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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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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
00:00:23,982 --> 00:00:26,234
어서 자리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

4
00:00:31,531 --> 00:00:36,202
가득 찬 장내가 보이십니까?
관중 수 신기록 달성이라는군요

5
00:00:38,913 --> 00:00:42,250
크리스 에버트 로이드와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 맞섭니다

6
00:00:42,751 --> 00:00:44,085
세계 최고의 선수들이죠

7
00:00:47,255 --> 00:00:48,798
볼만한 경기가 될 겁니다

8
00:00:48,882 --> 00:00:51,843
둘 다 쉽게 함락할 선수들은
아니거든요

9
00:00:51,926 --> 00:00:52,802
그럼요

10
00:01:24,125 --> 00:01:27,253
따라갔지만 쳐내지 못했습니다!

11
00:01:27,337 --> 00:01:29,506
끝내주는 포인트예요!

12
00:01:30,507 --> 00:01:33,551
라이벌리의 핵심은
서로를 더 뛰어나게 만든단 거죠

13
00:01:35,553 --> 00:01:38,598
경기도 손에 땀을 쥐게 하고요
더 바랄 게 없죠

14
00:01:38,681 --> 00:01:41,309
또 환상적인 포인트가 나왔습니다

15
00:01:43,019 --> 00:01:45,146
이 둘은 고질라와 모스라였어요

16
00:01:45,647 --> 00:01:47,440
서로가 서로의 자극이 됐죠

17
00:01:48,191 --> 00:01:49,859
불쏘시개가 된 것 같았어요

18
00:01:56,908 --> 00:01:59,327
스포츠 역사를 돌아봤을 때
위대한 라이벌들은 많습니다

19
00:01:59,410 --> 00:02:00,620
알리와 프레이저

20
00:02:00,703 --> 00:02:03,081
두 챔피언이 서로에게서
최고의 모습을 이끌어냅니다

21
00:02:03,665 --> 00:02:06,209
래리 버드가
매직 존슨과의 라이벌전에서

22
00:02:06,292 --> 00:02:08,837
설욕의 기회에 가까워졌습니다

23
00:02:09,796 --> 00:02:13,424
의심할 여지 없이
현존 최고의 라이벌이죠

24
00:02:13,508 --> 00:02:16,136
제 생각엔 어떤 스포츠에서도

25
00:02:16,219 --> 00:02:18,763
이 같은 라이벌리는 없었어요

26
00:02:19,347 --> 00:02:21,599
크리스 에버트와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 달랐죠

27
00:02:23,017 --> 00:02:24,894
80번이나 맞붙었다니까요

28
00:02:24,978 --> 00:02:27,105
말 그대로 정말 미쳤죠

29
00:02:31,484 --> 00:02:34,279
평생 만나본 이들 가운데

30
00:02:34,362 --> 00:02:38,575
가장 투지 왕성하고도
냉정한 선수끼리의 대결이었어요

31
00:02:39,284 --> 00:02:41,244
얼마나 심했는지
둘 다 인정하려 들지 않을걸요

32
00:02:41,327 --> 00:02:42,704
"매치 포인트"

33
00:02:43,288 --> 00:02:45,165
어드밴티지, 나브라틸로바

34
00:02:45,248 --> 00:02:47,125
세상에!

35
00:02:49,836 --> 00:02:53,131
테니스 코트라면 어디든
끝이 없는 혈전을 벌였어요

36
00:02:55,800 --> 00:02:57,594
"크리스와 마르티나: 마지막 세트"

37
00:02:57,677 --> 00:03:00,680
그리고 이제는 서로를 살리려 하죠

38
00:03:07,395 --> 00:03:11,232
"2023년
뉴욕시"

39
00:03:21,743 --> 00:03:24,329
아직 여기 오는 게
트라우마가 있긴 해요

40
00:03:28,333 --> 00:03:29,167
네, 뭐

41
00:03:29,751 --> 00:03:31,502
US오픈 때 여기 오고 실감했는데

42
00:03:31,586 --> 00:03:34,297
예전엔 올 때마다
늘 행복한 곳이었거든요

43
00:03:35,089 --> 00:03:38,218
하지만 고통스러운 7주를 보냈더니
힘들어지더라고요

44
00:03:38,301 --> 00:03:39,469
"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"

45
00:03:40,970 --> 00:03:42,472
- 똑똑
- 안녕하세요!

46
00:03:42,555 --> 00:03:45,600
- 좋아 보이시네요
- 안녕하세요, 고마워요

47
00:03:45,683 --> 00:03:47,310
쇼트커트가 잘 어울리세요

48
00:03:47,393 --> 00:03:50,104
네, 근데 몇 번
남자로 오해받긴 했어요

49
00:03:50,688 --> 00:03:53,149
- 비춰보세요
- 혀 내밀어 보실래요?

50
00:03:53,233 --> 00:03:54,442
긴장되네요

51
00:03:55,318 --> 00:03:59,405
4개월 전에 치료 끝나고
처음 검사받는 거거든요

52
00:03:59,906 --> 00:04:01,324
깊게, 천천히 숨 쉬세요

53
00:04:02,158 --> 00:04:05,828
저는 유방암과 인후암을
진단받았어요

54
00:04:06,371 --> 00:04:09,916
오른쪽 가슴에
종양 절제술을 받았고

55
00:04:10,416 --> 00:04:13,711
그다음엔 목에 양성자 치료와
항암 치료를 받았죠

56
00:04:14,212 --> 00:04:15,797
상황이 안 좋았어요

57
00:04:15,880 --> 00:04:18,424
아직 치료 끝난 지
얼마 안 되셨거든요

58
00:04:18,508 --> 00:04:22,512
항암 치료가 끝난 건
좋은 일이지만

59
00:04:22,595 --> 00:04:27,016
두경부암 관찰 지침을
고려해 봤을 때

60
00:04:27,100 --> 00:04:30,395
1년 후에 PET 스캔을 받으시는 게
좋을 것 같아요

61
00:04:31,771 --> 00:04:33,898
"클리블랜드 클리닉
플로리다"

62
00:04:38,152 --> 00:04:42,407
심박 아주 강하고 좋네요
누워보실래요?

63
00:04:42,490 --> 00:04:45,576
지금 한 800m 정도 걸었는데

64
00:04:45,660 --> 00:04:48,871
전혀 힘들지 않아요

65
00:04:48,955 --> 00:04:51,207
아주 좋아요
드시는 진통제는 있나요?

66
00:04:51,291 --> 00:04:52,959
- 아뇨, 없어요
- 알겠습니다

67
00:04:53,960 --> 00:04:56,838
- 죄송해요, 배꼽 주변이 예민해서
- 네

68
00:04:56,921 --> 00:05:00,842
- 그걸 제 코에 넣을 건가요?
- 네, 괜찮으시겠어요?

69
00:05:04,053 --> 00:05:06,514
코로 숨 쉬세요

70
00:05:06,597 --> 00:05:08,725
- '이' 해보세요
- '이'

71
00:05:08,808 --> 00:05:09,934
아름답네요

72
00:05:10,018 --> 00:05:11,352
책에서 본 거랑 똑같아요

73
00:05:11,436 --> 00:05:13,313
혀를 쭉 내밀어 보세요

74
00:05:14,647 --> 00:05:17,025
- 아이고!
- 이제 됐습니다, 잘 끝났어요

75
00:05:17,525 --> 00:05:18,359
정말이지!

76
00:05:19,235 --> 00:05:20,570
괜찮아, 룰루

77
00:05:21,362 --> 00:05:22,613
이제 긴장 풀어

78
00:05:24,699 --> 00:05:26,075
기다리는 일만 남았네요

79
00:05:27,994 --> 00:05:31,372
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는지
기다리는 동안

80
00:05:32,123 --> 00:05:36,127
재발할지 모른다는 스트레스가
저를 자꾸 괴롭혀요

81
00:05:40,506 --> 00:05:45,053
지난번에 뵀을 땐
증상이 없었거든요

82
00:05:45,136 --> 00:05:45,970
네

83
00:05:46,054 --> 00:05:48,181
그런데 이번엔

84
00:05:49,474 --> 00:05:51,392
좋은 소식은 아니에요

85
00:05:52,226 --> 00:05:56,064
PET-CT 검사에서
암세포가 발견됐어요

86
00:05:58,608 --> 00:06:01,444
팀원들과 상의해 보고
다들 같은 결론이 나왔는데

87
00:06:02,195 --> 00:06:05,031
고강도 항암 치료에
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

88
00:06:07,742 --> 00:06:12,246
일단 첫 번째로 예상되는 건
피로감, 탈모예요

89
00:06:12,330 --> 00:06:14,957
그건 기정사실이죠
저희가 잘 지켜볼 겁니다

90
00:06:15,041 --> 00:06:19,379
아니, 이제야 제 머리 길이가
맘에 들기 시작했는데

91
00:06:19,462 --> 00:06:21,964
또 빠질 거라고요? 이러기예요?

92
00:06:22,048 --> 00:06:24,217
그러니까요, 정말 유감입니다

93
00:06:25,551 --> 00:06:26,594
그래도 계속 싸워야죠

94
00:06:26,677 --> 00:06:28,888
우리 둘 다 쉽게
포기하는 타입은 아니잖아요

95
00:06:28,971 --> 00:06:29,972
아시겠죠?

96
00:06:30,056 --> 00:06:30,932
이제…

97
00:06:31,015 --> 00:06:33,476
2년 전에 난소암에 걸렸어요

98
00:06:33,559 --> 00:06:34,435
수술 후엔…

99
00:06:34,519 --> 00:06:37,021
이번에 암이 두 번째로 재발했죠

100
00:06:38,564 --> 00:06:40,650
이젠 이런 느낌이에요

101
00:06:41,234 --> 00:06:43,236
'생사가 걸린 문제가 됐구나'

102
00:06:45,238 --> 00:06:46,864
정신 바짝 차려야죠

103
00:06:47,365 --> 00:06:52,495
내 삶을 괴롭히는 문제가 있다면
해결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

104
00:06:54,747 --> 00:06:59,377
테니스로 갈고닦은 힘이
암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됐어요

105
00:07:01,796 --> 00:07:03,047
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

106
00:07:04,173 --> 00:07:05,967
감정적, 정신적 부분의
지분이 컸죠

107
00:07:10,012 --> 00:07:11,931
마음먹은 게 있으면

108
00:07:12,014 --> 00:07:15,852
저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해요

109
00:07:16,519 --> 00:07:18,354
그리고 결국 현실로 만들죠

110
00:07:31,409 --> 00:07:35,538
1970년대 여자 테니스의 인기는
점점 높아지고 있었어요

111
00:07:36,998 --> 00:07:38,583
쟁쟁한 선수들이었죠

112
00:07:38,666 --> 00:07:42,420
로지, 버지니아, 빌리 진

113
00:07:43,629 --> 00:07:46,632
빌리 진 킹은
세계 테니스 챔피언이자

114
00:07:46,716 --> 00:07:50,052
여성 혁명의
리더격 고유 명사입니다

115
00:07:50,553 --> 00:07:52,555
많은 여성 선수의 삶이
좋은 쪽으로 변했죠

116
00:07:52,638 --> 00:07:54,056
이런 성취감을 느껴요, '해냈다'

117
00:07:54,140 --> 00:07:56,434
'부모님께 돈 부탁 안 드려도 돼'

118
00:07:56,517 --> 00:07:59,520
'내가 잘 쳐서 받은 거야
내가 번 돈이야'

119
00:08:10,490 --> 00:08:12,074
그때 크리시가 등장했어요

120
00:08:15,912 --> 00:08:18,247
처음 크리시를 봤던 곳은
US오픈이었어요

121
00:08:18,831 --> 00:08:21,334
"1971년
US오픈"

122
00:08:21,417 --> 00:08:26,047
당시엔 다들 '서브 앤드 발리'
즉, 네트 플레이를 했어요

123
00:08:30,218 --> 00:08:32,011
그런데 난데없이 웬 16살 소녀가

124
00:08:32,094 --> 00:08:34,680
베이스라인에서
상대를 무너뜨리기 시작한 거예요

125
00:08:34,764 --> 00:08:36,474
"메리 카릴로
캐스터 & 전 프로 테니스 선수"

126
00:08:37,433 --> 00:08:38,768
모든 게 바뀌었죠

127
00:08:45,566 --> 00:08:46,442
에버트

128
00:08:48,152 --> 00:08:51,989
여기 긴장한 사람이 있다면
크리스 마리 에버트는 아닐 겁니다

129
00:08:52,490 --> 00:08:56,869
전 크리시가 메리 앤 아이셀과
첫 경기를 하던 현장에 있었어요

130
00:08:56,953 --> 00:08:58,621
"빌리 진 킹
전 세계 랭킹 1위 테니스 선수"

131
00:08:58,704 --> 00:09:00,581
매치 포인트에
6포인트 뒤지고 있었을 거예요

132
00:09:04,460 --> 00:09:05,920
기어코 역전해 냅니다

133
00:09:06,546 --> 00:09:07,547
크리시 에버트

134
00:09:08,089 --> 00:09:09,382
모조리 이기기 시작하더군요

135
00:09:11,801 --> 00:09:14,178
속으로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

136
00:09:15,096 --> 00:09:18,766
성년이 되기 전인 선수가
그 정도로 대단할지 몰랐거든요

137
00:09:19,976 --> 00:09:22,019
그런데 크리시는 해냈죠

138
00:09:23,271 --> 00:09:26,107
크리시 에버트와 빌리 진 킹

139
00:09:28,109 --> 00:09:30,152
또 한 번의 로브, 들어옵니다!

140
00:09:32,113 --> 00:09:32,947
"사랑스럽고 귀여운"

141
00:09:33,030 --> 00:09:34,490
다들 크리시가 귀엽댔어요

142
00:09:35,491 --> 00:09:37,535
대결해 보면 생각이 바뀔걸요?

143
00:09:41,914 --> 00:09:43,416
크리시, 포인트를 낚아챕니다

144
00:09:47,628 --> 00:09:48,921
오늘의 중요한 뉴스는

145
00:09:49,005 --> 00:09:49,839
"크리스 에버트"

146
00:09:49,922 --> 00:09:54,343
닉슨 대통령의 경제적 메시지와
미일 무역 관계의 미래 등입니다

147
00:09:54,427 --> 00:09:57,054
하지만 많은 이들에게
중요한 사람은

148
00:09:57,138 --> 00:09:59,098
바로 플로리다에서 온 16살 소녀죠

149
00:09:59,181 --> 00:10:01,225
"소녀 크리스 에버트"

150
00:10:01,309 --> 00:10:02,143
"새로운 스타"

151
00:10:02,226 --> 00:10:03,644
큰 문제가 하나 있어요

152
00:10:03,728 --> 00:10:06,981
내일 아침 8시 5분까지
고등학교에 가야 하잖아요

153
00:10:07,064 --> 00:10:08,774
갈 수 있겠어요?

154
00:10:08,858 --> 00:10:11,444
네, 비몽사몽이더라도
수업은 들어야죠

155
00:10:12,028 --> 00:10:14,196
크리시, 이번 주 내내
세간의 화제는

156
00:10:14,280 --> 00:10:16,741
16살 소녀가 느낄
부담감이었는데요

157
00:10:16,824 --> 00:10:18,951
어때요, 부담을 느꼈나요?

158
00:10:19,035 --> 00:10:20,661
아뇨, 전혀 없었어요

159
00:10:20,745 --> 00:10:23,914
저는 세계 최고와 싸우니까
잃을 게 없고

160
00:10:23,998 --> 00:10:25,499
저쪽은 잃을 게 많죠

161
00:10:26,250 --> 00:10:29,545
크리시 에버트, 3월 이래로
경기에서 진 적이 없습니다

162
00:10:29,629 --> 00:10:31,839
크리스 에버트의
게임, 세트, 매치 끝났습니다

163
00:10:31,922 --> 00:10:33,341
보셨죠?

164
00:10:33,924 --> 00:10:37,637
반면 프로 선수들은 크리시에게
별로 친절하지 않았어요

165
00:10:38,846 --> 00:10:40,056
다들 이랬죠

166
00:10:40,139 --> 00:10:42,016
'죽어라 노력했는데'

167
00:10:42,099 --> 00:10:44,602
'뉴스위크 기자랑 6주를 있었는데'

168
00:10:44,685 --> 00:10:45,811
"뉴스위크
테니스: 여성 시대"

169
00:10:45,895 --> 00:10:47,605
'단독 표지를 줘?'

170
00:10:49,565 --> 00:10:53,778
성인 선수들은
제가 주목받는 게 불만이었죠

171
00:10:53,861 --> 00:10:55,571
"행복: 크리스를 맞이하는 것"

172
00:10:55,655 --> 00:10:59,158
제가 로커 룸에 들어가면
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고요

173
00:10:59,909 --> 00:11:01,827
당시 많은 선수가
분통이 터졌을 거예요

174
00:11:01,911 --> 00:11:06,123
크리시가 예쁘고
사랑스러운 선수일 뿐 아니라

175
00:11:06,207 --> 00:11:09,210
실력도 자기들보다 뛰어났거든요

176
00:11:10,753 --> 00:11:12,755
그 부분이 아팠겠죠

177
00:11:13,631 --> 00:11:15,800
너무 독보적이었어요

178
00:11:15,883 --> 00:11:18,386
그걸 아주 어린 나이에 증명했죠

179
00:11:18,886 --> 00:11:20,054
'내 무대는 여기다'

180
00:11:20,680 --> 00:11:21,889
전 크리시보다 몇 살 어렸는데

181
00:11:21,972 --> 00:11:23,432
"존 매켄로
전 랭킹 1위 테니스 선수"

182
00:11:23,516 --> 00:11:24,517
혀를 내두르게 되더군요

183
00:11:25,267 --> 00:11:29,647
새 얼굴이 필요하던 시기에
마침 딱 나타난 거예요

184
00:11:30,731 --> 00:11:34,860
관중을 유인할 만한 선수였죠

185
00:11:35,820 --> 00:11:39,031
일단 보면 그 아름다움과
젊음에 감탄하게 돼요

186
00:11:39,115 --> 00:11:42,326
여성스러우면서도
코트 위에선 매섭게 돌변했고요

187
00:11:42,410 --> 00:11:44,662
"크리스 에버트, 연승 기록 경신"

188
00:11:44,745 --> 00:11:47,707
테니스 업계가 늘 걱정돼서
저야 기뻤죠

189
00:11:47,790 --> 00:11:49,083
스타가 필요했거든요

190
00:11:49,166 --> 00:11:50,501
"크리스 에버트
테니스의 슈퍼스타"

191
00:11:50,584 --> 00:11:52,712
이 친구가 해내겠다 싶었어요

192
00:11:54,380 --> 00:11:55,631
지난 3년간

193
00:11:55,715 --> 00:11:59,176
테니스를 치는 인구의 수가
2배로 늘어 2천만 명을 넘었습니다

194
00:11:59,260 --> 00:12:00,636
크리시 덕이죠

195
00:12:00,720 --> 00:12:03,305
여자 테니스가
최고의 인기 스포츠가 됐어요

196
00:12:03,389 --> 00:12:06,475
크리시 열풍이 시작됐습니다

197
00:12:07,309 --> 00:12:08,436
제가 선수들한테 그랬어요

198
00:12:08,936 --> 00:12:12,231
'우리 첫 시작은 좋았다
하지만 2세대가 필요하지 않냐'

199
00:12:13,733 --> 00:12:15,526
다들 똑똑한 친구들이니 이해했죠

200
00:12:16,026 --> 00:12:16,944
"빌리 진에서 크리스로"

201
00:12:17,027 --> 00:12:19,613
저는 차세대 슈퍼스타가
나타났음을 직감했어요

202
00:12:19,697 --> 00:12:20,531
"에버트 시대의 시작"

203
00:12:20,614 --> 00:12:23,325
매치 종료
크리스 에버트의 승리네요

204
00:12:23,409 --> 00:12:26,120
크리스 에버트의
84번째 승리입니다

205
00:12:26,704 --> 00:12:29,081
에버트의 챔피언십 포인트입니다

206
00:12:29,165 --> 00:12:30,207
"1974년
윔블던 - 결승"

207
00:12:33,210 --> 00:12:36,088
에버트가 승리하며
윔블던 타이틀을 차지합니다

208
00:12:36,172 --> 00:12:40,342
1974년 챔피언 크리스 에버트
1번 시드로 올라섭니다

209
00:12:46,557 --> 00:12:50,561
어릴 때 '월드 테니스' 잡지를
구독했거든요

210
00:12:51,729 --> 00:12:53,731
크리스 에버트가
그 잡지에 나왔어요

211
00:12:53,814 --> 00:12:55,357
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죠

212
00:12:57,943 --> 00:13:00,654
"체코 공화국 레브니체"

213
00:13:08,370 --> 00:13:10,331
저는 프라하 외곽에서 자랐어요

214
00:13:10,998 --> 00:13:11,999
이리 와

215
00:13:16,796 --> 00:13:18,756
다섯 살 때
벽 치기 연습을 시작했어요

216
00:13:18,839 --> 00:13:19,757
아빠가 그러셨죠

217
00:13:19,840 --> 00:13:22,384
'라켓을 한 손으로 잡게 되면
나한테 와라'

218
00:13:22,468 --> 00:13:24,303
그래서 2년 동안 벽만 보며

219
00:13:24,386 --> 00:13:27,014
몇 시간이고 계속해서
시간을 보냈어요

220
00:13:27,097 --> 00:13:29,183
백핸드로 벽에 공을 치면서요

221
00:13:29,266 --> 00:13:31,352
그땐 하루 종일
테니스 클럽에 있었어요

222
00:13:31,435 --> 00:13:32,853
"야나 나브라틸로바
마르티나의 동생"

223
00:13:32,937 --> 00:13:35,272
주말엔 아침부터 저녁까지요

224
00:13:35,356 --> 00:13:37,149
집엔 점심 먹을 때만 갔죠

225
00:13:38,067 --> 00:13:39,735
그게 우리 삶이었어요

226
00:13:41,570 --> 00:13:44,198
그러다 드디어 7살이 됐을 때

227
00:13:45,074 --> 00:13:49,370
바로 이 코트에서
처음으로 진짜 공을 쳤어요

228
00:13:49,453 --> 00:13:50,579
네트 너머로요

229
00:13:51,705 --> 00:13:55,167
아버지는 저랑 코트에서
수없이 많은 시간을 보내셨죠

230
00:13:55,751 --> 00:13:59,296
당시엔 아빠랑 같이 있으려면
그래야 했고, 전 좋기만 했어요

231
00:14:02,258 --> 00:14:05,719
소련의 탱크와 보병대가
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했습니다

232
00:14:05,803 --> 00:14:09,014
작은 나라의 새 지도부는
그렇게 짓밟히고 말았습니다

233
00:14:09,098 --> 00:14:11,517
68년에 소련이 침공했을 때
전 12살이었어요

234
00:14:13,310 --> 00:14:15,521
그날 모든 게 바뀌고 말았죠

235
00:14:18,148 --> 00:14:20,442
제약과 구속의 정도가 심해졌어요

236
00:14:23,279 --> 00:14:25,573
하지만 엘리트 운동선수라면

237
00:14:25,656 --> 00:14:28,951
대회가 있는 곳이면
어디든 알아서 비자가 나왔죠

238
00:14:29,869 --> 00:14:32,538
테니스가 나라를 벗어날 수단임을
이미 알고 있었고

239
00:14:32,621 --> 00:14:36,417
그게 더 열심히 노력할
동기부여가 됐어요

240
00:14:37,459 --> 00:14:42,006
최고가 되고 싶어요
그러려면 윔블던에서 이겨야겠죠

241
00:14:42,590 --> 00:14:45,092
15살 때 체코 선수권에서 우승했고

242
00:14:45,175 --> 00:14:47,136
성인 선수권 대회에서도
우승했어요

243
00:14:49,513 --> 00:14:53,058
그 덕에 미국으로 가서
미국론테니스협회 투어에 참가했고

244
00:14:54,143 --> 00:14:56,395
거기서 처음으로 크리스를 만났죠

245
00:14:59,899 --> 00:15:04,403
마르티나를 처음 만난 곳은
컨트리클럽 대회였어요

246
00:15:04,486 --> 00:15:05,863
마르티나는 15살이었죠

247
00:15:07,031 --> 00:15:08,908
군중 속에서

248
00:15:08,991 --> 00:15:12,119
원피스 수영복에
샌들을 신고 걸어 다니더라고요

249
00:15:12,828 --> 00:15:16,206
테니스복도, 운동복도 아니고
수영복 차림이었죠

250
00:15:17,541 --> 00:15:20,544
제가 만나본 10대 소녀 중
제일 특이했어요

251
00:15:21,879 --> 00:15:23,631
어리고 순수했죠

252
00:15:24,465 --> 00:15:26,091
꾸밈이 없었어요

253
00:15:27,801 --> 00:15:29,845
1973년 투어에 나섰을 때

254
00:15:30,429 --> 00:15:32,348
크리스에 대한 제 첫인상은

255
00:15:32,431 --> 00:15:35,726
친절하단 거였어요
무명인 저한테 인사를 해줬거든요

256
00:15:36,727 --> 00:15:38,979
친근하게 굴면서도 여유가 넘쳤죠

257
00:15:39,772 --> 00:15:41,857
하지만 우린 너무 다른 존재였어요

258
00:15:41,941 --> 00:15:43,400
크리스는 아주 여성스러웠죠

259
00:15:44,443 --> 00:15:47,029
리본으로 포니테일을 묶었고

260
00:15:47,112 --> 00:15:48,405
보석도 찼어요

261
00:15:49,281 --> 00:15:53,869
프릴이 달린 속바지에
여성스러운 드레스를 입었죠

262
00:15:55,287 --> 00:15:56,830
전 완전 말괄량이였고요

263
00:15:57,873 --> 00:15:59,208
재능이 보였어요

264
00:15:59,291 --> 00:16:01,168
강점이 뭔지가 보였죠

265
00:16:01,835 --> 00:16:04,672
톱스핀 포핸드가 강했고
서브도 강력했어요

266
00:16:04,755 --> 00:16:06,423
발리도 훌륭했죠

267
00:16:08,717 --> 00:16:14,056
대본에 나올 법한
차세대 스타를 고르자면

268
00:16:14,139 --> 00:16:16,934
크리시와 마르티나가
완벽한 후보였어요

269
00:16:17,893 --> 00:16:20,604
체코슬로바키아
공산주의 체제하의 소녀와

270
00:16:20,688 --> 00:16:24,984
플로리다 중산층 출신의
햇살 같은 소녀

271
00:16:25,734 --> 00:16:27,861
한 명은 왼손잡이
한 명은 오른손잡이

272
00:16:27,945 --> 00:16:29,863
스타일도 대조적이었죠

273
00:16:29,947 --> 00:16:32,825
크리시는 베이스라이너로
균형이 뛰어나요

274
00:16:33,325 --> 00:16:35,995
정신력도 강인하고요

275
00:16:36,954 --> 00:16:39,707
마르티나는
서브 앤드 발리의 천재고

276
00:16:39,790 --> 00:16:40,916
공격적이에요

277
00:16:41,000 --> 00:16:42,793
항상 앞으로 나아갔죠

278
00:16:42,876 --> 00:16:45,129
낮게 받아친 뒤 바로 돌진해요

279
00:16:48,090 --> 00:16:51,135
그게 관중을 끌어당겼어요
그런 데 매혹되니까요

280
00:16:52,094 --> 00:16:54,346
로커 룸에서 마주칠 때가 많았어요

281
00:16:54,430 --> 00:16:57,850
숙소도 같은 호텔이라
더 자주 어울리게 됐고요

282
00:16:57,933 --> 00:17:01,061
주사위 놀이도 하고
스크래블도 했죠

283
00:17:02,730 --> 00:17:05,232
정말 친한 친구가 됐어요

284
00:17:06,233 --> 00:17:08,986
몇 번 시합했는데
제가 완전 혼쭐이 났죠

285
00:17:09,570 --> 00:17:11,488
에버트가 절친 마르티나
나브라틸로바를 꺾습니다

286
00:17:11,572 --> 00:17:13,615
"크리스 - 마르티나
2 : 0"

287
00:17:13,699 --> 00:17:14,700
"크리스 - 마르티나
3 : 0"

288
00:17:14,783 --> 00:17:17,411
솔직히 말해서, 처음엔

289
00:17:17,911 --> 00:17:20,497
친구로 지내도 상관없었어요

290
00:17:20,581 --> 00:17:22,291
제 실력이 더 좋았거든요

291
00:17:23,167 --> 00:17:24,793
마르티나는 감정적이었고

292
00:17:24,877 --> 00:17:27,504
코트에서 울면서
스스로 자책하기도 했어요

293
00:17:27,588 --> 00:17:29,465
몸 상태도 안 좋았고요

294
00:17:29,548 --> 00:17:31,341
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죠

295
00:17:32,926 --> 00:17:34,303
크리스, 두 번째 세트를
가져갑니다

296
00:17:34,386 --> 00:17:36,180
우승이 눈앞에 있네요

297
00:17:37,598 --> 00:17:39,016
- 경기 끝났습니다!
- 경기 종료!

298
00:17:39,099 --> 00:17:40,851
"크리스 - 마르티나
4 : 0"

299
00:17:40,934 --> 00:17:44,938
시간이 지나며 서로를 상대로
연습하기 시작했는데

300
00:17:45,022 --> 00:17:47,357
그 후론 같이 복식 경기도 했어요

301
00:17:49,985 --> 00:17:50,861
글쎄요, 빌

302
00:17:50,944 --> 00:17:54,573
크리시와 마르티나가
좋은 팀이 될 거란 건 예상했지만

303
00:17:55,199 --> 00:17:59,953
이렇게 쉽게 첫 세트를
6-1로 가져갈 줄은 몰랐단 말이죠

304
00:18:00,037 --> 00:18:03,123
둘이 처음으로
복식 경기를 했을 때

305
00:18:03,207 --> 00:18:05,751
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
관찰했는데 흥미로웠어요

306
00:18:05,834 --> 00:18:08,128
각자 다른 분야에서 강해서

307
00:18:08,212 --> 00:18:10,756
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죠

308
00:18:11,965 --> 00:18:16,220
크리시는 안정감을
마르티나는 파워를 구사하네요

309
00:18:16,303 --> 00:18:17,471
호흡이 좋습니다

310
00:18:17,554 --> 00:18:20,224
여성 선수들의 동지애가
뜨겁습니다

311
00:18:20,307 --> 00:18:23,477
- 됐다!
- 게임, 세트, 매치 끝났습니다

312
00:18:24,686 --> 00:18:26,939
에버트와 나브라틸로바의 승리네요

313
00:18:29,858 --> 00:18:32,069
미국인 친구들이 참 좋았어요

314
00:18:33,862 --> 00:18:36,698
미국적인 모든 것에 반해버렸죠

315
00:18:36,782 --> 00:18:38,659
곧장 적응했고요

316
00:18:39,243 --> 00:18:41,078
양키 뺨쳤다니까요

317
00:18:41,829 --> 00:18:45,874
1975년에 체코의 협회와
마찰을 빚었어요

318
00:18:45,958 --> 00:18:48,669
제가 미국 선수들과
지나치게 어울린다는 이유에서였죠

319
00:18:48,752 --> 00:18:51,672
크리스, 빌리 진
로지 카살스와 말이에요

320
00:18:52,172 --> 00:18:53,173
저한테 그러더군요

321
00:18:53,257 --> 00:18:57,094
'너무 미국화됐으니
러시아 선수들과 더 어울려라'

322
00:18:57,678 --> 00:19:00,222
체코 정부가 마르티나를 옥죄었죠

323
00:19:00,305 --> 00:19:02,724
관료들도 계속 통제할 거라
협박했고요

324
00:19:02,808 --> 00:19:04,726
"샐리 젱킨스
워싱턴 포스트 스포츠 기자"

325
00:19:06,186 --> 00:19:09,022
US오픈에 출전도 못 하게 했죠

326
00:19:09,523 --> 00:19:11,692
그때 생각했어요

327
00:19:11,775 --> 00:19:14,361
다음 출장 기회가 오면
돌아가지 않겠다고요

328
00:19:20,742 --> 00:19:22,452
포리스트힐스의
웨스트사이드 테니스 클럽은

329
00:19:22,536 --> 00:19:23,579
"1975년
US오픈 - 준결승"

330
00:19:23,662 --> 00:19:26,415
50년 넘게
US오픈을 개최해 왔습니다

331
00:19:26,498 --> 00:19:29,334
US오픈 전에
에이전트한테 말했어요

332
00:19:29,418 --> 00:19:32,129
대회가 끝나면 망명하겠다고요

333
00:19:32,838 --> 00:19:34,423
그걸 알았던 건 단 세 명인데

334
00:19:34,506 --> 00:19:36,300
그중 하나가 크리스 에버트였죠

335
00:19:37,593 --> 00:19:41,180
마르티나가 망명하기로 한 날
그 둘은 경기를 해야 했어요

336
00:19:48,478 --> 00:19:52,608
오늘날 여자 테니스 세계에서
1위가 되는 방법은 단 하나인데요

337
00:19:53,108 --> 00:19:54,735
크리시 에버트를 이기는 겁니다

338
00:19:55,277 --> 00:20:00,657
감정이 격해진 나브라틸로바가
라인 콜에 집중력을 잃었습니다

339
00:20:00,741 --> 00:20:02,826
10포인트를 연속으로 잃었고

340
00:20:02,910 --> 00:20:05,204
에버트가
매치 마지막 서브를 넣습니다

341
00:20:11,752 --> 00:20:13,086
아웃, 게임

342
00:20:14,880 --> 00:20:16,173
제가 그 시합에서 이겼고

343
00:20:16,256 --> 00:20:19,051
마르티나는 결국 무너져서
코트에서 울었어요

344
00:20:28,143 --> 00:20:33,023
망명에 대해선 알고 있었지만
그게 뭘 수반하는지 정확히 몰랐죠

345
00:20:34,274 --> 00:20:38,862
부모님을 다시는 못 볼 수 있다고
그때 설명해 주더군요

346
00:20:43,575 --> 00:20:49,414
다음 날, 저는 뉴욕에 있는
이민 귀화국으로 갔어요

347
00:20:50,374 --> 00:20:54,711
공산주의 스파이가 아니라고
맹세하는 온갖 서류에 서명을 했죠

348
00:20:54,795 --> 00:20:59,341
그쪽에선 영주권을 줄 테니
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랬어요

349
00:21:01,343 --> 00:21:02,719
다음 날, 전화가 울렸는데

350
00:21:03,553 --> 00:21:05,389
제 매니저였죠

351
00:21:05,472 --> 00:21:06,932
다짜고짜 왜 그랬냐는 거예요

352
00:21:08,016 --> 00:21:09,768
그때 알았죠, '이런, 아는구나'

353
00:21:10,435 --> 00:21:13,772
어떻게 아냐고 물었더니
'워싱턴 포스트'에 기사가 났대요

354
00:21:13,855 --> 00:21:15,148
"나브라틸로바 망명 요청"

355
00:21:15,232 --> 00:21:16,733
누가 정보를 흘린 거예요

356
00:21:18,944 --> 00:21:21,321
'테니스 선수가 망명을 요청하다'

357
00:21:22,114 --> 00:21:22,948
확인 사살이었죠

358
00:21:25,200 --> 00:21:26,827
그때부터 난리가 났고요

359
00:21:30,414 --> 00:21:31,248
안녕하세요

360
00:21:31,748 --> 00:21:32,916
왜 망명을 결심했죠?

361
00:21:33,417 --> 00:21:34,793
왜 이런 결심을 했냐고요?

362
00:21:34,876 --> 00:21:35,711
네

363
00:21:36,712 --> 00:21:39,089
체코 정부 밑에서는

364
00:21:39,172 --> 00:21:44,011
테니스를 마음껏 칠 기회가
충분하지 않다고 느꼈거든요

365
00:21:44,094 --> 00:21:47,806
제 목표는
전 세계 1위가 되는 거예요

366
00:21:48,390 --> 00:21:51,852
하지만 고향에선
그걸 이룰 수 없을 것 같았어요

367
00:21:51,935 --> 00:21:53,979
가족에게 작별 인사는 했나요?

368
00:21:54,062 --> 00:21:54,896
아뇨

369
00:21:57,149 --> 00:22:00,485
망명 소식을
라디오로 처음 들었어요

370
00:22:01,153 --> 00:22:04,698
머리에 망치를 맞은 것 같았죠

371
00:22:05,907 --> 00:22:09,494
어머니는 넋이 나가선
엄청 우셨어요

372
00:22:10,829 --> 00:22:13,123
저도 따라 울었고요
재앙이 닥친 것만 같았죠

373
00:22:14,166 --> 00:22:15,542
첫 생각은 이랬어요

374
00:22:15,625 --> 00:22:17,711
'다시는 만나지 못하겠구나'

375
00:22:17,794 --> 00:22:20,339
'우리 불쌍한 언니
거기서 어떻게 살지?'

376
00:22:21,423 --> 00:22:25,510
무슨 일이 생겨봐요
혼자고 도와줄 사람이 없잖아요

377
00:22:26,178 --> 00:22:28,138
그게 제일 두려웠어요

378
00:22:29,389 --> 00:22:32,517
세상천지에 홀로 남겨졌으니까요

379
00:22:33,560 --> 00:22:35,812
언니를 잃은 기분이었죠

380
00:22:38,523 --> 00:22:40,525
어머니가 제일 힘드셨을 거예요

381
00:22:41,360 --> 00:22:42,903
제 동생도 그랬을 거고요

382
00:22:42,986 --> 00:22:46,990
전 제가 그 아이의 언니이자
보호자라고 생각했고

383
00:22:47,074 --> 00:22:49,159
동생한테 모든 걸 공유했거든요

384
00:22:49,242 --> 00:22:52,162
그때 동생은 고작 12살이었어요

385
00:22:53,246 --> 00:22:55,332
지금도 여전히 죄책감이 들어요

386
00:22:58,377 --> 00:23:01,755
변절한 죄로
2년 형을 줄 거라며 협박했죠

387
00:23:02,339 --> 00:23:04,174
일주일 동안 숨어 지냈어요

388
00:23:04,257 --> 00:23:08,762
체코 정부가 절 납치해서
다시 데려갈까 봐요

389
00:23:09,846 --> 00:23:12,724
한 달간 실제로
절 따라다니기도 했고요

390
00:23:14,476 --> 00:23:15,602
제 삶은 엉망이 됐어요

391
00:23:15,685 --> 00:23:17,896
저는 다른 이들과는 너무도 달랐죠

392
00:23:20,399 --> 00:23:23,318
마르티나가 망명 후
첫해에 겪었던 일들을

393
00:23:23,402 --> 00:23:27,072
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
없을 거예요

394
00:23:28,073 --> 00:23:31,034
'왈가닥 루시' 재방송을 보며
영어를 공부했어요

395
00:23:32,452 --> 00:23:36,415
1년 후 US오픈에 왔는데
말 그대로 엉망이었어요

396
00:23:38,041 --> 00:23:39,709
방금 마르티나가 마이크를 쳤네요

397
00:23:39,793 --> 00:23:41,378
- 네, 들렸어요
- 그러게요

398
00:23:42,254 --> 00:23:43,755
마르티나의 표현을 빌리자면

399
00:23:43,839 --> 00:23:46,842
신경 쇠약 직전의 상태였대요

400
00:23:53,390 --> 00:23:55,934
홀로 남겨지는 것, 그게 대가였지

401
00:23:56,935 --> 00:23:58,311
시합 후엔

402
00:23:58,395 --> 00:24:01,064
다른 선수들은
가족 품으로 돌아갔지만

403
00:24:01,606 --> 00:24:03,275
난 그럴 수 없었으니까

404
00:24:05,986 --> 00:24:09,823
그러고 우승한 첫 토너먼트에서
기둥을 껴안았어, 난 혼자였잖아

405
00:24:24,004 --> 00:24:24,963
들어오세요

406
00:24:25,464 --> 00:24:27,591
- 여기다 놔주세요
- 네

407
00:24:30,719 --> 00:24:35,098
제 아내, 줄리아는
치료 처음부터 곁에 있어줬지만

408
00:24:35,932 --> 00:24:37,309
제가 집으로 돌려보냈어요

409
00:24:38,435 --> 00:24:39,936
혼자 있고 싶었거든요

410
00:24:40,020 --> 00:24:42,272
에너지를 아껴야 했으니까요

411
00:24:44,107 --> 00:24:45,233
항암은 진이 빠져요

412
00:24:47,152 --> 00:24:49,321
울 기운도 없을 정도였죠

413
00:24:51,823 --> 00:24:53,283
그 단계는 지났지만

414
00:24:53,366 --> 00:24:56,036
모든 면에서
충격이 크게 오는 치료예요

415
00:24:56,119 --> 00:24:57,954
감정적, 신체적, 정신적으로요

416
00:24:58,997 --> 00:25:01,166
점차 적응하지만
한 번씩 절 뒤흔들죠

417
00:25:01,750 --> 00:25:07,005
블루베리 맛이 다시 느껴졌을 때
얼마나 기뻤는지

418
00:25:08,548 --> 00:25:10,634
미각도 엉망이 됐었거든요

419
00:25:12,802 --> 00:25:16,181
운동선수가
자기 몸을 통제 못 하면요

420
00:25:17,057 --> 00:25:20,227
이상한 기분이 들지만
그때 챔피언 정신이 발휘되죠

421
00:25:22,854 --> 00:25:27,734
모든 변수를 고려하고
모든 중요한 정보를 수집하고

422
00:25:27,817 --> 00:25:32,364
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이
뭔지 판단해요

423
00:25:32,948 --> 00:25:36,117
실제보다 머리숱이 많아 보이네요

424
00:25:37,827 --> 00:25:40,413
그런 압박감 속에 살다 보면

425
00:25:40,497 --> 00:25:43,959
중요한 것부터
차례대로 처리하는 법을 배우죠

426
00:25:46,253 --> 00:25:48,547
목표는 암에서 벗어나는 거예요

427
00:25:52,592 --> 00:25:54,010
어디지? 이쪽이네요

428
00:25:54,094 --> 00:25:57,472
6개월 뒤 검사를 받으면
알게 되겠죠

429
00:25:58,265 --> 00:25:59,641
준비됐니, 룰루?

430
00:26:04,479 --> 00:26:05,605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

431
00:26:05,689 --> 00:26:08,775
체코슬로바키아 출신
지금은 미국 영주권자죠

432
00:26:08,858 --> 00:26:11,820
제 기량을 발휘하여
크리스 에버트를 이길 수 있을지

433
00:26:13,071 --> 00:26:14,698
에이스를 날렸네요!

434
00:26:16,116 --> 00:26:19,202
1976년엔 마르티나가 더 잘 쳤어요

435
00:26:20,745 --> 00:26:22,247
그게…

436
00:26:23,123 --> 00:26:24,457
절 너무 잘 알았던 거죠

437
00:26:24,541 --> 00:26:26,042
제 경기 스타일도요

438
00:26:26,126 --> 00:26:27,544
그래서 마르티나에게

439
00:26:27,627 --> 00:26:30,589
더는 복식을
같이 못 하겠다고 했어요

440
00:26:32,591 --> 00:26:33,633
가슴이 아팠죠

441
00:26:34,342 --> 00:26:36,761
크리스와 저는
그런 면에서 달랐던 거예요

442
00:26:36,845 --> 00:26:41,683
저는 누군가와 시합을 한 뒤
저녁을 같이 먹으러 갈 수 있어요

443
00:26:41,766 --> 00:26:42,851
승패와 상관없이요

444
00:26:44,936 --> 00:26:47,272
하지만 크리스는
저와 너무 가까워지면 밀어냈죠

445
00:26:47,355 --> 00:26:51,276
자기를 절대 못 이길 상대랑만
친하게 지냈거든요

446
00:26:53,028 --> 00:26:55,780
우린 주요 그랜드 슬램 복식에서
두 번 우승했지만

447
00:26:55,864 --> 00:26:59,576
'이제 그만해야겠다' 싶었어요

448
00:27:00,660 --> 00:27:01,578
이런 말 하기 싫지만

449
00:27:01,661 --> 00:27:07,667
제겐 세계 1위가 되는 게
더 중요했거든요

450
00:27:08,501 --> 00:27:11,630
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요

451
00:27:18,845 --> 00:27:21,139
앤디 워홀 작품이에요

452
00:27:22,223 --> 00:27:27,145
1976년에 그려졌죠

453
00:27:27,228 --> 00:27:30,315
당시 제가
세계 테니스 랭킹 1위였거든요

454
00:27:31,608 --> 00:27:33,068
오로지 테니스만 바라봤죠

455
00:27:33,151 --> 00:27:36,237
테니스에만 몰두하고 집중했어요

456
00:27:39,949 --> 00:27:43,370
"1976년
윔블던 - 결승"

457
00:27:43,453 --> 00:27:46,873
크리스 에버트의
챔피언십 포인트입니다

458
00:27:55,173 --> 00:27:57,550
끝났습니다
게임, 세트, 매치

459
00:27:58,051 --> 00:28:02,138
아직 21살인 크리스 에버트가
또다시 윔블던 챔피언이 됩니다

460
00:28:02,722 --> 00:28:06,351
코트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어요

461
00:28:06,434 --> 00:28:11,106
너무나도 행복하고
날아갈 것 같았죠

462
00:28:14,109 --> 00:28:16,820
그러고 호텔방으로 돌아갔는데

463
00:28:16,903 --> 00:28:19,906
갑자기 뭔가에
짓눌리는 기분이 들었어요

464
00:28:19,989 --> 00:28:22,534
바닥에 누웠는데
일어날 수가 없더라고요

465
00:28:24,661 --> 00:28:25,995
우울증이었어요

466
00:28:27,372 --> 00:28:31,000
그때 비로소 깨달았죠

467
00:28:32,210 --> 00:28:33,920
'크리시, 넌 친구가 전혀 없잖아'

468
00:28:34,838 --> 00:28:36,715
'그래서 바닥에 누워있는 거야'

469
00:28:36,798 --> 00:28:39,134
'윔블던에서 우승한 게
뭐가 중요해?'

470
00:28:41,052 --> 00:28:44,848
'친구가 없으면
넌 행복해질 수 없어'

471
00:28:47,308 --> 00:28:51,020
마르티나와 하던 복식을
관두기로 한 그 윔블던이네요?

472
00:28:54,107 --> 00:28:55,900
친구가 없었다면서

473
00:28:55,984 --> 00:28:59,112
왜 그나마 있던 친구마저
내쳤던 건가요?

474
00:29:07,620 --> 00:29:10,582
정점에 서려면
뭔가를 포기해야 하잖아요

475
00:29:10,665 --> 00:29:12,000
대가가 따르는 법이죠

476
00:29:18,089 --> 00:29:21,718
저는 어릴 때부터
테니스가 전부였어요

477
00:29:24,262 --> 00:29:27,932
우정이 발 디딜 틈 없었죠

478
00:29:30,643 --> 00:29:33,605
아버지는 쇼핑 카트 가득
공을 담아 오셔서

479
00:29:33,688 --> 00:29:37,358
한 시간 동안
저한테 공을 쳐주셨어요

480
00:29:37,942 --> 00:29:39,527
두 번째 공 연습을 좀 해보자

481
00:29:39,611 --> 00:29:40,779
"지미 에버트
크리스의 아버지"

482
00:29:40,862 --> 00:29:42,697
첫 번째 공보다 스핀을 더 줘

483
00:29:43,573 --> 00:29:45,116
위로, 뻗어

484
00:29:45,200 --> 00:29:46,451
아버지를 위해 테니스를 쳤어요

485
00:29:48,244 --> 00:29:51,915
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죠

486
00:29:51,998 --> 00:29:54,751
하지만 저는
별로 기뻐하지 못했어요

487
00:29:54,834 --> 00:29:56,836
화가 치밀었죠

488
00:29:57,337 --> 00:29:59,714
크리스가 놓친
어린 시절의 즐거움이 많아요

489
00:29:59,798 --> 00:30:02,467
친구들끼리 다 같이 모여서
잔 적도 없고요

490
00:30:02,550 --> 00:30:03,551
"존 에버트
크리스의 동생"

491
00:30:03,635 --> 00:30:06,221
고등학생 때
데이트도 거의 안 했어요

492
00:30:07,180 --> 00:30:12,227
그렇게 크면서
더 내성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

493
00:30:14,854 --> 00:30:17,816
크리스 에버트보다 어린 나이에
세계 1위가 된 사람은 없어요

494
00:30:17,899 --> 00:30:21,402
아주 어린 나이에
'스타 크리시'가 됐고요

495
00:30:21,486 --> 00:30:23,029
"밥 케인
크리스의 전 에이전트"

496
00:30:23,112 --> 00:30:24,906
균형 잡힌 삶이었다곤 말 못 하죠

497
00:30:26,950 --> 00:30:29,953
어린 나이에 성공한 게

498
00:30:30,036 --> 00:30:33,873
제 정서적, 정신적 성장에는
좋지 못했어요

499
00:30:34,707 --> 00:30:37,460
그래서 늘 이런 생각이 들었죠

500
00:30:37,544 --> 00:30:40,880
'난 고립되고 싶어
시합에만 집중하고 싶으니까'

501
00:30:41,381 --> 00:30:44,259
경기를 할 때
집중력을 유지하려면…

502
00:30:44,342 --> 00:30:45,718
- 네
- 침착해야 하고

503
00:30:45,802 --> 00:30:48,054
어떤 일에도
반응을 보이지 않잖아요

504
00:30:48,137 --> 00:30:49,764
우리가 흔히 보는 과한 반응을요

505
00:30:49,848 --> 00:30:52,892
코트에 있을 땐 일하는 중이거든요
전 이기러 나갔잖아요

506
00:30:53,476 --> 00:30:55,311
전 세계 최고가 되고 말 거예요

507
00:30:55,395 --> 00:30:57,438
'작은 냉혈한', 크리시 에버트

508
00:30:58,398 --> 00:31:02,735
에버트는 언론에서
종종 '얼음 여제'라 불립니다

509
00:31:02,819 --> 00:31:05,071
"얼음 여제, 다시 차가워지다"

510
00:31:05,154 --> 00:31:07,866
'얼음 여제'라는 호칭은
뭐, 괜찮았어요

511
00:31:09,117 --> 00:31:10,535
코트에서 실제로도 그랬거든요

512
00:31:10,618 --> 00:31:12,161
"크리스 에버트
냉정하고 차분한 플레이"

513
00:31:12,245 --> 00:31:14,122
모든 걸 억누르고
감정을 꼭꼭 숨겼어요

514
00:31:14,789 --> 00:31:15,832
그게 좋았고요

515
00:31:17,458 --> 00:31:19,210
그걸 제 원동력으로 삼았고

516
00:31:20,128 --> 00:31:21,754
실제로도 잘 먹혔어요

517
00:31:22,630 --> 00:31:24,215
하지만 그랬더니…

518
00:31:25,800 --> 00:31:26,634
너무 외로웠어요

519
00:31:35,226 --> 00:31:36,436
준비됐어?

520
00:31:38,563 --> 00:31:40,231
어쨌든 해야지, 안 그래?

521
00:31:42,191 --> 00:31:43,735
오늘은 어떠세요?

522
00:31:44,819 --> 00:31:47,322
그냥 예상했던 대로예요

523
00:31:47,405 --> 00:31:50,491
조제실에서 약을 준비 중이에요

524
00:31:50,575 --> 00:31:52,410
- 네
- 아프신 데는요?

525
00:31:52,493 --> 00:31:53,620
제 전남편인 앤디가

526
00:31:53,703 --> 00:31:54,954
"앤디 밀
크리스의 두 번째 남편"

527
00:31:55,038 --> 00:31:57,624
항암 치료에 데려다줘요

528
00:31:57,707 --> 00:31:59,375
자, 볼게요

529
00:32:00,126 --> 00:32:02,295
우린 20년간 부부였어요

530
00:32:03,171 --> 00:32:04,631
자식도 셋을 낳았고요

531
00:32:07,717 --> 00:32:10,803
서로를 아끼는 마음은
절대 사라지지 않아요

532
00:32:12,722 --> 00:32:15,558
가끔은 끔찍한 일이 일어나야만

533
00:32:15,642 --> 00:32:18,937
내 진짜 감정을 깨닫게 되죠

534
00:32:19,020 --> 00:32:22,148
- 치료 끝나면 주무실 거예요
- 네, 알아요

535
00:32:24,275 --> 00:32:27,403
이번에 신에 대해
흥미로운 말을 했더라

536
00:32:28,529 --> 00:32:33,201
영적인 게 더 주요해져

537
00:32:33,284 --> 00:32:38,831
지난번엔 겉핥기만 했는데
이번엔 더 깊이 탐구할 수 있겠지

538
00:32:39,332 --> 00:32:42,251
- 어떻게 생각하는데?
- 그냥… 기본적으로

539
00:32:43,336 --> 00:32:46,965
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
몸을 맡기고

540
00:32:47,840 --> 00:32:49,759
걱정하지 않는 거야

541
00:32:51,010 --> 00:32:53,638
그러면 자유로워질 수 있어

542
00:32:59,602 --> 00:33:02,689
저는 제 인생의 거의 모든 걸
통제하며 살아왔어요

543
00:33:02,772 --> 00:33:04,065
더는 아니죠

544
00:33:04,857 --> 00:33:07,026
암에 걸리면

545
00:33:07,652 --> 00:33:10,822
인생에 대한 관점과
마음가짐이 달라져요

546
00:33:10,905 --> 00:33:12,031
이제 따뜻한…

547
00:33:12,115 --> 00:33:15,952
이제는 그만 내려놓고
통제하려는 걸 멈춰야 해요

548
00:33:19,956 --> 00:33:23,418
크리스가 암 투병을 하면서

549
00:33:23,501 --> 00:33:27,422
인생이란 게 무엇인지
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요

550
00:33:27,505 --> 00:33:29,799
언제 죽을지 알 수 없잖아요

551
00:33:30,967 --> 00:33:35,263
자존심은 사라지고
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가죠

552
00:33:39,642 --> 00:33:42,020
오늘 크리스 에버트가
23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

553
00:33:42,562 --> 00:33:45,648
포트로더데일의 자택으로
기자들을 불렀는데요

554
00:33:45,732 --> 00:33:46,649
바로 이 자리에서

555
00:33:46,733 --> 00:33:49,068
1978 버지니아 슬림 서킷에
불참하는 이유를

556
00:33:49,152 --> 00:33:50,319
발표할 예정입니다

557
00:33:50,903 --> 00:33:53,948
두세 달은 쉬어야겠다고
결심했거든요

558
00:33:54,032 --> 00:33:56,075
테니스를 치면서
3주 이상 쉬어본 적이 없어요

559
00:33:56,159 --> 00:34:01,247
지난 4-5년간
너무 빠른 속도로 달려왔어요

560
00:34:01,330 --> 00:34:02,999
신체적으로도 부상을 겪었고

561
00:34:03,082 --> 00:34:05,710
정신적으로도
매번 100%를 쏟아붓지 못했죠

562
00:34:05,793 --> 00:34:08,713
그래서 휴식이 필요하다고
결정했어요

563
00:34:08,796 --> 00:34:10,506
다시 의욕을 되찾고 싶어요

564
00:34:11,632 --> 00:34:13,342
라켓을 쥐지도 않았어요

565
00:34:13,426 --> 00:34:17,513
지난달에 내내 사흘 친 게 다인데
생전 처음이거든요, 너무 좋아요

566
00:34:19,307 --> 00:34:22,351
그 정도 수준의 테니스를 치면
지칠 수밖에 없어요

567
00:34:23,603 --> 00:34:27,398
그렇게 잘 치면서
많은 경기를 소화하면 말이죠

568
00:34:28,983 --> 00:34:30,777
제가 안 뛰니까

569
00:34:30,860 --> 00:34:34,697
젊은 선수들이
더 도약할 수 있을 거예요

570
00:34:35,531 --> 00:34:38,618
마르티나 같은 선수들이
더 많은 대회에서 우승할 거고요

571
00:34:40,745 --> 00:34:42,413
다만 마르티나는

572
00:34:42,497 --> 00:34:47,752
망명 후 랭킹에 복귀하기까지
시간이 좀 걸렸습니다

573
00:34:49,045 --> 00:34:50,296
마침내 회복한 뒤엔

574
00:34:51,964 --> 00:34:55,510
정상까지 오르기 위한
여정을 시작하게 되죠

575
00:35:00,681 --> 00:35:02,475
세계 최고가 되고 싶었어요

576
00:35:04,393 --> 00:35:06,229
마르티나 선수
체중을 많이 줄였죠

577
00:35:06,312 --> 00:35:09,398
몸 상태가 좋아 보이고
움직임도 아주 좋습니다

578
00:35:15,863 --> 00:35:18,574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, 2번 시드

579
00:35:28,209 --> 00:35:30,211
크리스 에버트가
다음 주에 돌아오죠

580
00:35:30,294 --> 00:35:33,798
언론에서 계속 얘기 안 했으면
저도 몰랐을 거예요

581
00:35:35,258 --> 00:35:37,135
에버트 - 나브라틸로바
라이벌리의 첫 시작이었죠

582
00:35:37,218 --> 00:35:38,302
"스티브 플링크
스포츠 기자"

583
00:35:38,386 --> 00:35:42,682
그해에 누가 1위가 될지를 두고
경쟁이 치열했어요

584
00:35:42,765 --> 00:35:44,016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

585
00:35:44,100 --> 00:35:45,852
게임, 세트 매치
에버트의 승리입니다

586
00:35:48,187 --> 00:35:52,191
1978년쯤엔
전 세계 모든 선수를 이긴 뒤였죠

587
00:35:53,484 --> 00:35:55,945
마르티나는 아직
적수를 못 만난 것 같네요

588
00:35:56,028 --> 00:35:57,697
게임, 세트, 매치
나브라틸로바 승리

589
00:35:57,780 --> 00:35:59,782
그래서 충분히 이길 거라
생각했어요

590
00:36:01,409 --> 00:36:03,619
제 라이벌로 부상한 것도 알았죠

591
00:36:03,703 --> 00:36:06,038
"여자 테니스 세계 1위는
누가 될 것인가?"

592
00:36:06,122 --> 00:36:09,417
세계 1위가 누굴지에 대한
의견이 분분했어요

593
00:36:09,500 --> 00:36:10,585
"에버트냐, 나브라틸로바냐"

594
00:36:11,169 --> 00:36:13,254
결국 윔블던에서 결판이 났죠

595
00:36:14,672 --> 00:36:15,923
"1978년
윔블던 - 결승"

596
00:36:16,007 --> 00:36:17,133
이 시합은 둘 중 하나였어요

597
00:36:17,216 --> 00:36:19,969
나브라틸로바에게
멋진 돌파구가 될 기회이자

598
00:36:20,553 --> 00:36:24,724
첫 메이저 대회 우승 및
새 라이벌리를 그려 나갈 경기였고

599
00:36:25,725 --> 00:36:27,226
크리스가 이긴다면

600
00:36:27,310 --> 00:36:31,397
당분간 마르티나보다 우세할 거란
신호탄이 될 경기이기도 했고요

601
00:36:31,480 --> 00:36:34,025
"크리스 - 마르티나
20 : 5"

602
00:36:35,943 --> 00:36:39,488
1번 시드인 크리스 에버트가
코트에 나왔습니다

603
00:36:39,989 --> 00:36:42,408
지난 4년간 이 자리를 지켰죠

604
00:36:42,491 --> 00:36:43,993
이에 맞서는 상대는

605
00:36:45,328 --> 00:36:48,080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입니다

606
00:36:48,748 --> 00:36:49,957
사람들 대부분이

607
00:36:50,041 --> 00:36:53,085
이 두 선수의 대결을
보고 싶어 했을 겁니다

608
00:36:53,169 --> 00:36:56,422
테니스계의 가장 강한
두 여자 선수의 대결이죠

609
00:36:56,505 --> 00:36:57,882
어드밴티지, 나브라틸로바

610
00:36:57,965 --> 00:36:59,759
이때 코치가 누구였어?

611
00:36:59,842 --> 00:37:01,010
코치 없었어

612
00:37:02,011 --> 00:37:03,429
에버트의 서브입니다

613
00:37:05,431 --> 00:37:07,225
드디어 시작이군요

614
00:37:18,444 --> 00:37:19,570
나 엄청 으스댔네

615
00:37:19,654 --> 00:37:22,531
엄청 그랬지, 위협적이었어

616
00:37:30,873 --> 00:37:33,793
공을 완전히 놓쳐버렸네요
이런 모습은 처음 봅니다

617
00:37:34,377 --> 00:37:38,547
체코에서 온 선수가
흐름을 되찾아야겠습니다

618
00:37:41,384 --> 00:37:44,470
저거, 저 고개 흔드는 거!
나 저거 싫었어

619
00:37:44,553 --> 00:37:47,723
너한테가 아니라
나한테 흔든 거였어

620
00:37:47,807 --> 00:37:50,810
크리스가 마르티나를
압박하고 있습니다

621
00:37:50,893 --> 00:37:53,521
결과를 아는데도
왜 이렇게 긴장되지?

622
00:37:53,604 --> 00:37:54,438
그러게

623
00:38:02,738 --> 00:38:03,906
그렇지!

624
00:38:05,574 --> 00:38:08,119
크리시가 앞서가고 있었고
다들 속내는 이랬을 거예요

625
00:38:08,202 --> 00:38:10,621
'이번에도 똑같이 끝나겠네'

626
00:38:10,705 --> 00:38:13,708
'마르티나가 애 좀 먹이겠지만
크리스가 잘 대처해서'

627
00:38:13,791 --> 00:38:15,001
'결국 이기겠지'

628
00:38:15,084 --> 00:38:15,918
네

629
00:38:16,002 --> 00:38:17,586
이 선수는 크리스 에버트니까요

630
00:38:18,379 --> 00:38:21,299
그러다 마르티나가
네트 쪽으로 다가가요

631
00:38:25,761 --> 00:38:27,263
15-40

632
00:38:32,560 --> 00:38:34,020
살짝 거만하긴 해요

633
00:38:34,103 --> 00:38:38,858
제스처는 다정하지만
상대를 만만하게 본단 거잖아요

634
00:38:38,941 --> 00:38:43,112
그 공에 머리를 맞고 나서부터

635
00:38:43,195 --> 00:38:45,156
마르티나의 안에서
뭔가 일어났나 봐요

636
00:38:45,740 --> 00:38:47,241
그랬고말고

637
00:38:47,325 --> 00:38:49,368
저 뒤로 완전 딴사람이 됐다니까

638
00:38:53,914 --> 00:38:54,915
아웃

639
00:39:00,421 --> 00:39:02,089
마지막 세트, 첫 게임입니다

640
00:39:04,925 --> 00:39:06,344
크리스 에버트, 긴장했네요

641
00:39:11,182 --> 00:39:12,308
좋아요

642
00:39:15,519 --> 00:39:16,854
완전 압도적이네

643
00:39:26,489 --> 00:39:27,865
포티 러브

644
00:39:28,783 --> 00:39:31,327
나브라틸로바의 매치 포인트 서브

645
00:39:31,911 --> 00:39:34,288
3세트, 6-5로 앞서갑니다

646
00:39:35,998 --> 00:39:37,750
심박 소리가 실제로 들려요

647
00:39:40,252 --> 00:39:42,421
내 숨소리도 들리죠

648
00:39:43,005 --> 00:39:45,883
모든 게 100배는 확대된 것 같고요

649
00:39:47,802 --> 00:39:52,598
시간이 멈춘 것 같으면서도
너무 빨리 지나가죠

650
00:39:55,559 --> 00:39:57,103
쥐 죽은 듯 고요했어요

651
00:40:01,482 --> 00:40:02,483
정숙하십시오

652
00:40:12,076 --> 00:40:13,661
끝났습니다, 해냈어요!

653
00:40:15,830 --> 00:40:17,998
- 챔피언의 탄생입니다
- 게임, 세트, 매치

654
00:40:18,082 --> 00:40:19,625
나브라틸로바의 승리예요

655
00:40:20,418 --> 00:40:21,377
왜 저렇게 다정해

656
00:40:21,460 --> 00:40:23,337
네 첫 우승이었잖아

657
00:40:28,801 --> 00:40:30,511
코트에서 뛰면서

658
00:40:30,594 --> 00:40:33,097
가장 순수하게
기쁨을 느꼈던 시합일 거야

659
00:40:33,180 --> 00:40:36,642
- 평생의 꿈이었으니까
- 네 목표였지

660
00:40:42,064 --> 00:40:43,691
지금은 무슨 생각 해?

661
00:40:44,692 --> 00:40:46,652
부모님이 저기 안 계셨던 게
생각나서

662
00:40:46,735 --> 00:40:47,945
우승 때문이 아니라

663
00:40:48,779 --> 00:40:49,738
에버트 선수

664
00:40:51,115 --> 00:40:51,949
크리시 에버트

665
00:40:52,032 --> 00:40:54,535
여자 테니스 역사상
가장 많은 상금을 탄 선수지만

666
00:40:54,618 --> 00:40:57,663
지금은 세계 랭킹 2위가 됐습니다

667
00:40:57,746 --> 00:41:01,709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
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섰습니다

668
00:41:04,587 --> 00:41:07,214
윔블던 우승이라는
평생의 꿈을 이뤘어요

669
00:41:07,298 --> 00:41:10,301
그 덕에 지금
세계 랭킹 1위가 됐고요

670
00:41:10,384 --> 00:41:13,053
이젠 이걸 유지하기 위해
노력해야겠죠

671
00:41:13,137 --> 00:41:16,265
쉽진 않을 거예요
이제 제가 챔피언이니까

672
00:41:16,348 --> 00:41:20,019
다들 저를 이기려고
두 배로 노력할 거니까요

673
00:41:20,102 --> 00:41:24,857
하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해서
누구든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

674
00:41:48,380 --> 00:41:51,467
제 동생 지니가
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거든요

675
00:41:58,265 --> 00:42:00,100
너무 빨리 진행됐어요

676
00:42:00,643 --> 00:42:04,313
진단받았을 땐 이미 4기였죠

677
00:42:05,105 --> 00:42:08,025
다른 장기로도 다 퍼진 뒤였고요

678
00:42:10,236 --> 00:42:13,030
지켜보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어요

679
00:42:18,369 --> 00:42:20,538
2년 후에
유전학자한테서 전화가 왔어요

680
00:42:20,621 --> 00:42:21,956
검사를 받으라고요

681
00:42:24,166 --> 00:42:25,834
저도 같은 유전자가 있더라고요

682
00:42:28,587 --> 00:42:30,965
저는 1기 진단을 받았어요

683
00:42:32,424 --> 00:42:33,551
제 주치의가 그랬죠

684
00:42:33,634 --> 00:42:37,972
'발견 못 했으면
3기나 4기까지 갔을 거다'

685
00:42:41,475 --> 00:42:45,479
동생은
이 조용한 암세포 탓에 죽었지만

686
00:42:45,563 --> 00:42:49,984
동시에 제게 지금 이 삶을
누릴 수 있는 기회를 줬어요

687
00:42:56,574 --> 00:42:58,576
크리스가 BRCA 유전자 때문에

688
00:42:58,659 --> 00:43:01,787
유방 절제술을
받게 됐다고 했을 때…

689
00:43:04,665 --> 00:43:05,833
눈물이 나왔어요

690
00:43:08,252 --> 00:43:10,754
그땐 제가 암에 걸린지도 몰랐죠

691
00:43:15,301 --> 00:43:19,388
목에 혹이 만져져서
CT 촬영을 했어요

692
00:43:22,766 --> 00:43:26,604
제가 유방암과 인후암에 걸렸다는
사실을 알게 됐죠

693
00:43:37,072 --> 00:43:38,782
검사할 때마다 너무 무서워요

694
00:43:44,997 --> 00:43:47,291
"앨릭스 밀
크리스의 장남"

695
00:43:47,791 --> 00:43:49,209
- 준비되셨어요?
- 응

696
00:44:00,387 --> 00:44:02,431
두 번째엔 확실히 와닿더군요

697
00:44:03,265 --> 00:44:04,933
매 순간 삶의 소중함을…

698
00:44:07,728 --> 00:44:08,979
실감하게 됐어요

699
00:44:19,323 --> 00:44:21,950
평생 제 아이들 곁에 있고 싶어요

700
00:44:30,501 --> 00:44:31,335
마르티나 양

701
00:44:31,418 --> 00:44:33,837
지금 최고의 유명 인사라 해도
과언이 아닌데요

702
00:44:33,921 --> 00:44:35,172
자타 공인 최고가 됐어요

703
00:44:35,255 --> 00:44:37,174
세간에선 크리스를 밀어내고

704
00:44:37,257 --> 00:44:39,885
세계 최고의 여성 선수가
됐다고 하는데요

705
00:44:39,968 --> 00:44:41,345
그래서… 이런!

706
00:44:41,428 --> 00:44:44,056
- 발에 라켓을 떨어뜨렸군요!
- 나 해치지 마!

707
00:44:44,139 --> 00:44:46,392
왜 마르티나 발에
라켓을 떨어뜨렸나요?

708
00:44:46,475 --> 00:44:47,935
그것도 다친 발가락에다!

709
00:44:48,018 --> 00:44:50,104
심지어 다친 발이었어요?

710
00:44:50,187 --> 00:44:51,397
그건 그렇고…

711
00:44:51,480 --> 00:44:54,441
1위를 목표로
달려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멋지죠

712
00:44:54,525 --> 00:44:56,777
한 단계씩 올라가며
느껴지는 희열은

713
00:44:56,860 --> 00:44:58,904
정말 말도 못 해요

714
00:45:01,073 --> 00:45:05,703
그런데 막상 정상에 오르면
기대치가 훨씬 높아져요

715
00:45:06,578 --> 00:45:08,914
매번 당연히 이길 거란
기대를 받죠

716
00:45:09,415 --> 00:45:11,125
점점 더 힘들어져요

717
00:45:12,501 --> 00:45:16,255
마르티나 선수, 1위 등극 후
경기력이 떨어졌어요

718
00:45:16,338 --> 00:45:18,048
사생활 문제로 집중력이 떨어졌고

719
00:45:18,132 --> 00:45:20,884
경기에 대한 몰입도와
플레이도 저하됐습니다

720
00:45:22,428 --> 00:45:25,931
선수 경력 초반에
제가 믿을 만한 구석은

721
00:45:26,014 --> 00:45:28,308
마르티나에게
독기가 없단 거였어요

722
00:45:29,226 --> 00:45:32,271
친구들이랑 테니스 치는 게 좋다고
예전에 그랬거든요

723
00:45:32,354 --> 00:45:35,649
이겨도 기쁘고 져도 기쁘다면서요

724
00:45:35,733 --> 00:45:37,192
전 깜짝 놀랐어요

725
00:45:37,901 --> 00:45:39,403
저는 전혀 안 그랬거든요

726
00:45:41,405 --> 00:45:43,824
아멜리아섬에서
마르티나와 시합을 했었죠

727
00:45:44,825 --> 00:45:46,243
두 선수의 41번째 대결입니다

728
00:45:46,326 --> 00:45:47,411
"크리스 - 마르티나
27 : 13"

729
00:45:47,494 --> 00:45:51,540
크리스 에버트 로이드가
27 대 13으로 앞서고 있죠

730
00:45:55,461 --> 00:45:59,131
대처법도 잘 알고 있었고
실제로도 제가 우세했어요

731
00:46:01,049 --> 00:46:02,468
와, 에버트 로이드!

732
00:46:04,136 --> 00:46:05,095
마르티나는

733
00:46:05,179 --> 00:46:08,223
세계 1위가 될 기량은
충분히 갖췄다고 보거든요

734
00:46:08,307 --> 00:46:13,020
하지만 그걸 십분 발휘할 동기를
못 찾은 것 같아요

735
00:46:15,647 --> 00:46:16,774
- 아웃!
- 끝났군요

736
00:46:16,857 --> 00:46:18,358
무실점으로 이기기도 했어요

737
00:46:18,942 --> 00:46:20,319
크리스 에버트 로이드

738
00:46:20,402 --> 00:46:22,237
한 게임도 안 빼앗겼죠

739
00:46:22,321 --> 00:46:26,200
81년 시즌 마르티나를 대상으로
17매치 연속 무실점을 기록합니다

740
00:46:26,283 --> 00:46:27,701
식스 러브, 식스 러브

741
00:46:27,785 --> 00:46:29,870
그 주 주말에
낸시 리버만을 만났거든요

742
00:46:32,790 --> 00:46:36,418
저보고 열심히 안 한다길래
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어요

743
00:46:36,502 --> 00:46:39,421
더 열심히 훈련할 수 있다는데
전 도저히 이해가 안 갔거든요

744
00:46:41,590 --> 00:46:43,592
절 농구 훈련에 데려갔죠

745
00:46:43,675 --> 00:46:46,720
그때 깨달았어요
'컨디션이 더 좋아질 수 있겠구나'

746
00:46:48,138 --> 00:46:50,432
저는 세계 최고가 되려면
뭐가 필요한지 알아요

747
00:46:50,516 --> 00:46:51,558
"낸시 리버만"

748
00:46:51,642 --> 00:46:54,770
그런데 마르티나는
테니스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죠

749
00:46:54,853 --> 00:46:58,023
그거보단 더 많이 넣어야지
원더 우먼

750
00:46:58,106 --> 00:47:01,860
농구 스타 낸시 리버만이
거의 늘 함께합니다

751
00:47:01,944 --> 00:47:05,030
- 이렇게?
- 더 앞으로, 몸에 너무 붙었잖아

752
00:47:05,781 --> 00:47:09,493
낸시는 거칠고 터프한
뉴요커 농구 선수였어요

753
00:47:09,576 --> 00:47:12,037
팔꿈치로 상대를 밀고
엉덩이로 막고 그랬어요

754
00:47:12,120 --> 00:47:13,163
그런 선수였죠

755
00:47:13,247 --> 00:47:16,834
낸시 리버만, 23세
브루클린 출신이며

756
00:47:16,917 --> 00:47:21,129
마르티나를 울리는
랍스터 요리의 달인입니다

757
00:47:21,713 --> 00:47:24,842
낸시 리버만은
마르티나에게 화를 내며 소리쳤죠

758
00:47:24,925 --> 00:47:28,303
'네가 더 잘해
모든 면에서 네가 더 앞선다고'

759
00:47:28,387 --> 00:47:31,056
'너만큼 운동 신경도 없고
너처럼 움직이지도 못하는 애야'

760
00:47:31,139 --> 00:47:32,808
'너처럼 샷을 치지도 못하지'

761
00:47:33,559 --> 00:47:35,936
낸시가 그러더라고요
'네 자질을 부러워할걸'

762
00:47:36,019 --> 00:47:38,981
'친구가 될 게 아니라
짓밟아 줘야지'

763
00:47:40,148 --> 00:47:42,693
근력 트레이닝을 할 때마다
크리스를 생각했고

764
00:47:42,776 --> 00:47:44,611
온갖 훈련을 할 때도
크리스를 생각했어요

765
00:47:44,695 --> 00:47:46,613
다른 선수들은 이미 다 이겼거든요

766
00:47:47,281 --> 00:47:50,284
크리스가 제 동기였죠
꼭 이겨야 할 상대였어요

767
00:47:52,703 --> 00:47:54,162
그때 깨달은 거예요

768
00:47:54,246 --> 00:47:56,456
'더 날씬해져야겠다
더 건강해져야겠다'

769
00:47:56,540 --> 00:47:58,876
'더 잘 먹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'

770
00:47:58,959 --> 00:48:01,378
마르티나는
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

771
00:48:01,461 --> 00:48:03,463
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

772
00:48:04,590 --> 00:48:06,049
뭐든지 다 했죠

773
00:48:07,301 --> 00:48:11,471
하지만 낸시는 마르티나에게
저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했어요

774
00:48:11,555 --> 00:48:16,977
제가 적이라고
마르티나를 세뇌시켰죠

775
00:48:17,060 --> 00:48:18,312
맞긴 했잖아요

776
00:48:19,104 --> 00:48:21,940
크리스는 1위였고
전 2위였으니까요

777
00:48:22,024 --> 00:48:24,026
제가 1위가 되려면
크리스를 이겨야 했죠

778
00:48:25,110 --> 00:48:28,196
낸시는 이렇게 말했어요
'넌 크리시와 친구가 될 수 없어'

779
00:48:28,947 --> 00:48:30,365
'걜 미워해야지'

780
00:48:31,450 --> 00:48:34,202
크리스는 낸시가
자길 적으로 만들었다지만

781
00:48:34,286 --> 00:48:36,038
저랑도 친구가 되진 못했잖아요

782
00:48:36,538 --> 00:48:41,209
5개월 뒤, 마르티나는
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했죠

783
00:48:41,293 --> 00:48:42,753
군살이 없고

784
00:48:42,836 --> 00:48:44,880
움직임도 군더더기가 없었어요

785
00:48:44,963 --> 00:48:46,757
근육질이 됐죠

786
00:48:46,840 --> 00:48:52,012
체력, 심폐지구력 다 좋았고
샷도 정말 좋았어요

787
00:48:52,679 --> 00:48:54,640
다만 제게 말을 걸지 않았죠

788
00:48:55,974 --> 00:48:59,811
라이벌리의 구도가 뒤바뀌었어요
마르티나가 월등히 나아졌거든요

789
00:49:01,480 --> 00:49:04,900
우정에 깊게 금이 가고 말았죠

790
00:49:06,193 --> 00:49:07,527
낸시는 다 자기 탓으로 돌렸어요

791
00:49:10,238 --> 00:49:11,657
낸시는 그렇게 되길 바랐고

792
00:49:11,740 --> 00:49:15,369
그렇게 되는 데
마르티나도 동의했던 거죠

793
00:49:16,662 --> 00:49:19,289
전 동성 친구들한테
너무 휘둘렸던 것 같아요

794
00:49:20,791 --> 00:49:24,086
어떻게 대처해야 할지
정확히 몰랐던 거죠

795
00:49:24,169 --> 00:49:27,756
하지만 더 독해져야 한다는 건

796
00:49:28,715 --> 00:49:30,342
알고 있었어요

797
00:49:31,259 --> 00:49:33,136
다만 정도가 너무 심했나 봐요

798
00:49:34,513 --> 00:49:37,182
이젠 마르티나가 크리스에게
상처를 주기 시작해요

799
00:49:37,265 --> 00:49:39,476
그건 코트에서도 이어졌고

800
00:49:39,559 --> 00:49:41,603
로커 룸에서도 이어졌죠

801
00:49:41,687 --> 00:49:43,188
전에 크리시가 그랬던 것처럼요

802
00:49:43,814 --> 00:49:45,899
둘은 서로의 감정에
상처를 남겼어요

803
00:49:46,984 --> 00:49:49,486
코트에 선 두 사람의 표정에서
그걸 알 수 있었죠

804
00:49:49,569 --> 00:49:51,780
크리스는 마르티나의 몸짓을
견디질 못했어요

805
00:49:52,864 --> 00:49:56,910
마르티나의 얼굴에선
분노가 보였고요

806
00:49:56,994 --> 00:50:00,497
크리시에게 경기를 내줄 것 같으면
어김없이 그랬죠

807
00:50:01,540 --> 00:50:04,835
크리스는 모든 걸 고르게 잘하지만
특출나게 잘하는 건 없어요

808
00:50:06,336 --> 00:50:10,382
1982년은 나브라틸로바에게
연승의 시즌이었죠

809
00:50:10,465 --> 00:50:13,093
세계 랭킹 1위로
37연승을 기록 중입니다

810
00:50:13,176 --> 00:50:14,261
"크리스 - 마르티나
28 : 14"

811
00:50:14,344 --> 00:50:16,596
윔블던에서도 축배를 들었죠
자신감이 넘쳐 보입니다

812
00:50:16,680 --> 00:50:20,017
윔블던 이후, 자신이
세계 최고의 여자 테니스 선수로

813
00:50:20,100 --> 00:50:22,352
알려지고 싶다는
마르티나의 발언에

814
00:50:22,436 --> 00:50:24,896
크리스 에버트 로이드가
불쾌감을 표했는데요

815
00:50:24,980 --> 00:50:28,650
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
'빌리 진과 내게 모욕적인 언사다'

816
00:50:28,734 --> 00:50:31,361
'우리는 마르티나보다
10배는 더 성공한 선수 아니냐'

817
00:50:31,445 --> 00:50:33,405
예전엔 다른 선수들이
저에 관한 질문을 받았는데

818
00:50:33,488 --> 00:50:35,866
이젠 항상 저에게
마르티나에 관해 묻네요

819
00:50:36,366 --> 00:50:39,786
저한테 많은 관심이 쏠렸다고
생각하는 것 같아요

820
00:50:39,870 --> 00:50:41,663
최고가 되면
질투가 따르기 마련이죠

821
00:50:43,749 --> 00:50:45,876
당신은 크리시보다
더 뛰어난 선수인가요?

822
00:50:46,418 --> 00:50:47,586
그런 것 같아요

823
00:50:47,669 --> 00:50:50,005
크리스 생각은 다르겠지만

824
00:50:50,088 --> 00:50:52,758
제 전성기가 크리스의 전성기보다
훨씬 좋지 않을까요?

825
00:50:58,180 --> 00:51:03,560
긴장감이 감돌던 냉랭한 그 시절에
로커 룸에 단둘이 남으면

826
00:51:04,061 --> 00:51:06,229
저희 둘 다 완전히 침묵했어요

827
00:51:06,313 --> 00:51:08,607
아예 말을 안 걸었죠

828
00:51:08,690 --> 00:51:10,984
마르티나가 이쪽에 있으면
전 저쪽에 있고

829
00:51:11,068 --> 00:51:12,819
첫 서브가 실망스러웠던…

830
00:51:12,903 --> 00:51:15,989
어떤 때보다 가장 멀었었죠

831
00:51:16,073 --> 00:51:17,240
정숙해 주십시오

832
00:51:17,949 --> 00:51:19,868
그때쯤 선수 생활을 시작했는데

833
00:51:20,368 --> 00:51:21,328
똑똑히 기억해요

834
00:51:21,411 --> 00:51:22,746
"지나 개리슨
전 프로 테니스 선수"

835
00:51:22,829 --> 00:51:25,665
두 사람이 서로를 의식하며
엄청 날카롭게 굴었어요

836
00:51:25,749 --> 00:51:30,087
"에버트, 세계 1위 랭킹을 두고
설전 중 응수해"

837
00:51:30,170 --> 00:51:32,923
두 사람을 보러
관중이 몰려들 수 있도록

838
00:51:33,006 --> 00:51:36,051
언론에서도
그런 구도를 더 강화했고요

839
00:51:37,302 --> 00:51:41,389
공주와 강자가 맞붙는다는 설정은

840
00:51:42,724 --> 00:51:44,810
더할 나위 없는 각본이었으니까요

841
00:51:44,893 --> 00:51:46,394
"정신력, 침착함 vs 근육, 힘"

842
00:51:46,478 --> 00:51:48,855
크리스와 마르티나가 맞붙는
여자 테니스 결승전은

843
00:51:48,939 --> 00:51:50,732
필수 관람 경기가 됐죠

844
00:51:50,816 --> 00:51:52,025
"여자 테니스 최고의 라이벌리"

845
00:51:54,236 --> 00:51:56,696
마르티나가 뉴욕에서
US오픈 우승을 거머쥡니다

846
00:51:57,280 --> 00:52:01,409
일주일 전, 호주 오픈 결승에서도
크리스를 이겼죠

847
00:52:01,493 --> 00:52:03,537
물론, 크리스도
그보다 일주일 전에 열린

848
00:52:03,620 --> 00:52:05,330
타 결승전에서
마르티나를 이겼고요

849
00:52:05,413 --> 00:52:06,915
그 둘은 센세이션이었어요

850
00:52:06,998 --> 00:52:10,377
여자 테니스 대회라면
어떤 대회든 상관없이 보도됐어요

851
00:52:10,460 --> 00:52:13,171
대중에 어떻게 비칠지는
사실상 언론이 정하거든요

852
00:52:13,255 --> 00:52:14,756
둘은 최고의 기삿감이었죠

853
00:52:15,882 --> 00:52:19,511
여성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

854
00:52:19,594 --> 00:52:21,638
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고

855
00:52:21,721 --> 00:52:24,432
여성 스포츠를 궤도에 올린
라이벌리였어요

856
00:52:24,516 --> 00:52:27,519
제가 모실 첫 게스트는
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

857
00:52:27,602 --> 00:52:28,770
크리시 에버트입니다!

858
00:52:30,605 --> 00:52:35,068
하지만 크리시의 인기는
테니스 선수 그 이상이었어요

859
00:52:35,152 --> 00:52:36,194
크리스 에버트!

860
00:52:36,278 --> 00:52:37,237
크리스 에버트 양

861
00:52:39,156 --> 00:52:42,200
크리시는 곧바로
대중의 사랑을 받았죠

862
00:52:42,784 --> 00:52:44,661
오늘 밤 환영식은 어때요?

863
00:52:44,744 --> 00:52:45,579
너무 신나요

864
00:52:45,662 --> 00:52:46,663
"집에 잘 왔어요, 크리스"

865
00:52:46,746 --> 00:52:48,039
이렇게 많이 와주실 줄 몰랐는데

866
00:52:48,123 --> 00:52:51,418
밴드까지 있어서
완전 깜짝 놀랐어요

867
00:52:52,878 --> 00:52:56,840
코트 밖에서 지미 코너스와
세기의 로맨스를 즐기기도 했죠

868
00:52:56,923 --> 00:53:01,344
유명 테니스 선수들이나
슈퍼스타 배우들과 어울렸어요

869
00:53:01,970 --> 00:53:05,682
미남 존 로이드와 결혼까지 했고요

870
00:53:06,391 --> 00:53:08,476
크리시는 점점 더 유명해졌고

871
00:53:08,560 --> 00:53:10,604
스포츠 지면 외에도
실리기 시작했죠

872
00:53:11,938 --> 00:53:16,067
그러면서 남자 선수들에 버금가는
광고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어요

873
00:53:17,402 --> 00:53:19,321
제가 이 립톤 아이스티를
좋아하는 이유죠

874
00:53:19,404 --> 00:53:23,366
밴드에이드의 '트리코 메시'
내 피부처럼 착 붙는답니다

875
00:53:23,450 --> 00:53:26,286
흡착력도 더 좋아요
코트 밖에서도 효과 만점이에요

876
00:53:26,369 --> 00:53:28,663
돈을 얼마나 버신 건가요?

877
00:53:28,747 --> 00:53:30,081
너무 대놓고 물어보시네요

878
00:53:30,165 --> 00:53:31,458
"당신의 다음 신발, 컨버스"

879
00:53:31,541 --> 00:53:33,501
테니스로 번 돈은
700만 달러 조금 넘어요

880
00:53:33,585 --> 00:53:35,128
"지성 두피에 효과적!
말릴 필요 없어요"

881
00:53:35,212 --> 00:53:36,922
"크리스 에버트도
매일 밤 쓰는 수렴성 샴푸"

882
00:53:37,005 --> 00:53:39,799
광고로 번 돈은 최소 그 이상이죠

883
00:53:40,884 --> 00:53:43,720
크리시가 실리면 화제가 됐거든요

884
00:53:43,803 --> 00:53:46,264
가부장제 사회에서
안 좋아하곤 못 배기죠

885
00:53:46,348 --> 00:53:47,641
위협적이지 않잖아요

886
00:53:47,724 --> 00:53:51,603
"크리스 에버트
걸어 다니는 대기업이 되다"

887
00:53:52,729 --> 00:53:54,481
저는 다른 식으로 보도됐죠

888
00:53:54,564 --> 00:53:56,024
"돈독 오른 마르티나"

889
00:53:58,318 --> 00:54:00,320
그냥 다른 범주로 취급되던데요

890
00:54:02,364 --> 00:54:06,201
저는 베벌리힐스에 사는
'공산주의자' 여자애가 됐어요

891
00:54:06,284 --> 00:54:07,702
"망명인, 금광을 찾다 "

892
00:54:07,786 --> 00:54:09,746
모든 걸 과장했죠

893
00:54:10,830 --> 00:54:12,165
"달러 소비를 즐기는
나브라틸로바"

894
00:54:12,249 --> 00:54:15,710
고향을 떠나서
아무도 모르는 곳에 갔는데

895
00:54:15,794 --> 00:54:18,797
사람들을 믿었다가
친구들과 언론에 배신당해 봐요

896
00:54:18,880 --> 00:54:20,590
"그녀의 약점은 아이스크림
18세의 어릿광대"

897
00:54:20,674 --> 00:54:23,051
그러면 당연히 열등감이 생기죠

898
00:54:25,011 --> 00:54:28,223
제 몸과 외모에
콤플렉스를 지니게 됐고

899
00:54:28,807 --> 00:54:32,018
튀어나온 혈관, 근육, 강한 인상
그런 게 다 신경 쓰였어요

900
00:54:32,519 --> 00:54:34,854
그런 것들로 평가받고 싶지 않았죠

901
00:54:35,689 --> 00:54:37,983
그게 기준이 돼선
안 되는 거잖아요

902
00:54:38,733 --> 00:54:39,567
"텍사스
체코 출신"

903
00:54:39,651 --> 00:54:42,237
현지 딜러에게
3만 4천 달러를 지불해

904
00:54:42,320 --> 00:54:44,781
포르쉐를 사며
지역 경제에 이바지했습니다

905
00:54:44,864 --> 00:54:50,078
미국 언론에서 마르티나는
탐욕스럽고 보석에 환장하며

906
00:54:50,161 --> 00:54:51,371
스포츠카에 미치고

907
00:54:51,454 --> 00:54:53,206
자본주의에 젖은 이로 묘사됐어요

908
00:54:53,290 --> 00:54:54,416
"방탕해진 체코 테니스 스타"

909
00:54:54,499 --> 00:54:58,503
그러면서 코트 밖 삶에도
엄청 집착하기 시작했죠

910
00:54:59,546 --> 00:55:00,422
마르티나!

911
00:55:00,505 --> 00:55:04,009
여자 테니스 연맹에서
레즈비어니즘이 거론됐고

912
00:55:04,092 --> 00:55:07,387
마르티나 선수는
그 화제의 중심에 있었습니다

913
00:55:07,971 --> 00:55:12,726
수년간 기자들한테
동성애자냔 질문을 받았어요

914
00:55:12,809 --> 00:55:15,437
대회에 레즈비언이 있냐는
질문도 많이 받았죠

915
00:55:19,774 --> 00:55:22,944
저는 당시 낸시 리버만과
만나고 있었는데

916
00:55:23,028 --> 00:55:25,613
낸시는 커밍아웃을
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

917
00:55:25,697 --> 00:55:27,699
그래서 그냥 친구인 척했고

918
00:55:27,782 --> 00:55:29,659
전 대회를 지켰죠

919
00:55:29,743 --> 00:55:31,202
지금 제 관심사는 테니스뿐이에요

920
00:55:31,286 --> 00:55:32,579
유일한 관심사란 거군요?

921
00:55:32,662 --> 00:55:35,290
네, 그러니 테니스 관련 질문에만
대답하겠습니다

922
00:55:35,373 --> 00:55:36,666
"동성애, 스포츠업계를 뒤흔들다"

923
00:55:36,750 --> 00:55:39,252
당시 뉴욕타임스에 실린
기사가 있어요

924
00:55:39,336 --> 00:55:40,337
스포츠업계에서

925
00:55:40,420 --> 00:55:44,132
동성애가 약물이나 범죄보다
더 논란이 된다는 골자였죠

926
00:55:44,841 --> 00:55:47,218
테니스 대회의 스폰서들은

927
00:55:47,302 --> 00:55:50,930
여자 테니스 투어에 떠도는
동성애의 망령에

928
00:55:51,014 --> 00:55:52,140
극도로 긴장했죠

929
00:55:52,223 --> 00:55:53,767
"새로운 동성애 스캔들
테니스계에 충격"

930
00:55:53,850 --> 00:55:55,185
"마르티나
커밍아웃에 압박 느끼나"

931
00:55:55,268 --> 00:55:56,144
미숙한 시기였어요

932
00:55:56,227 --> 00:55:59,606
정보에 목마른 매스컴에선
선정적인 헤드라인을 쏟아냈죠

933
00:55:59,689 --> 00:56:01,399
"팸 슈라이버
전 프로 테니스 선수 & 캐스터"

934
00:56:01,483 --> 00:56:03,068
그런 시기였어요

935
00:56:03,818 --> 00:56:06,863
마르티나에게 여자 친구가 있고
자신을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한 걸

936
00:56:06,946 --> 00:56:08,531
대회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알았어요

937
00:56:08,615 --> 00:56:11,242
별일 아니었지만
그걸 공식적으로 밝히는 건

938
00:56:11,826 --> 00:56:13,328
별일이었으니까요

939
00:56:13,411 --> 00:56:15,622
"마르티나, 양성애자임을 인정
반응이 두렵다 밝혀"

940
00:56:15,705 --> 00:56:16,956
실은 제 결정이 아니었어요

941
00:56:17,040 --> 00:56:22,670
제 성 정체성에 대해 쓰고 싶은
기자가 대신 결정했던 거죠

942
00:56:23,254 --> 00:56:26,299
누가 누굴 좋아하든
그건 남이 알 바 아니잖아요

943
00:56:26,383 --> 00:56:31,054
'뉴욕 데일리 뉴스'의
스티브 골드스타인은

944
00:56:31,137 --> 00:56:32,430
제가 허락했다고 주장했죠

945
00:56:32,514 --> 00:56:36,017
전 제 성 정체성에 대해
써도 된다고 한 적 없어요

946
00:56:37,060 --> 00:56:38,812
양성애자라고
커밍아웃한 적도 없고요

947
00:56:38,895 --> 00:56:44,275
전 동성애자였지만
사회가 양성애자에 더 유했거든요

948
00:56:44,943 --> 00:56:47,695
'양성애자'란 말은 늘 저희에겐…

949
00:56:50,031 --> 00:56:50,865
방패 같은 거였죠

950
00:56:50,949 --> 00:56:52,992
"레즈비언 스캔들에도
당당한 빌리 진"

951
00:56:53,076 --> 00:56:55,912
1981년엔 저도 아우팅을 당했어요

952
00:56:56,663 --> 00:56:59,457
그때가 어땠는지
사람들은 몰라요, 끔찍했죠

953
00:56:59,541 --> 00:57:01,876
남자 선수들한테는
그런 질문 안 해요

954
00:57:01,960 --> 00:57:05,213
게이라는 걸 알아도
딱히 묻지 않는다고요

955
00:57:05,296 --> 00:57:08,591
근데 여자 선수들은
그 질문의 주요 타깃이 되죠

956
00:57:08,675 --> 00:57:10,468
"거짓 인생을 살면
지금처럼 잘할 수 있었을까"

957
00:57:10,552 --> 00:57:12,470
마르티나의 현 데이트 상대도
늘 화두였어요

958
00:57:12,554 --> 00:57:14,431
"동성애자 질문에 답하는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"

959
00:57:14,514 --> 00:57:17,392
마르티나는 그럴 때 박스석에
애인을 앉혀 대처하곤 했어요

960
00:57:17,475 --> 00:57:19,727
타블로이드 신문에서
사진을 찍고 싶을 땐

961
00:57:19,811 --> 00:57:22,230
센터 코트에서 찍기만 하면
됐으니까요

962
00:57:23,398 --> 00:57:26,901
마르티나는 아우팅에
더 당당하게 드러내며 대처했어요

963
00:57:26,985 --> 00:57:29,863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 기뻐하며
관중석으로 가는군요

964
00:57:29,946 --> 00:57:32,157
절친한 주디 넬슨과
기쁨을 나누고 있습니다

965
00:57:33,741 --> 00:57:35,535
마르티나는
사귀던 여성들이 많았어요

966
00:57:36,035 --> 00:57:37,412
평균 이상이었죠

967
00:57:37,912 --> 00:57:39,247
정말 많았어요

968
00:57:40,457 --> 00:57:41,666
혼자였던 적이 있긴 해?

969
00:57:42,292 --> 00:57:44,461
어쩔 땐 두어 해 그러기도 했지만

970
00:57:44,544 --> 00:57:47,839
거의 대부분은 누군가와 함께였어

971
00:57:47,922 --> 00:57:49,799
혼자가 싫었거든

972
00:57:49,883 --> 00:57:51,593
집에 올 식구도 없었으니까

973
00:57:51,676 --> 00:57:54,762
- 맞네
- 그래서 더 의지했나 봐

974
00:57:54,846 --> 00:57:59,100
사랑과 지지를 받고
'집' 같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서

975
00:57:59,684 --> 00:58:02,270
난 결혼도 안 했고 자식도 없었어
그때 결혼을 어떻게 해

976
00:58:02,353 --> 00:58:06,566
남들 시선에 개의치 않았잖아
그게 정말 멋졌어

977
00:58:07,150 --> 00:58:08,610
하고픈 말은 할 수 있었으니까

978
00:58:08,693 --> 00:58:11,738
날 제지하는 스폰서는 없었거든

979
00:58:11,821 --> 00:58:13,948
내 에이전트가 그러더라고

980
00:58:14,032 --> 00:58:17,994
매디슨 애비뉴에서
광고주들과 미팅을 했는데

981
00:58:18,077 --> 00:58:20,038
아이디어 피칭 시간이 있었대

982
00:58:20,121 --> 00:58:22,457
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면

983
00:58:22,540 --> 00:58:24,042
'이런저런 걸 하자' 했댔지

984
00:58:24,125 --> 00:58:26,586
그러다 에이전트가
난 이러면 어떠냐고 물어보니까

985
00:58:26,669 --> 00:58:28,630
방 안이 조용해졌다는 거야

986
00:58:28,713 --> 00:58:34,135
그게 질투 나고 부러웠을 순 있지
근데 그렇다고 날 바꿀 순 없었어

987
00:58:34,219 --> 00:58:38,014
코트 위에선 아니어도
코트 밖에선 인기가 척도였으니까

988
00:58:38,097 --> 00:58:40,391
넌 정말 완벽한
모두의 이상형이었잖아

989
00:58:40,475 --> 00:58:42,101
다들 입을 모아 그렇게 말했고

990
00:58:42,185 --> 00:58:45,104
아들이랑 결혼시키고 싶은
참하고 예쁜 아가씨 말이야

991
00:58:45,188 --> 00:58:47,607
근데 나에 대해선
절대 그렇게 쓰지 않았거든

992
00:58:47,690 --> 00:58:49,734
어느 순간엔
그냥 놔버렸던 것 같아

993
00:58:51,444 --> 00:58:54,531
대신 실력으로 말해줘야겠다
싶었던 거지

994
00:58:59,369 --> 00:59:00,203
게임

995
00:59:02,330 --> 00:59:03,665
1위입니다

996
00:59:03,748 --> 00:59:06,584
-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
- 지칠 줄을 모릅니다!

997
00:59:06,668 --> 00:59:07,502
"1982년"

998
00:59:07,585 --> 00:59:08,836
압도적인 경기력을…

999
00:59:08,920 --> 00:59:11,464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
오늘 50분 만에

1000
00:59:11,548 --> 00:59:12,590
베티나 붕게를 꺾었습니다

1001
00:59:12,674 --> 00:59:14,592
베벌리 몰드를
6-1, 6-1로 무너뜨렸습니다

1002
00:59:14,676 --> 00:59:16,135
앤드리아 예이거를 압도했죠

1003
00:59:16,219 --> 00:59:17,053
"1983년"

1004
00:59:17,136 --> 00:59:21,057
마르티나가 불이 붙으면
도무지 상대가 안 됩니다

1005
00:59:22,642 --> 00:59:25,103
숙녀 같은 여자 선수들이

1006
00:59:25,186 --> 00:59:28,523
베이스라인에서
롱 랠리 치는 거에 익숙했는데

1007
00:59:28,606 --> 00:59:29,816
마르티나가 나타난 거죠

1008
00:59:29,899 --> 00:59:32,694
'쾌걸 조로'처럼 유려하게
라켓을 놀리면 어느새 아웃이에요

1009
00:59:39,492 --> 00:59:40,326
게임

1010
00:59:40,410 --> 00:59:42,161
"크리스 - 마르티나
29 : 17"

1011
00:59:42,245 --> 00:59:44,330
마르티나, 올해
19경기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

1012
00:59:44,414 --> 00:59:46,082
4개 대회 연속 우승 중입니다

1013
00:59:46,165 --> 00:59:48,126
마르티나는
모든 선수를 능가했어요

1014
00:59:49,961 --> 00:59:52,046
선수들은 면은 세우려고

1015
00:59:52,130 --> 00:59:54,257
게임이라도
최대한 많이 따려 했어요

1016
00:59:55,425 --> 00:59:56,426
경기 끝났습니다

1017
00:59:56,509 --> 00:59:57,594
게임

1018
00:59:57,677 --> 00:59:58,803
"크리스 - 마르티나
30 : 24"

1019
00:59:58,886 --> 01:00:02,557
쫓기다가 쫓는 위치에 서니
확실히 다른가요?

1020
01:00:02,640 --> 01:00:04,309
전 둘 다 해봤잖아요

1021
01:00:04,392 --> 01:00:07,312
여자 수천 명이 절 쫓고 있고
전 한 여자만을 쫓고 있어요

1022
01:00:07,395 --> 01:00:10,773
마르티나가 자신이 최고임을
또다시 증명합니다

1023
01:00:10,857 --> 01:00:13,192
이제 49매치 연승 중이에요

1024
01:00:13,276 --> 01:00:15,069
여자 테니스에
해롭단 시각도 있지만

1025
01:00:15,153 --> 01:00:16,112
본인은 이를 부정합니다

1026
01:00:16,195 --> 01:00:17,864
그건 완전 헛소리예요

1027
01:00:17,947 --> 01:00:18,781
"디펜딩 챔피언"

1028
01:00:18,865 --> 01:00:20,700
랭킹 1위를 따라잡으려면
더 나아져야죠

1029
01:00:20,783 --> 01:00:22,201
그건 선수들한텐 상식이에요

1030
01:00:22,285 --> 01:00:24,454
결국 여자 테니스의 수준이
향상되는 거죠

1031
01:00:24,537 --> 01:00:25,496
마르티나가 전성기일 땐

1032
01:00:25,580 --> 01:00:28,458
크리시는 게임을
몇 번 따내는 것도 힘들었어요

1033
01:00:28,541 --> 01:00:30,543
랠리가 길게 가질 못했어요

1034
01:00:30,627 --> 01:00:32,587
"크리스 - 마르티나
30 : 24"

1035
01:00:32,670 --> 01:00:34,464
마르티나는 모든 면에서
저보다 뛰어났죠

1036
01:00:35,590 --> 01:00:37,216
클레이 코트에서도
절 이길 정도였으니까요

1037
01:00:37,300 --> 01:00:39,052
거기에서만큼은 제가 이겼었는데!

1038
01:00:40,428 --> 01:00:44,474
클레이 코트에서도 못 이기면
다른 코트에선 승산이 없었어요

1039
01:00:45,183 --> 01:00:47,060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, 승리

1040
01:00:47,143 --> 01:00:48,227
"크리스 - 마르티나
30 : 28"

1041
01:00:48,311 --> 01:00:50,647
모든 대회에서
최소 한 번씩은 이겨봤는데요

1042
01:00:50,730 --> 01:00:52,774
문제는 한번 이기면
또 이기고 싶어지거든요

1043
01:00:52,857 --> 01:00:54,567
코트에 설 때마다 최선을 다하지만

1044
01:00:54,651 --> 01:00:55,652
"1984년
윔블던 - 결승"

1045
01:00:55,735 --> 01:00:57,403
아직 제 잠재력을
다 끌어내진 못했어요

1046
01:00:57,487 --> 01:00:59,072
그렇게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

1047
01:01:02,367 --> 01:01:05,286
마르티나
엄청난 기록을 이어 갑니다

1048
01:01:06,162 --> 01:01:08,956
크리스 로이드에게도
큰 박수 부탁드립니다

1049
01:01:09,040 --> 01:01:10,708
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

1050
01:01:10,792 --> 01:01:13,086
상대가 너무 안 좋았어요

1051
01:01:13,961 --> 01:01:18,800
여자 선수 역사상
최고가 틀림없을 선수니까요

1052
01:01:22,470 --> 01:01:24,180
"크리스 - 마르티나
30 : 30"

1053
01:01:26,599 --> 01:01:27,433
다음은…

1054
01:01:27,517 --> 01:01:30,436
공주님이자
사랑받는 스타였던 크리스는

1055
01:01:30,520 --> 01:01:32,855
아직 한창일 때 빛을 잃고

1056
01:01:32,939 --> 01:01:34,691
또 하필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어요

1057
01:01:35,191 --> 01:01:36,734
그 정도면 압박이 엄청 심한 거죠

1058
01:01:38,152 --> 01:01:40,279
마르티나가 테니스계를 장악했어요

1059
01:01:40,363 --> 01:01:41,698
아무도 이길 수 없었죠

1060
01:01:41,781 --> 01:01:43,366
모든 면에서 준비가 돼있었거든요

1061
01:01:44,325 --> 01:01:47,704
1984년 여름에
전 이미 언더도그 신세였어요

1062
01:01:48,287 --> 01:01:50,665
"1984년
US오픈 - 결승"

1063
01:01:50,748 --> 01:01:52,709
1984년 US오픈 결승전은

1064
01:01:52,792 --> 01:01:55,962
그 유명한 슈퍼 토요일인
1984년 9월 8일에 열렸습니다

1065
01:01:56,045 --> 01:01:58,631
테니스 역사상
가장 위대한 날일 텐데요

1066
01:01:59,799 --> 01:02:02,719
분위기가 아주 불타올랐죠

1067
01:02:03,219 --> 01:02:04,512
조금 있으면

1068
01:02:04,595 --> 01:02:07,306
크리스 에버트 로이드와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의

1069
01:02:07,390 --> 01:02:09,475
61번째 대결이 곧 펼쳐지게 됩니다

1070
01:02:09,559 --> 01:02:13,354
1년 전과는 양상이 다를 겁니다
그땐 마르티나가 손쉽게 이겼지만

1071
01:02:13,438 --> 01:02:17,400
올해 크리스는
격차를 좁히려 애쓰고 있거든요

1072
01:02:19,110 --> 01:02:21,654
마르티나와 함께
경기를 뛰는 기분이었어요

1073
01:02:21,738 --> 01:02:23,239
US오픈은 하드 코트라

1074
01:02:23,322 --> 01:02:26,951
마르티나보다 제게
아주 조금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죠

1075
01:02:27,034 --> 01:02:29,162
"현재 시리즈 전적: 30 대 30
마르티나 12매치 연승 중"

1076
01:02:31,956 --> 01:02:34,459
시작합니다
크리스 에버트 로이드의 서브

1077
01:02:45,470 --> 01:02:47,597
최고의 첫 서브 뒤엔
또 최고의 서브가 따르죠

1078
01:02:47,680 --> 01:02:48,765
맞습니다

1079
01:02:58,941 --> 01:03:02,153
크리스 선수, 지금까지 본 것 중
최고의 움직임인데요

1080
01:03:06,908 --> 01:03:10,203
오프닝 세트를 따내려고
어찌나 공격적으로 임하던지

1081
01:03:10,286 --> 01:03:11,996
관중석이 뒤집어졌어요

1082
01:03:13,331 --> 01:03:16,459
게임, 1세트
에버트 로이드, 6-4

1083
01:03:17,710 --> 01:03:21,005
크리스가 살면서 받아본
최고의 환호였을 거예요

1084
01:03:21,088 --> 01:03:25,843
다들 크리스 에버트의 귀환을
보게 될 거라 기대했거든요

1085
01:03:37,939 --> 01:03:40,066
크리스는 전체적으로
엄청 차분해 보이잖아요

1086
01:03:40,149 --> 01:03:44,111
그런 크리스가 주먹을 움켜쥐면
긴장해야 돼요

1087
01:03:58,876 --> 01:04:02,547
관중이 절 얼마나 적대하던지
다들 제가 지기만을 바랐어요

1088
01:04:06,425 --> 01:04:08,970
내가 동성애자라 이러나 생각했죠

1089
01:04:09,053 --> 01:04:12,139
혹은 공산국가 출신이라 그런 건지
'진짜 미국인'이 아니라 그런 건지

1090
01:04:12,682 --> 01:04:14,392
심판이 관중을 진정시킵니다

1091
01:04:14,475 --> 01:04:17,019
마르티나가 다른 선수들과 겨룰 땐
다들 응원했지만

1092
01:04:17,103 --> 01:04:19,772
상대가 크리시일 땐 아니었어요
그걸 뒤집을 순 없었죠

1093
01:04:21,274 --> 01:04:24,735
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
코트에 있는 게 버거울 때

1094
01:04:24,819 --> 01:04:28,072
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건
정말이지 어려운 일이에요

1095
01:04:29,949 --> 01:04:34,537
마르티나가 견뎌야 했을 압박감은
다른 선수들 이상이었을 겁니다

1096
01:04:41,377 --> 01:04:42,378
30-30

1097
01:04:44,005 --> 01:04:46,424
마르티나가 계속 관중과 맞서거나
박수 등을 유도한다면

1098
01:04:46,507 --> 01:04:49,510
이 얼어붙은 분위기를
타파하기가 어려울 겁니다

1099
01:04:49,594 --> 01:04:52,388
그 경기가 선수 생활 중
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

1100
01:04:53,723 --> 01:04:56,642
전 미국인이고 좋은 사람이죠

1101
01:04:57,143 --> 01:04:58,936
근데 다들
절 싫어하기 바쁘더라고요

1102
01:05:00,021 --> 01:05:01,689
이 사람들은 저랑 같이 자랐어요

1103
01:05:02,940 --> 01:05:07,570
제가 16살 때부터 봐온
뉴욕 팬들이었죠

1104
01:05:07,653 --> 01:05:09,488
저는 그들의 '크리시'였고

1105
01:05:09,572 --> 01:05:11,908
그 사람들 머릿속에서

1106
01:05:12,491 --> 01:05:14,076
마르티나는 악역이 돼있었어요

1107
01:05:22,335 --> 01:05:24,795
- 게임, 나브라틸로바
- 쉽게 가져갔습니다

1108
01:05:24,879 --> 01:05:27,965
절체절명의 순간이었고
누가 위험을 감수하냐의 문제였죠

1109
01:05:29,592 --> 01:05:34,347
마르티나가 불이 붙기 시작하면
멈출 수 없을 겁니다

1110
01:05:35,222 --> 01:05:36,307
대단합니다

1111
01:05:41,520 --> 01:05:42,772
게임, 2세트

1112
01:05:42,855 --> 01:05:44,398
마르티나가 결국 해냈어요

1113
01:05:47,735 --> 01:05:48,569
아웃!

1114
01:05:55,159 --> 01:05:56,661
'한 게임만 더'라네요

1115
01:05:56,744 --> 01:05:58,704
지금은 '4포인트 더'라고
하고 있어요

1116
01:06:05,586 --> 01:06:08,381
- 40-15
- 더블 매치 포인트

1117
01:06:08,965 --> 01:06:11,050
이보다 더
극적일 순 없을 것 같습니다

1118
01:06:19,850 --> 01:06:21,102
공을 따라가지 못합니다

1119
01:06:22,478 --> 01:06:24,188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

1120
01:06:25,064 --> 01:06:25,940
죄송합니다

1121
01:06:28,150 --> 01:06:31,779
코치인 마이크 에스텝과
뜨거운 포옹을 나눕니다

1122
01:06:32,446 --> 01:06:34,240
기쁨의 눈물을 흘리네요

1123
01:06:35,282 --> 01:06:38,035
기쁨의 눈물이 아니었어요
안도의 눈물이었죠

1124
01:06:38,744 --> 01:06:39,787
슬픔의 눈물이었고요

1125
01:06:40,746 --> 01:06:44,709
지금은 차분하게 말하기 힘드네요
모두에게 감사드려요

1126
01:06:44,792 --> 01:06:45,668
고마워요, 마이크

1127
01:06:45,751 --> 01:06:50,006
박스석에서 응원해 주신 분들도요
다들 감사합니다

1128
01:06:52,883 --> 01:06:55,136
크리시, 우린 당신을 사랑해요!

1129
01:07:04,437 --> 01:07:07,064
그 시합에서 지고
얼마나 좌절했던지!

1130
01:07:08,107 --> 01:07:10,443
그때 깨달았어요

1131
01:07:10,526 --> 01:07:12,987
이제 마르티나가
저보다 더 뛰어난 선수란 걸요

1132
01:07:13,070 --> 01:07:16,073
운동선수로서 더 뛰어나다는 건
진작에 알았지만요

1133
01:07:16,157 --> 01:07:17,324
"크리스 - 마르티나
30 : 30"

1134
01:07:17,408 --> 01:07:18,993
"크리스 - 마르티나
30 : 31"

1135
01:07:21,662 --> 01:07:23,706
이겼다는 사실에 안도했지만

1136
01:07:23,789 --> 01:07:28,502
관중이 제게 너무 적대적이라
슬프기도 했죠

1137
01:07:31,297 --> 01:07:33,466
감정적으로
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어요

1138
01:07:37,720 --> 01:07:41,807
운동선수로서 정점에 서면
외로워져요

1139
01:07:43,601 --> 01:07:45,728
압박감을 다루는 법에 대해
심리학자들이 늘 말해도

1140
01:07:45,811 --> 01:07:47,146
그걸 해내본 적이 없어요

1141
01:07:49,148 --> 01:07:51,358
정상급 챔피언만이 이걸 이해하죠

1142
01:07:59,408 --> 01:08:00,576
안녕!

1143
01:08:01,410 --> 01:08:03,412
안녕, 룰루!

1144
01:08:03,496 --> 01:08:04,914
잘 지냈어?

1145
01:08:04,997 --> 01:08:07,500
어서 들어오렴, 룰루
편하게 있어

1146
01:08:07,583 --> 01:08:10,878
- 코로나 검사 음성이야
- 고마워, 정말…

1147
01:08:10,961 --> 01:08:12,213
- 잘 지냈어?
- 안녕

1148
01:08:14,131 --> 01:08:15,591
너보단 좀 나았을 거야

1149
01:08:15,674 --> 01:08:18,010
- 음식 가져왔네?
- 줄리아가 또 수프를 만들었어

1150
01:08:18,094 --> 01:08:20,846
- 머리 많이 길었네
- 내 머리가 늘 별로라 생각했는데

1151
01:08:20,930 --> 01:08:24,767
30살 때 사진 보니까
진짜 머리숱이 많더라고

1152
01:08:25,392 --> 01:08:26,811
메스꺼운 건 좀 가셨어?

1153
01:08:26,894 --> 01:08:28,437
피로는…

1154
01:08:28,521 --> 01:08:30,898
일단 내 몸이
내 몸이 아닌 것 같아

1155
01:08:30,981 --> 01:08:34,568
- 그렇지
-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고

1156
01:08:34,652 --> 01:08:38,322
TV로 테니스 경기를 좀 봤거든
젊은 선수들이 나오는데

1157
01:08:38,405 --> 01:08:40,116
다들 엄청 건강하더라

1158
01:08:40,199 --> 01:08:41,283
힘도 좋고

1159
01:08:41,367 --> 01:08:44,703
에너지가 넘치고
땀을 뻘뻘 흘리는데

1160
01:08:44,787 --> 01:08:46,705
- 우리가 그랬잖아
- 맞아, 그랬지

1161
01:08:46,789 --> 01:08:48,499
- 근데 지금은…
- 지금은 아니고!

1162
01:08:48,582 --> 01:08:49,416
그러게

1163
01:08:50,543 --> 01:08:52,545
혹시 테니스 다시 치기 시작했어?

1164
01:08:52,628 --> 01:08:56,298
- 내 버킷 리스트에 없어
- 그래, 알지

1165
01:08:56,382 --> 01:09:00,219
지금 내 버킷 리스트에는
걷기밖에 없어

1166
01:09:00,302 --> 01:09:02,429
같이 스키 타던 거 기억난다

1167
01:09:02,513 --> 01:09:03,430
다시 타자

1168
01:09:03,514 --> 01:09:06,475
그게 내 버킷 리스트야
너랑 다시 스키 타는 거

1169
01:09:06,559 --> 01:09:08,853
굼벵이처럼 기어가야 할 텐데

1170
01:09:08,936 --> 01:09:10,312
- 괜찮아
- 나랑 맞추려면

1171
01:09:10,396 --> 01:09:13,107
- 그냥…
- SNL에서 또 스킷 해야겠어

1172
01:09:13,858 --> 01:09:16,277
- 맞아
- 경쟁에 미친 여자들로 나가야지

1173
01:09:16,360 --> 01:09:19,280
넌 껌인 길로 올라왔잖아
난 중간 길로 올라왔고

1174
01:09:19,363 --> 01:09:20,823
"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
1989년 11월"

1175
01:09:21,699 --> 01:09:25,536
- 마르티나, 우리 얘기 좀 해
- 이런다고 내가 겁먹을 줄 알고?

1176
01:09:25,619 --> 01:09:29,123
그런 거 아니야
거기서 벗어나려고 온 거라니까

1177
01:09:29,206 --> 01:09:31,041
태도 봐라, 이래서 날 이기겠어?

1178
01:09:31,125 --> 01:09:33,794
'내가 언제 이것까지 경쟁하쟀어?'

1179
01:09:34,336 --> 01:09:35,671
'머리카락이 빠졌어'

1180
01:09:35,754 --> 01:09:37,214
'나도 빠졌는데'

1181
01:09:37,298 --> 01:09:38,757
'속이 메슥거려'

1182
01:09:38,841 --> 01:09:39,842
'난 9kg 빠졌어'

1183
01:09:39,925 --> 01:09:41,427
- '난 13kg!'
- '난 13kg!'

1184
01:09:44,930 --> 01:09:48,142
어때, 이미 겪어 봐서
감정적으로 더 힘들어?

1185
01:09:48,225 --> 01:09:49,935
앞으로 닥칠 일을 알잖아

1186
01:09:50,019 --> 01:09:51,812
나를 속여야 돼

1187
01:09:51,896 --> 01:09:55,316
'다음이 세 번째야
그거 끝나면 반은 지난 거라고'

1188
01:09:55,399 --> 01:09:56,233
이렇게

1189
01:09:56,317 --> 01:09:57,860
난 늘 숫자를 셌어

1190
01:09:57,943 --> 01:09:59,820
'다섯 번째 끝, 30번 남았다'

1191
01:09:59,904 --> 01:10:01,447
'여섯 번째 끝, 29번 남았다'

1192
01:10:01,530 --> 01:10:03,908
매번 할 때마다
그렇게 숫자를 셌지

1193
01:10:03,991 --> 01:10:05,784
그러면 할 수밖에 없어
그게 목표잖아

1194
01:10:05,868 --> 01:10:07,036
- 우린 목표 지향적이고
- 그치

1195
01:10:07,119 --> 01:10:09,455
지금 걷는 길의 끝이 보여야 돼

1196
01:10:10,623 --> 01:10:12,583
- 그래, 그럼 이만…
- 이리 와

1197
01:10:15,669 --> 01:10:16,754
괜찮아질 거야

1198
01:10:17,463 --> 01:10:19,006
오늘 날 너무 좋다

1199
01:10:21,091 --> 01:10:22,134
갈게, 슈퍼스타

1200
01:10:22,218 --> 01:10:23,928
안녕, 친구

1201
01:10:27,014 --> 01:10:29,350
- 난 고작…
- 두 분 다 참

1202
01:10:29,433 --> 01:10:31,727
3주에 사흘 정도
안 좋았다고 불평했는데

1203
01:10:31,810 --> 01:10:35,648
마르티나는 35일 동안이나
메스껍고 머리가 아팠다는 거야

1204
01:10:35,731 --> 01:10:36,607
그랬어요?

1205
01:10:36,690 --> 01:10:39,652
35일이나 그랬다니, 세상에

1206
01:10:40,444 --> 01:10:42,488
전보다 눈이 더 뜨인 느낌이야

1207
01:10:43,113 --> 01:10:45,241
나아갈 힘을 줬어

1208
01:10:45,324 --> 01:10:50,537
마르티나의 투병기를 생각하는 게
내 여정에도 큰 도움이 되지

1209
01:10:52,414 --> 01:10:53,415
누가 이런 말을 했어요

1210
01:10:53,499 --> 01:10:56,919
정말 맘에 든 말이라
누가 한 말인지 봤어야 하는데

1211
01:10:57,002 --> 01:11:01,840
'때로 미국에서 가장 나쁜 건
세계 2위가 되는 것이다'

1212
01:11:02,341 --> 01:11:04,051
본인한테도 적용된다고 보시나요?

1213
01:11:04,134 --> 01:11:07,972
아니면 세계 2위라는 위치가
편안하신가요?

1214
01:11:08,055 --> 01:11:10,474
뭐, 편해야죠

1215
01:11:10,557 --> 01:11:13,352
지금 3년째 세계 2위잖아요

1216
01:11:13,435 --> 01:11:16,355
코트 밖 세상은 크리시에게
편하지만은 않았어요

1217
01:11:17,773 --> 01:11:21,068
존 로이드와 헤어지며
결혼 생활도 막을 내렸고요

1218
01:11:23,195 --> 01:11:27,199
제 행복은 하루하루의 승패에
달려 있었어요

1219
01:11:29,326 --> 01:11:32,413
남편에게 쏟을 에너지는
남아있지 않았죠

1220
01:11:36,125 --> 01:11:40,921
결혼을 유지하려고
일을 희생할 생각은 없었으니까요

1221
01:11:44,174 --> 01:11:47,469
모든 것엔 대가가 따라요
전 이기고 싶었고요

1222
01:11:49,763 --> 01:11:53,475
하지만 내심 속으로는
마르티나의 압도적인 플레이에

1223
01:11:53,559 --> 01:11:55,311
메이저 대회에서
또 이길 수 있을지

1224
01:11:55,394 --> 01:11:56,395
두렵기도 했어요

1225
01:11:58,856 --> 01:12:01,191
마르티나가 몇 년 동안
크리시를 압도했거든요

1226
01:12:02,026 --> 01:12:03,319
몇 년이나요

1227
01:12:05,487 --> 01:12:07,948
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
이렇게 되지 않겠어요?

1228
01:12:08,782 --> 01:12:12,328
'너무 잘하잖아
이제 다시는 못 이기겠네'

1229
01:12:12,411 --> 01:12:14,955
크리스는 거울을 보며
이렇게 생각했죠

1230
01:12:15,039 --> 01:12:17,791
'마르티나라는
폭주 기관차를 막으려면'

1231
01:12:17,875 --> 01:12:20,419
'뭘 해야 하지?'

1232
01:12:21,003 --> 01:12:23,213
아무나 이런 몸을 가질 순 없죠

1233
01:12:23,714 --> 01:12:25,466
실은, 제 다리를 가질 수 있다면

1234
01:12:25,549 --> 01:12:28,594
자기 팔도 내놓겠다는 분들이
성별을 가리지 않고 있대요

1235
01:12:29,470 --> 01:12:32,431
마르티나는 체지방률이 7%고

1236
01:12:32,514 --> 01:12:35,893
매일 4시간씩
크로스 트레이닝을 했어요

1237
01:12:35,976 --> 01:12:38,645
아름다운 몸매를 위해
운동을 시작해 볼까요?

1238
01:12:38,729 --> 01:12:41,440
크리시도 마르티나를 따라잡으려면
똑같이 해야 했어요

1239
01:12:42,024 --> 01:12:45,069
하루에 3-4시간
코트에서 연습하는 것만으론

1240
01:12:45,152 --> 01:12:46,278
충분하지 않았죠

1241
01:12:46,779 --> 01:12:48,697
크리시는 더 많이 달려야 했어요

1242
01:12:48,781 --> 01:12:50,616
더 나아지고
다양한 걸 시도해야 했죠

1243
01:12:51,116 --> 01:12:52,493
본인이 승기를 쥐려면요

1244
01:12:53,994 --> 01:12:55,746
어떻게 해야 더 강해지고 빨라지고

1245
01:12:55,829 --> 01:12:58,457
네트 플레이를 늘릴 수 있는지
터득했어요

1246
01:12:59,458 --> 01:13:01,752
마르티나가 했던 거라면
다 따라 했어요

1247
01:13:02,503 --> 01:13:03,504
차이가 있다면

1248
01:13:03,587 --> 01:13:06,799
마르티나는 16kg을
전 7kg을 들었단 점이죠

1249
01:13:07,633 --> 01:13:11,303
당시 코치가 저한테 그랬어요
네트 플레이를 하라고요

1250
01:13:11,845 --> 01:13:14,264
'지금 넌 열심히 뛰어도
상대한테 지고 있잖아'

1251
01:13:14,348 --> 01:13:15,891
'이대로는 안 돼'

1252
01:13:16,934 --> 01:13:19,269
마르티나와 다시 만날 텐데
기분이 어떠세요?

1253
01:13:19,353 --> 01:13:21,730
연습할 때마다 머릿속에 그려봐요

1254
01:13:21,814 --> 01:13:25,234
마르티나와의 시합에서
쓸 만한 샷들을 날리는 모습을요

1255
01:13:30,739 --> 01:13:31,907
"1985년
프랑스 오픈 - 결승전"

1256
01:13:31,990 --> 01:13:32,866
프랑스 오픈 결승전

1257
01:13:32,950 --> 01:13:34,952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와
크리스 에버트 로이드

1258
01:13:35,035 --> 01:13:37,037
이번이 두 선수의
65번째 대결입니다

1259
01:13:37,121 --> 01:13:38,205
"크리스 - 마르티나
31 : 33"

1260
01:13:38,288 --> 01:13:42,543
이 라이벌리는 끝없이 이어지네요
13년째라니, 정말 경이로워요

1261
01:13:42,626 --> 01:13:43,710
실력 차가 어찌나 미세한지

1262
01:13:43,794 --> 01:13:45,379
제 애인 심보도
그에 비하면 태평양이죠

1263
01:13:45,462 --> 01:13:46,338
- 어휴
- 뭐라고?

1264
01:13:46,422 --> 01:13:48,215
전적은 31승입니다

1265
01:13:51,885 --> 01:13:54,388
늘 네가 네트 너머로
나를 째려보는 것 같았어

1266
01:13:54,471 --> 01:13:56,140
넌 아니라고 하겠지만

1267
01:13:56,223 --> 01:13:57,057
전혀 아니었어

1268
01:14:01,270 --> 01:14:04,398
첫 게임이 정말 중요합니다

1269
01:14:05,858 --> 01:14:07,526
아웃이네요

1270
01:14:09,862 --> 01:14:12,114
마르티나는 조심스럽게
경기를 펼치네요

1271
01:14:12,197 --> 01:14:16,994
반면에 크리스는 라인을 노리고요
스타일이 서로 바뀌었어요

1272
01:14:19,121 --> 01:14:21,373
네트 가까이 가면서
점점 더 자신감이 생겼지

1273
01:14:21,457 --> 01:14:23,876
저 게임은 어떻게든
너한테서 따내고 싶었어

1274
01:14:29,590 --> 01:14:30,632
샷 좋네

1275
01:14:35,053 --> 01:14:36,305
세상에!

1276
01:14:36,805 --> 01:14:39,266
방금 그 바운스 봤어? 맙소사!

1277
01:14:44,897 --> 01:14:45,981
백핸드!

1278
01:14:46,064 --> 01:14:47,566
정말 기가 막힌 백핸드였지

1279
01:14:55,365 --> 01:14:56,575
정말 엄청난 경기다

1280
01:14:56,658 --> 01:15:00,120
크리스 에버트 로이드의
매치 포인트입니다

1281
01:15:00,621 --> 01:15:01,830
이때네

1282
01:15:01,914 --> 01:15:03,999
중요한 순간이야
조용히 하고 있어

1283
01:15:11,882 --> 01:15:12,883
좋았어!

1284
01:15:24,645 --> 01:15:27,940
이기고 나서
저 정도로 북받쳤던 경기는 없어

1285
01:15:32,194 --> 01:15:34,613
다들 내가 메이저 대회에서
다시는 못 이길 거라 생각했어

1286
01:15:34,696 --> 01:15:36,281
내 전성기는 끝났다고만 해댔지

1287
01:15:36,365 --> 01:15:38,492
- 그러면 힘 빠지지
- 난 그저…

1288
01:15:38,575 --> 01:15:41,328
- 알아
- 노력했고 아직 죽지 않았었거든

1289
01:15:41,411 --> 01:15:45,916
제가 했던 것 중
가장 힘들었던 시합 같네요

1290
01:15:45,999 --> 01:15:48,835
마르티나에게 한마디하고 싶어요

1291
01:15:48,919 --> 01:15:50,712
정말 멋진 스포츠 정신을 보여줬고

1292
01:15:50,796 --> 01:15:53,131
세계 1위이자 위대한 챔피언은
여전히 마르티나죠

1293
01:15:53,215 --> 01:15:55,842
그런 마르티나를 이겨서
더 기쁩니다

1294
01:15:56,510 --> 01:16:00,222
두 선수가 서로를 자극하며
더 발전하는 모습과

1295
01:16:01,181 --> 01:16:02,599
희생을 감수하고

1296
01:16:02,683 --> 01:16:06,061
상대를 이기기 위해
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게

1297
01:16:06,728 --> 01:16:07,771
고통스러웠어요

1298
01:16:07,854 --> 01:16:10,524
그 둘 탓에 절 포함한 많은 선수가
메이저 대회 우승을 못 했거든요

1299
01:16:10,607 --> 01:16:12,734
하지만 아름다운 광경이기도 했죠

1300
01:16:13,277 --> 01:16:15,320
크리스 에버트는
위대한 선수로 남겠지만

1301
01:16:15,404 --> 01:16:19,616
마르티나보단 못한 선수로
남을 것 같다는 게 중론이었죠

1302
01:16:19,700 --> 01:16:20,784
"크리스 - 마르티나
32 : 33"

1303
01:16:20,867 --> 01:16:24,288
크리스 에버트가 1985년
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하고

1304
01:16:24,871 --> 01:16:28,667
연말까지 잠시
1위 자리를 되찾은 뒤

1305
01:16:28,750 --> 01:16:32,170
1986년 프랑스 오픈에서
또 우승했을 때

1306
01:16:32,671 --> 01:16:34,548
크리스는 실로 완벽해졌어요

1307
01:16:35,299 --> 01:16:39,970
세간에선 여자 테니스 역사상
최고의 라이벌리라고도 하죠

1308
01:16:40,053 --> 01:16:42,431
그 이상이라고
생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

1309
01:16:52,941 --> 01:16:55,652
CT 촬영 때문에 이걸 먹어야 돼요

1310
01:16:57,946 --> 01:16:58,822
이까짓 거

1311
01:17:05,203 --> 01:17:06,538
구역질 나네요

1312
01:17:21,178 --> 01:17:26,975
제 선수 생활은 사생활보다
더 체계적으로 흘러갔던 것 같아요

1313
01:17:28,894 --> 01:17:31,521
결혼과 이혼을 세 번이나 해봤죠

1314
01:17:33,065 --> 01:17:35,275
힘들게 배운 것도 많고요

1315
01:17:37,736 --> 01:17:41,698
암에 걸리면
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게 돼요

1316
01:17:41,782 --> 01:17:45,577
제 우선순위는 세 아들들과 손자죠

1317
01:17:46,119 --> 01:17:48,080
사람이 제 우선순위예요

1318
01:17:48,163 --> 01:17:49,247
잘하실 거예요

1319
01:17:51,166 --> 01:17:52,000
크리스틴 에버트 님

1320
01:17:53,126 --> 01:17:54,544
이름 들을 때마다 철렁해

1321
01:17:55,045 --> 01:17:56,630
- 잘하고 오세요
- 그래

1322
01:18:01,301 --> 01:18:04,429
훨씬 낫네요, 혈압 148/81이에요

1323
01:18:04,513 --> 01:18:07,683
오늘 치료받으시나요?
정맥 주사나 링거…

1324
01:18:07,766 --> 01:18:09,768
네, PET 스캔을 찍어요

1325
01:18:10,811 --> 01:18:13,397
생각보다 더 긴장했나 봐요

1326
01:18:15,357 --> 01:18:16,692
좋아요, 마르티나

1327
01:18:19,903 --> 01:18:22,781
이럴 때마다
마르티나 혈관을 훔치고 싶어요

1328
01:18:22,864 --> 01:18:24,950
알아서 툭 튀어나오잖아요

1329
01:18:25,784 --> 01:18:26,952
너무 부러워요

1330
01:18:31,623 --> 01:18:34,376
- 하나 더 해야 돼요
- 하나 더요?

1331
01:18:34,459 --> 01:18:36,169
- 네
- 이런

1332
01:18:36,253 --> 01:18:37,295
하나만 더요

1333
01:18:37,796 --> 01:18:40,924
이걸 꽂고 나면 전 나갈 거예요

1334
01:18:41,007 --> 01:18:44,052
준비되셨다고
제가 치료사한테 전달하면

1335
01:18:44,136 --> 01:18:45,929
들어와서 주사를 놔줄 거고요

1336
01:18:46,012 --> 01:18:48,056
여기서 한 시간 정도
앉아계실 거예요

1337
01:18:48,140 --> 01:18:51,560
- 밖에 나가도 돼요?
- 아뇨, 방사선 치료 중이시라서요

1338
01:18:54,312 --> 01:18:57,816
암에 걸리고 나서
피상적인 관계는 다 끊어냈어요

1339
01:18:59,317 --> 01:19:01,236
차라리 혼자 있는 게 나아요

1340
01:19:01,862 --> 01:19:04,406
같이 있기 싫은 사람들이랑
있는 것보다요

1341
01:19:06,199 --> 01:19:11,037
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돼서
더 신중하게 보내려고 하죠

1342
01:19:12,914 --> 01:19:14,708
등을 대고 누우세요

1343
01:19:14,791 --> 01:19:18,044
머리는 여기
엉덩이는 여기 두시면 돼요

1344
01:19:18,128 --> 01:19:19,838
액세서리는 하면 안 되죠?

1345
01:19:19,921 --> 01:19:21,339
네, 잘하셨어요

1346
01:19:21,423 --> 01:19:24,843
- 저 그냥 이거 벗을게요
- 편하신 대로 하세요

1347
01:19:25,844 --> 01:19:27,387
좀 짐스럽네요

1348
01:19:27,471 --> 01:19:28,805
- 네
- 이제 됐어요

1349
01:19:30,599 --> 01:19:34,728
골반이랑 흉부
CT 촬영을 할 거예요

1350
01:19:34,811 --> 01:19:37,481
암이 있나 확인해야 되거든요

1351
01:19:39,065 --> 01:19:41,276
지금은 살짝 스트레스를 받아요

1352
01:19:41,359 --> 01:19:42,444
감당할 게 많아서

1353
01:19:43,445 --> 01:19:46,823
전화가 오기 전의
기대감과 초조함, 그런 거겠죠

1354
01:19:46,907 --> 01:19:49,326
희소식이면 좋겠어요
지금은 그 말밖에 못 하겠네요

1355
01:19:50,702 --> 01:19:53,288
그럼 지금부터 조영제 주입할게요

1356
01:19:53,371 --> 01:19:57,000
몸속이 화끈거릴 수 있는데
정상이니까 걱정 마시고요

1357
01:19:57,584 --> 01:19:58,668
누우세요

1358
01:19:59,753 --> 01:20:01,713
신발 벗을게요

1359
01:20:06,051 --> 01:20:10,222
목에 있는 종양이 사라졌는지
보는 검사예요

1360
01:20:11,723 --> 01:20:15,393
결과가 어떻든
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은

1361
01:20:15,477 --> 01:20:18,730
매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져요

1362
01:20:21,149 --> 01:20:23,193
완전 깨끗하단 결과가
나와야 끝나죠

1363
01:20:29,574 --> 01:20:30,659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

1364
01:20:30,742 --> 01:20:32,994
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
유명 인사죠

1365
01:20:33,078 --> 01:20:36,790
소비에트 블록을 떠났던 그가
고향을 방문했습니다

1366
01:20:37,916 --> 01:20:41,837
이번엔 미국 대표로서
테니스를 치기 위해 돌아갔는데요

1367
01:20:42,838 --> 01:20:46,383
여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인
페더레이션 컵을 이유로

1368
01:20:46,466 --> 01:20:50,595
체코 정부에서 망명자에게
비자를 발급했습니다

1369
01:20:50,679 --> 01:20:51,930
"가족 상봉"

1370
01:20:52,013 --> 01:20:54,432
1980년까진 부모님을
해외에서만 만났었어요

1371
01:20:54,516 --> 01:20:55,517
"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"

1372
01:20:57,269 --> 01:21:01,064
체코슬로바키아엔
1975년 이후 한 번도 안 갔죠

1373
01:21:02,941 --> 01:21:07,487
여전히 공산주의 국가라
영영 안 돌아갈 생각이었거든요

1374
01:21:08,488 --> 01:21:12,409
하지만 미국 시민권이 생기고 나선
좋은 기회나 다름없었죠

1375
01:21:13,702 --> 01:21:15,453
마르티나가 전화해서 이러더라고요

1376
01:21:15,537 --> 01:21:17,289
'나랑 같이 프라하에 가서'

1377
01:21:17,372 --> 01:21:20,083
'페더레이션 컵에
미국 대표로 출전하지 않을래?'

1378
01:21:22,460 --> 01:21:26,172
틀림없이 특별한 순간이 될 거였고
크리스와 함께하고 싶었거든요

1379
01:21:26,673 --> 01:21:28,174
그 순간을 나누고 싶었어요

1380
01:21:31,011 --> 01:21:33,096
제 인생의 마지막 장을

1381
01:21:33,179 --> 01:21:36,099
여기 돌아와서
마무리할 수 있게 된 거죠

1382
01:21:36,808 --> 01:21:39,978
미완성으로 남아 있던 유일한 장을

1383
01:21:40,061 --> 01:21:43,189
11년을 기다린 끝에
비로소 완성했어요

1384
01:21:44,900 --> 01:21:46,484
마르티나 집에 갔는데

1385
01:21:47,277 --> 01:21:49,988
어머니가 저녁으로
찐빵을 만들어 주셨어요

1386
01:21:52,198 --> 01:21:56,328
마르티나가 부모님이 곁에 있을 때
어떤 모습인지도 보게 됐죠

1387
01:21:58,163 --> 01:22:00,665
사람들에게
친절을 베푸는 모습을 봤어요

1388
01:22:04,920 --> 01:22:08,089
마르티나가 사람들에게
어떤 영향을 미쳤는지

1389
01:22:08,173 --> 01:22:11,217
얼마나 사랑받았는지를
처음으로 이해하게 됐어요

1390
01:22:13,887 --> 01:22:19,059
마르티나의 인간적인 면모와
약한 부분도 봤고요

1391
01:22:20,936 --> 01:22:24,022
제 인생에서
가장 꿈같았던 여행이었죠

1392
01:22:27,776 --> 01:22:30,862
그 이후로 마르티나를 보는 시선이
달라졌던 것 같아요

1393
01:22:32,280 --> 01:22:35,992
크리스는 겉으로 보기엔
강해 보이지만

1394
01:22:36,576 --> 01:22:38,620
속은 굉장히 여려요

1395
01:22:39,496 --> 01:22:43,083
그때도 완전히
마음을 열어주진 않았죠

1396
01:22:45,210 --> 01:22:48,713
벽이 있긴 해도
그 벽이 점차 줄어들었어요

1397
01:22:55,595 --> 01:22:57,597
그때 모든 걸 내려놨죠

1398
01:22:57,681 --> 01:23:00,684
모든 가식과 자존심을 내려놓고

1399
01:23:01,267 --> 01:23:05,105
서로에게 터놓고
진짜 나 자신을 보여줬어요

1400
01:23:05,188 --> 01:23:09,317
그게 우리 경기력에는
영향을 미치지 않았죠

1401
01:23:10,694 --> 01:23:12,654
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데
오래 걸렸어요

1402
01:23:12,737 --> 01:23:14,948
14년 동안

1403
01:23:15,031 --> 01:23:17,826
당신이나 마르티나가
세계 1위였던 거 맞죠?

1404
01:23:17,909 --> 01:23:19,119
네, 각자 7년씩요

1405
01:23:20,078 --> 01:23:24,332
정말 멋진 라이벌리였어요
서로를 한계까지 밀어붙였죠

1406
01:23:24,416 --> 01:23:25,250
"1988년
결승전"

1407
01:23:25,333 --> 01:23:28,628
마르티나가 없었다면
전 진작에 은퇴했을 거예요

1408
01:23:28,712 --> 01:23:30,880
마르티나 덕에 오래 버텼죠

1409
01:23:33,675 --> 01:23:37,804
밀어붙일 서로가 있었기에
우린 더 나은 선수가 됐어요

1410
01:23:39,097 --> 01:23:41,725
"크리스 - 마르티나
37 : 43"

1411
01:23:44,102 --> 01:23:46,730
크리시는 일찍 세상에 벽을 세웠고

1412
01:23:46,813 --> 01:23:49,858
세월이 흐르며
점차 그 벽을 허물어 왔어요

1413
01:23:50,442 --> 01:23:52,402
- 뛰어!
- 그렇지!

1414
01:23:53,862 --> 01:23:59,117
마르티나는 무방비하고
노출된 상태에서 대중 앞에 섰고

1415
01:23:59,200 --> 01:24:01,411
그때부터 세상에 벽을 세웠죠

1416
01:24:02,871 --> 01:24:05,123
둘은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지만

1417
01:24:05,206 --> 01:24:08,585
엇갈리는 지점에서
서로를 완벽히 이해할 거라 봐요

1418
01:24:08,668 --> 01:24:10,545
자기가 가봤던 길이니까요

1419
01:24:11,588 --> 01:24:14,758
둘은 진심으로 서로를 응원했어요

1420
01:24:16,885 --> 01:24:19,304
특히 선수 생활 말기에요

1421
01:24:19,804 --> 01:24:21,556
자기 나이와 싸우잖아요

1422
01:24:22,098 --> 01:24:24,934
선수 생활의 끝이
점차 다가오고 있고요

1423
01:24:25,435 --> 01:24:26,352
둘 다 그랬죠

1424
01:24:26,436 --> 01:24:28,521
서로의 처지를 너무 잘 알았어요

1425
01:24:33,943 --> 01:24:37,906
크리스 에버트가
인생 2막을 살아가기로 했습니다

1426
01:24:39,824 --> 01:24:40,658
"1989년"

1427
01:24:40,742 --> 01:24:42,702
멋진 남편과 함께
멋진 삶을 누리고 있어요

1428
01:24:42,786 --> 01:24:46,206
은퇴보다 더 나쁜 일도
얼마든지 생길 수 있죠

1429
01:24:47,582 --> 01:24:50,085
만약 어린 시절
테니스를 좋아했다면

1430
01:24:50,168 --> 01:24:52,462
롤 모델은 당연히
크리스 에버트였을 겁니다

1431
01:24:53,004 --> 01:24:56,925
13년 연속, 최소 1회 이상
토너먼트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죠

1432
01:24:57,008 --> 01:25:00,386
US오픈 우승 6회, 윔블던 우승 3회

1433
01:25:00,470 --> 01:25:02,138
프랑스 오픈 우승 7회

1434
01:25:02,222 --> 01:25:06,851
그리고 통산 157회의
단식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

1435
01:25:06,935 --> 01:25:09,479
역사상 그 어떤 선수보다
많은 기록이죠

1436
01:25:09,562 --> 01:25:11,689
"사랑해요, 크리스"

1437
01:25:11,773 --> 01:25:16,319
크리스가 은퇴하면서
제 테니스의 큰 부분이 사라졌어요

1438
01:25:17,946 --> 01:25:20,198
크리스가 없으니
로커 룸이 텅 빈 것 같았어요

1439
01:25:25,286 --> 01:25:27,330
게임, 세트, 매치
나브라틸로바 선수 승리

1440
01:25:27,413 --> 01:25:28,665
"1990년
윔블던"

1441
01:25:28,748 --> 01:25:30,291
저는 그 후에도 좀 더 뛰었죠

1442
01:25:30,375 --> 01:25:34,420
세계 테니스 역사상 남녀를 통틀어

1443
01:25:34,504 --> 01:25:38,758
단식 9회 우승을 한 선수는
어제까진 없었습니다

1444
01:25:38,842 --> 01:25:42,178
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
그 최초의 기록을 세웁니다

1445
01:25:45,140 --> 01:25:47,058
전 이미 전성기가 지난 뒤였죠

1446
01:25:47,142 --> 01:25:48,893
마르티나 선수도 느꼈을 겁니다

1447
01:25:48,977 --> 01:25:53,731
이번이 센터 코트에서의
마지막 우승일지도 모른단 걸요

1448
01:25:54,315 --> 01:25:56,985
이 발표를 오래 기다리셨을 겁니다

1449
01:25:57,068 --> 01:25:59,737
10년 넘게 기다리신 분들도 있겠죠

1450
01:25:59,821 --> 01:26:00,989
공식으로 발표하겠습니다

1451
01:26:01,072 --> 01:26:04,284
1994년이 제 선수 생활의
마지막 해가 될 겁니다

1452
01:26:04,367 --> 01:26:05,201
"1994년"

1453
01:26:05,285 --> 01:26:07,912
1만 3천 명의 관중이
나브라틸로바 선수에게

1454
01:26:07,996 --> 01:26:10,248
1분 40초 동안
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

1455
01:26:10,915 --> 01:26:13,251
선수 생활의 마지막 장에

1456
01:26:13,334 --> 01:26:16,171
같은 여자 선수들 사이에서도
전설로 회자된 그는

1457
01:26:16,254 --> 01:26:20,049
그 유명한 윔블던 잔디를
기념으로 조금 뜯어 챙겼습니다

1458
01:26:20,133 --> 01:26:23,887
남녀 통틀어 가장 많은
167회의 단식 우승

1459
01:26:23,970 --> 01:26:25,847
그랜드 슬램 단식 18회 우승

1460
01:26:25,930 --> 01:26:27,599
윔블던 단식 9회 우승의 소유자죠

1461
01:26:27,682 --> 01:26:30,894
그야말로 30년에 걸친
대기록입니다

1462
01:26:31,394 --> 01:26:33,229
테니스에 고맙다는 말을
하고 싶습니다

1463
01:26:33,313 --> 01:26:34,939
정말 아름다운 삶이었어요

1464
01:26:35,023 --> 01:26:41,613
"마르티나, 보고 싶을 거예요!"

1465
01:26:41,696 --> 01:26:47,202
테니스 스포츠의
라이벌이었다는 점만으로도

1466
01:26:48,661 --> 01:26:50,246
훌륭한 이야기죠

1467
01:26:51,080 --> 01:26:55,293
하지만 이젠 암에 맞서 싸우며
같은 경험을 공유하고

1468
01:26:55,376 --> 01:26:56,920
서로를 지지해 주는 모습에서

1469
01:26:57,003 --> 01:26:59,172
우리가 친구에게 바라는 걸
보게 됩니다

1470
01:26:59,255 --> 01:27:02,383
바로 지지와 사랑
그리고 보살핌이죠

1471
01:27:04,969 --> 01:27:08,223
날 37번이나 이긴 상대한테
바라긴 힘들잖아요

1472
01:27:09,974 --> 01:27:14,771
하지만 그게 이 이야기를
더 특별하게 만들죠

1473
01:27:15,396 --> 01:27:17,941
출구 표시 지나서
쭉 걸어가시면 돼요

1474
01:27:18,024 --> 01:27:19,817
- 감사합니다
- 별말씀을요

1475
01:27:20,318 --> 01:27:21,444
"2024년
여름"

1476
01:27:21,527 --> 01:27:23,821
- 기분은 어떠세요?
- 좋아요, 좀 긴장되네요

1477
01:27:24,405 --> 01:27:25,907
영상이 다 나왔어요

1478
01:27:26,908 --> 01:27:29,953
종양이 있으면
노란색으로 보이거든요

1479
01:27:30,036 --> 01:27:32,163
근데 없죠, 완전 정상이네요

1480
01:27:32,247 --> 01:27:33,414
암은 이제 없어요

1481
01:27:33,498 --> 01:27:35,667
소견이 이미 나와있네요

1482
01:27:36,209 --> 01:27:38,336
'암 전이된 곳 없음'

1483
01:27:38,419 --> 01:27:42,090
3번 검사 결과를 보시면 돼요
FDG도 없고 전이된 곳도 없어요

1484
01:27:42,173 --> 01:27:44,092
아무 데도 없어요
없음, 없음, 없음

1485
01:27:44,175 --> 01:27:47,512
치료 후 변화, 유방 단층
다 괜찮네요

1486
01:27:47,595 --> 01:27:50,974
증감 여부
좋네요, 다 좋아 보여요

1487
01:27:51,057 --> 01:27:54,394
결과와 상관없이
듣고 있는 게 어찌나 떨리던지

1488
01:27:54,477 --> 01:27:55,937
아직도 떨려요

1489
01:27:56,020 --> 01:27:59,148
기념비적인 순간이에요
이젠 정말로 끝났으니까요

1490
01:27:59,232 --> 01:28:02,110
다시 암에 걸려도
이것과는 관련 없을 테니

1491
01:28:02,193 --> 01:28:04,445
이 망할 암세포랑은
영영 작별인 거죠

1492
01:28:09,158 --> 01:28:11,327
카메라 끄라고 할까?

1493
01:28:11,411 --> 01:28:14,998
암세포가 다 없어져야
얼마나 숨이 막혔는지 실감돼요

1494
01:28:21,337 --> 01:28:23,298
안녕하세요, 크리스
카르데나스 박사예요

1495
01:28:23,381 --> 01:28:24,215
안녕하세요

1496
01:28:24,299 --> 01:28:25,925
좋은 소식이에요

1497
01:28:26,009 --> 01:28:30,722
흉부, 복부, 골반 CT 촬영
결과에서 나온 게 없어요

1498
01:28:31,264 --> 01:28:35,476
암세포가 그 어디에도
전혀 없다는 뜻이죠

1499
01:28:35,560 --> 01:28:37,312
세상에

1500
01:28:38,896 --> 01:28:41,107
뭐라고 말이 안 나오네요

1501
01:28:41,190 --> 01:28:42,525
너무 행복해요

1502
01:28:45,278 --> 01:28:48,156
어떻게 나오나
오랫동안 걱정했거든요

1503
01:28:52,827 --> 01:28:53,911
와, 엄마

1504
01:28:54,787 --> 01:28:56,497
너무 잘됐어요

1505
01:28:59,542 --> 01:29:00,418
여보세요?

1506
01:29:01,252 --> 01:29:04,213
결과 나오면 전화한다고 했잖아

1507
01:29:04,297 --> 01:29:06,341
- 응
- 완치래

1508
01:29:06,924 --> 01:29:08,217
만세!

1509
01:29:09,802 --> 01:29:11,346
너무 다행이다

1510
01:29:11,888 --> 01:29:13,014
너무 잘됐어

1511
01:29:13,097 --> 01:29:15,600
이제 웃는 얼굴로 잘 수 있겠다

1512
01:29:27,070 --> 01:29:30,573
암을 겪은 이들이
공통적으로 말하는 게 있어요

1513
01:29:31,199 --> 01:29:33,993
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느라
많은 시간을 보낸다고요

1514
01:29:34,911 --> 01:29:35,995
'할머니'

1515
01:29:36,079 --> 01:29:39,165
'함머니'도 좋아
뭐라고 불러줄 거니?

1516
01:29:40,708 --> 01:29:42,418
자식들 속상하게 하기 싫잖아요

1517
01:29:42,502 --> 01:29:45,505
여자 친구나 남자 친구
남편의 눈치도 보고요

1518
01:29:47,840 --> 01:29:49,592
그래서 혼자 삭이게 돼요

1519
01:29:52,053 --> 01:29:54,305
- 와줘서 고마워
- 열라 큰일이잖아

1520
01:29:55,098 --> 01:29:56,808
- 안 그래?
- 비속어는 쓰지 말고

1521
01:29:56,891 --> 01:29:58,434
그래, 큰일이잖아

1522
01:30:02,105 --> 01:30:03,898
크리시는 마르티나한테
그럴 필요가 없었어요

1523
01:30:03,981 --> 01:30:05,483
있는 그대로 하면 됐죠

1524
01:30:06,109 --> 01:30:07,860
있는 그대로요, '나 무서워'

1525
01:30:07,944 --> 01:30:09,153
'나 아파'

1526
01:30:09,779 --> 01:30:11,989
그런 기분이 들 때는…

1527
01:30:12,073 --> 01:30:14,158
- 영영 이대로일 것만 같잖아
- 알지

1528
01:30:14,742 --> 01:30:16,994
이걸 어떻게 이겨내나
걱정이 태산 같고

1529
01:30:19,497 --> 01:30:22,458
마르티나는 크리스와 함께
이겨내는 데 성공했고요

1530
01:30:24,085 --> 01:30:26,921
누구 암이 더 심했나로
겨루진 않았어요

1531
01:30:27,964 --> 01:30:29,257
같은 처지였고

1532
01:30:30,383 --> 01:30:32,301
서로의 곁에 있어줬으니까요

1533
01:30:32,385 --> 01:30:33,845
어, 걷는다

1534
01:30:34,554 --> 01:30:35,972
혈육 같아요

1535
01:30:36,055 --> 01:30:39,809
붙어있지만 않다뿐이지
완전 샴쌍둥이예요

1536
01:30:40,643 --> 01:30:43,187
'마지막 치료를 축하하며
이 종을 울리세요'

1537
01:30:43,271 --> 01:30:46,399
'당신의 여정에
평화, 행운, 치유가 함께하길'

1538
01:30:46,482 --> 01:30:47,316
울려봐

1539
01:30:47,400 --> 01:30:48,568
알았어

1540
01:30:52,864 --> 01:30:55,158
크리시와 마르티나의 우정은

1541
01:30:55,241 --> 01:30:58,202
스포츠맨십이
실존할 수 있단 걸 보여줘요

1542
01:30:58,286 --> 01:30:59,829
살아있는 증거죠

1543
01:31:01,372 --> 01:31:03,791
치열히 싸워 각각 18개의
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차지한

1544
01:31:03,875 --> 01:31:06,210
두 사람 간에도
우정은 존재할 수 있어요

1545
01:31:07,712 --> 01:31:11,883
이 둘보다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
더 많이 딴 선수들도 있었지만

1546
01:31:11,966 --> 01:31:17,763
그중 그 누구도
절대적인 실력을 지닌 선수와

1547
01:31:18,347 --> 01:31:20,224
매번 타이틀을 놓고 싸우진 않았죠

1548
01:31:20,308 --> 01:31:24,770
두 선수 모두
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힙니다

1549
01:31:24,854 --> 01:31:26,439
정말 뛰어난 선수들이죠

1550
01:31:26,522 --> 01:31:29,484
저만의 개인적인 유산과
기록도 있지만

1551
01:31:30,443 --> 01:31:31,819
제 생각엔

1552
01:31:31,903 --> 01:31:34,572
이 라이벌리도
그에 못지않게 중요해요

1553
01:31:35,948 --> 01:31:39,368
내 윔블던 9회 우승에
네 3회 우승의 역할이 컸어

1554
01:31:40,119 --> 01:31:44,207
내 프랑스 오픈 7회 우승에
네 2회 우승도 마찬가지고

1555
01:31:46,250 --> 01:31:49,128
이 라이벌리는
그 자체로 독보적이죠

1556
01:31:49,212 --> 01:31:52,215
오른손 대 오른손으로 붙어보자
어디 해보자고!

1557
01:31:53,549 --> 01:31:58,221
우리는 많은 일을 겪었어요
이별, 결혼, 자식들

1558
01:31:58,304 --> 01:32:00,097
우린 서로를 돌봐줘요

1559
01:32:01,307 --> 01:32:03,059
시합도 뺄 순 없고요

1560
01:32:09,023 --> 01:32:10,900
내가 70살까지 살아남다니

1561
01:32:10,983 --> 01:32:16,656
같이 암에 걸렸을 때는
우정이 더욱 단단해졌죠

1562
01:32:18,783 --> 01:32:20,868
서로가 있어서 견뎌냈어요

1563
01:32:20,952 --> 01:32:23,579
'보디 바이 크리스'라니
이건 꼭 봐야겠네

1564
01:32:26,582 --> 01:32:28,584
힘든 시절, 좋은 시절 다 함께했죠

1565
01:32:29,919 --> 01:32:32,046
그게 우정의 증표라고 생각해요

1566
01:32:34,632 --> 01:32:35,967
과거는 돌이킬 수 없잖아요

1567
01:32:38,261 --> 01:32:39,971
우린 늘 끈끈할 거예요

1568
01:32:43,975 --> 01:32:46,561
혹시 지금도
테니스 치면서 시합하세요?

1569
01:32:46,644 --> 01:32:48,688
- 시합이라니, 진심이세요?
- 맙소사

1570
01:32:48,771 --> 01:32:51,315
코트에 나가는 거 자체가
시합이에요

1571
01:32:51,983 --> 01:32:54,485
어깨만 안 아팠어도
혼쭐을 내주는데

1572
01:32:54,569 --> 01:32:57,655
"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
랄프 로렌 센터"

1573
01:33:02,868 --> 01:33:06,372
"진 에버트 두빈을 추모하며
1957-2020"

1574
01:33:06,455 --> 01:33:09,792
"암으로 세상을 떠난
모든 이를 추모합니다"

1575
01:33:26,267 --> 01:33:28,519
제가 늘 궁금해하는 건데요

1576
01:33:28,603 --> 01:33:30,730
실제로 두 분한테도 여쭤봤어요

1577
01:33:32,398 --> 01:33:36,736
두 분이 18번씩 안 이겼어도
여전히 친구일까요?

1578
01:33:42,283 --> 01:33:44,785
뭐랬나요? 답은 알 것 같지만

1579
01:33:44,869 --> 01:33:46,829
- 그랜드 슬램 얘기예요?
- 네

1580
01:33:46,912 --> 01:33:48,581
- 여전히 친구일 것 같냐고요?
- 네

1581
01:33:48,664 --> 01:33:49,624
지금처럼요?

1582
01:33:49,707 --> 01:33:51,792
마르티나 생각은 어떤지 물어봐요

1583
01:33:51,876 --> 01:33:52,877
그러지 않았을까요?

1584
01:33:52,960 --> 01:33:55,087
로저와 라파엘만 봐도 그렇잖아요

1585
01:33:55,171 --> 01:33:57,256
경기를 하면 할수록

1586
01:33:57,340 --> 01:34:00,509
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
점점 커졌잖아요

1587
01:34:00,593 --> 01:34:02,386
그런 질문은 처음 받아봐요

1588
01:34:02,470 --> 01:34:04,764
각각 그랜드 슬램에서
18회 우승한 게

1589
01:34:04,847 --> 01:34:07,391
우리 우정에 영향을 미쳤냐니…

1590
01:34:07,475 --> 01:34:09,268
결국 상관없어지는 것 같아요

1591
01:34:09,352 --> 01:34:12,897
그 점에서만큼은
우리 둘이 같으니까요

1592
01:34:13,939 --> 01:34:15,566
전 그걸로 족해요

1593
01:34:16,317 --> 01:34:20,529
우리 우정이
거기에 기반을 둔 건 아니니까요

1594
01:34:21,030 --> 01:34:23,366
이제 발 뻗고 잘 수 있겠네요
감사해요, 크리시

1595
01:35:40,651 --> 01:35:46,031
자막: 이종은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