선수를 치는디이

693
01:06:46,466 --> 01:06:49,033
두고 봐야제, 안 그래요?

694
01:06:49,033 --> 01:06:53,600
뛰어 봐야 벼룩이라는 걸
지도 떠날 때쯤이면 알아차리겠제

695
01:06:53,600 --> 01:06:56,733
이보게들, 육방관속 점고를
뒤로 미루고

696
01:06:56,733 --> 01:06:58,666
기생 점고부터
먼저 하겠다네, 그려

697
01:06:58,666 --> 01:07:00,400
별꼴이 콩 튀듯 하네 그려

698
01:07:04,733 --> 01:07:06,500
홍연이 등대나오

699
01:07:07,466 --> 01:07:13,833
중추 8월 십오야에
광명 좋다, 추월이

700
01:07:13,833 --> 01:07:15,566
예, 등대요

701
01:07:18,500 --> 01:07:24,933
사또, 저 아이는 춤태가 제일
고운 아이로 고고무에 능하옵니다

702
01:07:24,933 --> 01:07:30,400
오동복판에 거문고
사리둥 덩당 탄금이

703
01:07:30,400 --> 01:07:32,233
예, 등대나오

704
01:07:35,033 --> 01:07:38,000
거문고 솜씨가 남원 제일입죠

705
01:07:40,366 --> 01:07:46,700
동방 사창 비친 달을
억조창생 사랑하니 애월이!

706
01:07:47,966 --> 01:07:51,533
시조 짓고 장고 치는
솜씨가 일품이옵지요

707
01:07:52,433 --> 01:07:56,866
은하수면 오작교에
칠월칠석 광설이!

708
01:07:56,866 --> 01:07:58,766
예, 등대하오

709
01:07:59,733 --> 01:08:05,100
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
빠지는 것이 없는 아이옵니다

710
01:08:06,333 --> 01:08:09,733
예, 여봐라 그렇게 느려서야
어느 세월에 끝내겠느냐?

711
01:08:10,733 --> 01:08:11,700
자주 자주 불러라

712
01:08:12,433 --> 01:08:14,400
- 앵앵이!
- 예, 등대나오

713
01:08:14,400 --> 01:08:16,566
- 송절이, 운심이!
- 예

714
01:08:16,566 --> 01:08:19,033
- 선월이, 금란이!
- 예

715
01:08:19,033 --> 01:08:22,233
- 연열이, 창심이!
- 예

716
01:08:22,233 --> 01:08:23,800
빨리빨리 나와

717
01:08:23,800 --> 01:08:26,666
- 원향이!
- 예, 등대하오

718
01:08:27,666 --> 01:08:29,800
춘단이!

719
01:08:47,800 --> 01:08:50,466
기생 점고 다 헌 줄로 아뢰오

720
01:08:51,966 --> 01:08:54,666
- 여봐라, 호방
- 예

721
01:08:55,266 --> 01:08:57,966
이 고을에 춘향이라는
기생이 아름답기로

722
01:08:58,433 --> 01:09:02,833
한양에까지 소문이 자자하던데
춘향이는 어찌 안 보이는고?

723
01:09:03,833 --> 01:09:07,133
실이온즉, 다름이 아니오라

724
01:09:07,133 --> 01:09:10,366
기생 점고 다 끝나도록
이곳에 대령치 않으니

725
01:09:11,000 --> 01:09:12,700
이런 발칙함이 어딨는고?

726
01:09:14,066 --> 01:09:17,300
아뢰옵기 황송하오나
춘향이로 말할 것 같으면

727
01:09:17,300 --> 01:09:21,366
본래 양반의 귀출로서
올라가신 구관 자제 도련님이

728
01:09:21,366 --> 01:09:22,766
머리를 얹혔나이다

729
01:09:24,166 --> 01:09:28,466
머리를 얹혔으면 한양으로
데려갔다 그 말이냐?

730
01:09:29,633 --> 01:09:33,333
그것이 아니옵고
제 집에서 수절하고 있사옵니다

731
01:09:35,100 --> 01:09:36,533
수절이라

732
01:09:37,100 --> 01:09:40,800
기생의 딸년이 수절을 한다면
사대부댁에서는

733
01:09:40,800 --> 01:09:42,266
아주 요절을 하시겠구나

734
01:09:43,366 --> 01:09:46,933
- 여봐라, 형방
- 예

735
01:09:47,566 --> 01:09:49,233
잔말 말고 썩 불러 들여라!

736
01:09:53,633 --> 01:09:59,000
군로사령이 나간다
사령 군로가 나간다

737
01:09:59,666 --> 01:10:06,066
산수털 벙거지
남일광단 안을 올려

738
01:10:06,066 --> 01:10:11,133
날램 "용" 자를 떡 붙이고
거덜거리고 나간다

739
01:10:12,366 --> 01:10:17,700
걸렸다 걸리여!
게 뉘기가 걸리어?

740
01:10:18,600 --> 01:10:21,133
춘향이가 걸렸다

741
01:10:21,633 --> 01:10:27,733
옳다거니 그 제기 붙고 발기 갈 년이

742
01:10:27,733 --> 01:10:30,133
양반 서방을 허였다고

743
01:10:30,600 --> 01:10:33,566
우리를 보면 초리로 보고

744
01:10:33,566 --> 01:10:36,766
당혜만 잘잘 끌고

745
01:10:36,766 --> 01:10:38,866
교만이 너무 많더니

746
01:10:39,666 --> 01:10:41,633
잘되고 잘되었다

747
01:10:42,633 --> 01:10:45,133
두 사령이 분부 듣고

748
01:10:45,666 --> 01:10:48,066
안 올린 벙치를 젖혀 쓰고

749
01:10:48,533 --> 01:10:51,366
소소리광풍 걸음제를 걸어

750
01:10:51,566 --> 01:10:56,066
어칠비칠 툭툭거려
녹림 숲속을 들어가

751
01:10:57,066 --> 01:11:01,400
얘, 춘향아! 나오너라

752
01:11:03,000 --> 01:11:06,366
마님, 사령들이 아가씨를 찾는데
뭔 일인지 모르것소

753
01:11:07,066 --> 01:11:11,366
내가 깜빡했다, 오늘이 점고라더니
뭔 야단이 났는가 보다

754
01:11:12,700 --> 01:11:15,766
아이고, 번수네들 어서들 오소

755
01:11:15,766 --> 01:11:18,133
그동안 적조했네, 잘 있었는가?

756
01:11:18,133 --> 01:11:20,333
춘향이 잡아들이란 사또 분부시네

757
01:11:21,966 --> 01:11:27,633
나가 장방청 사령들한티 술 한잔
대접한다 한다하면서 여태까지 미뤄 갖고

758
01:11:27,633 --> 01:11:29,500
속으로 영 서운했제?

759
01:11:30,533 --> 01:11:33,333
뭐 죄끔 안 서운혔다면
거짓부렁이제

760
01:11:33,866 --> 01:11:35,866
내가 하는 일 없이
영판 바빠 갖고

761
01:11:35,866 --> 01:11:37,800
- 이렇게 서운하게 됐네
- 춘향아, 오라 받아라

762
01:11:37,800 --> 01:11:41,233
우리가 한두 해 아는 사인가
푸소, 풀어, 이?

763
01:11:47,533 --> 01:11:49,600
저 이거 용채나 쓰소

764
01:11:50,266 --> 01:11:53,066
어허이 참, 죽간네...

765
01:11:53,066 --> 01:11:55,566
- 어허 참
- 어허 참

766
01:11:57,466 --> 01:11:59,966
어이, 김 번수
실렸네

767
01:12:08,166 --> 01:12:12,733
춘향아, 이번 오신 사또는
평양 서윤으로 있을 적에

768
01:12:12,733 --> 01:12:17,733
2년 동안 수청 들인 그곳 기생한테
행하로 3천 냥이나 내렸고

769
01:12:17,733 --> 01:12:20,300
그리고 운산 현감으로 있을 때는

770
01:12:20,300 --> 01:12:24,500
단 석 달 동안 수청 들인 수급비한테도
수백 냥이나 내렸단다

771
01:12:24,500 --> 01:12:27,600
곱게 보여서 나쁠 거
하나도 없다 이?

772
01:12:27,600 --> 01:12:30,566
여보게, 춘향이
우리가 말 잘해 줄 텐게

773
01:12:30,566 --> 01:12:32,233
걱정하지 말고 따라오소 이

774
01:12:32,700 --> 01:12:35,700
저... 잘 부탁허네 이

775
01:12:56,900 --> 01:12:58,800
춘향 현신이오

776
01:13:06,433 --> 01:13:08,400
춘향 대령이오

777
01:13:20,766 --> 01:13:26,500
어여쁘다, 어여뻐
네 소문이 한양에까지 유명키로

778
01:13:26,500 --> 01:13:29,466
내 밀양성 마다하고
남원 부사 하였더니

779
01:13:29,466 --> 01:13:31,333
너 같은 일색을 만났구나

780
01:13:31,900 --> 01:13:37,000
그래, 전전 구관 사또 자제가
니 머리를 얹었다지?

781
01:13:37,833 --> 01:13:38,633
예

782
01:13:39,900 --> 01:13:42,566
젊은 것이
독수공방할 수 있겠느냐?

783
01:13:42,566 --> 01:13:47,000
응당 정 주는 사내가 있을 테니
관속이냐 건달이냐?

784
01:13:47,400 --> 01:13:49,866
어려워 말고 자세히 아뢰어라

785
01:13:51,066 --> 01:13:55,233
구관 댁 도련님과 백년가약 받들기로
단단 맹세하였으니

786
01:13:56,200 --> 01:14:00,300
관속, 건달 사내 말씀
소녀에겐 당치 않습니다

787
01:14:03,300 --> 01:14:07,933
니 마음 기특하나 이도령 어린아이
귀한 집에 장가 들고

788
01:14:07,933 --> 01:14:09,500
대가 급제하게 되면

789
01:14:09,500 --> 01:14:13,200
천 리 타향이 잠시 장난이지
니 생각할 리가 있겠느냐

790
01:14:13,900 --> 01:14:17,233
오늘부터 너를 수청으로
작정한 것이니

791
01:14:17,233 --> 01:14:19,733
몸단장 곱게 하고
수청 들도록 하라

792
01:14:20,833 --> 01:14:24,500
제 비록 기생의 자식이오나
기적에 이름 올리지 않고

793
01:14:24,500 --> 01:14:26,300
여염집 여자로 자라났나이다

794
01:14:26,933 --> 01:14:30,966
기안에 착명치 않았다고 니 맘대로
기생 구실을 안 할 순 없느니라

795
01:14:31,866 --> 01:14:35,366
구관을 보내고
새로운 사또를 모시는 것은

796
01:14:35,366 --> 01:14:38,766
법전으로도 당연하고
관례로도 당연하거늘

797
01:14:39,466 --> 01:14:42,366
요망한 말 다시 말고 수청 올려라

798
01:14:42,866 --> 01:14:45,733
올라가신 도련님이
무심하여 찾지 않으시면

799
01:14:46,600 --> 01:14:50,000
소녀 목숨 다하는 날까지
수절하게 함이오니

800
01:14:50,000 --> 01:14:51,800
분부를 거두어 주소서

801
01:14:53,066 --> 01:14:57,100
기생의 자식이 수절이라니
니 아니 요절할고

802
01:14:57,100 --> 01:15:00,200
대부인께서 들으시면
아주 기절을 하시겠구나

803
01:15:00,200 --> 01:15:03,533
사또님 대부인 수절이나
소녀 춘향 수절이나

804
01:15:03,533 --> 01:15:07,200
수절은 일반인데
수절에도 상하가 있소?

805
01:15:07,200 --> 01:15:08,000
뭐라?

806
01:15:08,833 --> 01:15:12,600
충신은 불사이군이요
열녀는 불경이부절이라

807
01:15:13,366 --> 01:15:16,466
사또도 국운이 불행하여
외적이 집정하면

808
01:15:16,933 --> 01:15:18,933
무릎 꿇고 두 임금을 섬기리까?

809
01:15:18,933 --> 01:15:22,100
뭐라고? 저런 죽일 년!

810
01:15:22,100 --> 01:15:24,100
저년을 당장 끌어내라!

811
01:15:37,666 --> 01:15:39,466
춘향 잡아 내렸소

812
01:15:48,900 --> 01:15:51,366
어미가 기생이면
딸년 또한 기생이라

813
01:15:51,933 --> 01:15:55,933
나라 법이 그러하거늘 너는 천기의
몸으로 관장의 명을 쫓지 않고

814
01:15:55,933 --> 01:15:59,733
업신여겨 발악 거역하였으니
그 죄는 백번 죽어 마땅하다

815
01:16:01,133 --> 01:16:03,100
내가 나라 곡식을 도적질하였소?

816
01:16:03,933 --> 01:16:06,666
부모 불효를 하였소?
형제 있어 불화를 하였소?

817
01:16:07,733 --> 01:16:10,166
살인 강도도 아니여든
이 형벌이 웬일이요?

818
01:16:10,766 --> 01:16:14,000
어허, 니년이 나라 법을
모르는 년이로구나

819
01:16:14,966 --> 01:16:18,400
그 나라 법이라는 것이
어떠한지 자세히 일러 주오

820
01:16:18,400 --> 01:16:20,433
- 여봐라, 형방
- 네

821
01:16:20,433 --> 01:16:23,933
법전을 내어 놓고
저년의 죄상을 낱낱이 일러 줘라

822
01:16:23,933 --> 01:16:24,566
예

823
01:16:28,133 --> 01:16:29,166
춘향이 듣거라

824
01:16:29,833 --> 01:16:33,200
모반대역하는 자는
능지처참이라 하였고

825
01:16:33,200 --> 01:16:37,233
거역관장하는 자는 엄하게 다스려
귀향을 보내라 하였으니

826
01:16:37,233 --> 01:16:38,733
너 죽노라 한을 마라

827
01:16:39,833 --> 01:16:42,366
나라의 높은 법이 그러할진대

828
01:16:42,366 --> 01:16:45,666
수절하는 유부녀 강간하는 죄는
어찌 하라 하더이까?

829
01:16:45,666 --> 01:16:47,966
저년이 아주 흉악한
악물의 딸년이로구나

830
01:16:48,466 --> 01:16:52,133
여봐라, 저년에게 죽어도
좋다는 다짐장 받아 올려라

831
01:16:57,433 --> 01:17:00,433
춘향아! 내가 부르는 대로 써서
사또께 올려라

832
01:17:03,333 --> 01:17:07,466
천한 기생의 몸으로 관장의
엄명을 쫓지 않고 거역하였으니

833
01:17:07,466 --> 01:17:09,500
그 죄 만번 죽어 마땅하옵니다

834
01:17:19,300 --> 01:17:21,233
일심

835
01:17:32,133 --> 01:17:33,933
- 집장사령
- 예이!

836
01:17:35,833 --> 01:17:38,900
그년, 장처가 터지도록
각별히 매우 쳐야지

837
01:17:38,900 --> 01:17:41,300
만일 헛장 하였다가는
니가 죽고 남지 못하리라!

838
01:17:41,833 --> 01:17:42,833
예이!

839
01:17:45,033 --> 01:17:52,900
집장사령 거동을 보아라

840
01:17:54,700 --> 01:18:04,933
별현장 한아름을 덥숙 안어다가

841
01:18:04,933 --> 01:18:08,233
동틀 밑에다 좌르르르르르

842
01:18:09,866 --> 01:18:13,000
형장을 고르는구나

843
01:18:14,733 --> 01:18:18,233
이놈도 잡고 느끈능청

844
01:18:19,933 --> 01:18:23,366
저놈도 잡고 느끈능청

845
01:18:24,933 --> 01:18:30,133
그중에 손잡이 좋은 놈 골라잡고

846
01:18:30,133 --> 01:18:35,000
꼼짝 마라, 뼈 부러지리라

847
01:18:38,133 --> 01:18:39,566
매우 쳐라!

848
01:18:50,500 --> 01:18:54,366
춘향이 기가 막혀
온몸에 소름이 치고

849
01:18:55,066 --> 01:18:59,533
정신이 막막하나
아프단 말은 죽어도 아니하고

850
01:19:00,033 --> 01:19:03,266
고개만 빙빙 두루면서

851
01:19:03,266 --> 01:19:06,633
사또 앞에 '일' 자로 포악을 허는디

852
01:19:07,133 --> 01:19:13,066
'일' 자로 아뢰리다!

853
01:19:13,066 --> 01:19:16,866
일편단심 이내 마음

854
01:19:18,766 --> 01:19:22,933
일부종사허랴는데

855
01:19:24,800 --> 01:19:28,900
일개 형장이 웬일이오

856
01:19:30,666 --> 01:19:34,733
어서 바삐 죽여주오

857
01:19:36,333 --> 01:19:41,633
매우 쳐라!

858
01:19:42,300 --> 01:19:45,766
예이!

859
01:19:48,333 --> 01:19:52,033
'이' 자로 아뢰리다

860
01:19:53,633 --> 01:19:57,900
이부불경 이내 마음

861
01:19:59,533 --> 01:20:03,566
이군불사 다르리까

862
01:20:05,600 --> 01:20:16,533
이비사적 알었거든
두 낭군을 섬기리까

863
01:20:17,800 --> 01:20:22,200
가망 없고 무가내오

864
01:20:23,633 --> 01:20:28,333
'삼' 자 낱을 딱 붙여노니

865
01:20:29,266 --> 01:20:35,266
삼생가약 맺은 마음

866
01:20:35,266 --> 01:20:40,033
삼종지법을 알았거든

867
01:20:40,033 --> 01:20:46,300
아무나 꺾을 수 있는
삼월화로 아지 마오

868
01:20:47,733 --> 01:20:52,266
어서 바삐 죽여 주오!

869
01:20:53,566 --> 01:20:58,233
'사' 자 낱을 딱 붙여노니

870
01:20:59,100 --> 01:21:09,633
사대부 사또님이 사기사를 모르시오

871
01:21:11,566 --> 01:21:18,200
사지를 쫙쫙 찢어

872
01:21:18,200 --> 01:21:28,900
사대문에 걸쳐서도
가망 없고 무가내오

873
01:21:30,566 --> 01:21:35,333
'오' 자 낱을 딱 붙여노니

874
01:21:36,300 --> 01:21:42,400
오마로 오신 사또

875
01:21:42,400 --> 01:21:46,566
오륜을 밝히시오

876
01:21:48,300 --> 01:21:53,133
'육' 자 낱을 딱 붙여노니

877
01:21:54,200 --> 01:21:58,266
오장육부가 일반인디

878
01:22:00,166 --> 01:22:04,300
육부에 맺힌 마음

879
01:22:06,366 --> 01:22:11,266
육시허여도 무가내오

880
01:22:13,000 --> 01:22:17,966
'칠' 자 낱을 딱 붙여노니

881
01:22:18,933 --> 01:22:25,433
칠척검 높이 들어

882
01:22:25,433 --> 01:22:30,633
칠 때마다 동갈라도

883
01:22:31,933 --> 01:22:36,300
가망 없고 안 되지요

884
01:22:38,166 --> 01:22:42,666
'팔' 자 낱을 딱 붙여노니

885
01:22:43,600 --> 01:22:47,400
팔방부당 안 될 일을

886
01:22:49,233 --> 01:22:53,400
팔짝팔짝 뛰지 마오

887
01:22:54,966 --> 01:22:58,433
'구' 자 낱을 붙여노니

888
01:23:00,366 --> 01:23:06,733
구중분우 관장이 되어

889
01:23:06,733 --> 01:23:11,466
궂은 짓을 그만허오

890
01:23:13,166 --> 01:23:19,400
구곡간장 맺힌 마음

891
01:23:19,400 --> 01:23:23,533
가망 없고 무가내오

892
01:23:25,666 --> 01:23:30,766
'십' 자 낱을 딱 붙여노니

893
01:23:31,700 --> 01:23:35,900
십장가로 아뢰리다

894
01:23:36,633 --> 01:23:38,366
비켜! 비켜!

895
01:23:40,566 --> 01:23:41,766
뭐여, 시방?

896
01:23:41,766 --> 01:23:45,800
내 딸 춘향이가 맞아 죽었다는데
내가 왜 못 들어가냐, 이놈들아

897
01:23:46,000 --> 01:23:47,333
아씨!

898
01:23:47,333 --> 01:23:50,166
아가, 춘향아, 아이고
니가 이게 웬일이냐?

899
01:23:50,166 --> 01:23:53,200
니가 이게 웬일이여?

900
01:23:53,200 --> 01:23:56,500
신관 사또 데려와서
치민선정 아니하고

901
01:23:56,500 --> 01:24:00,500
생사람 잡는 게냐, 이놈들아

902
01:24:00,500 --> 01:24:06,533
제 낭군 수절한 게 그게 무슨
큰 죄가 돼서 이 형벌이 웬일이냐?

903
01:24:06,533 --> 01:24:09,066
나마저 죽여라, 이놈들아!

904
01:24:09,066 --> 01:24:14,300
내 딸 춘향이 살려 주오
내 딸 춘향이 살려 줘

905
01:24:14,300 --> 01:24:15,166
비켜, 이년들아!

906
01:24:15,166 --> 01:24:16,333
이리 좀 앉으시오

907
01:24:18,533 --> 01:24:19,933
청심환 좀 먹입시다

908
01:24:19,933 --> 01:24:21,500
오라버니, 좀 내려

909
01:24:21,500 --> 01:24:24,200
방자야! 싸게 이리 앉혀

910
01:24:25,066 --> 01:24:27,933
아이고 춘향아
아이고...

911
01:24:27,933 --> 01:24:28,800
아씨!

912
01:24:30,666 --> 01:24:32,800
아이구, 내 딸 춘향아

913
01:24:33,700 --> 01:24:35,433
여기도 좀 물 좀 갖고 오니라

914
01:24:37,400 --> 01:24:42,500
- 얼씨구나
- 춘향아, 정신 차려라

915
01:24:42,500 --> 01:24:47,033
- 절씨구나
- 제발 정신 차려라

916
01:24:47,033 --> 01:24:50,966
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다

917
01:24:50,966 --> 01:24:52,166
아이구, 저년 미쳤네

918
01:24:53,200 --> 01:24:56,133
우리 춘향이하고
무슨 원한이 있어서 저 지랄이여?

919
01:24:56,133 --> 01:24:57,833
쟤는 왜 저래?

920
01:24:57,833 --> 01:24:59,133
진짜 왜 저래?

921
01:25:00,800 --> 01:25:05,900
진주에는 의암 부인으로
칭송받는 논개 나고

922
01:25:05,900 --> 01:25:11,966
평양에는 왜장 죽이고
자결한 월선 부인 계월향 있고

923
01:25:11,966 --> 01:25:20,300
제 살점 떼어 내어
서방 살린 안동 기생

924
01:25:20,300 --> 01:25:22,900
일지홍 열녀문 세워지고

925
01:25:22,900 --> 01:25:29,300
임금님 목숨 살려
삼층각에 모셔 있는

926
01:25:29,300 --> 01:25:33,800
청주 기생 화월이가 있더니만

927
01:25:33,800 --> 01:25:39,333
이제 우리 남원에는
춘향 같은 열녀 나서

928
01:25:39,333 --> 01:25:42,233
이름을 남기는구나

929
01:25:42,600 --> 01:25:51,100
얼씨구 절씨구 칠씨구 팔씨구
얼씨구나 절씨고

930
01:25:55,133 --> 01:26:03,333
옥방이 험탄 말을
말로만 들었더니

931
01:26:04,766 --> 01:26:08,100
험궂고 무서워라

932
01:26:09,733 --> 01:26:19,000
비단 보료 어데 두고
헌 공석이 웬일이며

933
01:26:20,566 --> 01:26:30,200
원앙금침 어데 두고
짚토매가 웬일인고

934
01:26:31,766 --> 01:26:41,200
천지야 삼겨 사람 나고
사람 삼겨 글자 낼제

935
01:26:42,633 --> 01:26:52,900
뜻 정 자, 이별 별 자
어찌하여 내셨던고

936
01:26:53,833 --> 01:27:03,933
이 두 글자 내던 사람
날과 백년 원수로구나

937
01:27:05,866 --> 01:27:08,933
이 때의 도련님은

938
01:27:08,933 --> 01:27:13,666
글공부 힘을 쓸 제
춘추 사략 통사기

939
01:27:13,666 --> 01:27:18,733
사서삼경 백가어를
주야로 읽고 쓰니

940
01:27:18,733 --> 01:27:24,033
동중서 문견이요
백낙천 계수로다

941
01:27:24,033 --> 01:27:28,266
국가의 태평허사 경과 보실제

942
01:27:28,266 --> 01:27:32,600
대제학 택출하야 어제를 내리시니

943
01:27:32,600 --> 01:27:37,300
도승지 모셔내어
포장 위에다 번뜻 거니

944
01:27:37,300 --> 01:27:45,100
그 글에 하얐으되
'춘당춘색고금동'이라

945
01:27:47,400 --> 01:27:53,100
동두렷이 걸었거늘

946
01:27:53,600 --> 01:27:59,566
이도령 바라보고
시제를 펼쳐 놓고 해제를 생각하야

947
01:27:59,566 --> 01:28:04,200
용지연에 먹을 갈고
감음에 붓을 풀어

948
01:28:04,200 --> 01:28:08,066
왕희지의 필법으로
조맹부 체격이라

949
01:28:08,700 --> 01:28:12,566
일필휘지 지어내어
일천에 선장허니

950
01:28:12,566 --> 01:28:17,133
상시관이 글을 보고
칭찬허여 이른 말이

951
01:28:17,133 --> 01:28:21,200
문안도 용커니와
귀작이 거룩허니

952
01:28:21,666 --> 01:28:25,433
자자에 비점이요
귀귀마다 관주라

953
01:28:25,433 --> 01:28:28,166
장원급제 방 내거니

954
01:28:28,166 --> 01:28:34,066
이몽룡 신래이

955
01:28:35,000 --> 01:28:40,833
이몽룡 신래이

956
01:28:42,633 --> 01:28:46,833
이렇듯 부른 소리
장중이 뒤집히고

957
01:28:47,266 --> 01:28:50,933
춘당대 떠나가듯
선풍도골 이몽룡

958
01:28:51,466 --> 01:28:55,566
세수를 헌 연후에
도포도 다시 입고

959
01:28:55,566 --> 01:28:59,833
정언사령께 부액하야
신래진퇴 한 연후

960
01:28:59,833 --> 01:29:01,866
어주 삼배 내리시니

961
01:29:02,466 --> 01:29:06,433
이 몸이 황홀하야
황송히 받아 먹고

962
01:29:06,433 --> 01:29:10,266
천은을 배사허고
계하로 나오실 제

963
01:29:10,266 --> 01:29:12,366
머리 우에 어사화요

964
01:29:12,866 --> 01:29:14,866
몸에는 청포흑대

965
01:29:14,866 --> 01:29:18,800
좌수에 옥홀이요
우수에 홍패로다

966
01:29:19,366 --> 01:29:23,533
초입사 한림 주서
대교로 계실 적에

967
01:29:23,533 --> 01:29:25,500
그때 나라 경연들

968
01:29:25,500 --> 01:29:27,933
전라 어사를 보내실 제

969
01:29:27,933 --> 01:29:31,833
이몽룡 입시시켜
봉서 한부를 내어 주시니

970
01:29:32,366 --> 01:29:36,066
비봉에 호남이라

971
01:29:36,066 --> 01:29:40,333
사척 육척 마패
수의를 몸에 입고

972
01:29:40,333 --> 01:29:44,233
직속에 하직숙배
전라도로 내려온다

973
01:29:46,133 --> 01:29:49,333
남대문 밖 썩 내달아
철패 팔패 청패 배다리

974
01:29:49,566 --> 01:29:52,866
애오개 얼른 넘어
동작강 월강하야

975
01:29:52,866 --> 01:29:57,500
과천에 중화허고 사그내
미륵당이 골사그내를 지나야

976
01:29:57,500 --> 01:30:02,566
상류천 하류천 대황교 떡전거리
오목장터를 지나여

977
01:30:02,566 --> 01:30:07,733
칠원 소사 광전 활원
모로원 공주 금강을 월강허여

978
01:30:07,733 --> 01:30:11,900
높은 한질 널태 무내미
뇌성 풋개 사다리 황화정

979
01:30:12,800 --> 01:30:14,800
지아미고래를 얼른 넘어

980
01:30:14,800 --> 01:30:21,733
여산읍을 당도헐 제

981
01:30:35,766 --> 01:30:37,200
- 서리
- 예!

982
01:30:37,200 --> 01:30:39,166
너는 예서 내려 우도로 염문하되

983
01:30:39,633 --> 01:30:43,066
여산 다녀 익산 보고
김제 다녀 태인 보고

984
01:30:43,066 --> 01:30:45,000
정읍, 고창을 두루 거쳐

985
01:30:45,000 --> 01:30:47,500
내월 십오일날
남원 광한루로 대령하라

986
01:30:47,766 --> 01:30:48,366
예!

987
01:30:49,166 --> 01:30:50,666
- 중방
- 예!

988
01:30:50,666 --> 01:30:55,100
너는 예서 내려 좌도로 염문하되
고산, 금산, 무주, 용담, 진안

989
01:30:55,100 --> 01:30:56,600
장수, 운봉을 두루 거쳐

990
01:30:57,400 --> 01:30:59,333
- 같은 곳으로 오도록 하라
- 예!

991
01:31:00,200 --> 01:31:13,633
여 여어허 여허 여어루 상사뒤여

992
01:31:13,633 --> 01:31:17,000
- 여보시오, 농부님네
- 예

993
01:31:17,000 --> 01:31:26,233
이내 말을 들어 보소
어하둥둥 내 말을 듣소

994
01:31:27,000 --> 01:31:37,133
이마 위에 흐르는 땀은
방울방울 열매 되고

995
01:31:37,133 --> 01:31:46,933
이 낫 끝에 드는 벼는
덩얼덩얼이 황금이로세

996
01:31:46,933 --> 01:32:00,133
여 여어허 여허 여어루 상사뒤여

997
01:32:10,000 --> 01:32:12,900
거 이리 오시오
참이나 같이 먹읍시다

998
01:32:12,900 --> 01:32:14,100
아니, 괜찮소

999
01:32:16,200 --> 01:32:17,966
내가 떠도는 몸이라

1000
01:32:17,966 --> 01:32:21,600
남원 고을 친구에게 신세나
좀 질까 해서 찾아가는 길인데

1001
01:32:22,166 --> 01:32:23,800
이 고을 형편은 어떻소?

1002
01:32:24,366 --> 01:32:26,900
우리 고을은 사망이 물밀듯 하오

1003
01:32:26,900 --> 01:32:28,400
아니, 사망이라뇨?

1004
01:32:28,400 --> 01:32:31,200
원님은 허구헌 날 술로 주망이요

1005
01:32:31,200 --> 01:32:33,033
책실은 젊은 나이로 노망이요

1006
01:32:33,533 --> 01:32:36,533
아전은 투전하다 도망이요
백성은 원망이니

1007
01:32:36,533 --> 01:32:38,300
그 아니 사망이 물밀듯 하오

1008
01:32:38,300 --> 01:32:40,633
이 고을 말이 아니오, 그려

1009
01:32:40,633 --> 01:32:42,366
어디 그뿐인 줄 아시오?

1010
01:32:42,366 --> 01:32:45,500
이번 사또 생일 잔치에
가가호호에 백미 삼 석

1011
01:32:45,500 --> 01:32:47,466
돈 칠 푼에 계란을
세 개씩 거두니

1012
01:32:48,100 --> 01:32:50,400
아주 백성들을
쥐어 짜 죽이는구려

1013
01:32:51,666 --> 01:32:55,333
그런데 오다가 들으니
사또가 호색하여

1014
01:32:55,333 --> 01:32:57,466
춘향이라는 기생을 첩으로 두고

1015
01:32:57,466 --> 01:33:00,266
주야로 호강한다니
그 말이 사실이오?

1016
01:33:00,933 --> 01:33:02,600
- 뭣이여, 이놈이!
- 저런 싸가지 없는 놈 좀 보소

1017
01:33:02,600 --> 01:33:05,700
본관의 모진 매에도
죽음을 무릅쓰고 정절을 지킨

1018
01:33:05,700 --> 01:33:07,666
우리 춘향 아씨를 모함을 해?

1019
01:33:07,666 --> 01:33:10,866
여보시오 농부님
내 떠도는 말을 그냥 옮겼기로

1020
01:33:10,866 --> 01:33:12,133
무슨 화를 그리 내시오?

1021
01:33:12,133 --> 01:33:13,700
이런 싸가지 없는 놈!

1022
01:33:13,700 --> 01:33:15,833
그런 말 퍼뜨리고
댕기는 게 누구여?

1023
01:33:15,833 --> 01:33:17,800
보았으면 눈구녕을
확 뽑아 버릴 것이고

1024
01:33:18,633 --> 01:33:20,666
들었으면 귀구녕을
짝 찢어 버릴 것이여

1025
01:33:21,466 --> 01:33:25,933
- 저놈 잡아라
- 저놈 잡아!

1026
01:33:27,033 --> 01:33:33,900
어이 가리너 어이 가리
한양 천리를 어이 가리

1027
01:33:34,400 --> 01:33:38,866
오날은 가다가 어디 가 자며

1028
01:33:38,866 --> 01:33:43,100
내일은 가다가 어디 가 잘거나

1029
01:33:43,633 --> 01:33:49,800
내 팔자 기박하여
길품을 팔거니와

1030
01:33:51,100 --> 01:33:55,766
옥중 춘향 신세가
더 불쌍허네

1031
01:33:57,833 --> 01:34:05,000
어이 가리너 어이 갈거나

1032
01:34:05,000 --> 01:34:06,633
여봐라, 이리 오너라

1033
01:34:07,866 --> 01:34:09,333
너 이놈, 이리 오너라!

1034
01:34:09,333 --> 01:34:10,666
나 부르셨소?

1035
01:34:11,366 --> 01:34:13,600
아니, 바쁘게 가는 사람
왜 부르시오?

1036
01:34:14,766 --> 01:34:18,066
- 내가 한양 살기로 묻는다만
- 한양이어라?

1037
01:34:18,066 --> 01:34:21,266
너는 한양 천리 그 먼 길을
누구 댁을 찾아가느냐?

1038
01:34:21,733 --> 01:34:24,733
남원 옥중 성춘향 편지
맡아 가지고

1039
01:34:25,266 --> 01:34:29,833
한양 삼청동 구관 댁 도령
이몽룡 씨를 찾아가는 길이오만

1040
01:34:29,833 --> 01:34:32,566
- 그 편지 나 좀 보자
- 뭐이라고라?

1041
01:34:33,066 --> 01:34:37,300
남자 편지도 못 보는디
하물며 남의 여자 내서를

1042
01:34:37,300 --> 01:34:38,966
이런 대로변에서 보자고라우?

1043
01:34:39,633 --> 01:34:42,466
이놈아, 날 몰라보느냐?

1044
01:34:44,000 --> 01:34:44,833
똑바로 보아라

1045
01:34:49,566 --> 01:34:54,033
아이고, 이게 웬일이다요
아이고, 도련님

1046
01:34:54,733 --> 01:34:56,366
소인 문안이요

1047
01:34:56,966 --> 01:34:59,433
대감 마님 행차 후에
안녕하옵시며

1048
01:34:59,433 --> 01:35:02,366
서방님도 먼먼 길에
노독이나 안 나셨소

1049
01:35:03,300 --> 01:35:05,866
그런데 이 남원에 웬일이다요?

1050
01:35:05,866 --> 01:35:07,600
이놈아!
어서 그 편지 내어라

1051
01:35:18,066 --> 01:35:20,733
도련님과 이별하고
세월이 유수라

1052
01:35:21,266 --> 01:35:23,400
3년 세월이 훌쩍 지났사오나

1053
01:35:24,100 --> 01:35:26,966
어찌하여 척소한 소식
한 장 없소이까?

1054
01:35:28,233 --> 01:35:33,500
혹여 한양 가신 도련님은
행화춘풍 거리마다 취하셨을까

1055
01:35:34,466 --> 01:35:38,466
청루미색 집집마다 보시는 미색에
마음을 뺏기셨을까

1056
01:35:39,566 --> 01:35:44,933
양가 댁 귀한 규수 소중한 혼처 있어
먼 곳에 천첩을 잊으셨을까?

1057
01:35:46,000 --> 01:35:48,900
찢기는 시름으로
화조월석을 보냈나이다

1058
01:35:50,133 --> 01:35:53,166
신관 사또 도행 후
수청 들라 하옵기로

1059
01:35:53,966 --> 01:35:56,633
죽음으로 물리치다
참혹한 악형을 당하여

1060
01:35:57,500 --> 01:35:59,966
모진 목숨 아직 끊기진 않았으나

1061
01:36:00,666 --> 01:36:04,200
사또 생일 잔치에
나를 내어 쳐 죽인다 하니

1062
01:36:04,200 --> 01:36:06,900
미구에 장하지혼이 되게
생겼사외다

1063
01:36:08,233 --> 01:36:11,433
이 가증스러운 놈!
네 이놈을 당장!

1064
01:36:19,966 --> 01:36:23,066
아니, 어디서 이렇게
찬바람이 쌩하니 분다요?

1065
01:36:23,633 --> 01:36:26,466
우리 춘향 아씨 살릴
찬바람 아닌가 모르겠네요?

1066
01:36:27,633 --> 01:36:31,833
우리 서방님이 거지꼴로
내려올 리 만무한데 혹시...

1067
01:36:32,500 --> 01:36:36,600
- 어... 어사또
- 이놈아! 넘겨짚어도 유분수지

1068
01:36:37,100 --> 01:36:38,800
너 이놈, 마침 잘되었다

1069
01:36:38,800 --> 01:36:41,833
길 나선 김에 한양 본가에
내 편지 좀 전하고 오너라

1070
01:36:45,000 --> 01:36:59,900
박석치 올라서서

1071
01:37:02,533 --> 01:37:19,366
좌우 산천을 둘러보니

1072
01:37:21,766 --> 01:37:40,266
산도 옛 보던 산이요

1073
01:37:40,266 --> 01:37:57,333
물도 옛 보던 녹수로구나

1074
01:37:59,466 --> 01:38:16,666
광한루야, 잘 있으며
오작교도 무사터냐

1075
01:38:19,066 --> 01:38:35,166
광한루 높은 난간
풍월 짓든 곳이로구나

1076
01:38:36,466 --> 01:38:56,033
나삼을 부여잡고
누수 작별이 몇 해나 되며

1077
01:38:58,066 --> 01:39:04,300
황혼을 승시허여

1078
01:39:06,800 --> 01:39:12,700
춘향 문전을 당도허니

1079
01:39:14,166 --> 01:39:27,500
후원에 울음소리

1080
01:39:29,500 --> 01:39:44,266
은은히 들리거늘

1081
01:39:46,566 --> 01:40:01,400
그곳을 가만히 살펴보니

1082
01:40:03,766 --> 01:40:09,400
그때여 춘향 모친은

1083
01:40:12,000 --> 01:40:17,533
후원에다가 단을 뭇고

1084
01:40:20,400 --> 01:40:29,200
북두칠성호야반에

1085
01:40:29,200 --> 01:40:36,066
촛불을 돋워 키고

1086
01:40:38,266 --> 01:40:44,200
정화수를 받쳐 놓고

1087
01:40:46,733 --> 01:40:53,966
지성축수로 비는구나

1088
01:40:56,266 --> 01:41:02,333
비나이다 비나이다

1089
01:41:04,466 --> 01:41:11,600
하나님 전에 비나이오

1090
01:41:14,133 --> 01:41:23,666
천지지신 일월성신

1091
01:41:23,666 --> 01:41:30,733
화위동심허옵소서

1092
01:41:32,633 --> 01:41:40,966
올라가신 구관 자제 이몽룡 씨

1093
01:41:40,966 --> 01:41:49,966
전라 감사나 암행어사나

1094
01:41:49,966 --> 01:41:56,833
양단간에 수의허여

1095
01:41:59,133 --> 01:42:06,666
내 딸 춘향을 살려 주오

1096
01:42:07,700 --> 01:42:09,933
내가 공부 잘해
어사 한 줄 알았더니

1097
01:42:09,933 --> 01:42:12,533
장모와 향단의 덕이
절반도 더 되었구나

1098
01:42:18,833 --> 01:42:20,733
안에 아무도 없느냐?

1099
01:42:21,533 --> 01:42:25,166
이리 오너라, 이리 오너라!

1100
01:42:30,800 --> 01:42:32,466
누굴 찾으시오?

1101
01:42:32,466 --> 01:42:35,033
너의 마나님 좀
잠시 나오시라고 여쭈어라

1102
01:42:37,300 --> 01:42:38,300
누구냐?

1103
01:42:38,900 --> 01:42:42,266
어떤 사람이 마나님 좀
잠시 나와 보라고 여쭈라는디

1104
01:42:42,266 --> 01:42:45,666
차린 꼴을 보니까
동냥하러 온 사람인가 봐요

1105
01:42:46,233 --> 01:42:47,333
뭣이여?

1106
01:42:48,733 --> 01:42:54,000
어허, 물색 모르는 처걸이나
소문도 못 들었는가?

1107
01:42:54,833 --> 01:42:59,366
내 딸 어린 춘향이가 옥 중에 갇혀
목숨이 끊어지게 되었는데

1108
01:42:59,366 --> 01:43:03,600
동냥은 무슨 동냥이여?
동냥 없네, 썩 가소!

1109
01:43:04,466 --> 01:43:05,700
내가 왔네

1110
01:43:06,766 --> 01:43:09,733
한양 삼청동 사는
이몽룡이 왔네!

1111
01:43:09,733 --> 01:43:13,133
아니, 이게 누구 말이여?
아니, 이게 참말이여, 농담이여?

1112
01:43:13,133 --> 01:43:15,966
- 향단아, 불 좀 가져오니라
- 네

1113
01:43:17,533 --> 01:43:19,066
우리 사위 왔는가?

1114
01:43:21,866 --> 01:43:24,066
어디 갔다 이제 왔는가?

1115
01:43:25,500 --> 01:43:28,466
어디 보세, 어디 보세
우리 사위!

1116
01:43:32,000 --> 01:43:32,800
누구야?

1117
01:43:36,400 --> 01:43:40,200
저, 구관 사또 자제 모양 좀 보소

1118
01:43:41,766 --> 01:43:45,966
워따매
열녀 춘향 서방 꼴 좀 보소

1119
01:43:48,966 --> 01:43:50,366
춘향이 죽었네

1120
01:43:52,533 --> 01:43:54,500
우리 춘향이 영 죽었네

1121
01:43:56,066 --> 01:44:00,133
전라 어사나 전라 감사 되어 오라고
밤낮으로 빌었더니

1122
01:44:00,133 --> 01:44:03,600
팔도 거지 중에
상거지가 돼서 왔네, 그려?

1123
01:44:03,600 --> 01:44:06,666
집안에 변고가 생겨
아버님 벼슬도 끊어지고

1124
01:44:07,166 --> 01:44:08,566
과거도 못 보고

1125
01:44:08,566 --> 01:44:11,933
가산은 다 탕진하여
유리걸식 다니다가

1126
01:44:11,933 --> 01:44:14,033
옛정이 생각나서 이리 찾아왔네

1127
01:44:16,433 --> 01:44:18,733
내가 지금 시장하니
밥이나 한술 주소

1128
01:44:19,700 --> 01:44:20,700
밥 없네!

1129
01:44:23,433 --> 01:44:25,600
마님, 그리 마시오

1130
01:44:26,400 --> 01:44:28,933
서방님 괄시허였단 말
아기씨가 들으면

1131
01:44:28,933 --> 01:44:30,433
옥중자결을 할 것잉께

1132
01:44:31,000 --> 01:44:32,933
너무 괄시하지 마시오

1133
01:45:15,633 --> 01:45:17,666
잘 먹었다!

1134
01:45:17,666 --> 01:45:21,466
먹는 꼴을 본께
많이 빌어 처먹은 솜씨구만!

1135
01:45:21,466 --> 01:45:24,733
거 입맛도 살림살이
형편 따라가는 것일세

1136
01:45:24,733 --> 01:45:27,100
아까는 시장하여
내 어쩐 줄 모르겠더니

1137
01:45:27,733 --> 01:45:31,766
이제 오장단속을 떡 하고 나니
춘향 생각이 나네

1138
01:45:32,433 --> 01:45:35,033
- 춘향이한테 데려다 주소
- 춘향이 죽고 없네

1139
01:45:35,033 --> 01:45:35,800
가세!

1140
01:45:36,700 --> 01:45:39,933
나로 인해 죽을 목숨인데
안 보고 갈 수 있나?

1141
01:45:39,933 --> 01:45:41,866
- 어서 가세
- 지금 못 가십니다

1142
01:45:43,900 --> 01:45:46,800
신관 사또 강짜가 어찌나 센지

1143
01:45:46,800 --> 01:45:50,200
밥이나 미음을 넣어 주는데도
사내 손으로 못 넣게 하고

1144
01:45:50,200 --> 01:45:52,866
옥문 거리에 수캐 하나
얼씬 못하게 하는데

1145
01:45:52,866 --> 01:45:55,500
서방님 온 줄 알면
생죽음이 날 것이구만요

1146
01:45:56,933 --> 01:46:01,733
파루 쳐서 새벽 되거든
그때 가시어 잠깐 보시오

1147
01:46:01,733 --> 01:46:04,566
아이고, 불쌍한 것!

1148
01:46:06,833 --> 01:46:13,966
초경 이경

1149
01:46:15,833 --> 01:46:27,000
삼사 오경이 되어 가니

1150
01:46:27,500 --> 01:46:35,333
파루 시간이 되는구나

1151
01:46:37,433 --> 01:46:44,100
향단이는 앞을 세우고

1152
01:46:46,800 --> 01:46:54,433
걸인 사위는 뒤를 따러

1153
01:46:55,433 --> 01:47:00,100
옥으로 내려갈 적

1154
01:47:00,100 --> 01:47:04,666
밤 적적 깊었난디

1155
01:47:05,533 --> 01:47:14,300
인적은 고고허고

1156
01:47:14,700 --> 01:47:20,200
밤 새 소리는 푸푸

1157
01:47:21,000 --> 01:47:24,966
물소리는 주루루루루

1158
01:47:26,433 --> 01:47:29,833
도채비는 휫휫

1159
01:47:31,700 --> 01:47:38,500
바람은 우루루루루루루

1160
01:47:39,866 --> 01:47:45,133
지둥치듯 불고

1161
01:47:48,300 --> 01:47:53,566
궂은비는 퍼붓난디

1162
01:47:56,033 --> 01:48:01,100
귀신들은 둘씩 셋씩

1163
01:48:01,633 --> 01:48:10,866
짝을 지어 이히 이히 이히

1164
01:48:33,200 --> 01:48:37,600
사정이! 사정이!

1165
01:48:39,666 --> 01:48:43,033
아이고, 염병할 놈들
또 투전하느라고 정신이 없구만

1166
01:48:48,900 --> 01:48:51,400
- 옥사정!
- 누구여?

1167
01:48:55,133 --> 01:48:56,033
왔는가?

1168
01:48:57,666 --> 01:49:00,466
내일 사또 생신 잔치를 앞두고
명령이 지엄하여

1169
01:49:00,466 --> 01:49:02,333
아무도 들일 수 없네
돌아가소

1170
01:49:02,333 --> 01:49:05,366
아이고, 왜 또 그래쌌는가?
이것 받소, 잉?

1171
01:49:09,266 --> 01:49:12,866
야, 덕배야! 야, 덕배야!

1172
01:49:16,700 --> 01:49:18,300
빗장 열어, 이 새끼야!

1173
01:49:25,733 --> 01:49:28,100
우리 애기 먹을 거네
좀 넣어 주소!

1174
01:49:36,200 --> 01:49:39,600
- 뭐 딴 거 안 들었지?
- 아이고, 이 사람아

1175
01:49:39,600 --> 01:49:40,300
가 보소!

1176
01:49:51,433 --> 01:49:54,966
아가, 춘향아!

1177
01:49:56,366 --> 01:49:58,833
정신 차려라, 에미 왔다!

1178
01:50:00,133 --> 01:50:02,766
어머니, 이 새벽에 어찌 나오셨소?

1179
01:50:05,166 --> 01:50:10,566
- 왔다, 왔어!
- 오다니 누가 와요?

1180
01:50:10,566 --> 01:50:14,600
주야장창 기다리고 바라던
네 서방인지 남방인지

1181
01:50:15,233 --> 01:50:17,266
잘되고 잘되서 여기 왔다

1182
01:50:17,666 --> 01:50:19,066
너 좀 봐라

1183
01:50:19,066 --> 01:50:22,200
아이고, 이거 웬 말씀이요?

1184
01:50:22,200 --> 01:50:24,600
얘, 향단아, 등불 밝혀라!

1185
01:50:24,600 --> 01:50:25,400
예!

1186
01:50:27,633 --> 01:50:32,433
춘향아 나다!
네가 이게 웬일이냐?

1187
01:50:32,433 --> 01:50:35,666
아이고, 서방님
어찌하여 이제 오셨소?

1188
01:50:36,600 --> 01:50:39,366
그 좋던 얼굴이
이 모양이 웬일이요?

1189
01:50:39,833 --> 01:50:43,933
아이고, 죽으나마 서방이라고
환장을 하네 그려

1190
01:50:43,933 --> 01:50:45,566
내일이면 죽을 년이

1191
01:50:46,533 --> 01:50:47,533
춘향아!

1192
01:50:49,066 --> 01:50:50,133
서방님!

1193
01:50:50,900 --> 01:50:55,200
내일 본관 사또 생일 잔치 끝에
나를 죽여 내치거든

1194
01:50:56,000 --> 01:50:59,366
아무도 손 못 대게 하고
서방님이 묻어 주되

1195
01:51:00,066 --> 01:51:04,233
서울로 올라가서
서방님 선산 밑에 나를 묻고

1196
01:51:04,933 --> 01:51:08,300
정조, 한식, 단오, 추석

1197
01:51:08,300 --> 01:51:11,833
선대감 제사 올린 후에
주과포 따로 차려 놓고

1198
01:51:13,200 --> 01:51:16,800
'춘향아, 내가 주는 술이니
많이 먹어라'

1199
01:51:18,166 --> 01:51:22,466
이 말씀만 하여 주면
난 아무 여한이 없겠나이다

1200
01:51:24,100 --> 01:51:30,733
어사또 기가 막혀

1201
01:51:32,400 --> 01:51:35,133
우지 마라 우지 마라

1202
01:51:36,300 --> 01:51:39,600
내 사랑 춘향아, 우지 말아라

1203
01:51:40,166 --> 01:51:47,866
내일 날이 밝거드면

1204
01:51:47,866 --> 01:51:52,033
상여를 탈지 가마를 탈지

1205
01:51:52,033 --> 01:51:55,433
그 속이야 뉘가 알랴마는

1206
01:51:56,100 --> 01:52:03,766
천붕우출이라

1207
01:52:03,766 --> 01:52:11,300
하늘이 무너져도

1208
01:52:11,300 --> 01:52:19,400
솟아날 궁기가 있는 법이니라

1209
01:52:19,400 --> 01:52:25,833
우지를 말라면 우지 마라

1210
01:52:34,766 --> 01:52:37,066
장모, 어서 갑시다

1211
01:52:37,066 --> 01:52:38,866
자네 이제 어디로 갈랑가?

1212
01:52:38,866 --> 01:52:41,600
- 자네 집으로 가지
- 나 집 없네

1213
01:52:41,600 --> 01:52:44,900
- 아까 그것은 뉘 집인가?
- 오과수 댁 집이네

1214
01:52:44,900 --> 01:52:47,033
과수 댁 집이면 더욱 좋지

1215
01:52:47,033 --> 01:52:50,300
더욱 좋아? 오살허겄다

1216
01:52:50,300 --> 01:52:51,066
가자, 이 년아!

1217
01:52:58,466 --> 01:53:01,266
이튿날 청명 후에

1218
01:53:01,633 --> 01:53:06,466
본관의 생신 잔치
광한루 차리난듸

1219
01:53:07,166 --> 01:53:09,033
매우 대단하구나

1220
01:53:09,633 --> 01:53:13,766
주란화각은 벽공에 솟았난듸

1221
01:53:13,766 --> 01:53:18,466
구름 같은 차일 장막
사면에 둘러치고

1222
01:53:18,466 --> 01:53:22,933
물색 좋은 청사 휘장
사면에 둘러치고

1223
01:53:22,933 --> 01:53:25,100
홍사등롱 청사초롱

1224
01:53:25,100 --> 01:53:29,666
밀초 꽂아 연도마다
드문드문 걸었으며

1225
01:53:29,666 --> 01:53:38,600
기생 가객 광대 고인
좌우에 벌였난디

1226
01:53:38,600 --> 01:53:41,200
각읍 수령이 들어온다

1227
01:53:43,033 --> 01:53:47,200
겸영장 운봉 영감
승지 당상 순천 부사

1228
01:53:47,200 --> 01:53:51,633
연치 높은 곡성 원님
인물 좋은 순창 군수

1229
01:53:52,133 --> 01:53:56,266
기생 치례 담양 부사
자리 호사 옥과 현감

1230
01:53:56,266 --> 01:54:00,400
부채 치레 남평 현령
무사한 광주 목사

1231
01:54:00,900 --> 01:54:04,800
사면에 들어올 제
별연 앞에 권마성

1232
01:54:04,800 --> 01:54:07,333
포꼭 뛰어 포촉 소리

1233
01:54:07,333 --> 01:54:11,300
일산이 팟종지리 백이듯 허고

1234
01:54:11,300 --> 01:54:15,333
행차 하인들은 어깨를 서로 가리고

1235
01:54:15,333 --> 01:54:19,866
통인 수배가 벌써
저의 원님 찾느라고

1236
01:54:20,400 --> 01:54:26,333
야단이 났구나

1237
01:54:31,533 --> 01:54:37,266
받으시오, 받으시오

1238
01:54:38,166 --> 01:54:42,666
이 술 한 잔 받으시고

1239
01:54:42,666 --> 01:54:52,833
천년만년 수를 누리소서

1240
01:54:54,500 --> 01:54:58,233
바쁘신 가운데도 이렇게 찾아주시니
대단히 감사하오

1241
01:55:28,566 --> 01:55:32,000
춘심이 저년은
엊그저께 쌍둥이를 뺐다는데

1242
01:55:32,000 --> 01:55:34,066
잘도 돌리네 잉!

1243
01:55:36,900 --> 01:55:42,733
금산, 아전 놈들이 상납미를 빼돌려
큰 말썽이 났다더니 어찌 되었소?

1244
01:55:42,733 --> 01:55:45,433
네, 잘 수습됐지요!

1245
01:55:45,433 --> 01:55:48,366
자, 쓸데없는 얘기 그만두고
술이나 한 잔 받으시오

1246
01:55:51,866 --> 01:55:53,566
이것 보시오, 순천

1247
01:55:54,200 --> 01:55:57,800
보아하니
밤새워 치를 잔치인 것 같은데

1248
01:55:57,800 --> 01:55:59,400
그때까지 자리를 하시게요?

1249
01:55:59,400 --> 01:56:00,866
암, 당연하지요

1250
01:56:01,633 --> 01:56:05,600
잔치가 끝날 무렵
춘향을 장사를 한다는데

1251
01:56:05,600 --> 01:56:08,600
그런 좋은 구경거릴
놓칠 수야 있겠소?

1252
01:56:10,966 --> 01:56:13,333
우리 집장사령 중에는

1253
01:56:13,333 --> 01:56:17,166
단 한 대로 장사를 시키는
솜씨 좋은 놈이 있소마는

1254
01:56:17,800 --> 01:56:20,066
여기도 그런 기술자가 있겠죠?

1255
01:56:21,666 --> 01:56:24,600
이 많은 구경꾼들이
왜 모여들었겠소?

1256
01:56:24,600 --> 01:56:26,833
아따, 무작스럽게 몰려드는구마

1257
01:56:27,300 --> 01:56:32,066
임실, 오수, 운봉, 남원 인근
거지들도 다 몰려들었대

1258
01:56:34,366 --> 01:56:39,400
소가 두 마리, 돼지가 열댓 마리에
남원 닭은 싸그리 걷어 올렸다는데

1259
01:56:39,400 --> 01:56:41,300
우리한테도
뭐 돌아오는 거 있겄지?

1260
01:56:41,300 --> 01:56:42,100
아, 그럼

1261
01:56:51,733 --> 01:56:54,700
여보시오, 임실
혼자 늦으셨으니

1262
01:56:54,700 --> 01:56:57,300
그 벌로 춤 솜씨나
한번 보여 주십시오

1263
01:58:40,400 --> 01:58:43,600
거 임실은 정사만
잘 돌보는 줄 알았더니

1264
01:58:43,600 --> 01:58:45,100
춤도 잘 추는구먼, 응?

1265
01:58:45,100 --> 01:58:50,100
춤뿐인 줄 아시오?
오입 또한 빠지지 않으시지요

1266
01:59:12,833 --> 01:59:15,100
여보시오, 여기가 어딘 줄 알고
함부로 들어오시오?

1267
01:59:15,100 --> 01:59:15,700
비켜라!

1268
01:59:16,233 --> 01:59:18,600
아니,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지
왜 이러시오?

1269
01:59:18,600 --> 01:59:21,033
비켜라, 이놈들!
나도 여기 들어갈 양반이다

1270
01:59:23,233 --> 01:59:24,500
아니 되오, 내려 가시오

1271
01:59:24,500 --> 01:59:25,366
비켜라, 이놈아

1272
01:59:25,366 --> 01:59:26,800
- 너희는 양반도 몰라보느냐?
- 아니, 이 사람이

1273
01:59:26,800 --> 01:59:28,600
- 내려와요
- 놔라, 이놈아!

1274
01:59:28,600 --> 01:59:30,166
가난한 양반 옷 찢어진다

1275
01:59:30,166 --> 01:59:32,600
여기는 통지 받으신 분들만
모시는 자리요

1276
01:59:32,600 --> 01:59:33,466
놔라, 이놈아

1277
01:59:33,466 --> 01:59:34,833
왜 이리 소란스러우냐?

1278
01:59:38,266 --> 01:59:41,633
걸인 차림의 과객이 부득불
들어오겠다고 떼를 씁니다요

1279
01:59:44,100 --> 01:59:45,633
- 본관장!
- 네!

1280
01:59:46,166 --> 01:59:50,566
저 걸인이 비록 의관은 남루하나
필시 양반의 후예인 듯하니

1281
01:59:50,566 --> 01:59:54,133
말석에 앉히시고 술잔이나
먹여 보내심이 어떠신지요?

1282
01:59:55,166 --> 01:59:57,700
운봉장 뜻이 그러시면
그렇게 하시지요

1283
01:59:59,033 --> 01:59:59,900
뫼셔라

1284
02:00:00,833 --> 02:00:01,833
오르시지요!

1285
02:00:03,333 --> 02:00:04,266
벗고 오르시지요!

1286
02:00:23,600 --> 02:00:25,666
- 한 잔 드시지요
- 예

1287
02:00:29,733 --> 02:00:30,700
여보시오

1288
02:00:33,300 --> 02:00:36,600
거 내 상을 보고 이 상을 보니
속에서 불이 나오구려!

1289
02:00:37,700 --> 02:00:41,133
손님이 늦게 오셔 불시에 차리느라
조금 부족한 게 있나 보구려

1290
02:00:42,700 --> 02:00:45,666
잡숫고 싶은 것이 있거들랑
내 상에서 같이 잡숩시다

1291
02:00:46,666 --> 02:00:48,566
자, 술이나 한 잔 받으시오

1292
02:00:49,433 --> 02:00:51,600
- 운봉
- 받으시오

1293
02:00:51,600 --> 02:00:53,133
아, 예

1294
02:00:53,133 --> 02:00:58,433
올겨울에 중림당 모임이 있는데
그 곡성이 한번 들려주시구려

1295
02:00:58,433 --> 02:00:59,300
그러지요

1296
02:00:59,300 --> 02:01:03,633
여보시오! 운봉 현감이신가 본데

1297
02:01:04,133 --> 02:01:05,033
그렇다오!

1298
02:01:05,033 --> 02:01:08,033
나도 기생 하나 불러
내 앞에 권주가나 쳐 주시오

1299
02:01:11,200 --> 02:01:13,366
얘야, 권주가 한자리 불러 드려라

1300
02:01:15,133 --> 02:01:18,433
말 타면 경마 잡고
싶어진다더니 권주가라네

1301
02:01:23,533 --> 02:01:37,100
진실로 이 잔을 잡으시면

1302
02:01:37,100 --> 02:01:47,000
천만 년이나 빌어먹으리다

1303
02:02:04,833 --> 02:02:08,066
이 술 먹고 천만 년이나
빌어먹으라 하였으나

1304
02:02:08,066 --> 02:02:12,033
나 혼자 빌어먹으면 수십 대를
빌어먹어도 다 못 빌어먹겠으니

1305
02:02:12,033 --> 02:02:15,300
우리 좌중에 나눠 먹고
당대씩만 빌어먹읍시다

1306
02:02:16,766 --> 02:02:19,366
어허! 저런 방자한 것이 있나

1307
02:02:20,300 --> 02:02:22,100
이렇게 대접도 받았으니

1308
02:02:22,100 --> 02:02:25,300
본관장 장수를 비는
글이나 한 수 지어 올리지요

1309
02:02:28,500 --> 02:02:31,233
사또, 젊은 놈이
저리 버릇이 없으니

1310
02:02:31,766 --> 02:02:34,266
필경 제 집안이
남봉으로 글이 짧을 것이니

1311
02:02:34,933 --> 02:02:36,700
운자나 내어 쫓아 버리시지요

1312
02:02:39,600 --> 02:02:43,366
이보게, 나그네!
내가 운자를 낼 터인데

1313
02:02:43,366 --> 02:02:46,866
운자대로 글을 못 지으면
곤장 5대로 내치리라

1314
02:02:47,533 --> 02:02:50,600
좋소이다!
어디 내 보시지요

1315
02:02:57,733 --> 02:03:00,333
기름 고! 높을 고!

1316
02:03:02,066 --> 02:03:06,733
둘째 구와 마지막 구에 운자가
들어간다는 것쯤은 아시겄지!

1317
02:03:30,366 --> 02:03:34,500
과객의 글이 오죽하리오마는
잘못된 데가 있으면 보고 고치시오

1318
02:03:35,500 --> 02:03:37,933
자! 좌중에 폐가 많았소이다

1319
02:03:39,366 --> 02:03:40,900
원 싱거운 놈 같으니...

1320
02:03:44,700 --> 02:03:47,900
금준미주는 천인혈이요

1321
02:03:48,900 --> 02:03:52,200
옥반가효는 만성고라

1322
02:03:53,266 --> 02:03:57,233
촉루락시민루락이요

1323
02:03:58,433 --> 02:04:02,666
가성고처원성고라

1324
02:04:02,666 --> 02:04:05,533
운봉, 이 글에 독이 들었소!

1325
02:04:17,266 --> 02:04:18,366
미친 놈이구만

1326
02:04:19,633 --> 02:04:22,833
본관장, 나는 급한 일이 생겨
먼저 가 봐야 되겠소

1327
02:04:23,433 --> 02:04:27,400
- 나도 그만 떠나야겠소
- 곡성, 왜 이러시오?

1328
02:04:27,400 --> 02:04:32,466
본관장, 나는 내자의 병이
위중하여 먼저 가야 되겠소

1329
02:04:32,466 --> 02:04:35,533
나도 부득이 왔더니
그만 가 보겠소이다

1330
02:04:35,533 --> 02:04:37,466
왜들 이리 파흥을 놓소?

1331
02:04:37,466 --> 02:04:38,866
새파랗게 어린아이

1332
02:04:38,866 --> 02:04:42,333
아니 그것도 지나가는 웬 미친 아이
써댄 글을 보고 이 소란들이오?

1333
02:04:44,200 --> 02:04:46,233
앉으십시다! 앉아요들!

1334
02:04:50,666 --> 02:04:52,366
어사또 거동 봐라

1335
02:04:52,366 --> 02:04:53,833
어 이리 하다가는

1336
02:04:53,833 --> 02:04:57,300
이 사람들 굿도 못 보이고
다 놓치겄다

1337
02:04:57,300 --> 02:05:01,333
마루 앞에 썩 나서서
부채 피고 손을 치니

1338
02:05:01,333 --> 02:05:04,666
그때의 조종들이
구경꾼에 섞여 섰다

1339
02:05:04,666 --> 02:05:12,933
어사또 거동 보고
벌떼같이 달라든다

1340
02:05:14,300 --> 02:05:16,133
육모 방망이 들어매고

1341
02:05:16,133 --> 02:05:17,866
해 같은 마패를
달 같이 들어매고

1342
02:05:17,866 --> 02:05:19,400
달 같은 마패를
해 같이 들어매고

1343
02:05:19,400 --> 02:05:21,200
사면에서 우루루루루루

1344
02:05:22,500 --> 02:05:26,033
삼문을 와닥딱

1345
02:05:26,033 --> 02:05:30,866
암행어사 출두여!

1346
02:05:32,933 --> 02:05:36,866
출두여!

1347
02:05:38,100 --> 02:05:45,233
암행어사 출두하옵신다

1348
02:05:45,233 --> 02:05:48,266
두세 번 부르난 소리
하날이 덤쑥 무너지고

1349
02:05:48,266 --> 02:05:52,100
땅이 툭 꺼지난 듯
수백 명 구경꾼이

1350
02:05:52,100 --> 02:05:55,200
독담이 무너지듯이
물결같이 흩어지니

1351
02:05:55,200 --> 02:05:58,866
항우의 음아질타
이렇게 무섭든가

1352
02:05:58,866 --> 02:06:02,333
장비의 호통소리
이렇게 놀랍든가

1353
02:06:02,333 --> 02:06:05,433
유월의 서리 바람
뉘 아니 떨겄느냐

1354
02:06:05,433 --> 02:06:08,700
각읍 수령은 정신 잃고
이리저리 피신할 제

1355
02:06:08,700 --> 02:06:10,500
하인 거동 장관이라

1356
02:06:11,933 --> 02:06:15,066
밟히나니 음식이요
깨지나니 화기로다

1357
02:06:15,066 --> 02:06:18,233
장구통은 요절하고
북통은 차 구르며

1358
02:06:18,233 --> 02:06:20,300
뇌고 소리 절로 난다

1359
02:06:20,300 --> 02:06:22,466
제금 줄 끊어지고
젓대 밟혀 깨야지면

1360
02:06:22,466 --> 02:06:25,166
기생은 비녀 잃고
화젓가락 찔렀으며

1361
02:06:25,166 --> 02:06:31,066
취수는 나발 잃고
주먹 불고 홍앵홍앵

1362
02:06:31,766 --> 02:06:34,966
대포수 총을 잃고 입방포로 쿵

1363
02:06:34,966 --> 02:06:38,100
이마가 서로 다쳐 코 터지고
박 터지고 피 죽죽 흘리난 놈

1364
02:06:38,100 --> 02:06:43,633
발등 밟혀 자빠져서
아이고 아이고 우는 놈

1365
02:06:44,166 --> 02:06:47,300
아무일 없는 놈도
우루루루루루 달음박질

1366
02:06:47,300 --> 02:06:50,000
허허 우리 고을 큰일났다

1367
02:07:04,700 --> 02:07:08,866
이곳 남원은 남쪽 지방에서도
옥답이라 국세의 근간이 되거늘

1368
02:07:09,400 --> 02:07:12,966
너희 아전 놈들 농간으로
피폐함이 극에 달하였도다

1369
02:07:13,700 --> 02:07:16,333
수령을 보좌하되
혹여 사사로운 이익으로

1370
02:07:16,333 --> 02:07:19,300
목민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
잘 살펴야 하거늘

1371
02:07:19,300 --> 02:07:23,266
오히려 본관을 속여 가며
네놈들 살찌우는 데만 급급하였구나

1372
02:07:23,733 --> 02:07:25,500
곤궁하고 병들어

1373
02:07:25,500 --> 02:07:28,366
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원망이
들리지도 않더란 말이냐?

1374
02:07:29,166 --> 02:07:33,066
지금까지 억울하게 빼앗긴
백성들의 재물을 모두 돌려주고

1375
02:07:33,066 --> 02:07:35,766
옥에 갇힌 죄 없는
백성들을 방면하되

1376
02:07:36,533 --> 02:07:39,700
천기로서 관정발악하고
능욕관장한

1377
02:07:39,700 --> 02:07:41,933
춘향이란 죄인을
즉시에 잡아들여라

1378
02:07:44,466 --> 02:07:46,666
춘향아, 우리 왔다!

1379
02:07:46,666 --> 02:07:51,300
남원 사는 과부들
죄다 몰려올 것잉께 걱정 말아라

1380
02:07:57,166 --> 02:07:59,700
- 포승을 풀어라
- 예!

1381
02:08:07,433 --> 02:08:08,466
춘향이 듣거라!

1382
02:08:09,200 --> 02:08:13,666
너는 일개 천기의 자식으로
관정발악하고 능욕관장하였다니

1383
02:08:13,666 --> 02:08:15,500
그리하고 어찌 살기를 바랄까?

1384
02:08:17,933 --> 02:08:21,400
두 지아비를 섬기는 것은
두 임금을 섬기는 것과 같다고

1385
02:08:21,400 --> 02:08:25,500
실증으로 아뢰었을 뿐이지
무슨 능욕을 했다 하시오니까?

1386
02:08:26,900 --> 02:08:30,433
네가 본관 수청은 거절하였지만

1387
02:08:30,433 --> 02:08:33,200
잠시 지나는 수의사또
수청도 거역할까?

1388
02:08:40,166 --> 02:08:42,300
나라에서 수의어사를 보내셨다기에

1389
02:08:42,300 --> 02:08:45,400
백성들의 질고를
살피실 줄 알았더니

1390
02:08:45,400 --> 02:08:49,133
초록은 동색이요
양반은 모두 일반이구려

1391
02:08:49,133 --> 02:08:52,433
그만 놀리시고
어서 바삐 죽여 주오!

1392
02:08:54,333 --> 02:08:59,000
이것 갖다 춘향 주고
얼굴을 들어 대상을 살피라 일러라

1393
02:09:09,866 --> 02:09:13,233
이걸 보고 얼굴을 들어
대상을 살피라 하시네

1394
02:09:29,066 --> 02:09:30,233
아이고메

1395
02:09:30,233 --> 02:09:33,800
여봐라, 뭣들 하느냐?
어서 상방으로 안아 올려라

1396
02:09:57,333 --> 02:09:58,233
비켜라

1397
02:09:58,900 --> 02:09:59,633
춘향아!

1398
02:10:02,633 --> 02:10:05,800
춘향아, 정신 차려라!
춘향아, 춘향아!

1399
02:10:13,300 --> 02:10:14,100
춘향아

1400
02:10:17,033 --> 02:10:19,800
그리 마셔요! 그리 마셔요!

1401
02:10:20,666 --> 02:10:24,366
어젯밤 오셨을 때 한 말씀이라도
하셨으면 잠이라도 편히 자지

1402
02:10:25,166 --> 02:10:29,166
밤새도록 애태웠소
혼자서 12번을 살다 죽었소

1403
02:10:31,300 --> 02:10:32,133
춘향아!

1404
02:10:36,900 --> 02:10:38,433
울지 말아라

1405
02:10:38,433 --> 02:10:42,266
국명이 지엄키로 천기누설될까
너에게도 말 못한 것이니

1406
02:10:42,266 --> 02:10:43,533
- 네 요놈들
- 울지 말아라

1407
02:10:43,533 --> 02:10:45,733
요즘도 삼문간이 그리 드세냐

1408
02:10:47,400 --> 02:10:49,366
열녀 춘향 난 배로다

1409
02:10:49,366 --> 02:10:52,966
어사 장모 행차시다

1410
02:10:53,866 --> 02:11:01,566
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

1411
02:11:01,566 --> 02:11:04,300
남원부중 사람들아

1412
02:11:04,300 --> 02:11:08,066
이 내 한 말씀 들어 보소

1413
02:11:08,066 --> 02:11:11,300
아들 낳기를 원치 말고

1414
02:11:11,300 --> 02:11:14,800
춘향 같은 딸을 낳아

1415
02:11:14,800 --> 02:11:18,333
곱게 곱게 잘 길러

1416
02:11:18,333 --> 02:11:21,966
서울 사람이 오거들랑

1417
02:11:21,966 --> 02:11:25,033
묻도 말고 사위를 삼소

1418
02:11:25,033 --> 02:11:28,466
얼씨구 절씨구 절씨구

1419
02:11:28,466 --> 02:11:31,600
얼씨구나 내 딸이야

1420
02:11:32,000 --> 02:11:35,100
얼씨구나 내 사위

1421
02:11:35,100 --> 02:11:38,166
어제 저녁 오셨을제

1422
02:11:38,466 --> 02:11:41,900
어사 한 줄은 알았으나

1423
02:11:41,900 --> 02:11:45,333
남이 알까 염려가 되어

1424
02:11:45,333 --> 02:11:48,966
천기누설을 막느라고

1425
02:11:48,966 --> 02:11:52,500
너무 괄세하였더니

1426
02:11:52,500 --> 02:11:56,166
속 모르고 노여웠지?

1427
02:11:56,166 --> 02:11:59,633
본관 사또 괄세 마오

1428
02:12:00,300 --> 02:12:03,366
본관이 아니었다면

1429
02:12:03,366 --> 02:12:06,666
열녀 춘향 어디서 날까

1430
02:12:10,000 --> 02:12:12,300
곧 전라 감영으로 옮겨질 것이니

1431
02:12:12,300 --> 02:12:15,600
봉고파직이 억울하거든
그곳에서 원정 올리시오

1432
02:12:19,233 --> 02:12:22,300
미색을 탐하는 것은
영웅열사 일반이오만

1433
02:12:22,300 --> 02:12:25,933
수청 거절한 괘씸죄를
그리 과하게 다스리셨소?

1434
02:12:26,766 --> 02:12:29,400
사농공상, 엄연한 질서가 있거늘

1435
02:12:29,400 --> 02:12:33,733
애미 신분을 쫓아 기생이 되고
종놈이 되는 종모법을 아니라 하니

1436
02:12:33,733 --> 02:12:35,766
이는 나를 향한 발악이 아니라

1437
02:12:35,766 --> 02:12:38,533
이 나라의 근본을 부정하는
국사범에 다름 아닐 것이오

1438
02:12:45,900 --> 02:12:49,066
그것이 당신의 지나친 폭압에 대한

1439
02:12:50,733 --> 02:12:53,733
사람이고자 하는 의지였다고
생각지 않으시오?

1440
02:12:54,533 --> 02:12:58,133
그때의 어사또는

1441
02:12:58,133 --> 02:13:01,933
이 고을 저 고을 다니시며

1442
02:13:01,933 --> 02:13:05,700
출두 노문 돈 연후의

1443
02:13:05,700 --> 02:13:09,033
서울로 올라가겨

1444
02:13:09,400 --> 02:13:16,233
어전에 입시허여
서계 별단 헌 후에

1445
02:13:16,733 --> 02:13:20,366
우에서 칭찬허고

1446
02:13:20,366 --> 02:13:27,600
나라의 깊은 걱정 경이 막고 오니

1447
02:13:27,600 --> 02:13:31,633
국가에 충신이라

1448
02:13:31,633 --> 02:13:35,033
한림이 복지주왈

1449
02:13:35,033 --> 02:13:42,066
남원으 춘향 내력을
종두지미를 품고하니

1450
02:13:42,533 --> 02:13:49,533
춘향을 올려다가
열녀로 표창하고

1451
02:13:49,533 --> 02:13:56,766
남원골 백성들은
세역을 없앴으니

1452
02:13:56,766 --> 02:14:04,266
천천만만세를 누리더라

1453
02:14:04,266 --> 02:14:11,433
그 뒤야 뉘 알소냐, 더질더질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