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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0:39,915 --> 00:00:43,126
{\an8}메그가 제 시를 편집하면

4
00:00:43,210 --> 00:00:45,045
얼마나 화가 나는지 몰라요

5
00:00:45,128 --> 00:00:47,297
형편없는 편집자거든요!

6
00:00:48,006 --> 00:00:50,133
무슨 뜻인지 얘기해야지

7
00:00:50,217 --> 00:00:53,011
무슨 뜻이냐면
메그는 시를 가르쳐요

8
00:00:53,095 --> 00:00:55,973
그래서 시 쓰기와
편집 실력이 뛰어나죠

9
00:00:56,056 --> 00:00:59,852
그러니 제 시를
마구 난도질할 수밖에요

10
00:00:59,935 --> 00:01:04,230
그럼 전 별로라고 한 부분 때문에
울면서 짜증을 내는데

11
00:01:04,313 --> 00:01:07,901
그러다 다음 날이 되면
구구절절 맞는 말이란 걸 깨닫고요

12
00:01:07,985 --> 00:01:11,947
하지만 그 과정을 겪으면서...

13
00:01:12,030 --> 00:01:13,740
실력이 많이 늘었어요

14
00:01:14,867 --> 00:01:17,327
- 안 그래, 자기야?
- 맞아

15
00:01:22,207 --> 00:01:25,043
클리셰를 대하는 태도가
서로 달라요

16
00:01:25,127 --> 00:01:27,588
저는 항상 철저히 안 쓰려고 하고

17
00:01:27,671 --> 00:01:29,590
앤드리아는 특별히 더 많이 써요

18
00:01:29,673 --> 00:01:33,385
이 시의 주제를
완전히 이해하고 나면

19
00:01:33,468 --> 00:01:36,889
이건 아마
도저히 편집 못 하겠지만

20
00:01:36,972 --> 00:01:39,099
그래도 계속해 봐

21
00:01:41,435 --> 00:01:44,438
자기 혼자 알아서 할 수 있었다면

22
00:01:44,521 --> 00:01:46,064
내가 있을 이유도 없지

23
00:01:50,277 --> 00:01:52,821
난 내 방식도 좋고
자기 방식도 좋아

24
00:01:52,905 --> 00:01:55,157
근데 내 방식이
좀 더 재밌는 것 같아

25
00:01:55,240 --> 00:02:00,287
이 시의 가제는
'죽음의 찬가'로 지어봤어요

26
00:02:00,954 --> 00:02:02,998
어젯밤에 메그에게
도입부를 읽어주면서

27
00:02:03,081 --> 00:02:07,169
이렇게 말했어요
'내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라면'

28
00:02:07,252 --> 00:02:13,258
'어떤 일이 벌어지는 화면 위로
해설자가 이 도입부를 읽으면서'

29
00:02:13,342 --> 00:02:15,302
'첫 장면을 시작할 거야'

30
00:02:15,385 --> 00:02:18,972
'무슨 장면인데?'
'글쎄, 내 장례식이라든가'

31
00:02:19,056 --> 00:02:22,935
그랬더니 싫대요
그래서 어색해졌죠

32
00:02:25,646 --> 00:02:28,273
떨린다!

33
00:02:31,068 --> 00:02:33,529
저도 읽기가 무섭네요

34
00:02:34,863 --> 00:02:39,993
'빛 속의 나를 만나러 와요'

35
00:02:43,580 --> 00:02:46,124
{\an8}처음에는 그냥 복통인 줄 알았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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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2:46,208 --> 00:02:47,209
{\an8}"삶의 찬가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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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2:47,292 --> 00:02:49,586
{\an8}하지만 아나콘다가 요동치듯
통증이 심해지자

38
00:02:49,670 --> 00:02:52,214
{\an8}의사의 권유에 따라
CT 촬영을 했다

39
00:02:53,507 --> 00:02:57,094
공황 발작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
심신에 직접적 영향을 줄 만큼

40
00:02:57,177 --> 00:02:58,804
평생 건강 염려증을 안고 살았기에

41
00:02:58,887 --> 00:03:02,975
촬영 기사가 골반을 찍어야 하니
자세를 바꾸라고 할 때

42
00:03:03,058 --> 00:03:04,935
{\an8}난 이미 떨고 있었다

43
00:03:06,478 --> 00:03:10,065
{\an8}손금이 땀에 잠길 만큼
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

44
00:03:10,858 --> 00:03:14,069
규정에 어긋나는 일이었지만
촬영 기사가 날 차까지 배웅했다

45
00:03:14,736 --> 00:03:18,115
{\an8}과호흡증을 달래느라
가는 길에 두 번이나 멈춰야 했다

46
00:03:19,741 --> 00:03:22,452
{\an8}다음 날 아침
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울렸다

47
00:03:23,078 --> 00:03:27,416
'난소에 대형 종양 다수 발견
악성 의심'

48
00:03:27,499 --> 00:03:29,084
손의 감각이 없어졌다

49
00:03:29,168 --> 00:03:33,130
내가 사랑했던 모두에게
힘껏 매달렸기 때문이었다

50
00:03:39,094 --> 00:03:41,680
{\an8}'악몽의 시작이야'라고 생각했다

51
00:03:42,514 --> 00:03:46,018
나중에는 의사들도
불치라는 진단을 내렸다

52
00:03:46,894 --> 00:03:48,645
{\an8}최악의 공포가 현실이 되었다

53
00:03:49,730 --> 00:03:51,565
{\an8}그래도 끝까지 들어주시길

54
00:03:51,648 --> 00:03:55,944
행복을 찾을 시간이
영원히 주어지지 않음을 깨달을 때

55
00:03:56,528 --> 00:03:59,656
오히려 찾기 더 쉽다는 게
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

56
00:03:59,740 --> 00:04:02,701
{\an8}오늘 초대 손님은
다수의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자

57
00:04:02,784 --> 00:04:06,371
{\an8}전 세계에서 시 낭독 공연도
여러 번 하신 분입니다

58
00:04:06,455 --> 00:04:09,458
{\an8}콜로라도 계관 시인
앤드리아 깁슨입니다

59
00:04:09,541 --> 00:04:12,377
{\an8}계관 시인만 해도
어마어마한 일인데

60
00:04:12,461 --> 00:04:14,505
하필 바로 그 시기에

61
00:04:14,588 --> 00:04:19,760
{\an8}암과 한창 사투를 벌이며
건강이 좋지 않았다고요?

62
00:04:19,843 --> 00:04:23,263
{\an8}네, 우리는 결국
필멸의 존재임을 인식하고

63
00:04:23,347 --> 00:04:26,683
{\an8}어떤 방식으로든 이 세상과
또 서로에게

64
00:04:26,767 --> 00:04:28,602
{\an8}작별을 고해야 하며

65
00:04:28,685 --> 00:04:32,147
{\an8}우리 몸과도 이별해야 함을
깨달으면

66
00:04:32,231 --> 00:04:33,815
정신이 번쩍 들어요

67
00:04:33,899 --> 00:04:36,318
그 즉시 눈이 확 뜨이면서

68
00:04:36,401 --> 00:04:39,947
{\an8}모든 일의 덧없음에
사뭇 놀라게 됩니다

69
00:04:40,030 --> 00:04:42,366
{\an8}단 1초도 낭비하고 싶지 않죠

70
00:04:42,449 --> 00:04:45,953
그전에는 저도 낭비 많이 했거든요

71
00:04:50,332 --> 00:04:54,002
{\an8}"콜로라도주 롱몬트"

72
00:04:56,296 --> 00:04:59,132
"브로크백 마운틴"

73
00:05:04,680 --> 00:05:07,558
제가 무슨 짓을 해도
우체부만 보면

74
00:05:07,641 --> 00:05:09,351
개들이 짖어대요

75
00:05:09,434 --> 00:05:12,521
스쿼시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
'저기 분명 말도 안 되는'

76
00:05:12,604 --> 00:05:14,648
'병원비 청구서가 있을 거야'

77
00:05:14,731 --> 00:05:17,192
'우리 집에 갖고 오지 마!'

78
00:05:20,529 --> 00:05:22,823
제가 갖고 싶은 게 하나 있다면

79
00:05:23,490 --> 00:05:24,992
우편함이에요

80
00:05:25,701 --> 00:05:28,245
저희 우편함이 늘 말썽이거든요

81
00:05:28,328 --> 00:05:32,207
어느 크리스마스 영화에 나오는
늘 꺼져서 말썽인 난로처럼요

82
00:05:32,291 --> 00:05:36,211
전 도저히... 제가 무슨 짓을 해도

83
00:05:36,295 --> 00:05:38,839
우편함이 항상
제설차에 치여 넘어져요

84
00:05:40,424 --> 00:05:42,009
가서 한번 보자

85
00:05:46,096 --> 00:05:49,308
왜 여기에 우편물을 안 넣는지
모르겠단 말이죠

86
00:05:54,062 --> 00:05:55,439
이게...

87
00:05:58,317 --> 00:06:02,321
움직이면 안 되잖아요
그래야 여기에 우편물을 넣겠죠

88
00:06:04,573 --> 00:06:06,074
에잇, 돌멩이 하나만 더

89
00:06:08,827 --> 00:06:10,454
돌은 왜요?

90
00:06:10,537 --> 00:06:12,956
우편함을 고정하려고요

91
00:06:17,836 --> 00:06:19,338
당연한 걸 물으시네

92
00:06:20,672 --> 00:06:23,759
솔직히 이 정도면
훌륭한 것 같아요

93
00:06:23,842 --> 00:06:26,512
제가 우체부라면
여기에 우편물을 넣을 거예요

94
00:06:26,595 --> 00:06:29,139
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이잖아요

95
00:06:29,723 --> 00:06:33,435
무엇보다 노력이
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

96
00:06:36,355 --> 00:06:38,690
깁, 차 열쇠 어디 있는지 알아?

97
00:06:38,774 --> 00:06:39,650
아니

98
00:06:40,943 --> 00:06:41,818
찾았어

99
00:06:46,823 --> 00:06:52,120
앤드리아의 친화력은
무서울 만큼 신기해요

100
00:06:52,204 --> 00:06:55,832
보통 그... 선을 안 넘는 사람과도
쉽게 친해지죠

101
00:06:55,916 --> 00:06:59,419
어느 정도냐면 담당 의사의
결혼식까지 갈 정도로요

102
00:06:59,503 --> 00:07:01,505
종양 전문의 말고

103
00:07:01,588 --> 00:07:03,465
- 주치의야
- 응

104
00:07:03,549 --> 00:07:06,009
지금은 친한 친구로 꼽을 사이고

105
00:07:06,093 --> 00:07:08,053
정통 유대교 결혼식이라

106
00:07:08,136 --> 00:07:11,348
중간에 무대를 둘로 나눠서
남녀 따로 서야 하는데

107
00:07:11,431 --> 00:07:13,600
저희는 어떡해야 할지 몰라서...

108
00:07:13,684 --> 00:07:15,978
주차장으로 나가서 춤을 췄다니까요

109
00:07:16,061 --> 00:07:18,939
어느 쪽에 서야 하나 싶어서요

110
00:07:19,022 --> 00:07:23,193
암튼 좋은 분이에요
같이 임종 준비 모임도 가졌어요

111
00:07:23,277 --> 00:07:27,281
그게 뭐냐면 전화나 영상 통화로

112
00:07:27,364 --> 00:07:30,742
불멸성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...

113
00:07:31,159 --> 00:07:33,161
이건 매그에게도 맨날 하는 얘긴데

114
00:07:34,121 --> 00:07:35,998
어릴 때는 모든 사람이

115
00:07:36,081 --> 00:07:40,502
한꺼번에 죽으면
훨씬 편하겠단 생각을 했죠

116
00:07:40,586 --> 00:07:44,256
그런데 지금은 마음이 바뀌었어요

117
00:07:44,339 --> 00:07:47,968
왜냐하면... 지금 제 친구들을 보면

118
00:07:48,760 --> 00:07:50,679
다양한 방식으로
제 죽음에 영향을 받고

119
00:07:50,762 --> 00:07:56,226
오히려 더욱 자신다워진다는 게
벌써 눈에 보이거든요

120
00:07:57,769 --> 00:07:59,229
근데...

121
00:07:59,730 --> 00:08:00,981
저는...

122
00:08:01,064 --> 00:08:02,566
제가 정말...

123
00:08:03,317 --> 00:08:05,360
죽는다고 말하고 싶진 않아요

124
00:08:10,574 --> 00:08:12,409
다 왔다, 신나는 파티장

125
00:08:12,492 --> 00:08:15,329
- 진짜 설레네
- 여기서 세울까?

126
00:08:15,412 --> 00:08:16,580
응, 그래

127
00:08:16,663 --> 00:08:18,248
- 아프다
- 괜찮아

128
00:08:20,125 --> 00:08:22,252
이렇게밖에 설명이 안 돼

129
00:08:22,336 --> 00:08:25,797
편두통 같은 느낌인데 그 부위가...

130
00:08:26,965 --> 00:08:28,550
골반 부분이야

131
00:08:29,551 --> 00:08:31,637
지금까지는
진통제를 안 먹고 버텼는데

132
00:08:31,720 --> 00:08:33,764
어제는 먹을 뻔했어요

133
00:08:33,847 --> 00:08:37,267
근데 제 동생이
마약성 진통제 중독이라...

134
00:08:38,393 --> 00:08:40,604
전 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해요

135
00:08:44,441 --> 00:08:45,817
오늘은 뭐 찍어요?

136
00:08:45,901 --> 00:08:47,194
나한테 집착해요

137
00:08:47,277 --> 00:08:48,153
그래요?

138
00:08:48,237 --> 00:08:50,113
아무 때나 집에 막 나타나서는...

139
00:08:50,197 --> 00:08:52,616
- 딱 봐도 알겠네요
- ...내가 하는 걸 다 찍어요

140
00:08:52,699 --> 00:08:55,994
- 워낙 멋지잖아요
- 고마워요, 그쪽도요!

141
00:08:58,914 --> 00:09:00,499
네,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

142
00:09:00,582 --> 00:09:03,710
평생 제 주변에는
남자들이 미친 듯이 꼬였어요

143
00:09:04,711 --> 00:09:06,588
"방사선 종양학과
마취 전 검사"

144
00:09:06,672 --> 00:09:10,133
이제 다 됐어요, 이쪽에 앉으세요

145
00:09:10,217 --> 00:09:11,426
- 고맙습니다
- 뭘요

146
00:09:16,223 --> 00:09:17,516
떨려요

147
00:09:24,189 --> 00:09:28,318
- 오늘은 좀 어때요?
- 다시 뵈니 좋네요

148
00:09:28,402 --> 00:09:30,863
휠체어 안 타서 다행이에요
괜찮아졌어요?

149
00:09:30,946 --> 00:09:33,323
- 네, 조금요
- 네, 잘됐네요

150
00:09:33,407 --> 00:09:34,700
말씀 감사해요

151
00:09:40,581 --> 00:09:44,459
2021년에
난소암 판정을 받았어요

152
00:09:45,794 --> 00:09:48,463
광범위한 자궁 적출술을 받고

153
00:09:49,423 --> 00:09:52,509
6개월간 화학 요법
항암 치료를 받았어요

154
00:09:54,094 --> 00:09:57,681
그런데 6개월이 지나자마자
암이 재발했죠

155
00:09:58,724 --> 00:10:01,226
간과 횡격막에 퍼졌어요

156
00:10:02,352 --> 00:10:06,481
그때는 2년밖에
못 살 거라고 했고요

157
00:10:07,733 --> 00:10:12,070
다시 1년간 예전에 했던 대로
화학 요법을 진행했습니다

158
00:10:12,154 --> 00:10:16,867
마지막 치료를 마친
앤드리아가 나옵니다

159
00:10:17,618 --> 00:10:19,328
안녕, 자기야, 기분이 어때?

160
00:10:23,290 --> 00:10:25,167
너무 행복해

161
00:10:26,877 --> 00:10:29,379
하지만 4개월 후

162
00:10:29,963 --> 00:10:31,548
또 재발했어요

163
00:10:31,632 --> 00:10:35,093
그때는 병원에서
불치 판정까지 내렸고요

164
00:10:37,221 --> 00:10:40,599
지금은 그때 예상한 2년이
지난 상태예요

165
00:10:41,183 --> 00:10:44,186
임상 실험 치료를
계속해도 된다고 하지만

166
00:10:44,686 --> 00:10:49,316
의사 말로는 치료를 중단하고
죽음을 준비하고 싶다면

167
00:10:49,816 --> 00:10:52,236
그 마음도 이해한다더라고요

168
00:10:54,821 --> 00:10:58,075
하지만 전
최대한 오래 살고 싶어요

169
00:10:59,868 --> 00:11:03,330
50살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
오면 좋겠어요

170
00:11:03,830 --> 00:11:07,459
그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서
48살인 지금도 50살이라고 해요

171
00:11:09,586 --> 00:11:11,046
그래서 의사한테

172
00:11:11,129 --> 00:11:14,091
제게 할 수 있는 제안 중에서
치료 중단은

173
00:11:14,174 --> 00:11:16,552
빼달라고 했어요

174
00:11:18,846 --> 00:11:22,140
전 최대한 오래 살기 위해
계속 노력할 거예요

175
00:11:23,100 --> 00:11:25,519
- 금요일에 봐요
- 고마워요, 곧 다시 봐요

176
00:11:25,602 --> 00:11:26,603
네

177
00:11:42,202 --> 00:11:45,163
맛을 느끼면서
식사해 본 게 3년 전이에요

178
00:11:45,247 --> 00:11:47,916
암에 걸려서 화학 요법을 받으면

179
00:11:48,000 --> 00:11:50,794
입맛이 싹 사라지거든요

180
00:11:50,878 --> 00:11:54,882
하지만 남은 평생
미각 없이 살아야 한대도...

181
00:11:56,175 --> 00:11:58,385
남은 생이 있으면 좋죠

182
00:12:02,890 --> 00:12:05,893
원래 이쯤에서
스테프의 성생활을 물어야 하는데

183
00:12:05,976 --> 00:12:06,810
맞아

184
00:12:07,352 --> 00:12:09,771
- 새 여친 생겼어
- 응

185
00:12:09,855 --> 00:12:11,899
얼마 전에 전화해서 이러더라

186
00:12:11,982 --> 00:12:13,275
'손가락으로 해줬어'

187
00:12:13,358 --> 00:12:15,569
- 그건...
- 아니, 그게 아니야

188
00:12:15,652 --> 00:12:17,487
- 잠깐, 뭐라고?
- 너희가 전화해서

189
00:12:17,571 --> 00:12:19,781
메그가 손가락으로 해준다며

190
00:12:20,824 --> 00:12:22,993
- 내가... 우리가 그랬어?
- 응

191
00:12:23,076 --> 00:12:25,662
- 다짜고짜 꺼낸 얘기가 아냐
- 우리가 그런 거...

192
00:12:25,746 --> 00:12:26,830
암 때문에

193
00:12:26,914 --> 00:12:31,001
우리가... 잠깐만
왜 스테프한테 그런 얘기를 했지?

194
00:12:31,084 --> 00:12:33,712
친구들한테 그런 말을
자주 하진 않잖아!

195
00:12:34,213 --> 00:12:35,923
잠깐만, 어떻게 된 거야?

196
00:12:36,006 --> 00:12:37,674
나한테 전화해서 그랬잖아

197
00:12:37,758 --> 00:12:41,386
밤에 메그가
손가락으로 너무 열심히 해서

198
00:12:41,470 --> 00:12:43,972
암이 떨어지고 말 거라고

199
00:12:44,056 --> 00:12:46,350
아냐, 내가 언제 그랬어!

200
00:12:46,433 --> 00:12:49,645
내 휴대폰에
저장돼 있으니 들어봐도 돼

201
00:12:49,728 --> 00:12:53,315
이거 듣고 엄청 웃었어
차까지 세웠다니까

202
00:12:54,024 --> 00:12:55,150
즐기려고

203
00:12:55,234 --> 00:12:57,069
아니... 그런 뜻이 아니라
집중하려고

204
00:13:02,032 --> 00:13:04,701
스테프, 메그랑 같이 있어

205
00:13:04,785 --> 00:13:08,914
헤더가 너한테도 소식 전했다길래

206
00:13:08,997 --> 00:13:10,791
이 말 하려고 전화했어

207
00:13:11,458 --> 00:13:15,003
메그가 오늘 밤 손가락으로 해주면
다 해결될 거야

208
00:13:15,963 --> 00:13:20,050
손가락을 위로 쑥 넣으면
종양에 닿을 것 같으니

209
00:13:20,759 --> 00:13:24,137
기도하면서
손가락으로 열심히 쑤실 거래

210
00:13:24,221 --> 00:13:27,015
- 잠깐...
- 들었지? 진짜라니까!

211
00:13:27,099 --> 00:13:30,102
이건 말해야겠다
이 메시지를 왜 남겼냐면

212
00:13:30,185 --> 00:13:33,438
암이 뼈까지 전이됐단 소식을
헤더한테 들었을 테니...

213
00:13:33,939 --> 00:13:36,775
네가 너무 슬플 것 같았어

214
00:13:36,859 --> 00:13:38,569
다른 친구들도 슬프겠지

215
00:13:38,652 --> 00:13:42,030
그래서 그 소식을 듣고
친구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남겼어

216
00:13:42,114 --> 00:13:46,201
- 잘했어, 안 슬펐어
- 맞아, 이런 방법이 먹히지

217
00:13:46,285 --> 00:13:49,413
이렇게 됐으니 네 답변도 들어야지

218
00:13:49,496 --> 00:13:50,455
알았어

219
00:13:51,874 --> 00:13:56,086
얘들아, 얘기 듣고 조금 울었는데

220
00:13:56,170 --> 00:13:59,506
{\an8}다시 희망이 생겼어
나 지금 아주 희망적이야

221
00:13:59,590 --> 00:14:02,843
{\an8}네가 오늘 밤
손가락으로 즐기게 됐잖아

222
00:14:04,553 --> 00:14:07,222
{\an8}거기에 엄지 박기는 어때?

223
00:14:07,306 --> 00:14:10,184
{\an8}왜냐하면 내가
요즘에 그걸 하고 있는데

224
00:14:10,267 --> 00:14:12,978
난 암에 안 걸렸잖아

225
00:14:13,061 --> 00:14:15,063
그게 이유일지도 몰라

226
00:14:17,274 --> 00:14:19,234
{\an8}솔직히 말하면 그건 좀 별론데

227
00:14:19,318 --> 00:14:23,822
{\an8}왜 자꾸 하게 되는지 모르겠어
내가 당당하게 내 의견을

228
00:14:23,906 --> 00:14:25,157
{\an8}말하지 않아서겠지

229
00:14:26,074 --> 00:14:27,075
{\an8}싫다고

230
00:14:30,495 --> 00:14:32,331
{\an8}그래, 아무튼 두 사람 사랑해

231
00:14:43,258 --> 00:14:45,677
스테프는 늘
나이 든 사람에게 끌려

232
00:14:45,761 --> 00:14:48,764
- 여자 친구가 70살이래
- 70살 아냐!

233
00:14:48,847 --> 00:14:51,725
- 70이라고 한 것 같은데
- 겨우 65살이야

234
00:14:51,808 --> 00:14:53,227
- 그럼 한창이네
- 그럼

235
00:14:53,310 --> 00:14:57,397
- 근데 왜 걱정해?
- 20년... 차이잖아

236
00:14:57,481 --> 00:15:00,067
스테프가...
여자 친구를 정말 사랑해

237
00:15:00,150 --> 00:15:02,027
- 응
- 정말 사랑하는구나

238
00:15:02,110 --> 00:15:04,196
그래서 자기보다
먼저 죽는 게 싫대

239
00:15:05,239 --> 00:15:07,658
그래도 흥미롭기는 해

240
00:15:07,741 --> 00:15:09,409
그런 공포감 말이야

241
00:15:09,493 --> 00:15:12,663
어쩌면 끝이 다 된 사람과
사귀는 공포

242
00:15:13,956 --> 00:15:15,916
난 함께할 시간을
더 바라게 되는 사람을

243
00:15:15,999 --> 00:15:17,626
만나본 적은 한 번도 없어

244
00:15:17,709 --> 00:15:21,922
그 마음 알아
내가 메그한테 딱 그렇거든

245
00:15:22,798 --> 00:15:24,675
모든 시간에 함께하고 싶어

246
00:15:25,509 --> 00:15:27,678
책이 나올 때도 같이 있고 싶고

247
00:15:29,596 --> 00:15:31,431
완전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

248
00:15:31,515 --> 00:15:34,643
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
내가 얘기했던가?

249
00:15:34,726 --> 00:15:35,811
무슨 날?

250
00:15:36,395 --> 00:15:40,232
뼈로 암이 전이됐다는 걸
알게 된 날 말이야

251
00:15:41,108 --> 00:15:43,527
우린 이런 기분이었거든

252
00:15:43,610 --> 00:15:47,489
'그럼 이제 한두 달밖에
안 남았을지도 모르겠네'

253
00:15:47,573 --> 00:15:49,533
진짜 그랬을 수도 있어, 모르지

254
00:15:49,616 --> 00:15:52,452
어쨌든 그날 우리 기분은 그랬어

255
00:15:52,536 --> 00:15:54,121
그런데

256
00:15:54,204 --> 00:15:57,541
그때 둘이 같이 막 울고 있었는데

257
00:15:57,624 --> 00:15:59,793
메그가 이 동영상을 보여줬어

258
00:16:00,961 --> 00:16:03,839
나이 들어 보이게 하는
앱이 있길래

259
00:16:03,922 --> 00:16:06,341
노래에 맞춰 동영상을 찍었지

260
00:16:06,425 --> 00:16:09,094
샤니아 트웨인의
'유 아 스틸 더 원'

261
00:16:09,178 --> 00:16:14,308
앤드리아에게 청혼할 때
마침 나오던 노래였거든

262
00:16:15,392 --> 00:16:19,354
여전한 이 마음

263
00:16:20,439 --> 00:16:25,235
달려갈 곳은 여전히 너뿐이야

264
00:16:25,319 --> 00:16:28,697
여전히 네 안에서

265
00:16:28,780 --> 00:16:33,994
내 목숨처럼 원하는 건
여전히 너뿐...

266
00:16:35,454 --> 00:16:37,539
난 그냥 이 사람이 너무 좋아

267
00:16:37,623 --> 00:16:39,208
정말 거침없는 사람이야

268
00:16:40,584 --> 00:16:42,503
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

269
00:16:47,508 --> 00:16:49,051
근데... 응

270
00:16:49,968 --> 00:16:52,638
나이 든 메그를 본 순간
내 인생에서 가장 또렷하게

271
00:16:52,721 --> 00:16:54,890
나 자신을 보게 된 것 같았어

272
00:16:54,973 --> 00:16:59,144
그 얼굴에서
오랜 세월의 사랑이 보였거든

273
00:16:59,645 --> 00:17:03,398
메건이 우리 사이를 이끌어
수십 년을 함께하며

274
00:17:03,482 --> 00:17:05,233
미래를 맞이했고

275
00:17:05,317 --> 00:17:10,321
그 모든 순간에
내가 함께였다는 게 느껴져

276
00:17:12,324 --> 00:17:14,284
{\an8}인간이 죽으면...

277
00:17:14,367 --> 00:17:15,368
{\an8}"팅크"

278
00:17:15,452 --> 00:17:17,204
{\an8}...영혼은 육체를 그리워하고

279
00:17:17,704 --> 00:17:21,458
뭐든 잡을 수 있는 손을 잃은
상실감에 슬퍼할 거야

280
00:17:22,751 --> 00:17:26,046
새 학년 첫날, 소리 내 읽을 때
목이 조여들게 하던

281
00:17:26,128 --> 00:17:27,798
부끄러움이 그리울 수도 있고

282
00:17:29,258 --> 00:17:31,927
발가락을 부딪히던 느낌이
그리울 수도 있어

283
00:17:32,010 --> 00:17:33,262
흔들리던 치아

284
00:17:33,345 --> 00:17:34,638
팔꿈치 뼈도

285
00:17:35,180 --> 00:17:36,598
영혼은 여전히 이렇게 묻겠지

286
00:17:36,682 --> 00:17:40,435
'팔꿈치 뼈는 부딪히면 왜 그래?
진짜 이상해'

287
00:17:41,311 --> 00:17:45,107
메마른 정원 같은 두 뺨을
촉촉이 적시는 슬픔을

288
00:17:45,190 --> 00:17:46,984
그리워할지도 몰라

289
00:17:48,193 --> 00:17:51,530
떨어질 때마다
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던

290
00:17:51,613 --> 00:17:53,365
속눈썹이 그리울지도 모르지

291
00:17:54,283 --> 00:17:57,870
인간이 죽으면
영혼은 발그레한 얼굴을 찾아

292
00:17:57,953 --> 00:17:59,788
온 우주를 뒤지고

293
00:18:00,372 --> 00:18:03,792
앙상하게 남은 인내심과
안간힘을 쓰는 마지막 신경

294
00:18:03,876 --> 00:18:06,920
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는
간절한 후두를 찾아

295
00:18:07,004 --> 00:18:10,007
온 우주를 휩쓸 거야

296
00:18:11,842 --> 00:18:14,845
영혼은 허기가 그리울지도 몰라

297
00:18:15,345 --> 00:18:16,513
공허함이

298
00:18:16,597 --> 00:18:17,598
분노가

299
00:18:18,974 --> 00:18:22,477
방법을 배우지 못해
꽉 쥐지 못한 주먹이

300
00:18:22,561 --> 00:18:24,938
방법을 배우지 못해
악물지 못한 턱이

301
00:18:25,022 --> 00:18:28,650
방법을 배우지 못해 사랑받지 못한
몸이 그리울지도 몰라

302
00:18:28,734 --> 00:18:32,237
무덤을 뚫고 밖으로 나오려는
굶주린 유령처럼

303
00:18:33,906 --> 00:18:37,075
영혼은 영원하지 않은
노년을 그리워하고...

304
00:18:37,159 --> 00:18:42,414
생일 축하합니다

305
00:18:42,497 --> 00:18:44,833
- 앞으로도 많이
- 앞으로도 많이

306
00:18:45,417 --> 00:18:48,712
영혼은 육체가 아팠던

307
00:18:48,795 --> 00:18:49,963
모든 날을

308
00:18:51,465 --> 00:18:53,175
억지로 쟁취한 지금을

309
00:18:53,258 --> 00:18:56,720
열병으로 이룩한 이곳을 그리워해

310
00:18:56,803 --> 00:18:59,056
열병은 몸의 기도

311
00:18:59,139 --> 00:19:03,185
보통의 날을 하루만 더
살고 싶다고 애원하며 불타지

312
00:19:04,102 --> 00:19:07,189
몸이 놓지 못하는 것을
영혼은 그리워해

313
00:19:07,689 --> 00:19:11,818
또 무엇이 모든 것에
그리 간절히 매달릴 수 있을까?

314
00:19:11,902 --> 00:19:14,404
지금 앤드리아는
아주 위급한 상황입니다

315
00:19:14,488 --> 00:19:16,865
엄지손가락이 그냥 쑥 빠져요

316
00:19:16,949 --> 00:19:19,952
간호사가 돌아오면
이걸 보여줄 거야

317
00:19:20,035 --> 00:19:22,788
이게 더 심각한 문제인 것 같아

318
00:19:22,871 --> 00:19:23,997
종양보다 더

319
00:19:25,082 --> 00:19:27,918
우주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지

320
00:19:28,001 --> 00:19:30,045
혜성도, 성운도

321
00:19:30,128 --> 00:19:33,465
그 어떤 빛줄기도 충격의 광활함과

322
00:19:33,549 --> 00:19:35,175
수치의 열기

323
00:19:35,259 --> 00:19:38,011
첫 흰머리를 뽑아 던져버리는
손가락을

324
00:19:38,095 --> 00:19:39,805
이해하지 못해

325
00:19:40,681 --> 00:19:42,182
'난 상상이 안 돼'

326
00:19:42,266 --> 00:19:43,559
별들이 말하지

327
00:19:43,934 --> 00:19:47,104
'닭살이 뭔지 다시 얘기해 줘'

328
00:19:47,521 --> 00:19:50,816
'고통을 다시 설명해 줘'

329
00:20:02,995 --> 00:20:07,916
계관 시인 행사에서
시 습작 워크숍을 해요

330
00:20:08,000 --> 00:20:13,505
제가 어떻게 시에 입문했는지
알려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

331
00:20:15,465 --> 00:20:19,178
저는 메인주 북쪽
숲속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습니다

332
00:20:19,261 --> 00:20:21,555
전형적인 노동자 계급 마을이었죠

333
00:20:21,638 --> 00:20:24,641
형편이 넉넉하진 않았어도
아름다운 곳이었죠

334
00:20:25,517 --> 00:20:28,020
어릴 때는 주변에
예술가가 없었어요

335
00:20:28,478 --> 00:20:31,148
시인이나 작가도 몰랐고

336
00:20:31,773 --> 00:20:35,319
어른이 돼서 예술 활동으로
먹고살 수 있단 것도 몰랐어요

337
00:20:36,820 --> 00:20:41,116
그러다 20대 초반에
콜로라도주에 와서

338
00:20:41,200 --> 00:20:42,826
슬램이라는 시 공연을 알게 됐어요

339
00:20:43,619 --> 00:20:45,954
다른 형태의 시보다

340
00:20:46,496 --> 00:20:49,166
접근이 쉽다는 점이 매력이었죠

341
00:20:49,917 --> 00:20:52,294
박사 학위가 필요하지도 않았고요

342
00:20:53,170 --> 00:20:55,923
하지만 절대 무대에는 안 섰어요
생각도 못 할 일이었죠

343
00:20:56,381 --> 00:21:01,261
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기가
너무 무서웠거든요

344
00:21:01,637 --> 00:21:05,140
그때쯤 전 애인 베시가
이별을 고했고

345
00:21:05,224 --> 00:21:07,976
더는 잃을 게 없다는
기분이 들면서

346
00:21:08,060 --> 00:21:11,313
될 대로 돼라는 심정으로
무대에 올라갔는데...

347
00:21:12,147 --> 00:21:13,899
여전히 무척 떨리긴 했죠

348
00:21:13,982 --> 00:21:17,277
종이 떨리는 소리 때문에
목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요

349
00:21:17,361 --> 00:21:18,654
이 시는...

350
00:21:20,322 --> 00:21:22,115
이 시는 오래전에 쓴 시입니다

351
00:21:22,866 --> 00:21:24,701
감정적이고 거친 작품이었어요

352
00:21:24,785 --> 00:21:28,622
그리고 그때는...
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네요

353
00:21:29,873 --> 00:21:31,792
'멋질' 필요가 없을 것 같았어요

354
00:21:31,875 --> 00:21:34,253
별처럼 하얀 주먹으로 싸웠고

355
00:21:34,336 --> 00:21:36,630
살렘 모양의 멍을 남겼다

356
00:21:36,713 --> 00:21:39,758
깊은 지식 없이

357
00:21:39,842 --> 00:21:42,386
이해할 수 있는 시를 쓰는 게
제게는 중요했거든요

358
00:21:42,469 --> 00:21:43,971
어쩌면 그것 역시 내가 이 세상을

359
00:21:44,054 --> 00:21:46,598
실제보다 예쁘게 그리는
이유일지 모른다

360
00:21:46,682 --> 00:21:49,017
어려운 말에는

361
00:21:49,101 --> 00:21:50,727
크게 관심이 없어서였을 거예요

362
00:21:50,811 --> 00:21:54,356
아는 단어가 거의 없어서
첫 시집을 냈을 때

363
00:21:54,439 --> 00:21:55,691
출판사 담당자가 이랬어요

364
00:21:55,774 --> 00:21:59,236
'앤드리아, 똑같은 단어의
순서만 바꾼 시들이에요'

365
00:21:59,319 --> 00:22:01,947
그래서 아는 단어가 그뿐이라
그렇다고 했죠

366
00:22:02,698 --> 00:22:05,075
머리로 이해 못 할 시를
쓸 이유가 없죠

367
00:22:05,993 --> 00:22:07,828
가슴으로 이해 못 할 시는
말할 것도 없고요

368
00:22:07,911 --> 00:22:10,747
내 가슴은 고장 난 냉동고

369
00:22:10,831 --> 00:22:12,791
아무것도 얼리지 못해

370
00:22:12,875 --> 00:22:15,919
그러니까 난 항상 우는 게 아니라

371
00:22:16,003 --> 00:22:19,089
남들과는 달리
녹으면서 물이 흐를 뿐이야

372
00:22:21,258 --> 00:22:23,802
당시에는 그 어떤 시도

373
00:22:23,886 --> 00:22:25,888
자살 충동을 다루지 않았어요

374
00:22:25,971 --> 00:22:29,057
그래서 제 솔직한 심정을
쓰기 시작했죠

375
00:22:31,935 --> 00:22:34,563
제 삶을 끝내고 싶은 괴로움을요

376
00:22:34,646 --> 00:22:37,065
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
모든 날을 위해

377
00:22:37,149 --> 00:22:38,692
손목 정중앙을 위해

378
00:22:38,775 --> 00:22:40,944
죽고 싶어 했던 모든 사람을 위해

379
00:22:41,028 --> 00:22:44,239
이건 다른 사람들도
똑같이 느끼는 감정이라고

380
00:22:44,323 --> 00:22:46,783
되뇌고 또 되뇌는 게

381
00:22:46,867 --> 00:22:48,410
때로는 최고의 치료라고 합니다

382
00:22:48,493 --> 00:22:50,954
희망을 주려는 의도를
담은 시였어요

383
00:22:51,038 --> 00:22:54,625
힘들어하는 다른 이들이
이 시를 듣고

384
00:22:54,708 --> 00:22:57,920
공감하리란 걸 알았거든요
아마 위로가 됐을 거예요

385
00:22:59,838 --> 00:23:05,052
앤드리아에게 시는
뭔가 얻으려는 행위가 아니에요

386
00:23:05,135 --> 00:23:08,055
주목받고 싶어서
시를 쓰는 게 아니라

387
00:23:08,138 --> 00:23:11,058
사람들에게 줄
창작물을 만드는 거죠

388
00:23:11,141 --> 00:23:14,603
그래서 여운이
더 오래 가는 것 같아요

389
00:23:14,686 --> 00:23:15,896
"오늘의 출연자
앤드리아 깁슨 씨"

390
00:23:15,979 --> 00:23:18,690
그러다 한 공연장에서

391
00:23:18,774 --> 00:23:21,944
가수 매니저를 우연히 만났는데

392
00:23:22,027 --> 00:23:25,447
시인 매니저를 해본 적은 없지만

393
00:23:25,531 --> 00:23:28,992
같이 일하고 싶은지 묻길래
좋다고 했어요

394
00:23:29,076 --> 00:23:30,536
기비! 잘하고 와요

395
00:23:30,619 --> 00:23:32,120
긴장돼요!

396
00:23:32,704 --> 00:23:34,331
난 성스럽고 싶었어요

397
00:23:34,414 --> 00:23:36,750
이미 성스러웠는데 그때는 몰랐죠

398
00:23:37,417 --> 00:23:40,295
관객들을 보고 엄청 놀랐어요

399
00:23:41,505 --> 00:23:44,007
앤드리아가 들으면
어떨지 모르겠지만

400
00:23:44,091 --> 00:23:46,218
앤드리아는 시인 사회의
스타였습니다

401
00:23:46,301 --> 00:23:47,469
"앤드리아 깁슨
매진!"

402
00:23:47,553 --> 00:23:51,598
록 클럽에서 투어 공연을 하는
최초의 시인이었죠

403
00:23:52,057 --> 00:23:54,977
떠들썩하고 열기가 넘쳤어요

404
00:23:55,060 --> 00:23:59,857
취한 관중도 많고
여기저기서 애정 행각에...

405
00:23:59,940 --> 00:24:01,024
쪽쪽쪽...

406
00:24:01,108 --> 00:24:02,359
...끝내줬죠

407
00:24:03,986 --> 00:24:06,238
제가 시를 읊기 시작하면

408
00:24:06,989 --> 00:24:09,741
관중도 저랑 같이
그 시를 읊기도 했고요

409
00:24:12,744 --> 00:24:16,248
맙소사, 진짜 꿈만 같았어요

410
00:24:20,419 --> 00:24:21,920
낯선 사람이

411
00:24:22,004 --> 00:24:25,132
제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
시인이라고 대답했어요

412
00:24:26,592 --> 00:24:28,260
믿을 수가 없었죠

413
00:24:28,802 --> 00:24:31,930
이번 생에
그 정도로 운이 좋았어요

414
00:24:33,432 --> 00:24:35,225
메그도 그렇게 만났고요

415
00:24:35,851 --> 00:24:37,811
메그도 공연하는 시인이었거든요

416
00:24:38,270 --> 00:24:43,567
어느 날 공연하러 갔는데
그날 같이 출연했어요

417
00:24:43,650 --> 00:24:46,028
피임을 어떻게 하냐고 물으면
이렇게 답하세요

418
00:24:46,111 --> 00:24:48,697
'동성애 피임법'

419
00:24:50,449 --> 00:24:53,368
듣자마자 굉장하다고 생각했죠

420
00:24:53,452 --> 00:24:55,495
다른 면에서 실패한 것 같았어요

421
00:24:55,579 --> 00:24:56,872
대체로 저 자신요

422
00:24:56,955 --> 00:25:00,125
시인 사회는 무척 긴밀해서

423
00:25:00,209 --> 00:25:02,419
서로 다 알아요

424
00:25:02,503 --> 00:25:05,255
저희는 전국 시 슬램 공연이나

425
00:25:05,339 --> 00:25:09,009
글쓰기 수련회에서 마주치며
몇 년간 친구로 지냈어요

426
00:25:09,092 --> 00:25:10,511
편한 사이로요

427
00:25:11,303 --> 00:25:16,850
그러던 중 오클랜드에서 열린
어느 대회 뒤풀이에서 춤을 췄죠

428
00:25:16,934 --> 00:25:21,438
고양이 무늬 옷을 입고 있었어요
옷에 고양이가 잔뜩이었죠

429
00:25:21,522 --> 00:25:24,900
근데 춤을 정말 잘 추더라고요
전에는 본 적 없었어요

430
00:25:24,983 --> 00:25:27,694
춤 실력에 깜짝 놀랐죠

431
00:25:27,778 --> 00:25:30,572
그리고 저도 한 춤 하잖아요

432
00:25:31,198 --> 00:25:35,786
전 춤에 진심이어서
춤출 때 땀을 많이 흘려요

433
00:25:36,370 --> 00:25:39,122
제가 어떻게 했는지는
말하고 싶지 않아요

434
00:25:39,206 --> 00:25:43,669
앤드리아가...
제 팔을 두 손으로 죽 훑더니

435
00:25:43,752 --> 00:25:47,464
자기 손바닥을 핥았어요

436
00:25:48,257 --> 00:25:51,718
전 그냥 이상하다고 생각했죠

437
00:25:52,594 --> 00:25:53,929
야하기도 하고요

438
00:25:55,806 --> 00:25:57,975
정말 원초적인 행동이죠

439
00:25:58,058 --> 00:26:02,646
그 누구에게도 적절하지 않다고
꼭 짚고 넢어갈게요

440
00:26:02,729 --> 00:26:06,066
그날 둘 다 아는 친구와
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

441
00:26:06,149 --> 00:26:08,193
자긴 안 놀랐다고 하는 거예요

442
00:26:08,277 --> 00:26:12,614
'앤드리아가 너 좋아한 지
몇 년 됐거든', 전 깜짝 놀랐죠

443
00:26:13,824 --> 00:26:17,411
'게이 버전 제임스 딘이
날 좋아한다니 무슨 소리야?'

444
00:26:17,494 --> 00:26:20,330
'넌 앤드리아의 이상형
그 자체야'

445
00:26:20,414 --> 00:26:22,666
'굴곡 있는 몸매, 빨간 립스틱'
전 그 말에...

446
00:26:23,667 --> 00:26:26,920
전 제가 누구의 이상형이라곤
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

447
00:26:27,838 --> 00:26:32,843
제 몸을 싫어해서
평생 괴로웠거든요

448
00:26:33,969 --> 00:26:38,015
어릴 때는
어린이 다이어트 캠프까지 갔고요

449
00:26:38,557 --> 00:26:41,101
앤드리아를 만났을 때는

450
00:26:41,185 --> 00:26:45,564
지금보다 25, 30kg 정도
더 나갔을 때예요

451
00:26:46,231 --> 00:26:51,153
그때까지 만난 사람들은
제 몸을 극복했다고 생각했죠

452
00:26:52,613 --> 00:26:56,825
앤드리아가 문자를 보내서
데이트할 생각이 있는지 묻길래

453
00:26:56,909 --> 00:26:59,661
'그래, 누구랑?'이라고 했어요

454
00:27:01,538 --> 00:27:03,874
메건이랑 나 어떤 것 같아?

455
00:27:03,957 --> 00:27:08,921
네 평생에 다시 없을
인연이라고 생각해

456
00:27:09,004 --> 00:27:10,422
- 뭐?
- 뭐?

457
00:27:11,048 --> 00:27:13,425
메그가
가수 라나 델 레이를 좋아해서

458
00:27:13,509 --> 00:27:16,470
콜로라도 공연의 1열 표를 샀어요

459
00:27:16,553 --> 00:27:19,473
그리고 같이 보러 가자고 했죠

460
00:27:20,098 --> 00:27:22,768
콜로라도까지 가는
항공권도 사줬어요

461
00:27:22,851 --> 00:27:26,104
'프린세스 다이어리'의
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죠

462
00:27:26,188 --> 00:27:27,606
'나 비행기 탔다!' 하면서요

463
00:27:27,689 --> 00:27:31,318
스쿼시
내 친구 메건 팔리를 만날 거야

464
00:27:31,401 --> 00:27:32,486
신나지?

465
00:27:33,278 --> 00:27:37,157
공연 당일 아침에 일어나서

466
00:27:37,241 --> 00:27:41,578
공연장까지 가는 길과 시간을
검색해 보려고 하는데

467
00:27:41,662 --> 00:27:44,915
그날이 5월 13일이었던 거예요

468
00:27:44,998 --> 00:27:47,376
제가 말했죠
'공연은 5월 12일이야'

469
00:27:47,459 --> 00:27:50,504
그래서 결국 못 봤어요

470
00:27:52,214 --> 00:27:54,550
일부러 무지 슬픈 척 연기했어요

471
00:27:54,633 --> 00:27:57,719
관심받고 싶어서 막 이렇게요

472
00:27:58,345 --> 00:28:01,849
그랬더니 '그럼 이리 와서
네 몸을 보여줄래?'라더군요

473
00:28:03,141 --> 00:28:09,189
그리고... 그때 처음으로
제 몸을 선물처럼 보여줬어요

474
00:28:09,273 --> 00:28:13,235
숨기려고 애쓰지 않고요

475
00:28:13,318 --> 00:28:14,528
그리고...

476
00:28:16,488 --> 00:28:20,158
...제 배에 입을 맞췄어요
저는 어릴 때부터

477
00:28:20,242 --> 00:28:22,995
배 때문에 이런저런 말을
많이 들었거든요

478
00:28:23,078 --> 00:28:26,832
근데 앤드리아는 자꾸
'섹시해, 섹시해!' 하더라고요

479
00:28:27,374 --> 00:28:29,668
그랬더니...

480
00:28:30,252 --> 00:28:32,880
마치 입맞춤 덕분에
상처가 아무는 듯했어요

481
00:28:33,630 --> 00:28:35,757
작별 인사는 안 할 거야

482
00:28:35,841 --> 00:28:38,343
- 그럼 그냥 가라고?
- 아니

483
00:28:38,427 --> 00:28:41,013
- 나 직장 그만둘까?
- 응

484
00:28:41,096 --> 00:28:42,890
그럼 뭐 하라고?

485
00:28:42,973 --> 00:28:44,349
날 챙겨주면 되지

486
00:28:49,646 --> 00:28:52,941
그 일을 계기로
제 생각도 달라졌어요

487
00:28:53,025 --> 00:28:58,155
'앤드리아가 내 몸을 사랑한다면
나도 할 수 있을까?'

488
00:28:59,531 --> 00:29:03,577
그래서 코로나 때 시를 그만두고
회고록 집필을 시작했어요

489
00:29:03,660 --> 00:29:05,495
제 몸에 관한 이야기였죠

490
00:29:06,413 --> 00:29:09,082
그때 앤드리아가
암 선고를 받은 거예요

491
00:29:09,166 --> 00:29:13,045
근데 전 바지 사이즈 얘기나
쓰고 있다니

492
00:29:13,128 --> 00:29:14,379
대체... 뭔가 싶었죠

493
00:29:14,963 --> 00:29:17,549
자기야, 나 잘생긴 것 같아?

494
00:29:17,633 --> 00:29:20,177
완전, 대단히, 진심으로
미친 듯이

495
00:29:21,303 --> 00:29:23,388
진심으로, 미친 듯이!

496
00:29:23,472 --> 00:29:24,765
진짜?

497
00:29:24,848 --> 00:29:29,645
화학 요법 때문에
머리가 다 빠졌을 때

498
00:29:30,354 --> 00:29:33,565
머리 스타일로 유명했는데
아쉽지는 않은지

499
00:29:33,649 --> 00:29:35,400
그렇게 물으니...

500
00:29:36,193 --> 00:29:40,948
그냥 몸이 있으면 좋겠대요
어떻게 생겼는지는 상관없고요

501
00:29:47,246 --> 00:29:53,627
평생 달고 살았던
몸에 관한 불만이 정점을 찍고

502
00:29:53,710 --> 00:29:56,004
그때 정말...

503
00:29:57,339 --> 00:29:59,925
맥락 속에서 보게 됐어요

504
00:30:00,676 --> 00:30:04,763
몸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것 외의
다른 행동은

505
00:30:04,847 --> 00:30:08,350
전부 부질없음을 깨닫게 됐죠
건강한 몸이라면 더욱요

506
00:30:09,351 --> 00:30:14,773
이 세상과 상처를
다른 시선에서 보게 됐어요

507
00:30:22,197 --> 00:30:23,991
안녕, 꼬마 괴물

508
00:30:25,450 --> 00:30:27,160
정말 사랑해

509
00:30:27,703 --> 00:30:30,038
이런, 오늘은 뽀뽀 안 돼

510
00:30:30,873 --> 00:30:32,916
뽀뽀는 4일만 더 기다려

511
00:30:33,458 --> 00:30:34,459
나도 기다려야 해

512
00:30:34,543 --> 00:30:36,461
메그도 기다려야 해

513
00:30:38,213 --> 00:30:41,341
스테로이드 때문에 성질부리는 게
보통 오늘쯤인가? 내일?

514
00:30:41,425 --> 00:30:43,093
둘 다

515
00:30:44,178 --> 00:30:46,513
좀 늦게 올 때도 있고
밤에 시작될 때도 있지

516
00:30:46,597 --> 00:30:50,642
화학 요법이 끝나면
스테로이드 때문에 예민해져요

517
00:30:52,019 --> 00:30:54,646
스테로이드 때문에 까칠할 때

518
00:30:54,730 --> 00:30:56,732
메그에게 웃긴 소릴 하는데
궁금하세요?

519
00:30:57,566 --> 00:31:00,360
- '최소한 그 정도'
- '최소한 그 정도!'

520
00:31:00,444 --> 00:31:01,820
그 말 진짜 짜증 나

521
00:31:01,904 --> 00:31:04,406
어떤 식이냐면
약 때문에 예민해져서...

522
00:31:04,489 --> 00:31:07,743
이런 식이에요
'최소한 물 한 잔 정도 줘야지'

523
00:31:07,826 --> 00:31:09,244
'이게 장난하나?' 싶죠

524
00:31:09,328 --> 00:31:12,497
'최소한 스무디 한 잔 정도는
줘야 하는 거 아냐?'

525
00:31:12,581 --> 00:31:16,251
그날 종일 엄청 바빴던 사람에게

526
00:31:16,335 --> 00:31:18,003
'최소한 그 정도'라니...

527
00:31:18,086 --> 00:31:21,006
저는... 요즘에는
그 말을 안 하려고 하는데

528
00:31:21,089 --> 00:31:24,384
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
'최소한 그 정도'

529
00:31:25,469 --> 00:31:29,348
날 미치게 하기 딱 좋은 문장이야

530
00:31:29,431 --> 00:31:32,684
자기한테 바치는
사랑의 시를 쓸 거야

531
00:31:32,768 --> 00:31:34,436
제목은 '최소한 그 정도'

532
00:31:37,231 --> 00:31:39,983
지금 머리 모양은
마음에 안 들지만

533
00:31:40,609 --> 00:31:42,486
긴 머리가 너무 귀찮아서

534
00:31:42,569 --> 00:31:45,572
지금부터는
그냥 짧은 머리로 살아야겠어

535
00:31:46,698 --> 00:31:49,076
그리고 이게 더
터프해 보이는 것 같아

536
00:31:51,662 --> 00:31:53,580
내 생각에는...

537
00:31:55,457 --> 00:31:58,210
외모가 내면과 어울리는 게
중요하거든

538
00:32:01,171 --> 00:32:04,174
내 내면과 어울리는 외모는
어때야 할 것 같아?

539
00:32:07,427 --> 00:32:08,929
다정하고

540
00:32:10,973 --> 00:32:12,182
똑똑하고

541
00:32:16,436 --> 00:32:17,646
아름답고

542
00:32:21,441 --> 00:32:23,193
최소한 그 정도

543
00:32:26,530 --> 00:32:28,490
최소한 그 정도!

544
00:32:33,120 --> 00:32:37,291
난 이제 피검사 결과를 열어서

545
00:32:37,374 --> 00:32:39,376
종양 표지자를 확인할 거야

546
00:32:40,460 --> 00:32:43,755
앤드리아의 암은
피검사로 측정할 수 있어요

547
00:32:43,839 --> 00:32:49,219
CA-125라고 하는
암 항원 125 수치로요

548
00:32:49,303 --> 00:32:53,473
체내의 난소암 관련 사항을
확인하는 지표죠

549
00:32:54,057 --> 00:32:59,521
그래서 지난 3년간
3주에 한 번씩

550
00:32:59,605 --> 00:33:02,357
종양이 커지고 있는지
확인할 수 있어요

551
00:33:03,066 --> 00:33:05,652
어떻게 될지 결과를 기다리는 거죠

552
00:33:06,069 --> 00:33:06,904
죽는지를요

553
00:33:07,529 --> 00:33:10,991
저희 일상은 3주 주기로
돌아가는 것 같아요

554
00:33:12,117 --> 00:33:14,745
다음 혈액 검사일이

555
00:33:14,828 --> 00:33:17,831
{\an8}점점 다가오고 일주일쯤 남으면

556
00:33:17,915 --> 00:33:20,626
{\an8}다시 두려움에 사로잡히고

557
00:33:20,709 --> 00:33:23,795
그게 반복되는 삶이에요

558
00:33:23,879 --> 00:33:24,880
{\an8}"남편"

559
00:33:24,963 --> 00:33:28,550
{\an8}지난번 검사에서는
CA-125가 16이었어

560
00:33:30,052 --> 00:33:33,472
어떻게 느껴야 할지 모르겠어

561
00:33:35,474 --> 00:33:37,559
수치가 만약에...

562
00:33:40,854 --> 00:33:43,607
20대 이상이라거나 하면

563
00:33:43,690 --> 00:33:46,568
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
모를 것 같아

564
00:33:46,652 --> 00:33:51,490
수치가 16 이하면
난 정말 행복할 거야

565
00:33:54,243 --> 00:33:59,081
감정이 수치에 비례한단 말은
하고 싶지 않아

566
00:33:59,164 --> 00:34:00,249
알았어

567
00:34:00,832 --> 00:34:03,085
됐다, 자기야, 자기는 보지 마

568
00:34:05,212 --> 00:34:07,005
로그인 어떻게 해?

569
00:34:09,507 --> 00:34:10,551
됐다

570
00:34:17,014 --> 00:34:18,100
높네

571
00:34:19,059 --> 00:34:20,811
- 몇인데?
- 21이야

572
00:34:42,833 --> 00:34:44,751
기분이 어때?

573
00:34:45,460 --> 00:34:48,839
아마 내 몸 다른 곳에서
종양이 자라고 있나 봐

574
00:34:53,594 --> 00:34:56,722
치료가 더 이상
효과를 못 낸단 뜻이기도 하고

575
00:34:58,765 --> 00:35:00,017
그럼...

576
00:35:00,767 --> 00:35:02,853
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

577
00:35:02,936 --> 00:35:04,688
난 곧 죽겠지

578
00:35:12,321 --> 00:35:14,281
내 친구들에게 연락해 줄래?

579
00:35:15,949 --> 00:35:18,535
친구들에게 알리지 않고는

580
00:35:18,619 --> 00:35:20,078
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

581
00:35:22,164 --> 00:35:24,666
그리고 누구보다
우리 엄마가 제일 힘들어하겠지

582
00:35:25,501 --> 00:35:27,961
이모도 난소암으로 돌아가셨고

583
00:35:28,045 --> 00:35:31,131
외할머니는 그 일로 슬퍼하시다가
돌아가셨거든

584
00:35:31,840 --> 00:35:34,593
그래서 엄마한테 말 꺼내기가
제일 힘들 것 같아

585
00:35:36,845 --> 00:35:39,139
이게 전반적으로
무슨 뜻인진 몰라도

586
00:35:39,223 --> 00:35:40,974
내 진단이 무슨 뜻인진 아니까

587
00:35:41,058 --> 00:35:44,520
이 결과랑 상관없이 언젠가
치료가 안 먹힐 줄은 알았어

588
00:35:44,603 --> 00:35:46,563
지금이든 나중이든

589
00:35:47,105 --> 00:35:48,106
그리고...

590
00:35:49,900 --> 00:35:51,568
그걸 받아들였더니

591
00:35:52,319 --> 00:35:54,613
달콤한 감정들이 느껴져

592
00:35:55,697 --> 00:35:59,368
받아들이지 않으면
거기에만 갇혀 있을 뿐이잖아

593
00:35:59,451 --> 00:36:01,119
이 숫자만 보고 살겠지

594
00:36:03,622 --> 00:36:06,917
'그래, 이렇게 되는구나' 하고
받아들이니까

595
00:36:08,210 --> 00:36:09,878
내 인생을 살 수 있어

596
00:36:13,006 --> 00:36:15,342
이런 순간이 모두에게 올 거야

597
00:36:15,843 --> 00:36:17,803
여기 있는 모두에게

598
00:36:17,886 --> 00:36:19,555
모든 삶에 있는 순간이지

599
00:36:22,975 --> 00:36:26,979
전 맨날 이렇게 말해요
'자기 없이 나 혼자서는 못 해'

600
00:36:29,147 --> 00:36:32,734
자기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야
없으면 난 감당 못 해

601
00:36:34,152 --> 00:36:35,237
맞는 말이야

602
00:36:36,321 --> 00:36:38,115
나도 자기 없으면 못 해낼 거야

603
00:36:42,786 --> 00:36:44,788
새로운 버킷 리스트를 만들었다

604
00:36:44,872 --> 00:36:47,082
{\an8}극한의 모험을 나열한
목록이 아니다

605
00:36:47,165 --> 00:36:48,292
{\an8}"사소한 것들"

606
00:36:48,375 --> 00:36:52,129
{\an8}번지점프나 윙슈트
열기구와는 관련 없다

607
00:36:52,212 --> 00:36:53,630
여권도 필요하지 않고

608
00:36:53,714 --> 00:36:55,799
돌고래 수영도 아니다

609
00:36:55,883 --> 00:36:58,302
물론 전부 짜릿한 활동이지만

610
00:36:58,385 --> 00:37:00,012
그런 것들은 내게

611
00:37:00,095 --> 00:37:04,641
우리가 사소하다고 여기는 것들만큼
열정을 불어넣지는 않는다

612
00:37:04,725 --> 00:37:09,396
이게 나의
가장 크고 사소한 꿈들이다

613
00:37:10,856 --> 00:37:14,860
짝을 잃고 슬피 우는 산비둘기의
곁을 지켜주기

614
00:37:15,319 --> 00:37:17,321
할머니가 쓰시던 골무를 끼고

615
00:37:18,071 --> 00:37:20,407
친구의 옷 수선하기

616
00:37:20,490 --> 00:37:23,076
사랑의 시로

617
00:37:23,160 --> 00:37:24,536
피아노 꾸미기

618
00:37:25,120 --> 00:37:28,957
자기야, 공구함 좀 갖다줄래?
필요할 것 같아

619
00:37:29,833 --> 00:37:33,253
- 내 드릴은?
- 자기 드릴도

620
00:37:33,337 --> 00:37:36,632
근처에 다람쥐 네 마리가 사는데
제가 먹이를 주면 싸워요

621
00:37:36,715 --> 00:37:39,134
그래서 다람쥐 집을 샀죠

622
00:37:41,011 --> 00:37:46,808
폭풍우를 견딘 유일한 소나무에
새집을 짓는 다람쥐를 바라보기

623
00:37:46,892 --> 00:37:48,977
- 좋아!
- 그래, 잘한다!

624
00:37:49,770 --> 00:37:53,440
제설차에 치여 넘어진
우편함 고치기

625
00:37:54,024 --> 00:37:57,027
밖에 나와보니
우편함이 아예 없어졌어요

626
00:37:57,110 --> 00:37:58,612
우편물이 들어 있는 채로요

627
00:37:58,695 --> 00:38:00,489
어디 있는지 찾아봤어요?

628
00:38:00,572 --> 00:38:02,241
왜요? 봤어요?

629
00:38:04,826 --> 00:38:09,289
강풍에 날아간 우편함 고치기

630
00:38:09,373 --> 00:38:12,167
어린이용 장난감이랑 오다니
이상한데

631
00:38:12,251 --> 00:38:13,961
이거 애들 장난감이야?

632
00:38:14,044 --> 00:38:16,630
- 아냐, 진짜 우편함이야
- 이거 봐

633
00:38:19,174 --> 00:38:21,134
피셔 프라이스 제품이라더니

634
00:38:21,218 --> 00:38:23,136
진짜 피셔 프라이스야?

635
00:38:23,220 --> 00:38:27,683
곰이 넘어뜨린 우편함을 고치고

636
00:38:27,766 --> 00:38:30,018
고치고 또 고치기

637
00:38:30,602 --> 00:38:33,981
기비가 이렇게 예쁜
우편함을 생각해 냈어요!

638
00:38:35,023 --> 00:38:38,735
남은 한 해 동안 매일 밤
어머니께 밤 인사 드리기

639
00:38:38,819 --> 00:38:41,655
- 알았어요, 엄마, 잘 자요
- 사랑해

640
00:38:41,738 --> 00:38:46,326
괴로운 소식을 듣고 난 직후

641
00:38:46,410 --> 00:38:49,371
모르는 사람을 위해
병원 엘리베이터 잡아주기

642
00:38:49,454 --> 00:38:51,748
그동안 정말 감사했어요

643
00:38:51,832 --> 00:38:55,002
간호사에게 계속해서 고맙다고 하기

644
00:38:55,085 --> 00:38:56,545
정말 감사해요

645
00:38:56,628 --> 00:38:58,130
벌레다

646
00:38:59,882 --> 00:39:02,259
이거 내보내야겠어요

647
00:39:03,427 --> 00:39:07,514
밖으로 조심스럽게 데려가는 동안

648
00:39:07,598 --> 00:39:10,809
손금에서 줄타기하는 거미의 움직임

649
00:39:12,686 --> 00:39:15,814
별 아래 천막 침대에서 잠들며

650
00:39:15,898 --> 00:39:18,525
새 별자리 지어내기

651
00:39:18,609 --> 00:39:19,985
저건 올슨 자리야

652
00:39:20,068 --> 00:39:21,612
메리-케이트랑 애슐리 올슨

653
00:39:22,321 --> 00:39:23,697
누군지 몰라

654
00:39:25,616 --> 00:39:29,286
천장의 창을 통과해
메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던

655
00:39:29,369 --> 00:39:31,830
달빛의 기억

656
00:39:32,372 --> 00:39:35,042
슬퍼지면 자기를 깨워도 되는지

657
00:39:35,125 --> 00:39:37,503
허락받아야 할 것 같아

658
00:39:37,586 --> 00:39:39,880
그건 항상 허락이지

659
00:39:40,797 --> 00:39:43,217
2인용 자전거 뒤에서

660
00:39:43,300 --> 00:39:46,762
나를 감싸던 메그의 따스한 팔

661
00:39:49,806 --> 00:39:55,479
거의 다 왔어, 이지!
다 왔어, 잘했어, 용감하네

662
00:39:55,979 --> 00:39:58,190
슬픔 속에서 춤추기

663
00:39:59,066 --> 00:40:02,569
마당에 설치한 수영장에서
바다를 느끼기

664
00:40:04,571 --> 00:40:06,907
아픔 속에서 사랑하기

665
00:40:07,658 --> 00:40:09,785
휴대폰을 깜빡하기

666
00:40:09,868 --> 00:40:12,704
전부 기억하기

667
00:40:18,752 --> 00:40:21,588
암에 걸리기 전에는
너무 우울했어요

668
00:40:22,714 --> 00:40:26,426
진단을 받았을 때
아주 색다른 감정이 느껴졌죠

669
00:40:26,510 --> 00:40:30,889
감사와 사랑으로 이루어진 듯한
감정이었어요

670
00:40:33,100 --> 00:40:36,353
좀 더 조용한 일상을
보낼 수 있어서 행복해요

671
00:40:36,436 --> 00:40:37,896
이리 와!

672
00:40:38,647 --> 00:40:42,985
암 진단을 받기 전에는
늘 바깥으로만 돌았어요

673
00:40:43,610 --> 00:40:45,112
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죠

674
00:40:45,195 --> 00:40:47,656
공연이 끊이지 않았거든요

675
00:40:48,490 --> 00:40:52,578
암 진단을 받고 지난 3년 동안은

676
00:40:52,661 --> 00:40:54,830
공연을 하지 않았죠

677
00:40:54,913 --> 00:40:59,543
{\an8}안녕하세요, 여러분
최근에 암 재발 사실을 알게 돼서

678
00:40:59,626 --> 00:41:02,171
{\an8}가을 투어를 취소해야겠어요

679
00:41:02,254 --> 00:41:04,840
이미 표를 사신 분들...

680
00:41:04,923 --> 00:41:07,217
사랑합니다, 정말 감사해요

681
00:41:07,301 --> 00:41:10,220
앞으로도... 계속 소식 전할게요
알겠죠?

682
00:41:12,222 --> 00:41:15,267
공연 안 한 지 몇 년이나 됐어요

683
00:41:16,351 --> 00:41:18,353
면역력이 많이 떨어져서

684
00:41:18,437 --> 00:41:20,772
메그와 전 거의 격리된 셈이에요

685
00:41:22,024 --> 00:41:23,942
실제로 위험할 수도 있거든요

686
00:41:25,944 --> 00:41:29,364
그래도 공연이 무척 그리운 게
제 솔직한 심정이에요

687
00:41:30,782 --> 00:41:32,951
라이브 공연
한 번 더 하고 싶어요?

688
00:41:33,035 --> 00:41:37,414
다시 무대에 서지 못하고 죽으면
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

689
00:41:37,497 --> 00:41:39,041
공연 꼭 하고 싶어요

690
00:41:41,627 --> 00:41:46,048
근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
제 건강 상태에 확신이 없거든요

691
00:41:47,299 --> 00:41:48,967
그래서... 잘 모르겠어요

692
00:41:53,055 --> 00:41:55,349
알렉사, 침실 조명 꺼줘

693
00:41:56,099 --> 00:41:57,226
알겠습니다

694
00:42:01,104 --> 00:42:03,482
오늘 제일 좋았던 순간이
언제였어?

695
00:42:04,399 --> 00:42:06,860
아까 라이언이...

696
00:42:06,944 --> 00:42:09,488
공연을 하고 싶은지 물어봤어

697
00:42:10,948 --> 00:42:11,990
난...

698
00:42:13,033 --> 00:42:14,576
정말 하고 싶어

699
00:42:16,119 --> 00:42:17,704
진짜, 진심으로

700
00:42:19,790 --> 00:42:22,292
생각만 해도 설레더라

701
00:42:22,376 --> 00:42:24,044
자기는 어때?

702
00:42:24,753 --> 00:42:26,755
몇 개 있는데

703
00:42:27,714 --> 00:42:28,882
그래

704
00:42:29,758 --> 00:42:31,260
근데 난 이게 좋아

705
00:42:31,969 --> 00:42:33,178
이거?

706
00:42:33,262 --> 00:42:36,723
불공평해, 내가 알았으면
나도 그걸 골랐을 거야

707
00:42:37,307 --> 00:42:40,394
- 뭘 알아?
- 이것도 된단 거

708
00:42:47,693 --> 00:42:50,320
- 베시? 어서 와!
- 안녕!

709
00:42:50,404 --> 00:42:52,489
쓰레기장 구경 기대돼?

710
00:42:52,573 --> 00:42:53,657
그럼

711
00:42:53,740 --> 00:42:56,326
쓰레기장 빨리 보고 싶다!

712
00:42:56,952 --> 00:42:59,538
어젯밤에 알게 됐는데

713
00:42:59,621 --> 00:43:02,124
속삭여도 다 들리니까 알아둬

714
00:43:02,207 --> 00:43:04,209
지금도 다 듣고 있을걸

715
00:43:04,293 --> 00:43:08,297
그러니까 제작진 싫다는 말
절대 속삭이지 마

716
00:43:10,007 --> 00:43:11,008
알았어

717
00:43:12,759 --> 00:43:17,389
저분들도 우리 사이 알아?
쓰레기장 셔틀 기사라고 생각하나?

718
00:43:18,557 --> 00:43:20,601
오래전에 사귄 사이란 거 알아

719
00:43:20,684 --> 00:43:22,561
아주 가까운 사이란 것도 알고

720
00:43:23,103 --> 00:43:24,938
일단 꼭 아셔야 하는 게...

721
00:43:25,022 --> 00:43:27,941
맙소사
맨날 이 소리예요, 맨날!

722
00:43:28,025 --> 00:43:30,319
...전 앤드리아를 차서 유명해졌어요

723
00:43:30,402 --> 00:43:31,737
네

724
00:43:31,820 --> 00:43:34,740
앤드리아 깁슨을 찼다고
말할 수 있는 사람 별로 없잖아요

725
00:43:34,823 --> 00:43:35,991
많아!

726
00:43:36,074 --> 00:43:39,786
- 그런 사람 많아! 왜 이래?
- 내가 처음이잖아

727
00:43:39,870 --> 00:43:41,288
난 그때 시를 쓰기 시작했지

728
00:43:41,622 --> 00:43:43,290
왜 찼는데요?

729
00:43:44,333 --> 00:43:47,002
알고 보니 우린 그냥
똑같은 사람이었어요

730
00:43:47,085 --> 00:43:50,881
둘 다 남자였고
성별 개념을 잘 몰랐어요, 맞지?

731
00:43:50,964 --> 00:43:51,965
그런 것 같아

732
00:43:52,049 --> 00:43:54,009
라이언, 남자끼리
못 사귄단 건 아니고요

733
00:43:55,385 --> 00:43:58,430
맞아, 그냥...

734
00:43:58,514 --> 00:44:00,516
- 우리랑 안 맞았지
- 안 맞았어

735
00:44:02,392 --> 00:44:06,063
커밍아웃 당시 저희 부모님은

736
00:44:06,146 --> 00:44:08,398
퀴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셨고

737
00:44:08,482 --> 00:44:12,903
퀴어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
걱정이 많으셨어요

738
00:44:13,362 --> 00:44:15,739
베시의 부모님을 만날 때도
정말 두려웠죠

739
00:44:15,822 --> 00:44:17,866
독실한 가톨릭 신자셨거든요

740
00:44:17,950 --> 00:44:20,285
근데 부모님 댁에 갔더니

741
00:44:20,369 --> 00:44:22,829
따뜻하게 맞아주시는 거예요

742
00:44:22,913 --> 00:44:26,333
베시의 아버지는
최근에 암으로 돌아가셨어요

743
00:44:26,416 --> 00:44:30,504
진단 후에 거짓말 아니고
딱 5일 있다가 돌아가셨어요

744
00:44:30,587 --> 00:44:35,050
그때 앤드리아에게 전화해서
집에 못 있겠다고 했어요

745
00:44:35,133 --> 00:44:37,886
그게... 슬픔 때문만은 아니었고

746
00:44:37,970 --> 00:44:41,890
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한
일종의 불편함이었달까요

747
00:44:41,974 --> 00:44:47,563
그랬더니 앤드리아가
사랑으로 받아들이래요

748
00:44:48,313 --> 00:44:51,316
'지금 어떤 감정이 느껴지든
다 사랑이라고 생각해'

749
00:44:51,400 --> 00:44:54,194
'그게 공포든 슬픔이든'

750
00:44:54,278 --> 00:44:56,613
'지금 느껴지는 네 감정을
사랑이라고 불러봐'

751
00:44:56,697 --> 00:45:00,075
아버지를 잃은 경험이
그 말 하나로 달라졌어요

752
00:45:03,787 --> 00:45:05,998
"쓰레기"

753
00:45:06,874 --> 00:45:10,502
의자를 저렇게 막 버려?
멀쩡한 의자를

754
00:45:10,586 --> 00:45:12,421
- 저 하얀 거?
- 응

755
00:45:13,380 --> 00:45:17,009
앤드리아의 작품 중
이런 구절이 있어요

756
00:45:17,092 --> 00:45:20,220
퀴어는 옛 연인들과
친구로 남는 경우가 많다

757
00:45:20,304 --> 00:45:22,097
가족을 너무 많이 잃었기에

758
00:45:22,181 --> 00:45:25,017
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
사람들을 만나면

759
00:45:25,100 --> 00:45:27,769
그들을 보내지 않으려고
뭐든 마다하지 않는다

760
00:45:29,813 --> 00:45:31,481
저거 꺼내줄래, 베시?

761
00:45:31,565 --> 00:45:33,150
두 개야

762
00:45:33,233 --> 00:45:36,570
제 친한 친구들은
거의 다 옛 연인들이에요

763
00:45:36,987 --> 00:45:38,655
베시도 그렇고요

764
00:45:38,739 --> 00:45:41,491
베시에게 아들이 있는데

765
00:45:41,575 --> 00:45:44,620
앤드리아를 '이촌'이라고 불러요

766
00:45:44,703 --> 00:45:47,247
'이모'와 '삼촌'을 합친 말이죠

767
00:45:47,331 --> 00:45:49,917
저희가 지금 사는 이 집은

768
00:45:50,000 --> 00:45:55,047
앤드리아가 25년 전 사귄
에밀리와 장만한 집이에요

769
00:45:56,006 --> 00:45:58,759
제가 이 집에 왔을 때도
두 사람과 같이 살았죠

770
00:45:59,760 --> 00:46:03,847
헤더는 앤드리아와
8년간 교제한 사람이에요

771
00:46:03,931 --> 00:46:07,142
실연 주제의 시는
대체로 헤더가 주인공이에요

772
00:46:07,226 --> 00:46:11,104
이제는 매니저로 고용했고요
각별한 사이이기도 하니까요

773
00:46:11,188 --> 00:46:13,857
네, 맞아요, 옛 연인들이 많죠

774
00:46:14,566 --> 00:46:17,736
저한테도 가족 같은 사람들이에요

775
00:46:18,070 --> 00:46:20,906
좋아, 본, 일 얘기를 해보자

776
00:46:20,989 --> 00:46:25,744
라이브 공연을 한 번 더 하자는
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

777
00:46:25,827 --> 00:46:29,873
지금까지 했던 공연과는
다른 분위기가 될 것 같아

778
00:46:29,957 --> 00:46:32,501
사람들이 몰려들 거야

779
00:46:32,584 --> 00:46:35,629
특별한 행사가 되겠지

780
00:46:35,712 --> 00:46:39,675
아무리 따져봐도 이게
내 마지막 공연이 될 확률이 높아

781
00:46:39,758 --> 00:46:41,677
아주 감정적인 자리가 되겠지

782
00:46:41,760 --> 00:46:44,096
친구들도 전부 참석해서

783
00:46:44,179 --> 00:46:46,265
마음이 흔들리지 않게
잡아줄 테니까

784
00:46:46,348 --> 00:46:47,850
- 맞아
- 긴장되기도 해

785
00:46:47,933 --> 00:46:50,477
지금까지 한 것처럼
또 취소하긴 싫거든

786
00:46:51,186 --> 00:46:55,440
투어를 취소하는 게
내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어

787
00:46:56,024 --> 00:46:57,401
- 일단 두고 보자
- 응

788
00:47:06,326 --> 00:47:09,538
앤드리아는 요즘
제 회고록 편집을 돕고 있어요

789
00:47:09,621 --> 00:47:12,666
무척 다른 방식으로
서로의 작품을 편집하죠

790
00:47:13,292 --> 00:47:16,086
네, 저는
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는데

791
00:47:16,170 --> 00:47:20,299
메그가 글 쓰는 모습을 보면
아주 훌륭하고

792
00:47:20,382 --> 00:47:21,592
아름다운 글을...

793
00:47:22,968 --> 00:47:25,179
짧은 시간 내에
술술 잘 쓰더라고요

794
00:47:26,388 --> 00:47:29,057
근데 이게 문제야, 메그
자긴 아는 단어가 많잖아

795
00:47:29,141 --> 00:47:33,979
근데 메그가 쓰는 단어들이
실은 단어가 아니라는 걸

796
00:47:34,062 --> 00:47:35,689
- 곧 알게 될 거예요
- 알았어

797
00:47:35,772 --> 00:47:38,317
뭐가 더 이상한지 투표해 볼까요?

798
00:47:38,400 --> 00:47:40,944
시인이자 작가인 제가
단어를 많이 아는 것과

799
00:47:41,028 --> 00:47:44,489
계관 시인인 앤드리아가
단어 5개밖에 모른다는 거

800
00:47:44,948 --> 00:47:47,576
단어를 5개밖에 모르면서
이만큼이나 다작하려면

801
00:47:47,659 --> 00:47:50,662
얼마나 실력이 좋아야 하는지
몰라서 그래?

802
00:47:52,456 --> 00:47:53,582
미안한데

803
00:47:53,665 --> 00:47:55,626
자기는 공구가 너무 많아

804
00:47:55,709 --> 00:47:59,046
난 스크루드라이버 하나로
집을 짓는 셈이고

805
00:47:59,796 --> 00:48:03,133
- 자, 그럼...
- 어떤 부분이야?

806
00:48:03,217 --> 00:48:04,676
마음의 준비를 하려고

807
00:48:05,219 --> 00:48:08,555
- 수술하기 전
- 알겠어

808
00:48:10,015 --> 00:48:13,393
'내 시선은
앤드리아의 배에 사로잡혔다'

809
00:48:14,019 --> 00:48:17,022
'날카롭게 각이 살아 있던
중간 부분은'

810
00:48:17,105 --> 00:48:19,775
'지난 몇 주간
심하게 붓고 팽창해서'

811
00:48:19,858 --> 00:48:22,903
'이제는 모든 게
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왔고'

812
00:48:22,986 --> 00:48:24,530
'긴박함이 느껴졌다'

813
00:48:24,613 --> 00:48:27,366
'앤드리아도 나처럼
배가 둥글어졌다'

814
00:48:27,449 --> 00:48:31,286
'평생 내 배를 혐오했지만
피부 아래서 천천히 자라나는'

815
00:48:31,370 --> 00:48:35,624
'사악한 존재가 있으리라고는
상상한 적도 없었다'

816
00:48:37,501 --> 00:48:40,295
정말 멋진 내용이다, 자기야

817
00:48:40,379 --> 00:48:43,131
문체도 마음에 쏙 들어, 훌륭해

818
00:48:43,215 --> 00:48:45,676
근데 뭔가 빠진 것 같아

819
00:48:45,759 --> 00:48:48,387
앤드리아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은
잘 드러나는데

820
00:48:48,470 --> 00:48:50,597
물론 그럼 좋지만

821
00:48:50,681 --> 00:48:52,808
여기서 느끼는 감정이 뭔지
잘 모르겠어

822
00:48:53,559 --> 00:48:56,687
자세히 말해줄래?
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

823
00:48:56,770 --> 00:49:00,774
가끔은 내가 하고 있는 게
내 생각과는 다른 것 같아

824
00:49:01,316 --> 00:49:04,486
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
다른 관점에서 보게 됐고

825
00:49:04,570 --> 00:49:06,238
여기서 그걸 말하고 싶은데...

826
00:49:06,321 --> 00:49:08,907
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해

827
00:49:08,991 --> 00:49:11,034
내 파트너인 자기가

828
00:49:11,118 --> 00:49:13,036
나랑 가장 가까운 사람이

829
00:49:13,996 --> 00:49:17,833
어째서 침착할 수 있는지
어째서 무너지지 않는지

830
00:49:17,916 --> 00:49:22,129
물론 그럼 안 되는 건 아니지만
그런 내용이 담겨야 해

831
00:49:22,212 --> 00:49:24,506
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자기잖아

832
00:49:24,590 --> 00:49:28,051
자기가 내 음식 중독을
알게 된 부분으로 넘어갈게

833
00:49:28,135 --> 00:49:29,803
- 화학 요법 시작 당시
- 그래

834
00:49:29,887 --> 00:49:33,807
- 거기 나올지도 몰라
- 계속해 봐, 들어볼게

835
00:49:33,891 --> 00:49:37,352
'암 환자 간호는
문어류와도 같다, 휴대폰이...'

836
00:49:37,436 --> 00:49:40,230
- 무슨 말이 그래?
- 어떤데?

837
00:49:41,440 --> 00:49:43,650
- '문어류'?
- 응

838
00:49:43,734 --> 00:49:46,653
난 그게 무슨 뜻인지도
모르겠어, 메그

839
00:49:46,737 --> 00:49:48,947
미안한데 그건 좀 심하다

840
00:49:50,157 --> 00:49:52,868
문어발 같다는 뜻으로 표현한 거야

841
00:49:52,951 --> 00:49:55,621
여러 일을 한 번에 해야 하니까

842
00:49:56,705 --> 00:49:57,998
8개의 다리로

843
00:49:59,625 --> 00:50:04,379
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한단 뜻을
잘 드러내야 한다고 표시해 둘게

844
00:50:04,463 --> 00:50:09,343
평민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게
이 단어는 이렇게 쓰는 거 맞지?

845
00:50:09,843 --> 00:50:14,264
아틀란티스에 사는
외계인 종족 계급 아냐?

846
00:50:14,973 --> 00:50:16,308
아냐!

847
00:50:16,391 --> 00:50:19,186
맞잖아요! 진짜예요

848
00:50:19,269 --> 00:50:22,689
아니야, 고대 로마 시대의
서민을 가리키는 말이야

849
00:50:22,773 --> 00:50:24,983
'평범하거나 상스러운 사람'

850
00:50:27,694 --> 00:50:29,363
- 알았어, 계속해
- 그래

851
00:50:30,322 --> 00:50:33,534
'병원 약국에서 내 이름 옆에
'간병인'이라 쓰인'

852
00:50:33,617 --> 00:50:35,911
'의료용 마리화나 카드를
보여줬다'

853
00:50:35,994 --> 00:50:39,164
'정부가 인정하고 도장까지 찍은
내 새로운 신분증이었다'

854
00:50:41,041 --> 00:50:45,796
3년 전, 저희 사이는
문제가 정말 많았어요

855
00:50:46,380 --> 00:50:52,094
그러다 암 진단을 받고
앤드리아는 저와 헤어지려고 했죠

856
00:50:52,177 --> 00:50:55,013
저랑 이런 일을
겪고 싶지는 않다면서요

857
00:50:55,097 --> 00:50:59,268
전 대답했죠
'난 아무 데도 안 갈 거야'

858
00:51:00,727 --> 00:51:05,315
저희 관계 문제는 그다음 날
바로 사라진 느낌이었어요

859
00:51:05,399 --> 00:51:06,483
"결혼해 줘"

860
00:51:06,567 --> 00:51:10,487
그리고 올해로
9년째 함께하고 있죠

861
00:51:11,446 --> 00:51:14,449
지금쯤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지만

862
00:51:14,950 --> 00:51:17,452
메그는 특이한 사람이에요

863
00:51:18,161 --> 00:51:20,789
평생 걱정이라곤
거의 안 하고 살았거든요

864
00:51:21,498 --> 00:51:23,625
실은 그게 제 천성이에요

865
00:51:24,376 --> 00:51:27,296
어떤 일이 걱정스러울 때마다

866
00:51:27,379 --> 00:51:30,257
걱정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는
증거가 너무 많아요

867
00:51:30,340 --> 00:51:32,843
그래서 걱정하는 경우도
무척 드물지만

868
00:51:32,926 --> 00:51:36,305
하고 나서도
'내가 왜 그랬지?' 하게 돼요

869
00:51:37,055 --> 00:51:42,269
어떤 일이 벌어질지
수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게

870
00:51:42,352 --> 00:51:44,146
제가 세상을 보는 시각이에요

871
00:51:44,229 --> 00:51:47,733
앤드리아가 죽는 것도
여러 가능성 중 하나예요

872
00:51:48,775 --> 00:51:53,155
하지만 또 다른 가능성은
새로운 약물이 나와서...

873
00:51:53,238 --> 00:51:57,201
1년, 또 1년, 효과를 내고
5년을 더 사는 거죠

874
00:51:57,284 --> 00:52:00,454
또는 그런 약물이 나오는 시기에

875
00:52:00,537 --> 00:52:02,831
암 치료법이나
이 병의 치료법이 개발돼서

876
00:52:02,915 --> 00:52:06,043
오랫동안 살게 될 수도 있어요

877
00:52:06,126 --> 00:52:08,545
사람 일은 모르잖아요

878
00:52:08,629 --> 00:52:11,006
어떻게 될지
아는 척하고 싶지는 않아요

879
00:52:12,466 --> 00:52:18,055
결국 중요한 건
제가 큰일을 겪고 슬퍼해야 할 때

880
00:52:18,138 --> 00:52:21,517
정말 온 마음으로
슬픔을 견뎌야 한단 점이에요

881
00:52:21,600 --> 00:52:26,313
하지만 일어나지도 않았는데
벌써 슬퍼하는 건 말이 안 되죠

882
00:52:28,106 --> 00:52:30,943
아마 그래서 앤드리아가 아파할 때

883
00:52:31,026 --> 00:52:34,738
이런 생각 때문에
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

884
00:52:34,821 --> 00:52:38,033
'그래, 지금 통증이 심해서
걷지 못할 정도구나'

885
00:52:38,116 --> 00:52:39,701
'정말 힘들다'

886
00:52:41,161 --> 00:52:43,455
사람들이 절 보고
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

887
00:52:43,539 --> 00:52:46,917
현실 부정이라고 할지
꿋꿋하게 잘 버틴다고 할지요

888
00:52:47,000 --> 00:52:49,419
조금은 현실 부정이죠
전 그래도 괜찮아요

889
00:52:50,254 --> 00:52:52,297
솔직한 거야? 부담 주는 거야?

890
00:52:54,174 --> 00:52:58,554
메그를 보면
자꾸 이런 생각이 들어요

891
00:52:58,637 --> 00:53:01,557
이게 메그에게는
몹시 지치는 일이겠죠

892
00:53:03,016 --> 00:53:08,105
이제부터 메그의 인생에서
기쁨을 느끼는 순간은

893
00:53:09,022 --> 00:53:12,276
저랑 같이 있을 때가 아닌

894
00:53:13,652 --> 00:53:16,655
다른 곳에서라고 생각하면
정말 무섭다는 말도 했고요

895
00:53:17,781 --> 00:53:22,995
제 몸을 돌보면서
죄책감을 느끼는 게 두렵기도 해요

896
00:53:24,079 --> 00:53:27,332
때로는 글쓰기조차도
시간 내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

897
00:53:27,416 --> 00:53:29,710
혼자 있는 시간이긴 해도

898
00:53:29,793 --> 00:53:33,130
사랑하는 사람과
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잖아요

899
00:53:35,174 --> 00:53:36,592
하지만 한편으로...

900
00:53:37,801 --> 00:53:40,596
그게 제 인생에서
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고요

901
00:53:41,346 --> 00:53:45,559
그런 생각 때문에
가끔 마음속에서 갈등이 생겨요

902
00:53:47,936 --> 00:53:51,607
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죠
만약 누가 저한테

903
00:53:51,690 --> 00:53:54,193
앤드리아가 한 달 후에
죽는다고 하면...

904
00:53:54,276 --> 00:53:56,695
절대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
만약 그렇다면

905
00:53:56,778 --> 00:54:00,073
전 책 같은 거 쓰느라
그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거예요

906
00:54:00,157 --> 00:54:02,409
앤드리아와 매 순간 함께해야죠

907
00:54:04,077 --> 00:54:07,748
스스로 균형을 찾고
적응해야 하는 문제예요

908
00:54:07,831 --> 00:54:11,084
근데 그런 고민을 하기에...

909
00:54:12,753 --> 00:54:14,755
너무 어린 것 같기도 하고요

910
00:54:15,672 --> 00:54:18,383
35살이라는 나이에
이런 일을 감내하는 게...

911
00:54:21,261 --> 00:54:23,055
흔하지는 않잖아요

912
00:54:26,808 --> 00:54:27,809
네

913
00:54:34,858 --> 00:54:36,443
- 안녕하세요
- 안녕하세요, 선생님

914
00:54:36,860 --> 00:54:40,531
- 좀 어떠세요?
- 통증이 좀 있어요

915
00:54:41,073 --> 00:54:43,242
화면으로 확인해 보죠

916
00:54:44,076 --> 00:54:48,163
방향을 설명하자면
이게 누워 있는 테이블이고

917
00:54:48,664 --> 00:54:51,667
여기가 골반 부위 뼈들이에요
그리고 이 부분에

918
00:54:51,750 --> 00:54:53,502
임파절이 보이고요

919
00:54:53,585 --> 00:54:55,796
여기 표면에 보이는 게 근육이에요

920
00:54:55,879 --> 00:54:56,713
네

921
00:54:56,797 --> 00:55:00,342
어쩌면 이게
안쪽 통증의 원인일 수도 있어요

922
00:55:00,425 --> 00:55:03,554
통증 부위가 어디쯤인지

923
00:55:03,637 --> 00:55:06,098
지금 제 몸에
표시해 주실 수 있나요?

924
00:55:06,181 --> 00:55:10,561
네, 제 생각에는
아마 이 위쪽일 거예요

925
00:55:10,644 --> 00:55:13,313
- 네, 거기... 네
- 거기 맞아요?

926
00:55:13,397 --> 00:55:16,483
그럼 이제 다음 단계는

927
00:55:16,567 --> 00:55:19,111
엘라히어를 계속 사용할 수도 있고

928
00:55:19,194 --> 00:55:21,238
아바스틴을 추가해도 돼요

929
00:55:21,321 --> 00:55:24,074
아바스틴 주사는 전에 말씀드렸듯이

930
00:55:24,157 --> 00:55:27,160
작게나마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서

931
00:55:27,244 --> 00:55:29,371
장에 상처가 생길 수도 있어요

932
00:55:30,414 --> 00:55:33,959
아니면 전에 얘기했던
목소리의 변화라든가요

933
00:55:34,042 --> 00:55:38,255
쉽게 감수하기 힘든
위험이란 건 잘 알고 있습니다

934
00:55:39,256 --> 00:55:42,718
목소리를 보호하는 게
중요하다고 하셨잖아요

935
00:55:42,801 --> 00:55:45,137
그런 위험까지는
감수하지 않겠다고 하시면

936
00:55:45,220 --> 00:55:47,848
-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
- 네

937
00:55:47,931 --> 00:55:51,518
종양과 싸울 수 있는 방법이
아직 남아 있으니까...

938
00:55:51,602 --> 00:55:54,730
기도로요? 노래로?

939
00:55:54,813 --> 00:55:57,399
- 그것도 좋고 화학 요법도 있죠
- 그래요?

940
00:55:57,482 --> 00:55:59,776
서양 의학의 힘도요

941
00:56:00,777 --> 00:56:04,281
임상 실험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...

942
00:56:04,364 --> 00:56:07,242
- 수개월 더 벌 수도 있어요
- 네

943
00:56:07,326 --> 00:56:10,954
- 방법이 없지 않습니다
- 네, 좋네요

944
00:56:11,038 --> 00:56:13,332
- 고맙습니다
- 뭘요

945
00:56:14,458 --> 00:56:17,461
'몇 달을 벌 수 있다'라니
듣기 힘든 말이었어요

946
00:56:29,765 --> 00:56:32,976
"앤드리아"

947
00:56:40,526 --> 00:56:42,945
제가 왜 우냐면...

948
00:56:48,951 --> 00:56:51,119
이런 말 진짜 이상하긴 한데...

949
00:56:51,995 --> 00:56:55,290
제가 죽으면
메그를 달래줘야 하니...

950
00:56:56,667 --> 00:56:58,502
제가 꼭 있어야 해요

951
00:56:59,795 --> 00:57:03,674
옆에서 지켜줄 수 없다니
미칠 것 같아요

952
00:57:04,383 --> 00:57:05,467
그런 일을 겪는데도요

953
00:57:09,137 --> 00:57:10,931
얼마 전에 메그에게도 말했어요

954
00:57:11,014 --> 00:57:14,518
'내가 죽었을 때
자기 곁에 있을 수 없다니'

955
00:57:14,601 --> 00:57:16,687
'메그, 나 미칠 것 같아!'

956
00:57:17,396 --> 00:57:19,773
'진짜 장난 아니라고!'

957
00:57:25,362 --> 00:57:27,239
아바스틴 치료를 시작했어요

958
00:57:27,322 --> 00:57:31,034
전부터 하던 항암 요법에 추가한
새로운 치료제죠

959
00:57:32,452 --> 00:57:37,624
목소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
치명적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요

960
00:57:38,792 --> 00:57:40,669
하지만 그냥 이런 마음이었죠

961
00:57:40,752 --> 00:57:43,672
'목적을 다하지 못할 바에야
죽는 게 낫지'

962
00:57:45,215 --> 00:57:48,635
첫 번째 주사를 맞고
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

963
00:57:48,719 --> 00:57:50,637
말이 전혀 안 나왔어요

964
00:57:50,721 --> 00:57:54,183
목구멍이 불타는 것 같았고
숨을 쉴 수도 없었죠

965
00:57:54,975 --> 00:57:58,854
메그를 부르려고 했는데
그게 안 돼서 당황했어요

966
00:58:00,063 --> 00:58:00,939
그리고...

967
00:58:02,191 --> 00:58:03,233
육체적인...

968
00:58:04,568 --> 00:58:06,612
고통 속에서

969
00:58:06,695 --> 00:58:09,448
도움을 청할 수 없단 사실이
공포스러웠습니다

970
00:58:09,531 --> 00:58:11,074
정말 무서웠어요

971
00:58:12,826 --> 00:58:16,330
수많은 증상을 겪었지만
무서웠던 적은 드물거든요

972
00:58:17,080 --> 00:58:18,540
그런데 그런 걸 겪었네요

973
00:58:20,042 --> 00:58:23,921
마치 성경 속 이야기처럼
상징적 의미로 다가왔어요

974
00:58:24,004 --> 00:58:26,256
'이게 대체 뭐지?' 싶었다니까요

975
00:58:26,340 --> 00:58:30,886
하나를 주면 하나를 뺏듯이요
네 목숨을 살릴

976
00:58:30,969 --> 00:58:33,180
이 약을 줄 테니

977
00:58:33,263 --> 00:58:36,808
목소리를 내놓고

978
00:58:36,892 --> 00:58:40,479
네 재능과 소통 능력
삶의 목적을 잃도록 해라

979
00:58:41,146 --> 00:58:42,439
불공평하죠

980
00:58:45,609 --> 00:58:48,320
전 앤드리아가 살아 있길
이 세상 그 누구보다

981
00:58:48,403 --> 00:58:50,989
간절히 바라는 사람이에요
제가 결정할 일은 아니지만요

982
00:58:51,073 --> 00:58:55,077
하지만 목소리를 잃지 않으려고
이 치료를 중단한대도

983
00:58:55,160 --> 00:58:57,287
저는 그 선택을 받아들일 거예요

984
00:58:59,498 --> 00:59:03,085
말을 못 한단 사실을
받아들여야 해요

985
00:59:04,670 --> 00:59:08,006
시 한 편을 온전히
읽을 수도 없겠죠

986
00:59:08,090 --> 00:59:11,969
시 공연은 물론 계관 시인으로서의
행사도 전부 취소해야 하고요

987
00:59:13,387 --> 00:59:15,264
전 시를 읊는 공연가예요

988
00:59:15,889 --> 00:59:17,432
근데 지금은 그걸 못 하죠

989
00:59:17,891 --> 00:59:21,728
그리고 아무리 애를 써도
공연은 절대 못 할 거예요

990
00:59:29,903 --> 00:59:31,530
- 깁!
- 응, 자기야

991
00:59:31,613 --> 00:59:33,574
- 잠깐 올라올래?
- 무슨 일 있어?

992
00:59:33,657 --> 00:59:35,617
- 응
- 알겠어

993
00:59:35,701 --> 00:59:37,786
뭘 찾았는데 자기가 봐야 해

994
00:59:37,870 --> 00:59:38,829
알았어

995
00:59:41,874 --> 00:59:44,793
세상에, 뭐야!

996
00:59:44,877 --> 00:59:46,378
"1993년 메인주 선수권 대회"

997
00:59:46,461 --> 00:59:49,256
{\an8}블루 데블스
3학년 가드, 32번 앤드리아...

998
00:59:49,339 --> 00:59:51,091
{\an8}저거 자기잖아!

999
00:59:52,843 --> 00:59:56,972
- 저거 봐! 나 진짜 어렸다
- ...깁슨이 잡습니다

1000
00:59:57,055 --> 00:59:59,683
- 어디 보자, 던져
- 깁슨의 드라이브...

1001
00:59:59,766 --> 01:00:00,601
뭐야!

1002
01:00:01,518 --> 01:00:02,895
맙소사

1003
01:00:02,978 --> 01:00:04,438
경기 끝났습니다

1004
01:00:04,521 --> 01:00:07,524
{\an8}칼레스가 주 정부 C 클래스
여자 선수권 우승입니다

1005
01:00:07,608 --> 01:00:08,775
{\an8}"32번 앤드리아 깁슨"

1006
01:00:08,859 --> 01:00:11,778
{\an8}20점을 넣었어요
오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

1007
01:00:11,862 --> 01:00:14,072
{\an8}- 트로피 들어갈 자리가 있나요?
- 그럼요

1008
01:00:14,156 --> 01:00:16,241
{\an8}이번 주 내내 먼지 털면서
기다렸어요

1009
01:00:17,826 --> 01:00:20,579
칼레스는 농구 도시예요

1010
01:00:20,996 --> 01:00:26,543
퀴어를 단 한 번도
본 적 없는 곳이기도 하고요

1011
01:00:27,336 --> 01:00:30,172
그런 주제로 대화하더라도

1012
01:00:30,255 --> 01:00:32,007
존중하는 쪽은 아니었어요

1013
01:00:33,217 --> 01:00:34,760
어릴 때 놀림도 받고

1014
01:00:35,677 --> 01:00:38,347
제 성별을 두고 말도 많았죠

1015
01:00:38,430 --> 01:00:40,724
외모가 남자아이 같아서요

1016
01:00:41,308 --> 01:00:44,061
어릴 때는
제가 남자라고 생각했어요

1017
01:00:44,144 --> 01:00:47,189
그래서... 어이없는 얘긴데

1018
01:00:47,272 --> 01:00:53,237
속옷 안에 스머프 인형을 넣어서
빵빵하게 채운 기억이 나네요

1019
01:00:53,737 --> 01:00:56,907
파파 스머프는 머리카락 때문에

1020
01:00:56,990 --> 01:00:59,409
모양이 완벽했어요!

1021
01:01:06,583 --> 01:01:08,210
{\an8}남자들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

1022
01:01:08,293 --> 01:01:09,253
{\an8}"내 인생"

1023
01:01:09,336 --> 01:01:11,380
{\an8}내가 되고 싶은 남자들만
좋아할 뿐이다

1024
01:01:12,172 --> 01:01:15,384
칼로 조각한 절벽처럼
턱선이 아찔한 데이비드

1025
01:01:15,467 --> 01:01:17,970
농구 영웅 크리스는
틱 장애가 있어서

1026
01:01:18,053 --> 01:01:21,098
슛을 할 때마다
눈을 15번씩 깜빡인다

1027
01:01:21,181 --> 01:01:23,809
거울 앞에서
몇 시간이고 눈을 깜빡이며

1028
01:01:23,892 --> 01:01:26,562
크리스처럼
스타가 되길 소망해 본다

1029
01:01:26,645 --> 01:01:28,480
메리 러빈이 다이크라고 놀려도

1030
01:01:28,564 --> 01:01:32,734
그 말이 틀렸는지 맞았는지
말해줄 언어가 없다

1031
01:01:33,360 --> 01:01:36,989
그저 집 앞에 찾아가
한 번만 더 그렇게 불렀다간

1032
01:01:37,072 --> 01:01:40,784
뭉개진 얼굴이 뿜는 액체로
손톱을 붉게 칠하겠다고 협박할 뿐

1033
01:01:41,827 --> 01:01:43,579
머리를 짧게 자르고

1034
01:01:43,662 --> 01:01:46,456
입안에 있는 원치 않는 것들을
내뱉고 싶다

1035
01:01:46,540 --> 01:01:48,166
내 이름까지도

1036
01:01:48,250 --> 01:01:50,210
진실을 치마 속에 감추고 있다

1037
01:01:51,170 --> 01:01:53,922
힘든 길을 택한대도
그건 내 인생이다

1038
01:01:54,673 --> 01:01:56,049
눈을 내리깔라고

1039
01:01:56,133 --> 01:01:59,303
끊임없이 요구하는 탈의실의 인생

1040
01:01:59,386 --> 01:02:02,389
눈 폭풍을 뚫고 집으로 가는 길

1041
01:02:02,472 --> 01:02:04,892
마지막 남은 하이힐을
눈더미에 던져버리며

1042
01:02:04,975 --> 01:02:07,019
누군가를 위해
이 드레스를 찢는다면

1043
01:02:07,102 --> 01:02:09,771
그 어떤 남자도 아닌
오직 날 위해서임을 깨닫는다

1044
01:02:11,481 --> 01:02:14,067
대학 때까지도 감추고 살았어요

1045
01:02:14,151 --> 01:02:18,530
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인
맨디를 사랑하고 있었죠

1046
01:02:19,448 --> 01:02:23,493
{\an8}맨디가 커밍아웃을 하면서
저도 결심하게 됐어요

1047
01:02:24,203 --> 01:02:27,414
{\an8}그리고 맨디에게
사랑한다고 고백했습니다

1048
01:02:27,497 --> 01:02:31,001
마치 우주의 문을 여는
열쇠를 발견한 기분이었어요

1049
01:02:32,294 --> 01:02:35,005
그래도 무서웠죠, 몹시 두려웠어요

1050
01:02:37,424 --> 01:02:38,258
{\an8}맨디...

1051
01:02:38,342 --> 01:02:39,468
{\an8}"첫사랑"

1052
01:02:39,551 --> 01:02:41,845
{\an8}...그날 옷을 고르느라
얼마나 오래 걸렸는지는

1053
01:02:41,929 --> 01:02:43,680
너만이 알겠지

1054
01:02:43,764 --> 01:02:46,350
너의 초대로 메인주 포틀랜드의
한 퀴어 바에

1055
01:02:46,433 --> 01:02:47,726
처음으로 가봤던 날

1056
01:02:47,809 --> 01:02:50,270
그렇게 큰 도시도 처음 가봤어

1057
01:02:50,354 --> 01:02:53,649
거기 가는 길에
누가 알아보기라도 해서

1058
01:02:53,732 --> 01:02:56,235
살해당하지는 않을지

1059
01:02:56,318 --> 01:02:57,778
신나면서도 무서웠어

1060
01:02:57,861 --> 01:03:00,739
한 시간 넘게
주차장에 앉아 있다가

1061
01:03:00,822 --> 01:03:04,034
결국 마음을 바꿔
네가 집에 데려다주던 차 안에서

1062
01:03:04,117 --> 01:03:07,996
펑펑 울며 새로 산 남자 옷에
마스카라를 잔뜩 묻혔지

1063
01:03:09,164 --> 01:03:10,999
그때는 수치심 속에 살았어요

1064
01:03:11,083 --> 01:03:14,920
그러다 제가 힘들어하는 일들을

1065
01:03:15,003 --> 01:03:16,547
시로 표현했죠

1066
01:03:16,630 --> 01:03:19,424
제 성별에 관한 시를
쓰기 시작했을 때는

1067
01:03:19,508 --> 01:03:22,302
무대에 오르려니 무척 떨렸죠

1068
01:03:23,387 --> 01:03:26,431
그런데 처음으로 그 시를 읊자마자

1069
01:03:26,515 --> 01:03:29,434
수치심이 떨어져 나가는
느낌이었어요

1070
01:03:30,644 --> 01:03:33,939
시 공연이 저를 살렸죠

1071
01:03:34,273 --> 01:03:35,524
{\an8}인생을 선택하면...

1072
01:03:35,607 --> 01:03:36,608
{\an8}"내 인생"

1073
01:03:36,692 --> 01:03:39,820
{\an8}...성별을 설명할 때
얼마나 쉬워지는지 모른다

1074
01:03:39,903 --> 01:03:43,699
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만
말하면 된다

1075
01:03:43,782 --> 01:03:46,159
이곳도, 저곳도 아닌
중간에 있는 사람

1076
01:03:46,243 --> 01:03:48,787
찬란한 햇살처럼
모든 것의 중간의 가로지르는

1077
01:03:48,871 --> 01:03:51,456
노란 선 위에 있는 사람

1078
01:03:51,540 --> 01:03:54,459
난 자연의 법칙을 어겼다고
주변에서 끊임없이 말하겠지만

1079
01:03:54,543 --> 01:03:58,839
모든 선택지를 고려한 후
선고를 내리면 된다

1080
01:03:58,922 --> 01:04:00,757
아무에게도 말할 필요 없는 비밀을

1081
01:04:00,841 --> 01:04:04,678
모두에게 말하기로 결정한 인생

1082
01:04:04,761 --> 01:04:07,347
나를 있는 그대로 부르며

1083
01:04:07,431 --> 01:04:09,224
모욕하는 사람이
단 한 명도 없을 때까지

1084
01:04:09,308 --> 01:04:11,935
그대는 성스럽게 깜빡이는 별

1085
01:04:12,019 --> 01:04:14,479
곧게 뻗어나가는 빛줄기

1086
01:04:14,563 --> 01:04:16,857
넘어지고 또 넘어지며 지키는

1087
01:04:16,940 --> 01:04:18,609
고된 인생

1088
01:04:18,692 --> 01:04:20,444
완벽한 인생

1089
01:04:20,527 --> 01:04:25,157
달콤하고 아름다운 인생

1090
01:04:30,787 --> 01:04:32,456
암 진단을 받은 해에

1091
01:04:32,539 --> 01:04:35,501
칼레스의 모교에서 연락을 받았어요

1092
01:04:35,584 --> 01:04:39,254
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해서

1093
01:04:39,338 --> 01:04:41,590
축하 연설을...

1094
01:04:45,177 --> 01:04:47,304
...축하 연설을 해주면 좋겠다고요

1095
01:04:49,806 --> 01:04:51,767
제 평생

1096
01:04:52,726 --> 01:04:56,939
시인으로서의 경력에
모교에 연설자로 초대받는 것보다

1097
01:04:57,981 --> 01:05:01,193
더 의미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

1098
01:05:02,653 --> 01:05:04,905
퀴어로서의 어린 시절과

1099
01:05:04,988 --> 01:05:09,243
재학 시절 성 정체성을 숨겼던
어려움을 들려줬어요

1100
01:05:10,702 --> 01:05:12,704
먼 길을 돌아
종착지에 온 기분이었죠

1101
01:05:12,788 --> 01:05:14,081
"칼레스 고등학교"

1102
01:05:14,164 --> 01:05:16,375
치유받는 기분이었고

1103
01:05:16,458 --> 01:05:20,045
그때의 어린 저에게...
무척 중요한 일이었습니다

1104
01:05:20,879 --> 01:05:24,091
어린 시절의 제가
그 연설을 들으면서

1105
01:05:24,508 --> 01:05:26,260
이렇게 느꼈을 거예요

1106
01:05:26,343 --> 01:05:29,763
'이제... 우리 이렇게 된 건가?'

1107
01:05:29,847 --> 01:05:32,349
아주 행복해하면서요

1108
01:05:35,227 --> 01:05:38,272
암에 걸리기 전에는
누군가 제 성별을 잘못 부르면

1109
01:05:38,355 --> 01:05:40,482
펄쩍 뛰면서 화를 냈어요

1110
01:05:40,566 --> 01:05:45,779
남들이 판단하는 제 성별에
몹시 민감하게 반응했죠

1111
01:05:48,240 --> 01:05:50,617
하지만 암 진단 후로는

1112
01:05:50,701 --> 01:05:53,829
성별이 전부 같던 세상에서 벗어나

1113
01:05:53,912 --> 01:05:55,747
성별을 느끼지 않게 됐어요

1114
01:05:57,249 --> 01:06:00,169
이제는 저 자신을
성별로 정의하지 않아요

1115
01:06:01,170 --> 01:06:04,506
정체성 자체가
흘러내리는 느낌이랄까요

1116
01:06:04,590 --> 01:06:06,049
그냥 떨어져 나간 듯이요

1117
01:06:07,301 --> 01:06:09,678
그보다는 저의 영원한 부분과

1118
01:06:09,761 --> 01:06:11,680
소통하게 됐죠

1119
01:06:13,557 --> 01:06:17,728
저쪽 세상에 갈 때
성별을 가져갈 수는 없잖아요

1120
01:06:19,813 --> 01:06:22,900
지금은 사람들이
성별을 잘못 말해도 가만있어요

1121
01:06:23,734 --> 01:06:26,236
뭐랄까, 저는 더 이상...

1122
01:06:27,321 --> 01:06:30,240
이젠 그냥 '나'로만 느껴요

1123
01:06:31,700 --> 01:06:34,745
여전히 성별 때문에
기분 상할 수도 있지만

1124
01:06:34,828 --> 01:06:39,625
논 바이너리나 트랜스 친구들도
이런 일을 겪는 걸 제가 보잖아요

1125
01:06:40,125 --> 01:06:43,378
그래서 말하기 조심스럽죠

1126
01:06:43,462 --> 01:06:45,464
전 그 누구도
자기한테 문제가 있다고

1127
01:06:45,547 --> 01:06:47,466
생각하지 않기를 바라거든요

1128
01:06:47,549 --> 01:06:50,552
누가 성별을 잘못 말했을 때
너무 괴롭다고 하면

1129
01:06:50,636 --> 01:06:56,183
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공감해요
전 이제 그렇지 않을 뿐이고요

1130
01:07:03,357 --> 01:07:06,652
바, 바, 바, 시, 싱
윈, 윈, 윈드

1131
01:07:06,735 --> 01:07:09,321
시에 맞는 소리를 찾고 있는데

1132
01:07:09,404 --> 01:07:11,073
단어는 아니에요

1133
01:07:11,573 --> 01:07:13,367
운율에 맞는 소리를 내는 거예요?

1134
01:07:14,785 --> 01:07:17,913
어떤 소리가 나야 할지
느낌을 찾는 거죠

1135
01:07:18,705 --> 01:07:21,542
그다음에 그 소리에 맞는
단어를 찾고요

1136
01:07:24,670 --> 01:07:28,757
새로운 치료 때문에
목소리를 잃어서 힘들었어요

1137
01:07:29,842 --> 01:07:33,595
그래서 방향을 바꿔서
치료를 중단해야겠다는

1138
01:07:33,679 --> 01:07:35,013
생각까지 하다가

1139
01:07:36,098 --> 01:07:38,809
그래도 한 번 더 하기로 했어요

1140
01:07:38,892 --> 01:07:41,937
영원히 목소리를 잃는대도요

1141
01:07:42,938 --> 01:07:46,567
그런데 신기하게도
그 사실을 받아들이고

1142
01:07:46,650 --> 01:07:49,152
'그래, 내 목소리는
이제 없어질 거야' 하니까...

1143
01:07:50,487 --> 01:07:53,448
다음 날 일어났을 때도
말이 나오는 거예요

1144
01:07:55,117 --> 01:07:56,660
말도 안 되죠!

1145
01:07:59,496 --> 01:08:02,791
그래서 내일
치료 일정을 잡아놨어요

1146
01:08:04,168 --> 01:08:07,045
부디 이 요법이 효과가 있으면
좋겠습니다

1147
01:08:08,088 --> 01:08:10,924
공연은 정말 하고 싶거든요

1148
01:08:11,008 --> 01:08:13,594
삶을 축하하는 공연이 될 거예요

1149
01:08:14,636 --> 01:08:17,723
그리고 아마도
제 마지막 공연일 것 같지만

1150
01:08:18,640 --> 01:08:20,350
그렇게 되지 않으면 좋겠죠

1151
01:08:21,059 --> 01:08:25,147
그래서 요즘엔 건강 관리에
최선을 다하고 있어요

1152
01:08:26,523 --> 01:08:29,484
농구 선수들이 하는 게 있는데

1153
01:08:29,568 --> 01:08:34,907
연습을 마칠 때 코트를 나서기 전
꼭 공을 한 번 넣고 나가야 해요

1154
01:08:35,448 --> 01:08:36,867
그래서...

1155
01:08:38,076 --> 01:08:41,662
이게 제 인생의 끝일지도 모르니
마지막으로 한 번 넣고...

1156
01:08:42,288 --> 01:08:44,082
마무리해야겠단 생각을 해요

1157
01:08:46,792 --> 01:08:51,423
하지만 종양이
얼마나 자랐는지부터 확인하고

1158
01:08:51,506 --> 01:08:54,885
공연이 불가능할 정도인지
알아야 해요

1159
01:09:01,225 --> 01:09:03,352
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있어

1160
01:09:04,770 --> 01:09:07,022
아래 있는 뼈가 너무 아프네

1161
01:09:07,814 --> 01:09:11,734
병원에서 항상 그것부터 묻잖아
암일 수도 있으니까

1162
01:09:12,778 --> 01:09:14,112
갑자기 울컥해

1163
01:09:15,029 --> 01:09:16,990
왜, 내가 아파서?

1164
01:09:19,117 --> 01:09:20,743
무서워해서

1165
01:09:20,827 --> 01:09:21,662
자기가 무서워?

1166
01:09:21,745 --> 01:09:23,121
자기가 무서워했잖아

1167
01:09:35,091 --> 01:09:39,011
바로 여기서
불치 판정을 내렸었어

1168
01:09:46,520 --> 01:09:49,523
자기 때문에 나까지 너무 불안해

1169
01:09:49,606 --> 01:09:51,524
전과는 너무 달라서

1170
01:09:51,608 --> 01:09:53,402
느껴지는 대로
느끼는 거야 당연하지만

1171
01:09:53,484 --> 01:09:55,779
난 이런 모습 낯설단 말이야

1172
01:09:55,863 --> 01:09:58,198
나는 모르는 걸
자기는 알고 있는 건지

1173
01:09:58,282 --> 01:09:59,241
그런 생각도 들고

1174
01:09:59,324 --> 01:10:00,242
아냐

1175
01:10:00,325 --> 01:10:02,536
- 뭐라도 알아?
- 아냐!

1176
01:10:03,871 --> 01:10:05,706
그냥 직감이라도

1177
01:10:05,789 --> 01:10:08,500
아니, 전혀
아무 직감도 안 느껴져

1178
01:10:08,584 --> 01:10:09,835
그냥...

1179
01:10:11,003 --> 01:10:16,091
갑자기 허리를 다쳤을 리는 없단
생각이 들어서

1180
01:10:26,810 --> 01:10:29,271
오늘 겪고 있는 통증은

1181
01:10:29,688 --> 01:10:32,482
어쩐지 암이 자라날 때의
느낌 같아요

1182
01:10:34,401 --> 01:10:38,614
암이 한 사람 인생에
이런 영향을 미치는지 몰랐어요

1183
01:10:39,948 --> 01:10:42,326
내 생사 여부를 매달 확인하죠

1184
01:10:42,409 --> 01:10:44,578
산다, 죽는다, 산다, 죽는다

1185
01:10:44,661 --> 01:10:45,787
산다, 죽는다

1186
01:10:47,039 --> 01:10:51,418
3주마다 하는
끔찍한 복권이라고 할 수 있죠

1187
01:10:53,253 --> 01:10:56,965
그리고... 가끔은
제가 짊어진 그 무게가

1188
01:10:57,049 --> 01:10:58,550
느껴지지도 않는 것 같아요

1189
01:11:01,470 --> 01:11:04,223
다 끝났습니다, 이제 가셔도 돼요

1190
01:11:08,519 --> 01:11:11,355
- 고맙습니다
- 정말 감사해요

1191
01:11:31,625 --> 01:11:34,962
가슴에
코끼리가 앉아 있는 기분이야

1192
01:11:37,923 --> 01:11:40,133
폐에 공기가 안 들어가

1193
01:11:40,217 --> 01:11:41,718
알겠어

1194
01:11:41,802 --> 01:11:43,971
이메일 열어봐야겠다

1195
01:11:44,054 --> 01:11:48,267
엄마가 7시면 주무시니까
계속 시계만 보게 돼

1196
01:11:51,770 --> 01:11:55,566
수치가 몇인지
지금 여기서 열어봐도 돼?

1197
01:11:55,649 --> 01:11:58,235
운전 중에는 하지 말자

1198
01:11:58,318 --> 01:12:00,153
22분 후면 집에 도착해

1199
01:12:00,237 --> 01:12:01,780
알았어

1200
01:12:11,123 --> 01:12:14,001
난 바로 들어가서
수치부터 확인할게, 자기야

1201
01:12:32,102 --> 01:12:33,645
10이야

1202
01:12:36,607 --> 01:12:38,066
정말이야?

1203
01:12:39,026 --> 01:12:40,611
진짜야, 자기야?

1204
01:12:42,779 --> 01:12:44,615
이거 맞아?

1205
01:12:46,200 --> 01:12:47,826
진짜?

1206
01:12:54,583 --> 01:12:56,710
세상에

1207
01:13:08,263 --> 01:13:10,265
엄마한테 전화할래

1208
01:13:13,101 --> 01:13:15,812
어떻게 10일 수가 있지?
어떻게 그래?

1209
01:13:16,355 --> 01:13:17,564
어떻게?

1210
01:13:18,607 --> 01:13:21,151
모두에게 알려야지

1211
01:13:21,985 --> 01:13:24,404
- 내가 제대로 읽은 거 맞아?
- 응!

1212
01:13:24,988 --> 01:13:26,907
- 확실해?
- 그래

1213
01:13:26,990 --> 01:13:28,200
그래

1214
01:13:28,283 --> 01:13:30,369
엄마, 피검사 결과가 나왔는데...

1215
01:13:30,452 --> 01:13:33,539
CA-125 수치가
10까지 내려갔고

1216
01:13:33,622 --> 01:13:36,792
면역 지수도 전부 훨씬 좋아졌어요

1217
01:13:36,875 --> 01:13:40,045
- 저 정말 행복해요
- 그래?

1218
01:13:40,921 --> 01:13:42,923
정말 다행이다, 엄마도 궁금했어

1219
01:13:43,006 --> 01:13:46,426
너한테 소식이 없어서
어떻게 됐는지 걱정하고 있었지

1220
01:13:46,510 --> 01:13:49,137
수치가 몇이라고? 못 들었어

1221
01:13:49,221 --> 01:13:52,891
10이에요
지난번에는 21이었고요

1222
01:13:52,975 --> 01:13:55,352
- 세상에!
- 잘됐다

1223
01:13:55,435 --> 01:13:57,604
네, 사랑해요

1224
01:13:57,688 --> 01:13:58,814
사랑한다!

1225
01:13:58,897 --> 01:14:02,860
방금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
종양 표지자가 훨씬 줄어들었어

1226
01:14:07,614 --> 01:14:08,615
앗싸!

1227
01:14:08,699 --> 01:14:11,660
와인 한잔하면서 축하해야겠다

1228
01:14:11,743 --> 01:14:15,706
그래, 게이 ! 난
의료용 마리화나라도 마셔야겠어

1229
01:14:16,665 --> 01:14:20,085
3주 후에 검사하면
다시 자라거나 할 수도 있지만

1230
01:14:20,169 --> 01:14:22,588
지금 주어진 이 3주는

1231
01:14:22,671 --> 01:14:24,882
내가 누릴 수 있는 시간이야

1232
01:14:24,965 --> 01:14:28,051
3주나 주어지다니
굉장한 선물 같아

1233
01:14:29,595 --> 01:14:30,971
무지 행복해

1234
01:14:31,388 --> 01:14:34,057
그냥 이 행복을 만끽할래

1235
01:14:36,602 --> 01:14:38,729
공연도 할 수 있겠는걸

1236
01:14:38,812 --> 01:14:42,107
이거 정말... 꿈만 같아

1237
01:14:46,862 --> 01:14:49,656
"기비 수영장"

1238
01:14:51,950 --> 01:14:53,952
- 안녕
- 안녕, 본

1239
01:14:54,369 --> 01:14:57,164
- 몸은 좀 어때?
- 아주 괜찮아

1240
01:14:57,623 --> 01:15:00,209
공연 때문에
설레는 마음을 달래고 있어

1241
01:15:00,751 --> 01:15:05,964
지금 생각으로는
5월 말이 괜찮을 것 같아

1242
01:15:06,048 --> 01:15:08,675
건강상 챙길 일정도 있으니

1243
01:15:08,759 --> 01:15:11,803
그런 것도 충분히 고려해서
여유 있게 준비할게

1244
01:15:11,887 --> 01:15:15,474
5월 말로 공연장에 문의해도
괜찮을 것 같아?

1245
01:15:15,557 --> 01:15:17,935
자꾸 미룰수록
난 이런 생각만 들어

1246
01:15:18,018 --> 01:15:21,355
'내가 살아 있을까?'
계속 그런 마음이야

1247
01:15:21,438 --> 01:15:23,440
'무대에 설 상태일까?'

1248
01:15:23,524 --> 01:15:24,733
알았어

1249
01:15:24,816 --> 01:15:28,153
그래도 일단은 희망을 갖자

1250
01:15:28,862 --> 01:15:31,490
내가 살아 있기를 바라면서...

1251
01:15:34,868 --> 01:15:39,206
혹시 아니라고 해도
공연 못 가서 속상하진 않을 거야

1252
01:15:40,916 --> 01:15:42,042
난...

1253
01:15:43,335 --> 01:15:45,337
- 아마도...
- 홀로그램 기비!

1254
01:15:45,420 --> 01:15:48,423
- ...더 멋진 극장에 있겠지
- 살아 있을 거야

1255
01:15:48,507 --> 01:15:51,218
구름 속 극장

1256
01:15:52,511 --> 01:15:56,181
'친애하는 팬 여러분
지난 몇 년은 무척 소중했습니다'

1257
01:15:56,265 --> 01:15:59,977
'조용하게 글을 쓰며
집에 있는 시간을 보냈어요'

1258
01:16:00,060 --> 01:16:02,145
'하지만 제 가슴속의
시 공연가는'

1259
01:16:02,229 --> 01:16:04,648
'여전히 공연을 그리워합니다'

1260
01:16:04,731 --> 01:16:08,235
'그래서 이 소식을 나누게 되어
얼마나 신나는지 몰라요'

1261
01:16:08,318 --> 01:16:10,904
'덴버의 파라마운트 극장에서
제 삶의 목적에 관한 시와'

1262
01:16:10,988 --> 01:16:14,324
'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시간을
갖고자 합니다'

1263
01:16:14,408 --> 01:16:16,618
'특별 손님의 공연도
준비되어 있고요'

1264
01:16:16,702 --> 01:16:19,705
'사전 예매 코드는
'닭살'입니다'

1265
01:16:30,340 --> 01:16:32,134
하지 마요, 라이언!

1266
01:16:34,845 --> 01:16:37,556
- 깁!
- 메그, 이거 부서졌어!

1267
01:16:37,639 --> 01:16:39,474
어쩌다 부쉈어?

1268
01:16:39,558 --> 01:16:42,477
난 그냥 열었어, 잘못한 거 없어

1269
01:16:43,604 --> 01:16:45,439
뭐 저딴 게 다 있지?

1270
01:16:49,484 --> 01:16:52,446
세상에, 지금
되게 심각해 보이네요

1271
01:16:52,529 --> 01:16:56,116
암 얘기라도 할 것 같은
분위기잖아요, 맙소사!

1272
01:16:57,284 --> 01:17:00,329
어떤 고민이 있는지
간단히 설명해 주세요

1273
01:17:00,412 --> 01:17:02,664
네, 지금 갑자기 온몸에
열이 오르려고 해요

1274
01:17:02,748 --> 01:17:05,000
열감 속에서
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

1275
01:17:05,626 --> 01:17:07,836
지금 제 고민 중 하나 역시

1276
01:17:07,920 --> 01:17:10,881
열감 때문에 시 낭송에
차질이 생길까 봐 걱정이에요

1277
01:17:11,507 --> 01:17:14,051
지금 제가 받는 치료법들이

1278
01:17:14,134 --> 01:17:16,512
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데

1279
01:17:16,595 --> 01:17:20,307
영향을 미칠까 봐
그게 제일 무서워요

1280
01:17:21,934 --> 01:17:23,685
메그, 목소리가 안 나오려고 해

1281
01:17:24,436 --> 01:17:25,521
잘됐네

1282
01:17:25,604 --> 01:17:28,357
잘됐네, 그게 새 좌우명이에요

1283
01:17:28,440 --> 01:17:31,401
인생이 우릴 엿 먹이는구나!
잘됐네, 목소리도 가져가

1284
01:17:31,485 --> 01:17:34,571
목소리 없으면 못 할 것 같지?
착각하지 마

1285
01:17:35,572 --> 01:17:39,743
3년 동안 화학 요법을 했더니
시력도 안 좋아지고

1286
01:17:39,826 --> 01:17:43,747
기억력에도 영향을 미쳐서
시를 외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

1287
01:17:43,830 --> 01:17:46,959
모니터를 보면서 할 수 있다면
다행이겠지만

1288
01:17:47,042 --> 01:17:48,961
화면이 제대로 안 보일걸요

1289
01:17:49,044 --> 01:17:50,128
그래서...

1290
01:17:51,672 --> 01:17:55,884
그래서 제 작품들을
다시 외우기 시작해야 해요

1291
01:17:55,968 --> 01:17:59,429
어릴 때는 100이란 숫자가
세상에서 제일 큰 줄 알았다

1292
01:17:59,513 --> 01:18:03,475
엄마가 101이라고 말하던 그날
그 충격은 어마어마했다

1293
01:18:03,559 --> 01:18:05,561
100 뭐라고?

1294
01:18:05,644 --> 01:18:09,064
20살의 나는 섹스할 때
꼭 남자가 있어야 하고

1295
01:18:09,147 --> 01:18:10,774
'한번 하자'고
해야 하는 줄 알았다

1296
01:18:10,858 --> 01:18:14,278
트랙터에서 폴 댄스를 추고
비키니 차림으로 잔디 깎는 그녀를

1297
01:18:14,361 --> 01:18:16,321
제대로 보고 싶지 않을 수 없었다

1298
01:18:16,405 --> 01:18:18,657
마이크까지 천천히 17걸음

1299
01:18:18,740 --> 01:18:21,243
입을 열기 전 숨을 들이마신다

1300
01:18:21,326 --> 01:18:24,997
난 벌거벗은 꼬맹이 큐피드의
날카로운 화살에 맞을 준비가

1301
01:18:25,080 --> 01:18:27,124
전혀 되지 않았다

1302
01:18:27,207 --> 01:18:29,710
오직 사랑만이 원인인
비이성적 상태를 맞을 준비가

1303
01:18:29,793 --> 01:18:31,211
전혀 되지 않았다

1304
01:18:31,295 --> 01:18:34,047
네가 네 인연이면 어떡해?

1305
01:18:34,131 --> 01:18:37,301
'신이시여
제발 그것만은 아니길'

1306
01:18:37,384 --> 01:18:40,095
'난 내 타입이
전혀 아니란 말이야'

1307
01:18:40,179 --> 01:18:43,432
자기도 이거 알아? 말도 안 돼!

1308
01:18:46,560 --> 01:18:50,022
어떡해야 할지
아직 결정 못 했어요

1309
01:18:50,898 --> 01:18:54,526
자살 충동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
제 공연에 많이 오는데...

1310
01:18:55,527 --> 01:18:59,990
저도 그랬지만
지금은 극복했다는 말을...

1311
01:19:00,073 --> 01:19:03,994
그렇게 말하지 않고도
이 주제를 다룰 방법이 고민이에요

1312
01:19:04,077 --> 01:19:07,706
살면서 그렇게 오랫동안
죽고 싶은 마음이었는데

1313
01:19:07,789 --> 01:19:11,376
지금은 아니라니
기분이 정말 이상해요

1314
01:19:16,048 --> 01:19:18,967
20대 초반에는 자주 자해했어요

1315
01:19:19,551 --> 01:19:21,011
우울증이 심각했죠

1316
01:19:21,887 --> 01:19:25,057
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자
그냥 끝내고 싶었어요

1317
01:19:25,140 --> 01:19:27,351
부엌으로 달려가서

1318
01:19:27,434 --> 01:19:31,021
아주 날카로운 칼을 꺼내 들고

1319
01:19:31,104 --> 01:19:33,607
그냥 막... 차마 볼 수는 없었어요

1320
01:19:33,690 --> 01:19:35,776
끝내고만 싶었죠, 그래서 이렇게...

1321
01:19:39,196 --> 01:19:41,240
맙소사, 하기 힘든 얘기네요

1322
01:19:42,950 --> 01:19:44,826
피가 철철 흘렀어요

1323
01:19:45,744 --> 01:19:48,288
0.5cm 차이로 동맥을 피했죠

1324
01:19:48,997 --> 01:19:50,999
진짜 죽을 수도 있었어요

1325
01:19:52,501 --> 01:19:54,086
하지만 그때까지는

1326
01:19:54,169 --> 01:19:58,715
딱히 자살 가능성을
염두에 둔 것 같진 않은데

1327
01:19:58,799 --> 01:20:01,635
그 이후로 항상 품고 살았죠

1328
01:20:02,928 --> 01:20:05,180
그러다 암 진단을 받고 난 후

1329
01:20:05,264 --> 01:20:07,641
수술이 끝나고 정신이 들었을 때

1330
01:20:07,724 --> 01:20:09,810
우울하지 않았어요

1331
01:20:10,477 --> 01:20:11,728
그때는...

1332
01:20:14,648 --> 01:20:17,025
소중히 받아들이게 됐달까요

1333
01:20:19,570 --> 01:20:22,197
죽어도 괜찮겠다는 기분이었죠

1334
01:20:25,325 --> 01:20:27,369
하지만 제 손으로는 절대 아니고요

1335
01:20:30,289 --> 01:20:33,166
{\an8}"기분 좋은 빛"

1336
01:20:33,250 --> 01:20:36,086
{\an8}오늘 공연장에 간다니
실감이 안 나

1337
01:20:36,170 --> 01:20:37,588
{\an8}- 진짜로
- 엄청 커

1338
01:20:37,671 --> 01:20:39,965
그게 어떤 기분일지도 모르겠어

1339
01:20:42,593 --> 01:20:45,012
"파라마운트"

1340
01:20:45,095 --> 01:20:46,138
됐다

1341
01:20:49,725 --> 01:20:51,268
미쳤다!

1342
01:20:52,477 --> 01:20:53,937
미쳤네!

1343
01:20:54,521 --> 01:20:55,647
"앤드리아 깁슨
매진"

1344
01:20:55,731 --> 01:20:57,482
즐거운 시간 되세요, 안녕하세요

1345
01:20:58,233 --> 01:20:59,568
{\an8}어서 오세요, 즐거운 시간 되세요

1346
01:20:59,651 --> 01:21:00,861
{\an8}"특별 손님
티그 노타로"

1347
01:21:03,614 --> 01:21:05,490
"앤드리아 사랑해요"

1348
01:21:11,538 --> 01:21:13,123
안녕, 티그

1349
01:21:13,832 --> 01:21:18,003
기대된다, 온 세상이
오늘 공연을 기다리고 있어!

1350
01:21:19,671 --> 01:21:22,090
딱 그런 느낌이야, 모두 들떴어

1351
01:21:22,174 --> 01:21:25,719
- 살짝 보고 싶은데
- 지금은 아무도 없어

1352
01:21:30,015 --> 01:21:32,226
- 그건 내가 감당할게
- 그래

1353
01:21:35,687 --> 01:21:38,106
좋아, 가서 분위기만 봐야겠다

1354
01:21:41,276 --> 01:21:44,947
이 계단을 공황 발작 없이
무사히 지날 수 있는지 해봐야지

1355
01:21:53,789 --> 01:21:55,499
사람들 있네

1356
01:21:57,918 --> 01:22:01,463
정말 고맙습니다!
제 이름은 티그입니다

1357
01:22:01,547 --> 01:22:02,965
그리고...

1358
01:22:04,174 --> 01:22:06,218
숨 못 쉬면 어쩌지?

1359
01:22:26,989 --> 01:22:29,324
혈색 있어 보이면 좋겠어요

1360
01:22:29,408 --> 01:22:31,034
사람들이 걱정하지 않게요

1361
01:22:31,118 --> 01:22:33,412
아주 건강한 모습으로
나서고 싶어요

1362
01:22:46,592 --> 01:22:48,552
어쩜 좋아

1363
01:22:48,635 --> 01:22:50,470
진짜 이렇게 되다니

1364
01:22:53,348 --> 01:22:55,058
진짜 이렇게 됐어

1365
01:22:55,142 --> 01:22:58,562
자기야
난 원래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잖아

1366
01:22:59,354 --> 01:23:01,857
근데 지금은
너무 많이 느껴져서 무서워

1367
01:23:03,108 --> 01:23:05,277
그래, 근데 있잖아

1368
01:23:05,360 --> 01:23:07,905
모두 자기를 응원하고
사랑을 전하려고 온 거야

1369
01:23:07,988 --> 01:23:09,281
특히 내가

1370
01:23:17,164 --> 01:23:18,248
들어오세요

1371
01:23:19,625 --> 01:23:20,792
5분 남았습니다

1372
01:23:20,876 --> 01:23:23,962
- 5분 남았대, 난 갈게
- 네, 고마워요

1373
01:23:24,546 --> 01:23:26,131
감동 기대할게

1374
01:23:26,882 --> 01:23:30,594
저 말...
저렇게 말할 때가 제일 긴장돼요

1375
01:23:32,804 --> 01:23:33,931
5분 남았습니다

1376
01:23:34,723 --> 01:23:36,141
5분 남았어요, 앤드리아

1377
01:23:37,809 --> 01:23:42,814
내 얼굴의 이 수많은 선

1378
01:23:42,898 --> 01:23:47,819
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네

1379
01:23:47,903 --> 01:23:52,324
어디를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

1380
01:23:53,200 --> 01:23:57,204
그 수많은 이야기

1381
01:23:58,830 --> 01:24:04,253
하지만 들려줄 사람이 없다면

1382
01:24:04,962 --> 01:24:06,630
됐다

1383
01:24:06,713 --> 01:24:10,968
그런 이야기, 진짜로 그래

1384
01:24:13,178 --> 01:24:16,056
난 널 위한 사람

1385
01:24:18,934 --> 01:24:23,772
산 정상을 넘고

1386
01:24:23,856 --> 01:24:28,819
푸른 바다를 헤엄치고

1387
01:24:28,902 --> 01:24:33,740
모든 선을 넘고
모든 규칙을 어겼지

1388
01:24:33,824 --> 01:24:39,037
내 사랑, 모두 널 위해서였어

1389
01:24:39,121 --> 01:24:44,710
오, 내가 가진 것
하나 없을 때도

1390
01:24:45,669 --> 01:24:52,259
백만장자처럼 느끼게 해주는 너
정말이야

1391
01:24:53,427 --> 01:24:58,015
난 널 위한 사람

1392
01:25:21,747 --> 01:25:23,707
무대에 섰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

1393
01:25:24,791 --> 01:25:25,918
고맙습니다

1394
01:25:26,585 --> 01:25:28,378
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

1395
01:25:29,129 --> 01:25:32,591
처음 화학 요법을 받을 때

1396
01:25:32,674 --> 01:25:35,886
온몸의 털이 거의 다 빠졌어요

1397
01:25:35,969 --> 01:25:40,390
자랑스러운 페미니스트 다리털이
당당하게 바닥으로 행진했죠

1398
01:25:40,807 --> 01:25:42,601
왁스를 쓰지도 않고

1399
01:25:42,684 --> 01:25:44,728
첫 브라질리언 왁싱을 받았어요

1400
01:25:45,604 --> 01:25:49,900
근데 눈썹은 여전히 그대로였죠
신기하죠?

1401
01:25:50,400 --> 01:25:54,863
나비가 되어 떠나길 거부하는
두 마리 털북숭이 애벌레처럼요

1402
01:25:55,405 --> 01:25:58,325
어느 날 어머니가 전화해서
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

1403
01:25:58,408 --> 01:26:01,286
'앤드리아
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어'

1404
01:26:01,370 --> 01:26:05,874
'너희 아빠가 아침에 일어나니
오른쪽 눈썹이 다 없어졌더라'

1405
01:26:06,917 --> 01:26:09,211
그 후로 3년이 지났어요
3년요, 여러분

1406
01:26:09,294 --> 01:26:13,507
아버지의 눈썹은
3년간 다시 자라지 않았습니다

1407
01:26:13,590 --> 01:26:18,136
제 눈썹을 지키려고
아빠 눈썹이 빠진 거예요

1408
01:26:18,220 --> 01:26:20,806
기적을 믿어야만
믿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

1409
01:26:20,889 --> 01:26:23,308
사랑만 믿으면 돼요

1410
01:26:28,105 --> 01:26:30,566
저는 어떻게 봐도
자연스러운 사람이 아니었어요

1411
01:26:30,649 --> 01:26:33,652
{\an8}태어날 때부터 입이 떡 벌어지게
모두가 감탄하는 사람은 아니었죠

1412
01:26:33,735 --> 01:26:35,362
{\an8}단단한 껍질 속에 웅크리고

1413
01:26:35,445 --> 01:26:37,823
{\an8}오랜 세월 비를 피하며 살았습니다

1414
01:26:37,906 --> 01:26:39,867
제게는 피난처가 중요했어요

1415
01:26:39,950 --> 01:26:41,952
아름다움은 당연히
제 뒤를 쫓았습니다

1416
01:26:42,035 --> 01:26:43,453
모두에게 그렇듯요

1417
01:26:43,537 --> 01:26:45,080
하지만 제가 더 빨랐어요

1418
01:26:45,163 --> 01:26:49,168
걱정과 후회, 다음 생의 약속과
주말 속에

1419
01:26:49,251 --> 01:26:50,711
숨어 살았죠

1420
01:26:51,712 --> 01:26:53,005
그러던 어느 날

1421
01:26:53,088 --> 01:26:55,674
붉은 벨벳으로 장식한
뉴올리언스의 어느 극장

1422
01:26:55,757 --> 01:26:58,510
무대 위에 선
마이아 앤절로를 봤습니다

1423
01:26:58,594 --> 01:27:00,929
마이크까지 천천히
17걸음을 걸어가서

1424
01:27:01,013 --> 01:27:03,015
입을 열기 전 깊은숨을 들이쉬었죠

1425
01:27:03,098 --> 01:27:06,268
그 숨결 속에서
신이 탄생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

1426
01:27:07,436 --> 01:27:09,646
그런 기분은 처음이었죠

1427
01:27:09,730 --> 01:27:13,984
집에 돌아와서 그 기분이 뭔지
백과사전을 찾아봤어요

1428
01:27:14,067 --> 01:27:15,194
'닭살'

1429
01:27:16,111 --> 01:27:19,072
그러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
'할 수 있어'

1430
01:27:19,823 --> 01:27:21,909
제 인생에 둘렀던
접근 금지 테이프를 떼고

1431
01:27:21,992 --> 01:27:23,911
모든 손길을 느꼈습니다

1432
01:27:24,411 --> 01:27:26,747
호크아이즈 농구 팀에서

1433
01:27:26,830 --> 01:27:29,291
세 번째 시즌을 맞은
케이틀린 클라크가

1434
01:27:29,374 --> 01:27:31,835
날카로운 V자를 그리며
크로스오버로

1435
01:27:31,919 --> 01:27:34,838
미켈란젤로의 붓처럼
코트를 가로지를 때

1436
01:27:34,922 --> 01:27:37,341
닭살 222개

1437
01:27:37,424 --> 01:27:42,304
14년 만에 처음으로
약을 끊은 여동생이

1438
01:27:42,387 --> 01:27:46,225
엄마 눈 색깔이 초록색이란 걸
이제야 알았다고 전화했을 때

1439
01:27:46,308 --> 01:27:48,894
닭살 505개

1440
01:27:50,145 --> 01:27:53,190
어느 순간부터
매사에 느껴지기 시작했어요

1441
01:27:53,273 --> 01:27:56,818
진심 어린 사과
적이 보낸 사랑의 시

1442
01:27:56,902 --> 01:28:00,239
대륙 분수령 위로 떠오르는 달

1443
01:28:01,031 --> 01:28:05,452
별안간 이 세상에는
그 무엇도 죽어가지 않았죠

1444
01:28:05,536 --> 01:28:07,162
그런 느낌 아시나요?

1445
01:28:07,246 --> 01:28:12,084
이 세상 그 무엇도 죽지 않는
그 찰나의 기분

1446
01:28:13,460 --> 01:28:16,255
닭살 888개

1447
01:28:17,381 --> 01:28:21,093
화학 요법 4개월째
집에 있으면서

1448
01:28:21,176 --> 01:28:25,055
속눈썹 전부가
광대뼈 위로 떨어졌을 때

1449
01:28:25,138 --> 01:28:29,935
그 덕에 400개의 소원을
빌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

1450
01:28:31,436 --> 01:28:34,314
이제 그 마법을 벗어날 수 없어요

1451
01:28:34,398 --> 01:28:37,150
아름다움이 저를 사로잡고
놓아주지 않네요

1452
01:28:37,234 --> 01:28:39,987
세계 기록이란 게 그래요

1453
01:28:40,070 --> 01:28:42,197
제 기록이 깨진다면

1454
01:28:42,281 --> 01:28:44,950
오, 물론 그렇게 될 테니까요

1455
01:28:45,033 --> 01:28:47,327
아무런 노력조차 하지 않고

1456
01:28:47,411 --> 01:28:49,288
다시 그 기록을 깰 수 있음에

1457
01:28:49,371 --> 01:28:51,331
기뻐할 거예요

1458
01:29:00,465 --> 01:29:02,092
잘한다, 기비!

1459
01:29:06,054 --> 01:29:09,683
친구가 말했어요
'네가 네 인연이면 어떡해?'

1460
01:29:09,766 --> 01:29:11,185
{\an8}"부메랑 밸런타인"

1461
01:29:11,268 --> 01:29:13,770
{\an8}'신이시여
제발 그것만은 아니길'

1462
01:29:13,854 --> 01:29:16,940
'난 내 타입이
전혀 아니란 말이야'

1463
01:29:20,444 --> 01:29:21,904
{\an8}12시 31분...

1464
01:29:21,987 --> 01:29:22,988
{\an8}"살아 있는 증거"

1465
01:29:23,071 --> 01:29:26,658
{\an8}...하지 않기로
자기 목숨을 구하기로 결심했을 때

1466
01:29:26,742 --> 01:29:27,910
나도 그렇게 했다

1467
01:29:27,993 --> 01:29:32,873
내 온 마음, 온 정신은
살아 있는 증거와 집으로 돌아갔다

1468
01:29:33,916 --> 01:29:36,418
다음 시는 메그를 위한 작품이에요

1469
01:29:36,502 --> 01:29:37,711
정말...

1470
01:29:41,423 --> 01:29:44,134
{\an8}내가 암을 '빅 C'라고 하면...

1471
01:29:44,218 --> 01:29:45,469
{\an8}"수호천사 물고기"

1472
01:29:45,552 --> 01:29:48,222
{\an8}...거대한 바다라는 뜻임을
오직 메건만 이해한다

1473
01:29:48,305 --> 01:29:51,391
우리만의 타이태닉을 만나는
가라앉지 않는 바다

1474
01:29:51,975 --> 01:29:53,810
그녀의 가슴은 문

1475
01:29:53,894 --> 01:29:56,688
활짝 열어 젖혀 뜯어져 나가면

1476
01:29:56,772 --> 01:29:58,357
그 위에 올라 목숨을 부지한다

1477
01:29:58,440 --> 01:30:00,734
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

1478
01:30:00,817 --> 01:30:03,028
결과를 물어볼 때도 그렇다

1479
01:30:03,946 --> 01:30:07,115
시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이라면

1480
01:30:07,199 --> 01:30:12,204
말할 수 없이 힘든 일을
아름답게 전해줄 사람이

1481
01:30:12,704 --> 01:30:13,705
필요하지 않다

1482
01:30:20,003 --> 01:30:22,464
오늘 이렇게 와주셔서
모두 고맙습니다

1483
01:30:22,548 --> 01:30:25,676
제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
모르실 거예요

1484
01:30:26,093 --> 01:30:29,263
정말 고맙습니다
모두 행복한 밤 보내세요

1485
01:30:29,346 --> 01:30:31,765
모두 정말 사랑합니다

1486
01:30:38,021 --> 01:30:40,816
가슴 깊은 곳에서부터
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

1487
01:30:40,899 --> 01:30:42,442
고맙습니다

1488
01:30:51,159 --> 01:30:52,411
고맙습니다

1489
01:31:05,340 --> 01:31:06,717
세상에

1490
01:31:18,478 --> 01:31:19,980
이럴 수가

1491
01:31:24,067 --> 01:31:25,235
맙소사

1492
01:32:12,866 --> 01:32:15,494
사랑 때문에 울어?

1493
01:32:15,577 --> 01:32:16,787
응

1494
01:32:23,627 --> 01:32:26,755
자기야, 정말 좋았어
진짜 잘했어

1495
01:32:58,495 --> 01:32:59,913
진짜 좋았어요

1496
01:33:00,998 --> 01:33:03,625
온갖 감정이 몰아쳐서 마치...

1497
01:33:03,709 --> 01:33:07,045
감정이 꽉 차서 터져버릴 것 같은
풍선이 된 기분이었죠

1498
01:33:07,129 --> 01:33:10,507
약한 모습까지 다 보여준 건
그때가 처음인 것 같아요

1499
01:33:11,925 --> 01:33:15,929
지난번 검사에서는 종양 표지자가
진단 이후 최저치였어요

1500
01:33:17,055 --> 01:33:20,350
그래서 이번에는
바로 주사를 맞지 않고

1501
01:33:20,434 --> 01:33:23,020
일단 스캔부터 해보고 싶었어요

1502
01:33:23,937 --> 01:33:26,523
지금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고요

1503
01:33:35,199 --> 01:33:37,701
간밤에 한숨도 못 잤어

1504
01:33:37,784 --> 01:33:38,952
너무 아파서

1505
01:33:39,745 --> 01:33:43,874
뒤에 있는 엉덩이뼈가
부러지는 것 같아

1506
01:33:43,957 --> 01:33:46,668
휴대폰으로
검사 결과 알림이 왔는데

1507
01:33:46,752 --> 01:33:48,587
아직 안 열어봤어

1508
01:33:50,797 --> 01:33:54,218
이번 검사는
특히 더 신경 쓰이는 게...

1509
01:33:54,301 --> 01:33:55,177
뭐지?

1510
01:33:55,260 --> 01:33:56,803
- 저기 봐
- 뭐야?

1511
01:33:59,306 --> 01:34:00,891
기분 좋다

1512
01:34:01,391 --> 01:34:03,769
도와주러 온 것 같아

1513
01:34:05,395 --> 01:34:09,733
저희 집 마당에 산비둘기가 있는데
저희는 사랑둥이라고 불러요

1514
01:34:10,234 --> 01:34:11,902
벌써 몇 달째 여기 살고 있죠

1515
01:34:11,985 --> 01:34:15,322
그런데 몇 주 전부터

1516
01:34:15,405 --> 01:34:17,741
한 마리밖에 안 보여요

1517
01:34:18,242 --> 01:34:20,118
이 소리가 그 산비둘기예요

1518
01:34:27,334 --> 01:34:28,877
검색해 봤는데

1519
01:34:28,961 --> 01:34:33,757
산비둘기는 딱 한 마리의 짝과
평생 간다고 해서 슬퍼졌어요

1520
01:34:34,341 --> 01:34:36,468
만약 한 마리가 죽으면...

1521
01:34:38,011 --> 01:34:42,266
남은 한 마리는
최대 1년까지 슬퍼하며 산대요

1522
01:34:42,349 --> 01:34:43,851
자기 짝을...

1523
01:34:44,601 --> 01:34:45,936
그리워하면서요

1524
01:34:46,979 --> 01:34:49,982
근데 다른 한 마리가
지금 바로 날아와 주면

1525
01:34:50,065 --> 01:34:53,026
문제가 해결되고
제 기분도 좋아질 테니

1526
01:34:53,110 --> 01:34:54,695
그렇게 되면 좋겠어요

1527
01:34:58,907 --> 01:35:02,119
어쩌면 더 좋은 나무를 찾아서
이리 오라고

1528
01:35:02,202 --> 01:35:03,787
부르고 있을지도 몰라

1529
01:35:04,371 --> 01:35:05,706
쟤는...

1530
01:35:09,084 --> 01:35:10,294
아냐

1531
01:35:14,840 --> 01:35:17,634
난 자기랑 같이 있는 나쁜 나무가
좋은 나무보다 좋아

1532
01:35:21,054 --> 01:35:24,474
휴대폰 갖고 나올게
여기서 같이 결과 확인하자

1533
01:35:34,651 --> 01:35:36,028
속이 울렁거려

1534
01:35:36,904 --> 01:35:37,821
응, 나도

1535
01:35:43,118 --> 01:35:44,870
다 퍼졌대

1536
01:35:47,247 --> 01:35:49,416
- 내가 읽어봐도 돼?
- 잠깐만

1537
01:35:49,499 --> 01:35:51,418
내가 먼저 보고, 알았지?

1538
01:36:05,140 --> 01:36:08,268
'상경부 임파절 양쪽에서...'

1539
01:36:08,352 --> 01:36:11,730
'이유를 알 수 없는
상당한 흡수량 증가가 관찰됨'

1540
01:36:12,606 --> 01:36:15,484
'가슴과 복부 골반 부위에서
점진적으로'

1541
01:36:15,567 --> 01:36:18,862
'질환 전이의
뚜렷한 양상을 보임'

1542
01:36:23,242 --> 01:36:24,993
이 통증이 그런 거구나

1543
01:36:29,248 --> 01:36:30,624
전신에 퍼졌어

1544
01:36:41,593 --> 01:36:44,263
복부에도 있다니 무섭네

1545
01:36:58,777 --> 01:37:00,696
그래도 소식을 확인하고 나서

1546
01:37:00,779 --> 01:37:03,490
이렇게 바로 현재로 돌아오니까

1547
01:37:04,908 --> 01:37:07,119
받아들이기가 좀 더 쉽다

1548
01:37:13,667 --> 01:37:15,669
잘됐네

1549
01:37:24,011 --> 01:37:27,306
난 나만의 희망에 젖은
순간이 좋은데

1550
01:37:28,307 --> 01:37:30,100
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

1551
01:37:30,184 --> 01:37:31,560
그래?

1552
01:37:39,610 --> 01:37:42,738
젠장, 제발 암이
온몸에 퍼지진 않길 바랐는데

1553
01:37:44,031 --> 01:37:46,325
그건 싫었는데

1554
01:38:13,977 --> 01:38:17,272
이번 결과를 듣고는

1555
01:38:17,356 --> 01:38:18,649
이렇게 생각했어요

1556
01:38:18,732 --> 01:38:22,152
'난 이제 죽는구나
이제 얼마 안 남았어'

1557
01:38:28,116 --> 01:38:31,161
메그랑 드라이브하러 가면서
이렇게 말했어요

1558
01:38:32,037 --> 01:38:37,251
'내가 의식적으로
내 인생에 몸을 맡기면...'

1559
01:38:38,710 --> 01:38:41,380
'내 인생이 나를 다시'

1560
01:38:41,463 --> 01:38:44,591
'기쁜 일상으로 되돌려보낼지
확인해 보려는 거야'

1561
01:38:46,677 --> 01:38:49,137
그래서 나갔더니...

1562
01:38:50,389 --> 01:38:52,057
그냥 받아들이게 됐어요

1563
01:38:58,856 --> 01:39:01,817
무거웠던 짐들이
한순간에 떨어져 나갔죠

1564
01:39:03,610 --> 01:39:06,196
이 세상의 색깔이 바뀐 것처럼요

1565
01:39:10,242 --> 01:39:13,412
암 진단을 받은 초기에는

1566
01:39:13,495 --> 01:39:14,955
2년밖에 못 산다니

1567
01:39:17,457 --> 01:39:19,376
너무 짧다고 생각했어요

1568
01:39:20,460 --> 01:39:23,046
그런데 지금은...

1569
01:39:23,922 --> 01:39:26,300
'대박, 완전 길잖아'

1570
01:39:27,009 --> 01:39:28,760
1초도 완전 길어요

1571
01:39:29,303 --> 01:39:32,681
메그의 얼굴을 보며 앉아 있는
1분도 완전 길죠

1572
01:39:32,764 --> 01:39:34,641
근데 그걸 2년이나?

1573
01:39:37,603 --> 01:39:40,105
지난 3년간의 제 인생이

1574
01:39:40,189 --> 01:39:42,691
그전에 살아온 시간보다
훨씬 더 긴 것 같아요

1575
01:39:46,653 --> 01:39:48,655
진짜 '와!' 하게 되죠

1576
01:39:51,408 --> 01:39:52,326
전...

1577
01:39:54,786 --> 01:39:56,705
와, 이런 인생이 주어졌어요

1578
01:39:57,873 --> 01:39:58,790
그리고...

1579
01:40:00,083 --> 01:40:03,337
오늘 죽지는 않을 거예요
그건 거의 확실해요

1580
01:40:04,213 --> 01:40:05,422
그래서, 와...

1581
01:40:05,506 --> 01:40:07,299
제게 내일도 있어요

1582
01:40:10,344 --> 01:40:12,596
그럼 이제 어떻게 될까요?

1583
01:40:14,264 --> 01:40:15,432
모르죠

1584
01:40:16,808 --> 01:40:19,394
신비감 속에 살고 싶어요

1585
01:40:24,233 --> 01:40:25,275
그리고...

1586
01:40:26,193 --> 01:40:28,612
마지막에 이렇게 생각하고 싶어요

1587
01:40:30,197 --> 01:40:32,449
'젠장, 이런 삶이
수도 없이 계속되면 좋으련만'

1588
01:41:19,872 --> 01:41:22,249
내게 밝은 시간을 줘

1589
01:41:23,917 --> 01:41:26,503
하지만 어두운 시간도 갖고 싶어

1590
01:41:28,213 --> 01:41:32,509
슬픔은 내 밴드의 보컬
승합차를 타고

1591
01:41:32,593 --> 01:41:35,846
진실로 직행하는 지름길

1592
01:41:36,388 --> 01:41:39,349
어둠 속에서 자라는 식물이

1593
01:41:40,309 --> 01:41:43,854
우리에게 교훈을 주네

1594
01:41:44,313 --> 01:41:48,859
수없이 쏘이지 않았다면
과연 도착할 수 있었을까

1595
01:41:48,942 --> 01:41:53,197
{\an8}함부로 쓰고 싶지 않은
지구 위 이 천국에

1596
01:41:53,822 --> 01:41:56,033
{\an8}행운의 동전을 들어

1597
01:41:57,618 --> 01:42:01,121
{\an8}난 돈에 반해 당신과 결혼할 거야

1598
01:42:01,205 --> 01:42:05,459
그러니 내 사랑니에서
마취약은 빼주길

1599
01:42:05,542 --> 01:42:07,669
난 전부 느끼고 싶어

1600
01:42:07,753 --> 01:42:10,756
짠맛, 신맛, 그다음은 단맛

1601
01:42:10,839 --> 01:42:15,928
네게 입 맞추고 무너진 벽에
사랑의 이름을 쓸 거야

1602
01:42:16,011 --> 01:42:19,723
무너진 잔해는 네 발치에

1603
01:42:20,182 --> 01:42:23,602
남은 나와 함께 둬

1604
01:42:24,311 --> 01:42:26,438
짠맛, 신맛

1605
01:42:26,897 --> 01:42:31,485
그다음은 단맛

1606
01:42:33,779 --> 01:42:36,281
문 앞에 앉아

1607
01:42:37,533 --> 01:42:41,328
완벽한 하늘을 바라봐

1608
01:42:41,995 --> 01:42:46,291
해와 달, 6월의 번개를
품고 있는 하늘

1609
01:42:46,375 --> 01:42:50,212
새와 비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지

1610
01:42:50,295 --> 01:42:52,506
난 완벽함 필요 없어

1611
01:42:53,549 --> 01:42:58,303
난 진실에 닿을 수만 있으면 돼

1612
01:42:58,387 --> 01:43:02,766
노력과 삶, 죽음을
소중히 간직하고 싶어

1613
01:43:02,850 --> 01:43:06,770
다른 사람들처럼
크나큰 실수도 하고

1614
01:43:07,646 --> 01:43:10,148
행운의 동전을 들어

1615
01:43:10,983 --> 01:43:14,361
난 돈에 반해 당신과 결혼할 거야

1616
01:43:15,070 --> 01:43:19,283
그러니 내 사랑니에서
마취약은 빼주길

1617
01:43:19,366 --> 01:43:21,743
난 전부 느끼고 싶어

1618
01:43:21,827 --> 01:43:24,538
짠맛, 신맛, 그다음은 단맛

1619
01:43:24,621 --> 01:43:29,751
네게 입 맞추고 무너진 벽에
사랑의 이름을 쓸 거야

1620
01:43:29,835 --> 01:43:33,547
무너진 잔해는 네 발치에

1621
01:43:34,047 --> 01:43:37,467
나와 함께 둬

1622
01:43:38,635 --> 01:43:42,598
- 난 더 필요한 거 없어
- 난 더 필요한 거 없어

1623
01:43:42,681 --> 01:43:46,518
- 사랑이 흐르는 삶
- 사랑이 흐르는 삶

1624
01:43:46,602 --> 01:43:48,478
짠맛, 신맛

1625
01:43:49,938 --> 01:43:54,943
그다음은 단맛

1626
01:43:57,070 --> 01:43:59,573
달콤해

1627
01:43:59,656 --> 01:44:04,077
달콤해

1628
01:44:04,161 --> 01:44:08,832
달콤해

1629
01:44:08,916 --> 01:44:12,419
사랑이 흐르는 삶

1630
01:44:12,503 --> 01:44:16,673
- 달콤해
- 달콤해

1631
01:44:20,177 --> 01:44:23,180
달콤해

1632
01:44:25,891 --> 01:44:28,644
자막: 우아름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