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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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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
00:00:55,875 --> 00:00:59,750
{\an8}"이 이야기의 배경은
2030년일 수도 있고"

4
00:01:01,250 --> 00:01:03,958
{\an8}"1984년일 수도 있고"

5
00:01:05,833 --> 00:01:08,583
{\an8}"서기 506년이나
2000년일 수도 있다"

6
00:01:09,791 --> 00:01:12,541
{\an8}"혹은 10년 전일 수도
며칠 후가 될 수도 있다"

7
00:01:13,916 --> 00:01:16,541
{\an8}"아니면 누가 알겠는가?"

8
00:01:21,875 --> 00:01:24,500
{\an8}"지금 이 순간 벌어지는
이야기일 수도 있다"

9
00:01:55,416 --> 00:01:56,833
아, 살겠네!

10
00:01:57,541 --> 00:01:59,582
자연은 참 현명하지

11
00:01:59,583 --> 00:02:04,332
몸에서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처럼
지극히 일상적인 일을

12
00:02:04,333 --> 00:02:06,375
이렇게 기분 좋게 만들어놨잖아

13
00:02:07,166 --> 00:02:11,707
신이라는 존재가 정말
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

14
00:02:11,708 --> 00:02:13,165
아무튼…

15
00:02:13,166 --> 00:02:15,958
자, 우리가 어디까지 얘기했지?

16
00:02:16,916 --> 00:02:18,625
무슨 얘기 했더라?

17
00:02:19,375 --> 00:02:22,790
내가 아주 중요한 얘기를 하려던
참이었거든

18
00:02:22,791 --> 00:02:24,665
우리 무슨 얘기 했더라?

19
00:02:24,666 --> 00:02:27,124
우리가 얘기한 게 아냐

20
00:02:27,125 --> 00:02:29,707
당신 혼자 떠들었지
난 말 안 했어

21
00:02:29,708 --> 00:02:31,374
그럼 내가 뭐라고 했어?

22
00:02:31,375 --> 00:02:33,957
몰라, 안 듣고 있었거든

23
00:02:33,958 --> 00:02:36,499
그냥 당신 혼자 떠들고 난리였지

24
00:02:36,500 --> 00:02:38,957
왜 내 말을 안 들었어?

25
00:02:38,958 --> 00:02:40,541
거짓말이나 늘어놓으니까

26
00:02:41,125 --> 00:02:44,666
이제 당신 말 안 들을 거야
이틀 전부터 하나도 안 들었어

27
00:02:45,625 --> 00:02:48,957
신문 읽는 척하지 마
아무것도 안 보이잖아

28
00:02:48,958 --> 00:02:52,249
여긴 큰 공원이고
다양한 사람들이 와

29
00:02:52,250 --> 00:02:56,165
- 아이들이랑 행상인에 노점상까지
- 그래

30
00:02:56,166 --> 00:02:58,249
그 사람들이나 귀찮게 해

31
00:02:58,250 --> 00:03:00,915
이제 당신이랑 얘기 안 하니까

32
00:03:00,916 --> 00:03:03,000
차라리 저 나무랑 얘기해

33
00:03:05,208 --> 00:03:07,125
저건 가로등이야

34
00:03:08,208 --> 00:03:10,374
항상 거짓말만 한다니까

35
00:03:10,375 --> 00:03:13,415
끝도 없이 떠드는데 다 거짓말이야

36
00:03:13,416 --> 00:03:16,499
그 혐의에 대해 근거를
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, 선생

37
00:03:16,500 --> 00:03:18,374
알았어, 그래

38
00:03:18,375 --> 00:03:19,832
예를 들어

39
00:03:19,833 --> 00:03:22,915
당신이 르완다 해방군에서

40
00:03:22,916 --> 00:03:27,249
장교였다는 게 사실이야? 아니야?

41
00:03:27,250 --> 00:03:29,374
당연히 아니지

42
00:03:29,375 --> 00:03:32,707
그리고 당신 이름은
모부투가 아니잖아, 솔직히 말해

43
00:03:32,708 --> 00:03:34,582
물론 아니지

44
00:03:34,583 --> 00:03:36,457
그것 봐, 거짓말했잖아

45
00:03:36,458 --> 00:03:38,124
거짓말 아냐

46
00:03:38,125 --> 00:03:40,415
위장 신분이라는 거야

47
00:03:40,416 --> 00:03:43,124
뭐? 그게 무슨 뜻이야?

48
00:03:43,125 --> 00:03:47,332
내가 맡은 일을 하려면
위장 신분이 필요하거든

49
00:03:47,333 --> 00:03:50,832
그 이상은 내 권한 밖이라
말할 수가 없어

50
00:03:50,833 --> 00:03:52,874
당신이 스파이라는 거야?

51
00:03:52,875 --> 00:03:56,582
말할 수 있는 건
내 이름이 모부투고

52
00:03:56,583 --> 00:03:59,832
르완다 해방군 소속이라는 거지

53
00:03:59,833 --> 00:04:02,374
참 거지 같은 위장 신분을 줬군

54
00:04:02,375 --> 00:04:04,249
내가 그렇게 얘기 안 했겠어?

55
00:04:04,250 --> 00:04:05,707
그렇게 말했어

56
00:04:05,708 --> 00:04:11,290
86살의 폴란드 노인이 어떻게
르완다의 모부투가 될 수 있겠냐고

57
00:04:11,291 --> 00:04:15,040
'이런, 운이 없군요
모부투에 당첨됐어요'

58
00:04:15,041 --> 00:04:17,457
'어쩌겠어요?
일이란 게 다 그렇죠'

59
00:04:17,458 --> 00:04:19,541
어쨌든 난 그렇게 먹고살아

60
00:04:20,125 --> 00:04:23,499
부탁이니까
더 이상 질문은 하지 마

61
00:04:23,500 --> 00:04:26,082
근데 좀 이상하지 않아?

62
00:04:26,083 --> 00:04:28,915
그런 일에
왜 하필 노인을 골랐을까?

63
00:04:28,916 --> 00:04:32,040
아, 그런 게 궁금해?
나도 궁금한 게 있어

64
00:04:32,041 --> 00:04:34,499
1년 전쯤

65
00:04:34,500 --> 00:04:37,165
은행에서 줄 서고 있는데

66
00:04:37,166 --> 00:04:39,165
어떤 남자가 다가와서

67
00:04:39,166 --> 00:04:43,875
비밀 요원이 되고 싶냐고
묻는 거야

68
00:04:44,458 --> 00:04:45,999
말도 안 돼!

69
00:04:46,000 --> 00:04:47,749
하지만 일리가 있어

70
00:04:47,750 --> 00:04:49,332
이렇게 생각한 거지

71
00:04:49,333 --> 00:04:52,707
'저 사람은 늙은이니까
아무도 신경 안 쓸 거야'

72
00:04:52,708 --> 00:04:56,790
'유령처럼 돌아다니면서
정보를 모을 수 있겠지'

73
00:04:56,791 --> 00:04:58,165
그건 맞는 말이네

74
00:04:58,166 --> 00:05:01,665
근데 위장 신분은
거지 같은 걸 줬어

75
00:05:01,666 --> 00:05:03,833
- 그건…
- 제발 부탁인데…

76
00:05:04,666 --> 00:05:06,291
나한테 질문하지 마

77
00:05:07,416 --> 00:05:10,750
진심이야, 난 대답할 권한이 없어

78
00:05:12,250 --> 00:05:15,166
암호명도 알려주더군

79
00:05:16,541 --> 00:05:17,708
아벨이야

80
00:05:18,250 --> 00:05:19,457
아벨?

81
00:05:19,458 --> 00:05:21,124
아벨 골드파르브

82
00:05:21,125 --> 00:05:23,207
그럼 진짜 이름은 뭔데?

83
00:05:23,208 --> 00:05:24,790
사무엘 골드파르브

84
00:05:24,791 --> 00:05:29,124
- 본명이랑 같은 성으로 지어줬네
- 그러게, 멍청한 놈들이야

85
00:05:29,125 --> 00:05:31,665
뭐, 어쩌겠어, 먹고는 살아야지

86
00:05:31,666 --> 00:05:34,207
그래, 내가 늘 하는 말이 그거야

87
00:05:34,208 --> 00:05:36,040
그럼 한 가지만 말해봐

88
00:05:36,041 --> 00:05:39,415
그 사람들한테 정보를 준 적이
한 번이라도 있어?

89
00:05:39,416 --> 00:05:41,582
나는 종일 여기에서

90
00:05:41,583 --> 00:05:45,790
가로등이 나무인 줄 아는
노인 옆에 앉아있는데

91
00:05:45,791 --> 00:05:49,665
무슨 정보를 얻겠어?
나 놀려? 당연히 없지

92
00:05:49,666 --> 00:05:54,582
스파이들에게 제공하는
의료보험에 대해 물어봐야겠어

93
00:05:54,583 --> 00:05:56,040
왜냐하면 그 사람들이…

94
00:05:56,041 --> 00:05:58,165
- 빌어먹을!
- 뭐?

95
00:05:58,166 --> 00:06:01,707
우라질! 또 나를 속였네

96
00:06:01,708 --> 00:06:05,165
다시는 속지 말자고 다짐했는데
결국 또 당했어

97
00:06:05,166 --> 00:06:07,540
'내 이름은 아벨 골드파르브야'

98
00:06:07,541 --> 00:06:09,749
'스파이에게 제공하는
의료보험' 좋아하네

99
00:06:09,750 --> 00:06:12,040
또 날 속이다니 어이없군

100
00:06:12,041 --> 00:06:14,540
그 얘기가 별로였다고는 하지 마

101
00:06:14,541 --> 00:06:16,290
멋진 이야기였잖아

102
00:06:16,291 --> 00:06:19,332
- 길고 복잡하고 설득력 있고…
- 멋지기는 뭐가!

103
00:06:19,333 --> 00:06:20,832
얘기 그만해

104
00:06:20,833 --> 00:06:23,915
더는 안 속아, 그만 가봐

105
00:06:23,916 --> 00:06:26,040
여긴 내 자리야, 내가 먼저 왔어

106
00:06:26,041 --> 00:06:27,249
- 당신 자리?
- 그래

107
00:06:27,250 --> 00:06:30,499
여기가 어떻게 당신 자리야?
증서라도 보여줘

108
00:06:30,500 --> 00:06:32,332
당신 자리인지 보자

109
00:06:32,333 --> 00:06:34,915
증서를 보고 싶어?
좋아, 여기 있다

110
00:06:34,916 --> 00:06:37,165
- 손금 볼 줄 아냐?
- 제발

111
00:06:37,166 --> 00:06:40,082
이 손을 잘 봐
한때 꽤 날렸던 주먹이니까

112
00:06:40,083 --> 00:06:42,665
여긴 내가 3년 전에 찾은
자리야, 선생

113
00:06:42,666 --> 00:06:46,249
편안하고 조용한 자리인데

114
00:06:46,250 --> 00:06:49,665
일주일 전부터 당신이 나타나서
날 미치게 하고 있어, 그만 좀 해

115
00:06:49,666 --> 00:06:52,582
셋까지 셀 테니까 사라져
얻어터지기 싫으면

116
00:06:52,583 --> 00:06:55,165
짤막한 대화로 풀 문제 같은데

117
00:06:55,166 --> 00:06:57,124
공이 울린다!

118
00:06:57,125 --> 00:06:59,582
- 선생…
- 권투선수들이 링에 올라간다!

119
00:06:59,583 --> 00:07:02,832
앞도 못 보면서
어떻게 나를 때리겠다는 거야?

120
00:07:02,833 --> 00:07:05,290
참 창피한 행동이구먼

121
00:07:05,291 --> 00:07:07,790
나한테 얻어터지면
당신 얼굴이 창피할 거다!

122
00:07:07,791 --> 00:07:09,207
외람된 말이지만

123
00:07:09,208 --> 00:07:14,624
당신은 성격도 우울하고
태도도 너무 안 좋아

124
00:07:14,625 --> 00:07:17,040
챔피언이 공격한다!

125
00:07:17,041 --> 00:07:20,040
선생, 움직이지 마, 꼼짝 마

126
00:07:20,041 --> 00:07:22,790
움직이지 마
뭐 하나 부러졌을 수도 있어

127
00:07:22,791 --> 00:07:24,415
넘어진 적이 한 번도 없는데

128
00:07:24,416 --> 00:07:27,332
그건 걱정하지 마

129
00:07:27,333 --> 00:07:29,790
나는 아침마다 넘어져

130
00:07:29,791 --> 00:07:32,624
일어나서 커피 마시고 넘어지지

131
00:07:32,625 --> 00:07:34,708
그렇게 돌아가는 게
인생 아니겠어?

132
00:07:35,208 --> 00:07:38,999
사람은 2살 되면
일어나서 걷기 시작하는데

133
00:07:39,000 --> 00:07:43,791
눈 깜짝할 사이에
86살이 돼서 다시 넘어지지

134
00:07:44,375 --> 00:07:47,749
고개 들 수 있겠어? 들어봐

135
00:07:47,750 --> 00:07:51,457
그렇지, 좋은 신호네, 좋아

136
00:07:51,458 --> 00:07:55,040
자, 이제 골반 쪽을 확인해 볼게

137
00:07:55,041 --> 00:07:58,375
좋아, 어디 보자, 여기 좀 보자고

138
00:08:02,458 --> 00:08:06,790
이 마사지가 좋다면 말해두는데
나 싱글이야

139
00:08:06,791 --> 00:08:08,665
내 몸 만지지 마!

140
00:08:08,666 --> 00:08:10,040
걱정하지 마

141
00:08:10,041 --> 00:08:12,290
설령 뭐가 부러졌어도 괜찮아

142
00:08:12,291 --> 00:08:15,332
내 고관절은 찻잔만큼 약해

143
00:08:15,333 --> 00:08:17,832
작년에 두 번이나 골절됐어

144
00:08:17,833 --> 00:08:20,332
게다가 잠시 죽은 적도 있지

145
00:08:20,333 --> 00:08:22,040
자그마치 6분이나

146
00:08:22,041 --> 00:08:23,082
얼마 안 되네

147
00:08:23,083 --> 00:08:25,874
우회술을 받고 있었는데
그러다가 쾅!

148
00:08:25,875 --> 00:08:30,208
차 시동 걸 듯이
전기충격으로 나를 살려냈어

149
00:08:30,958 --> 00:08:34,707
팔을 움직일 수 있어?
한번 해 볼래?

150
00:08:34,708 --> 00:08:36,499
아주 좋아!

151
00:08:36,500 --> 00:08:37,999
다 정상이야

152
00:08:38,000 --> 00:08:42,165
이제 5분 동안
그대로 누워서 좀 쉬어

153
00:08:42,166 --> 00:08:46,207
긴장 푸는 데는 농담이 제일 좋아

154
00:08:46,208 --> 00:08:49,165
베르다게르가 최고의
코미디언이었지, 그 사람 기억나?

155
00:08:49,166 --> 00:08:50,790
또 헛소리였어?

156
00:08:50,791 --> 00:08:52,624
- 무슨 소리야?
- 모르는 척하기는

157
00:08:52,625 --> 00:08:54,332
죽은 적 있다는 거

158
00:08:54,333 --> 00:08:56,040
- 그럴 리 없잖아
- 진짜야

159
00:08:56,041 --> 00:08:59,249
- 절대적인 진실이야
- 절대적인 진실? 웃기네

160
00:08:59,250 --> 00:09:00,749
자, 도와줄게

161
00:09:00,750 --> 00:09:02,582
됐어, 혼자 일어날 수 있어!

162
00:09:02,583 --> 00:09:05,999
좋아, 여기, 일어나 봐

163
00:09:06,000 --> 00:09:08,999
됐네, 혼자 일어날 수 있어서
다행이야

164
00:09:09,000 --> 00:09:11,540
- 어디 가?
- 당신이랑 멀리 떨어진 곳

165
00:09:11,541 --> 00:09:14,707
당신이 늘어놓는 거짓말에
지치고 질렸어

166
00:09:14,708 --> 00:09:16,790
거짓말 아니야

167
00:09:16,791 --> 00:09:18,458
그건

168
00:09:19,083 --> 00:09:20,624
말을 조금 바꾼 거지

169
00:09:20,625 --> 00:09:24,957
가끔은 진실이 부담스러워
너무 딱 맞아서 숨이 막혀

170
00:09:24,958 --> 00:09:29,457
그래서 이 부분을 좀 늘이고
이 부분도 좀 헐겁게 만들지

171
00:09:29,458 --> 00:09:31,749
편안하게 잘 맞을 때까지

172
00:09:31,750 --> 00:09:33,707
진실이냐고? 이러지 마

173
00:09:33,708 --> 00:09:36,957
작년에 삼중 관상동맥우회술을
받은 게 진실이지

174
00:09:36,958 --> 00:09:43,332
7일에 받자마자
그다음 날 전부 바닥나는 연금

175
00:09:43,333 --> 00:09:46,540
빵집에서 하루 지난 빵을 사는 거

176
00:09:46,541 --> 00:09:47,874
그게 진실이야

177
00:09:47,875 --> 00:09:50,458
비둘기 주려고 산다고 말하지만

178
00:09:51,041 --> 00:09:52,708
내가 바로 그 비둘기야

179
00:09:53,666 --> 00:09:56,999
그리고 6분 동안
죽었다는 것도 진실이야

180
00:09:57,000 --> 00:10:00,165
그 이후로
새로운 원칙을 하나 세웠지

181
00:10:00,166 --> 00:10:02,165
정체성 바꾸기

182
00:10:02,166 --> 00:10:07,499
오늘 아침에는 청과물상한테 내가
코메칭곤의 마지막 후예라고 했어

183
00:10:07,500 --> 00:10:10,665
그 사람이 귀를 기울이니까
나도 옛날 생각이 나더군

184
00:10:10,666 --> 00:10:14,415
광활한 평원 지대에서
펼쳐지던 기습과

185
00:10:14,416 --> 00:10:17,665
내 할아버지가
로카 장군과 싸우던 이야기

186
00:10:17,666 --> 00:10:19,374
너무 좋더라고!

187
00:10:19,375 --> 00:10:23,457
86년 동안 한 사람으로 살았으니까

188
00:10:23,458 --> 00:10:26,957
앞으로 5년 동안
각자 다른 100명으로 살면 안 돼?

189
00:10:26,958 --> 00:10:28,374
물어볼 게 있어

190
00:10:28,375 --> 00:10:31,790
그 빵집 말인데
하루 지난 빵 사려면 몇 시에 가…

191
00:10:31,791 --> 00:10:35,040
빵집 같은 건 무시해
요지를 놓쳤군

192
00:10:35,041 --> 00:10:39,082
아니, 완벽하게 잘 이해했어

193
00:10:39,083 --> 00:10:43,374
여기서 유일한 요지는
당신이 완전히 맛이 갔다는 거지

194
00:10:43,375 --> 00:10:47,499
나사가 하나 빠진 게 아니라
철물점 하나가 통째로 비었어

195
00:10:47,500 --> 00:10:49,790
나 참 운이 좋네!

196
00:10:49,791 --> 00:10:52,832
- 당신이 정신 건강 전문가라니
- 네, 맞아요

197
00:10:52,833 --> 00:10:56,165
내 딸 클라리타를 소개해 줘야겠네

198
00:10:56,166 --> 00:10:57,624
걔도 전문가고

199
00:10:57,625 --> 00:11:00,374
나를 미치광이들 사는 곳에
보내고 싶어 해

200
00:11:00,375 --> 00:11:03,583
- 걔가 뭐라고 썼는지 봐
- 뭐? 들어보자

201
00:11:04,083 --> 00:11:07,582
'현실감각이 전혀 없어요'

202
00:11:07,583 --> 00:11:09,082
- 날 말하는 거야
- 그래

203
00:11:09,083 --> 00:11:11,457
'항상 누군가 지켜봐야 해요'

204
00:11:11,458 --> 00:11:16,874
딸이 내 심리치료사인
엥겔스 박사한테 이 편지를 보냈어

205
00:11:16,875 --> 00:11:20,457
웃긴 건
내 담당 심리치료사는 없고

206
00:11:20,458 --> 00:11:22,541
내가 엥겔스 박사라는 거지

207
00:11:23,125 --> 00:11:28,540
빵집 주소를 알려줬더니
거기가 병원인 줄 알아

208
00:11:28,541 --> 00:11:31,458
그런 애가 날 가두겠대

209
00:11:32,833 --> 00:11:35,999
당신은 내가 미쳤다고 비난하는데

210
00:11:36,000 --> 00:11:38,499
그럼 당신은 어때?

211
00:11:38,500 --> 00:11:40,582
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?

212
00:11:40,583 --> 00:11:43,832
5분? 5개월? 5년?

213
00:11:43,833 --> 00:11:47,582
여생을 여기 앉아서
빤히 쳐다보기만 할 거야?

214
00:11:47,583 --> 00:11:51,958
가끔 넘어지면서 흥분을 느끼고?

215
00:11:52,541 --> 00:11:54,040
그러면 안 돼, 선생

216
00:11:54,041 --> 00:11:57,999
판을 흔들고 일을 벌여야 해!

217
00:11:58,000 --> 00:11:59,540
잠깐, 잠깐만

218
00:11:59,541 --> 00:12:03,415
나한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
가르치겠다는 거야?

219
00:12:03,416 --> 00:12:05,541
- 뭐?
- 나는 일하고 있어

220
00:12:06,041 --> 00:12:07,415
당신과는 달라!

221
00:12:07,416 --> 00:12:09,499
여전히 일하고 있다고

222
00:12:09,500 --> 00:12:13,582
아니, 당신이 대화하는 이 몸은
안토니오 카르도소고

223
00:12:13,583 --> 00:12:16,749
산후안 158번지에서
관리인 보조로 일하고 있어

224
00:12:16,750 --> 00:12:19,583
7월이면 근무한 지 52년이 돼

225
00:12:20,083 --> 00:12:24,165
거기에서 나보다 오래된 건
보일러 하나뿐이지

226
00:12:24,166 --> 00:12:26,499
무게가 853킬로그램인 보일러

227
00:12:26,500 --> 00:12:28,915
그걸 다룰 줄 아는
유일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?

228
00:12:28,916 --> 00:12:30,832
바로 나라고

229
00:12:30,833 --> 00:12:33,540
판 흔드는 거 좋아하네

230
00:12:33,541 --> 00:12:35,082
세상에, 잘 들어

231
00:12:35,083 --> 00:12:37,541
난 아무것도 안 흔들 거야

232
00:12:38,041 --> 00:12:40,332
20년 전에 은퇴했어야 하는 몸이야

233
00:12:40,333 --> 00:12:41,957
- 그런데?
- 하지만 안 했어

234
00:12:41,958 --> 00:12:44,000
아직도 일하고 있다고

235
00:12:44,666 --> 00:12:46,375
그래, 인정할게

236
00:12:46,916 --> 00:12:49,165
2년째 봉급이 안 올랐어

237
00:12:49,166 --> 00:12:51,707
그래도 팁은 후하게 받아

238
00:12:51,708 --> 00:12:53,000
게다가 이제는

239
00:12:54,166 --> 00:12:56,958
야간 근무를 하니까
사람들 눈에도 안 띄어

240
00:12:57,625 --> 00:13:01,374
낮에 근무하는 도어맨들은
자주 바뀌었어

241
00:13:01,375 --> 00:13:03,665
쉽게 들어온 만큼 쉽게 잘렸지

242
00:13:03,666 --> 00:13:06,582
하지만 난 아직도 거기서 일해

243
00:13:06,583 --> 00:13:09,416
나는 현명하고 나이 든
투명 인간이지

244
00:13:10,166 --> 00:13:15,290
아니,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신세야
유령과 다를 게 없어

245
00:13:15,291 --> 00:13:17,332
2년 동안 임금 인상이 없다니

246
00:13:17,333 --> 00:13:19,624
어떻게 그런 착취를
당하고도 가만있어?

247
00:13:19,625 --> 00:13:22,832
아냐, 나를 착취하는 사람 없어

248
00:13:22,833 --> 00:13:27,290
직장에서든 어디에서든
보호받고 있으니까 안전해

249
00:13:27,291 --> 00:13:28,832
그렇다니까

250
00:13:28,833 --> 00:13:31,499
오후가 되면
날 데리러 오는 남자애 봤지?

251
00:13:31,500 --> 00:13:34,665
- 누구?
- 이름은 로드리고야, 상관없어

252
00:13:34,666 --> 00:13:38,457
매일 걔한테 1,000페소씩 주면

253
00:13:38,458 --> 00:13:40,082
집에 데려다줘

254
00:13:40,083 --> 00:13:43,040
그래서 아무도 날 못 건드려
걔가 지켜주거든

255
00:13:43,041 --> 00:13:44,249
누구한테서?

256
00:13:44,250 --> 00:13:47,374
주로 그 녀석한테서

257
00:13:47,375 --> 00:13:50,165
그리고 거리도 위험하잖아

258
00:13:50,166 --> 00:13:53,582
당신 같은 겁쟁이 유령은 처음 봐

259
00:13:53,583 --> 00:13:56,957
당신이 할 말은 아니지, 모부투
웃기는군!

260
00:13:56,958 --> 00:13:59,082
이런 말을 듣다니 기가 막히네

261
00:13:59,083 --> 00:14:01,708
사람들 눈에는 아직 내가 보여

262
00:14:02,208 --> 00:14:04,499
- 존재감을 드러내니까
- 웃겨

263
00:14:04,500 --> 00:14:07,332
내가 병원으로 실려 갔을 때

264
00:14:07,333 --> 00:14:10,707
미처 구급차에
옮겨지지도 않았는데

265
00:14:10,708 --> 00:14:15,457
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 6명이
바로 관리자한테 전화해서

266
00:14:15,458 --> 00:14:19,749
내 아파트를
임차할 수 있냐고 물었어

267
00:14:19,750 --> 00:14:22,165
하지만 내가 살아 돌아왔고

268
00:14:22,166 --> 00:14:24,708
지금 어떡하는지 알아?

269
00:14:25,208 --> 00:14:29,207
매일 새벽 5시가 되면

270
00:14:29,208 --> 00:14:32,165
그 여섯 이웃의 초인종을 누르고

271
00:14:32,166 --> 00:14:35,499
이렇게 외쳐
'일어나, 시체나 노리는 것들아!'

272
00:14:35,500 --> 00:14:39,374
'4B호는 임차할 수도 없고
매물로 나오지도 않았어!'

273
00:14:39,375 --> 00:14:44,040
그리고 사회주의 민중가요를
부르면서 욕을 퍼붓지

274
00:14:44,041 --> 00:14:45,540
미친 노인네

275
00:14:45,541 --> 00:14:48,415
- 누구?
- 당신! 사람들이 당신을 본다고?

276
00:14:48,416 --> 00:14:50,040
- 아무도 당신을 보지 않아
- 그래?

277
00:14:50,041 --> 00:14:54,415
당신 목소리는 들을지 몰라도
당신은 보지 않지

278
00:14:54,416 --> 00:14:56,624
우리 둘 다 유령이야

279
00:14:56,625 --> 00:14:59,041
아무도 당신의 주름진 얼굴을
보고 싶어 하지 않아

280
00:14:59,541 --> 00:15:00,791
내 얼굴도 마찬가지고

281
00:15:01,583 --> 00:15:02,708
그래도 난 사람들을 도와

282
00:15:03,500 --> 00:15:05,832
당신은 같은 편을 배신했어

283
00:15:05,833 --> 00:15:10,707
노인이 무시당하는 건
당신 같은 인간들 때문이야, 알아?

284
00:15:10,708 --> 00:15:11,707
잘 들어

285
00:15:11,708 --> 00:15:14,957
- 한 가지만 말하고…
- 카르도소!

286
00:15:14,958 --> 00:15:16,124
- 네?
- 카르도소!

287
00:15:16,125 --> 00:15:17,415
- 네!
- 카르도소!

288
00:15:17,416 --> 00:15:19,499
내가 카르도소인데 누구죠?

289
00:15:19,500 --> 00:15:20,665
메넨데스 로베르트예요

290
00:15:20,666 --> 00:15:23,415
12H에 사는 곤살로 메넨데스
로베르트요, 안녕하세요!

291
00:15:23,416 --> 00:15:25,750
네, 메넨데스 로베르트 씨

292
00:15:26,250 --> 00:15:28,207
며칠 전부터 선생님을 찾았어요

293
00:15:28,208 --> 00:15:30,249
아, 나는…

294
00:15:30,250 --> 00:15:32,665
라울이 여기 계실 거라고 하더군요

295
00:15:32,666 --> 00:15:34,374
망할 개자식

296
00:15:34,375 --> 00:15:37,500
네, 항상 여기 있어요

297
00:15:38,083 --> 00:15:41,457
조금만 더 계실 수 있을까요?
몇 바퀴 돌고 나서 얘기하죠

298
00:15:41,458 --> 00:15:43,874
네, 물론이죠, 그럼요

299
00:15:43,875 --> 00:15:46,915
- 저를 두고 가지 마세요!
- 그럼요, 내가 왜 가겠어요?

300
00:15:46,916 --> 00:15:50,833
사실 당신한테 전화하려던
참이었어요, 왜냐하면…

301
00:15:51,666 --> 00:15:54,624
젠장, 날 찾아냈어

302
00:15:54,625 --> 00:15:55,999
누군데?

303
00:15:56,000 --> 00:15:59,749
피해 다녔는데 날 찾아냈어, 망할

304
00:15:59,750 --> 00:16:04,207
- 누군데?
- 12H에 사는 메넨데스 로베르트

305
00:16:04,208 --> 00:16:06,666
입주자 대표회장이야

306
00:16:07,166 --> 00:16:11,582
스튜디오를 지을 때
새로 들어온 입주자 중 한 명이지

307
00:16:11,583 --> 00:16:13,040
스튜디오?

308
00:16:13,041 --> 00:16:17,375
벽 몇 개 허물고
스튜디오라고 부르더라고

309
00:16:17,958 --> 00:16:20,415
세상 돌아가는 걸 그렇게 몰라?

310
00:16:20,416 --> 00:16:25,082
요즘 그런 데 사는 입주자가
건물에 엄청 많아졌고…

311
00:16:25,083 --> 00:16:29,499
뭔가를 재정비하려는 모양인데

312
00:16:29,500 --> 00:16:31,332
이젠 나랑 단둘이 얘기하겠대

313
00:16:31,333 --> 00:16:33,749
그래, 이제 다 이해했어

314
00:16:33,750 --> 00:16:36,290
아냐, 무슨 일인지 말해줄게

315
00:16:36,291 --> 00:16:39,707
내가 일하는 건물에서
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어

316
00:16:39,708 --> 00:16:41,624
내 눈이 조금 안 좋다고 말이야

317
00:16:41,625 --> 00:16:43,540
조금 안 좋다고?

318
00:16:43,541 --> 00:16:47,750
안드레아 보첼리가
당신보다 시력이 좋아

319
00:16:49,041 --> 00:16:51,457
나는 그 건물을 속속들이 알아

320
00:16:51,458 --> 00:16:54,332
7월이면 일한 지 52년이 되니까

321
00:16:54,333 --> 00:16:58,957
그런데 지난주에
엘리베이터 문에 들이받았고

322
00:16:58,958 --> 00:17:02,499
하필 2A에 사는
카라세도 부인이 날 봤어

323
00:17:02,500 --> 00:17:04,290
잠깐 딴 데 정신이 팔렸는데

324
00:17:04,291 --> 00:17:07,749
문에…
어쨌든 내가 문에 부딪쳤을 때

325
00:17:07,750 --> 00:17:11,666
그 부인이 가만히 서서
나를 보고 있더라고

326
00:17:12,291 --> 00:17:15,040
그래서 체면 좀 세우고 싶었지

327
00:17:15,041 --> 00:17:18,290
그때는 좋은 생각 같아서
문을 또 들이받았어

328
00:17:18,291 --> 00:17:20,790
일부러 그랬던 것처럼

329
00:17:20,791 --> 00:17:23,749
마치 엘리베이터 문에
머리를 계속 부딪치는

330
00:17:23,750 --> 00:17:26,666
원대한 계획이라도
있는 듯이 행동했어

331
00:17:27,250 --> 00:17:28,666
최악인 건

332
00:17:29,416 --> 00:17:33,290
그러는 동안
멍청한 짓인 걸 깨달은 거지

333
00:17:33,291 --> 00:17:34,957
그런데도 멈출 수가 없어서

334
00:17:34,958 --> 00:17:38,332
바보처럼 계속 문에 들이받았어

335
00:17:38,333 --> 00:17:39,707
그리고 그 부인에게 말했지

336
00:17:39,708 --> 00:17:42,624
'문을 고치고 있어요
카라세도 부인'

337
00:17:42,625 --> 00:17:44,958
'문이 저절로 열리니까 위험해요'

338
00:17:47,750 --> 00:17:49,416
겁에 질려 도망치더군

339
00:17:49,916 --> 00:17:51,582
그러고 이틀도 안 돼서

340
00:17:51,583 --> 00:17:54,916
메넨데스 로베르트가
단둘이 얘기하자는 거야

341
00:17:55,791 --> 00:17:57,958
권투할 때도 똑같은 일이 있었지

342
00:17:58,500 --> 00:18:01,166
링에서 로프 쪽으로 몰리면

343
00:18:01,666 --> 00:18:03,541
긴장하게 돼

344
00:18:04,541 --> 00:18:06,583
긴장할 수밖에 없지, 왜냐하면…

345
00:18:14,708 --> 00:18:18,165
당신은 양쪽 눈에 백내장이 있어

346
00:18:18,166 --> 00:18:19,624
- 맞아
- 그래

347
00:18:19,625 --> 00:18:20,999
수술받았어?

348
00:18:21,000 --> 00:18:23,082
아니, 아직은 안 할 거야

349
00:18:23,083 --> 00:18:28,958
게다가 4, 5년 전부터
터널 시야 증상이 있어

350
00:18:29,458 --> 00:18:31,915
의사 말로는 주변시가 사라졌대

351
00:18:31,916 --> 00:18:33,999
그렇게 순식간에 사라졌어

352
00:18:34,000 --> 00:18:35,832
잘 가라, 주변시

353
00:18:35,833 --> 00:18:39,499
그래서 빨대 구멍으로
세상을 보는 것처럼 걷고 있지

354
00:18:39,500 --> 00:18:43,874
그런데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더니
중앙에 점이 보이더군

355
00:18:43,875 --> 00:18:45,749
아, 그 점 말이지

356
00:18:45,750 --> 00:18:47,165
그래, 달처럼 보여

357
00:18:47,166 --> 00:18:48,957
그래, 꼭 달 같아

358
00:18:48,958 --> 00:18:50,707
그리고 점점 커지잖아

359
00:18:50,708 --> 00:18:52,832
빨대 구멍 한가운데에서

360
00:18:52,833 --> 00:18:55,874
맞아, 그래서 주변이 안 보이게 돼

361
00:18:55,875 --> 00:18:58,040
빨대 한가운데엔 달이 있고

362
00:18:58,041 --> 00:19:01,457
그 사이에는 사람들이
왔다 갔다 하는 고리가 있어

363
00:19:01,458 --> 00:19:02,458
뭐, 어쩌겠어?

364
00:19:03,166 --> 00:19:07,791
색은 보여? 아니면 흑백이야?

365
00:19:08,333 --> 00:19:09,582
파란색이야

366
00:19:09,583 --> 00:19:12,790
파란 그림자 같은 느낌이야

367
00:19:12,791 --> 00:19:16,541
이상하게도 아직 꿈은 컬러로 꿔

368
00:19:17,166 --> 00:19:20,708
꿈속에서는 젊었을 때처럼
모두 또렷하게 보여

369
00:19:21,208 --> 00:19:23,083
그러다가 눈을 뜨면

370
00:19:24,208 --> 00:19:26,790
현실이 오히려 꿈처럼 느껴지지

371
00:19:26,791 --> 00:19:28,124
그래, 맞는 말이야

372
00:19:28,125 --> 00:19:31,749
나도 정확히 같은 기분이야

373
00:19:31,750 --> 00:19:35,707
카르도소, 우리는 통하고 있어

374
00:19:35,708 --> 00:19:38,249
우리 둘 다 비전이 있으니까

375
00:19:38,250 --> 00:19:42,499
비전이 있는데 시력이 왜 필요해?

376
00:19:42,500 --> 00:19:43,915
그래, 맞아

377
00:19:43,916 --> 00:19:47,332
자네가 아무리 비열하고
비겁하더라도

378
00:19:47,333 --> 00:19:49,040
우린 서로 통해

379
00:19:49,041 --> 00:19:53,874
우리가 메넨데스 로베르트랑
만나는 건 아주 잘 풀릴 거야

380
00:19:53,875 --> 00:19:56,166
아주 확신할 수 있어

381
00:19:57,083 --> 00:19:59,040
우리가 만난다니 무슨 소리야?

382
00:19:59,041 --> 00:20:02,874
그래, 내가 메덴네스 로베르트
문제를 처리하기로 결정했어

383
00:20:02,875 --> 00:20:05,707
걱정할 거 전혀 없어

384
00:20:05,708 --> 00:20:09,832
착취자나 지주
자본주의자 돼지들은

385
00:20:09,833 --> 00:20:11,624
내가 좋아하는 먹잇감이야

386
00:20:11,625 --> 00:20:13,540
날로 먹어 치우지

387
00:20:13,541 --> 00:20:15,707
- 그래, 좋아
- 안 돼

388
00:20:15,708 --> 00:20:17,665
난 부탁한 적 없으니까…

389
00:20:17,666 --> 00:20:20,290
나한테 고마워하지 마, 카르도소

390
00:20:20,291 --> 00:20:24,499
마르크스, 레닌, 고리키
올긴에게 감사해

391
00:20:24,500 --> 00:20:28,290
모르는 사람들까지 내 공원에
데려오지 마, 여긴 이미 붐벼

392
00:20:28,291 --> 00:20:31,457
사람을 데려오는 게 아니라
사상으로 채우는 거야

393
00:20:31,458 --> 00:20:33,249
사람은 늙지만

394
00:20:33,250 --> 00:20:37,832
사상은 여전히 젊고
건강하고 아름다워

395
00:20:37,833 --> 00:20:41,624
사상은 그걸 만들어낸
사람보다 더 낫지

396
00:20:41,625 --> 00:20:45,374
그리고 우리의 투쟁은
별 궤도처럼 멈출 수 없어

397
00:20:45,375 --> 00:20:49,374
저녁 먹기 전에
로베르트를 뭉개버릴 거야

398
00:20:49,375 --> 00:20:51,457
그 돼지한테 덤비라고 해!

399
00:20:51,458 --> 00:20:53,124
망할 개자식!

400
00:20:53,125 --> 00:20:54,415
어디 있어?

401
00:20:54,416 --> 00:20:56,915
- 헛소리 다 끝났어?
- 뭐?

402
00:20:56,916 --> 00:20:58,957
우리가 어떡할지 알려줄게

403
00:20:58,958 --> 00:21:01,457
당신은 입 꼭 다물고 있어

404
00:21:01,458 --> 00:21:02,624
안 그러면

405
00:21:02,625 --> 00:21:06,582
로드리고한테 당신을
혼쭐내라고 1만 페소를 주겠어

406
00:21:06,583 --> 00:21:07,957
알아들었어?

407
00:21:07,958 --> 00:21:11,041
- 나는 무슨 말 해야 할지 다 알아
- 뭐?

408
00:21:12,041 --> 00:21:14,249
크리스마스까지는 근무해야 해

409
00:21:14,250 --> 00:21:15,833
팁은 받아야 할 거 아냐

410
00:21:16,416 --> 00:21:19,374
- 크리스마스까지만, 그 후엔…
- 크리스마스?

411
00:21:19,375 --> 00:21:21,540
아냐, 타협하면 안 돼

412
00:21:21,541 --> 00:21:24,165
정년이 될 때까지는

413
00:21:24,166 --> 00:21:27,415
그자가 당신을 해고할
권리가 없어, 선생

414
00:21:27,416 --> 00:21:29,415
난 이미 85살인걸

415
00:21:29,416 --> 00:21:34,249
놈과 얘기가 끝나면
불량배 로드리고를 혼내야지

416
00:21:34,250 --> 00:21:36,957
우리가 함께 본때를 보여주는 거야

417
00:21:36,958 --> 00:21:39,124
도대체 왜!

418
00:21:39,125 --> 00:21:41,082
이유가 뭡니까, 주님?

419
00:21:41,083 --> 00:21:42,540
도움을 청했더니

420
00:21:42,541 --> 00:21:47,124
눈멀고 귀먹고 좌파인
멍청한 노인을 보내셨어요?

421
00:21:47,125 --> 00:21:52,000
- 저한테 왜 이러세요?
- 주님이라는 사람이 누구야?

422
00:21:52,583 --> 00:21:55,499
당신, 생각보다 훨씬 골칫덩어리네

423
00:21:55,500 --> 00:21:57,124
젠장, 저기 온다!

424
00:21:57,125 --> 00:22:00,374
아무 말 하지 마
난 당신한테 아무 짓도 안…

425
00:22:00,375 --> 00:22:01,957
시끄러워, 카르도소

426
00:22:01,958 --> 00:22:04,582
어쨌든 그 남자가 아닌 것 같아

427
00:22:04,583 --> 00:22:07,624
아냐, 절대 아냐

428
00:22:07,625 --> 00:22:09,415
젊은 여자야

429
00:22:09,416 --> 00:22:11,540
예쁜 젊은 여자

430
00:22:11,541 --> 00:22:13,207
어떻게 알아?

431
00:22:13,208 --> 00:22:14,540
빛이 나잖아

432
00:22:14,541 --> 00:22:16,457
내 눈이 멀쩡했을 때

433
00:22:16,458 --> 00:22:20,540
예쁜 여자들은 모두 빛이 났는데

434
00:22:20,541 --> 00:22:23,166
지금 보이는 건 빛뿐이거든

435
00:22:23,750 --> 00:22:28,249
그래, 분명히 아주 예쁜 여자애야

436
00:22:28,250 --> 00:22:30,207
어쩌면, 그럴 수도 있지

437
00:22:30,208 --> 00:22:33,457
어쨌든 그 사람이
당장이라도 올 수 있으니까

438
00:22:33,458 --> 00:22:35,499
부탁할게, 그만 꺼져

439
00:22:35,500 --> 00:22:38,040
어서 가, 있잖아

440
00:22:38,041 --> 00:22:40,499
그 청과물상한테 가서

441
00:22:40,500 --> 00:22:44,457
당신이 코만치족이라고 하면서
열심히 떠들면 되겠네

442
00:22:44,458 --> 00:22:47,290
좋아, 메넨데스 로베르트 문제는
당신이 해결해

443
00:22:47,291 --> 00:22:49,749
- 그건 허락할게
- 아이고, 고마워라

444
00:22:49,750 --> 00:22:51,790
하지만 일단 진정해

445
00:22:51,791 --> 00:22:54,999
당신이 가면
바로 마음이 편해질 거야

446
00:22:55,000 --> 00:22:56,499
지금 상태로는

447
00:22:56,500 --> 00:23:00,124
그 입주자가 트랙터로
당신을 치어버릴 태세야

448
00:23:00,125 --> 00:23:02,374
내 말 알아들었어? 가자고

449
00:23:02,375 --> 00:23:05,707
잔디밭에 잠깐 앉는 게 좋겠어

450
00:23:05,708 --> 00:23:07,249
- 잔디밭에?
- 그래

451
00:23:07,250 --> 00:23:08,749
내가 떠돌이인 줄 알아?

452
00:23:08,750 --> 00:23:10,624
아니, 그런 거 아냐, 진정해

453
00:23:10,625 --> 00:23:14,374
그렇지, 여기 앉아, 좋아

454
00:23:14,375 --> 00:23:17,999
좋아, 됐어, 바로 그거야, 좋아

455
00:23:18,000 --> 00:23:18,999
좋아

456
00:23:19,000 --> 00:23:20,624
이제 됐어

457
00:23:20,625 --> 00:23:23,040
- 별걸 다 시키네
- 이것 봐

458
00:23:23,041 --> 00:23:27,291
이거면 바로 마음이 진정될 거야

459
00:23:28,291 --> 00:23:30,582
대마초야, 이것 봐

460
00:23:30,583 --> 00:23:33,207
긴장을 풀어줄 대마초지

461
00:23:33,208 --> 00:23:35,082
의사 친구가 줬어

462
00:23:35,083 --> 00:23:37,915
녹내장에 도움이 된대

463
00:23:37,916 --> 00:23:41,624
보험 처리까지 되니까
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지

464
00:23:41,625 --> 00:23:45,290
모세혈관을 확장시키고
혈압도 내려주는 효과가 있어

465
00:23:45,291 --> 00:23:46,790
그게 뭐라고?

466
00:23:46,791 --> 00:23:47,832
이거?

467
00:23:47,833 --> 00:23:51,624
이건 바로 행복의
문을 여는 열쇠지

468
00:23:51,625 --> 00:23:55,582
이걸 하면 뉴스를 봐도
웃음이 나오고

469
00:23:55,583 --> 00:23:59,165
심지어 당신 자식들까지도
착하게 보일 거야

470
00:23:59,166 --> 00:24:01,124
아, 당신도 약쟁이군

471
00:24:01,125 --> 00:24:05,540
제가 당신께 무슨 잘못을 했는지
모르겠지만 용서를 빕니다, 주님

472
00:24:05,541 --> 00:24:08,124
천 번이라도 사과드릴게요, 젠장

473
00:24:08,125 --> 00:24:11,374
이거 한 모금이면
메넨데스 로베르트도 별거 아냐

474
00:24:11,375 --> 00:24:15,290
쓰레기 당장 치워
그건 독약이야, 사악한 늙은이

475
00:24:15,291 --> 00:24:18,249
그 남자가 오는 것 같네

476
00:24:18,250 --> 00:24:19,207
그래

477
00:24:19,208 --> 00:24:22,208
이것 봐, 한 모금 빨아, 어서

478
00:24:22,916 --> 00:24:26,957
연기를 최대한 오래
입속에 머금어야 해

479
00:24:26,958 --> 00:24:30,000
그래야 효과가 좋아, 알겠지?

480
00:24:31,791 --> 00:24:33,582
이거 쓰레기잖아

481
00:24:33,583 --> 00:24:35,874
한 번만 더 해봐

482
00:24:35,875 --> 00:24:37,874
익숙해져야 좋거든

483
00:24:37,875 --> 00:24:40,124
- 그렇게 생각해?
- 당연하지

484
00:24:40,125 --> 00:24:42,375
마음껏 즐겨
보건부에서 돈 내는 거야

485
00:24:44,250 --> 00:24:47,040
아까 본 젊은 여자는

486
00:24:47,041 --> 00:24:52,332
방금 '귀여운 여자'에서
'치명적인 여자'로 변했어

487
00:24:52,333 --> 00:24:55,500
이제 아나 그림베르그로
변하고 있군

488
00:24:56,166 --> 00:24:59,624
아나 그림베르그는
마무리 작업자였지

489
00:24:59,625 --> 00:25:05,583
차카리타에서 모자에
상표와 깃털을 다는 일을 했어

490
00:25:06,291 --> 00:25:07,749
- 아냐
- 어디 보자

491
00:25:07,750 --> 00:25:09,832
아냐, 그 여자 아니야

492
00:25:09,833 --> 00:25:11,833
노르미타 리베라야

493
00:25:14,250 --> 00:25:15,457
아니타는 수줍음이 많았지

494
00:25:15,458 --> 00:25:20,333
오후 내내 자기 집 현관 베란다에
앉아있곤 했어

495
00:25:22,875 --> 00:25:25,540
얼굴이 참 고왔어

496
00:25:25,541 --> 00:25:28,582
마치 화가가 그린 것처럼

497
00:25:28,583 --> 00:25:31,040
노르미타는 내 세 번째 아내였어

498
00:25:31,041 --> 00:25:33,207
- 아내들 중 최고였지
- 정말?

499
00:25:33,208 --> 00:25:37,415
노르미타가 첫아들
후안 카를로스를 낳아줬어

500
00:25:37,416 --> 00:25:39,999
후안 카를로스는
첫 손자를 안겨줬고

501
00:25:40,000 --> 00:25:41,833
걔 이름은 마리오야

502
00:25:44,041 --> 00:25:46,875
그리고 마리오가
내 첫 틀니를 만들어줬지

503
00:25:47,375 --> 00:25:50,832
나는 그 현관 베란다를
백만 번은 지나갔지만

504
00:25:50,833 --> 00:25:53,500
인사조차 하지 못했어

505
00:25:54,291 --> 00:25:59,082
바느질을 너무 많이 해서
그 여자 손가락은 모양이 이상했어

506
00:25:59,083 --> 00:26:03,582
그녀는 작은 스툴에 앉아
늘 이렇게 손을 숨기고 있었지

507
00:26:03,583 --> 00:26:06,540
가엽게도 손이 부끄러웠으니까

508
00:26:06,541 --> 00:26:09,332
내 손주 여덟 명 전부 전문직이고

509
00:26:09,333 --> 00:26:11,249
마리오는 치과의사야

510
00:26:11,250 --> 00:26:12,875
내 미소 좀 봐

511
00:26:13,583 --> 00:26:17,165
나는 새 틀니를 끼고
활짝 웃으면서

512
00:26:17,166 --> 00:26:18,500
노르미타에게 작별을 고했지

513
00:26:19,041 --> 00:26:20,707
그 여자는 열심히 일했어

514
00:26:20,708 --> 00:26:25,707
남편이 법대 가서
출세할 수 있게 뒷바라지했지

515
00:26:25,708 --> 00:26:29,791
그 남자는 졸업하자 깨달았어
자신은 변호사인데

516
00:26:30,500 --> 00:26:33,124
아내는 이디시어를 하고

517
00:26:33,125 --> 00:26:37,000
깃털을 바느질하는
작은 체구의 유대인 여자인 거야

518
00:26:37,541 --> 00:26:38,624
그래서 아내를 버리고

519
00:26:38,625 --> 00:26:42,666
학교에서 만난
마르고 부유한 여자한테 갔지

520
00:26:43,500 --> 00:26:45,791
4개월 후에

521
00:26:46,291 --> 00:26:48,999
아나는 오븐에 머리를 집어넣었어

522
00:26:49,000 --> 00:26:51,750
내가 떠났을 때
노르미타는 많이 울었지

523
00:26:52,250 --> 00:26:56,250
나는 새로 한 틀니를 드러내고
웃으면서 돌아섰어

524
00:26:57,666 --> 00:27:00,041
그때 노르미타는 60살쯤 됐는데

525
00:27:00,750 --> 00:27:05,458
그녀를 떠올릴 때마다
처음 만났을 때처럼 기억이 생생해

526
00:27:06,083 --> 00:27:09,207
그 여자가 자살하기 한 달 전에

527
00:27:09,208 --> 00:27:13,415
비야 크레스포 공공도서관에서
우연히 마주쳤어

528
00:27:13,416 --> 00:27:16,750
나는 '맥베스'를 읽고 있었는데

529
00:27:17,250 --> 00:27:20,999
고개를 들어 보니 아나가 있었어

530
00:27:21,000 --> 00:27:22,207
그녀는 날 못 봤어

531
00:27:22,208 --> 00:27:27,332
언어 책에 고개를 파묻고 있었거든

532
00:27:27,333 --> 00:27:30,708
가엽게도 스페인어를
공부하고 있었지

533
00:27:31,208 --> 00:27:35,208
그러다가 고개를 들더니
날 알아보고 웃는 거야

534
00:27:35,750 --> 00:27:38,624
그 순간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

535
00:27:38,625 --> 00:27:42,415
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

536
00:27:42,416 --> 00:27:44,874
그대로 얼어붙었지

537
00:27:44,875 --> 00:27:49,165
아나는 작은 손을
책상 아래로 숨기고

538
00:27:49,166 --> 00:27:51,165
다시 책에 몰두했어

539
00:27:51,166 --> 00:27:53,750
얼마 후에 도서관에서 나갔고

540
00:27:55,000 --> 00:27:56,790
난 끝내 말을 못 걸었어

541
00:27:56,791 --> 00:28:00,832
젠장, 내 이빨이랑
성격이 문제라니까

542
00:28:00,833 --> 00:28:06,625
난 끝내 말을 못 걸었어

543
00:28:10,291 --> 00:28:12,290
도대체 여기에 뭘 넣은 거야?

544
00:28:12,291 --> 00:28:14,874
이거 피우면 웃어야 하는 거 아냐?

545
00:28:14,875 --> 00:28:17,165
안 돼, 그러지 마

546
00:28:17,166 --> 00:28:19,707
난 추억에 잠기는 게 싫어

547
00:28:19,708 --> 00:28:24,499
그건 최악의 질병이야

548
00:28:24,500 --> 00:28:29,165
추억에 잠기는 게 심장마비보다
노인들을 더 많이 죽여

549
00:28:29,166 --> 00:28:31,665
마지막으로
사랑을 나눈 게 언제야?

550
00:28:31,666 --> 00:28:35,499
아이고, 또 추억 타령이군!

551
00:28:35,500 --> 00:28:37,499
내가 못 살아

552
00:28:37,500 --> 00:28:40,582
내가 마지막으로 사랑을 나눈 건

553
00:28:40,583 --> 00:28:44,624
7월 10일이었어, 19…

554
00:28:44,625 --> 00:28:45,874
2009년

555
00:28:45,875 --> 00:28:48,124
그때 아직 아내가 살아있었어?

556
00:28:48,125 --> 00:28:49,832
그 사람 말로는 그랬지

557
00:28:49,833 --> 00:28:51,249
왜 이래

558
00:28:51,250 --> 00:28:54,165
아니, 무슨 말인지 알아

559
00:28:54,166 --> 00:28:58,249
에스테르는
종잡을 수가 없는 사람이었어

560
00:28:58,250 --> 00:29:02,624
그래도 좋은 사람이었어
훌륭한 여자였지

561
00:29:02,625 --> 00:29:04,790
내가 늘 아나 그림베르그를

562
00:29:04,791 --> 00:29:09,749
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건
에스테르의 잘못이 아니었어

563
00:29:09,750 --> 00:29:12,375
분명히 말해줘서 다행이군

564
00:29:12,875 --> 00:29:17,290
내 마지막 잠자리는
불륜을 저지른 거였어

565
00:29:17,291 --> 00:29:18,624
빌어먹을

566
00:29:18,625 --> 00:29:21,707
난 결혼했을 때마다
바람 안 피운 적이 없었어

567
00:29:21,708 --> 00:29:25,290
마르가리타와 부부였을 때는
76살이었는데도

568
00:29:25,291 --> 00:29:27,457
여전히 바람피웠지

569
00:29:27,458 --> 00:29:31,165
카르도소, 의외군
당신이 용기 낼 때도 있다니

570
00:29:31,166 --> 00:29:34,249
아니야
그건 용기가 아니라 저주였어

571
00:29:34,250 --> 00:29:39,374
계속 나 자신에게 말했어
'안 돼, 안토니오, 그러지 마'

572
00:29:39,375 --> 00:29:40,874
'하지 마'

573
00:29:40,875 --> 00:29:43,332
그러면서도 불륜을 저질렀지, 망할

574
00:29:43,333 --> 00:29:44,999
아냐, 잘한 거야

575
00:29:45,000 --> 00:29:48,374
당신은 도전했고
원한 걸 손에 넣었잖아

576
00:29:48,375 --> 00:29:51,749
난 그러고 싶어도 엄두가 안 났어

577
00:29:51,750 --> 00:29:53,415
당신이 부러워

578
00:29:53,416 --> 00:29:58,165
내가 최근에야 살고 있는 삶을
당신은 항상 누렸던 거야

579
00:29:58,166 --> 00:29:59,999
추잡한 노인네

580
00:30:00,000 --> 00:30:02,415
아니, 낭만적인 거지

581
00:30:02,416 --> 00:30:04,999
희망이 있는 남자야

582
00:30:05,000 --> 00:30:09,999
날 믿어, 죽었던 경험 덕분에
다 알고 하는 말이야

583
00:30:10,000 --> 00:30:13,082
중요한 건 섹스가 아니라

584
00:30:13,083 --> 00:30:17,290
로맨스와 모험이지

585
00:30:17,291 --> 00:30:19,540
모든 건 머리에 달렸어

586
00:30:19,541 --> 00:30:23,415
육체는 그저 무임승차하는 것처럼
여정에 따라붙을 뿐이야

587
00:30:23,416 --> 00:30:25,499
알겠어, 카르도소?

588
00:30:25,500 --> 00:30:28,666
지금 이 순간 솔직히 말해야겠어

589
00:30:29,833 --> 00:30:32,999
난 저 여자한테 반했어

590
00:30:33,000 --> 00:30:34,250
저 여자 좀 봐

591
00:30:34,750 --> 00:30:36,625
솔직히 나도 그래

592
00:30:37,125 --> 00:30:40,540
로베르토가 질투 안 해야 할 텐데

593
00:30:40,541 --> 00:30:42,040
로베르토가 누구야?

594
00:30:42,041 --> 00:30:44,041
내 파트너

595
00:30:47,750 --> 00:30:51,165
뭐? 농담이군, 나를 놀렸어

596
00:30:51,166 --> 00:30:53,665
- 진짜로 믿었잖아
- 속았어

597
00:30:53,666 --> 00:30:57,707
- 아니라고 하지 마
- 바보처럼 그 말을 믿었어

598
00:30:57,708 --> 00:31:01,874
- 완전히 낚였어
- 속은 거 아니라고 하지 마

599
00:31:01,875 --> 00:31:05,540
- 바보처럼 철석같이 믿었어!
- 일어나자

600
00:31:05,541 --> 00:31:08,082
- 일어나, 그래
- 훌륭했어

601
00:31:08,083 --> 00:31:08,916
일어나

602
00:31:09,666 --> 00:31:12,249
잠깐만, 똑바로 서, 그렇지

603
00:31:12,250 --> 00:31:13,499
- 바로 그거야
- 젠장

604
00:31:13,500 --> 00:31:15,290
- 왜 그래?
- 똥을 쌌어

605
00:31:15,291 --> 00:31:16,375
안 돼!

606
00:31:16,958 --> 00:31:19,290
이번에는 당신이 당했어!

607
00:31:19,291 --> 00:31:21,624
- 날 낚은 거야?
- 나한테 속았어

608
00:31:21,625 --> 00:31:25,082
당신만 농담을 잘하는 거 같아?

609
00:31:25,083 --> 00:31:26,457
- 괜찮아
- 잠깐

610
00:31:26,458 --> 00:31:29,040
잘 들어, 내가 뭘 생각해 냈나 봐

611
00:31:29,041 --> 00:31:31,540
내가 이런 사람인데

612
00:31:31,541 --> 00:31:33,415
어떡하겠어?

613
00:31:33,416 --> 00:31:34,915
태어날 때부터 잘생겼고

614
00:31:34,916 --> 00:31:37,082
사랑할 준비도 돼있지

615
00:31:37,083 --> 00:31:38,540
도와줘, 같이 불러

616
00:31:38,541 --> 00:31:39,624
- 이리 와
- 그래

617
00:31:39,625 --> 00:31:40,582
도와달라니까

618
00:31:40,583 --> 00:31:42,665
내가 이런 사람인데

619
00:31:42,666 --> 00:31:44,499
어떡하겠어?

620
00:31:44,500 --> 00:31:47,958
여자 앞에만 서면 정신을 못 차려

621
00:31:49,583 --> 00:31:51,582
너무 사랑스럽네요

622
00:31:51,583 --> 00:31:52,874
정말 고마워요

623
00:31:52,875 --> 00:31:54,957
정말 고맙대

624
00:31:54,958 --> 00:31:57,374
쟤 우리한테 반한 것 같지 않아?

625
00:31:57,375 --> 00:32:00,332
물론이지, 우리 같은 미남들이
이러는데 당연한 거 아냐?

626
00:32:00,333 --> 00:32:03,915
아까 나한테 준 거 같은
대마초 더 없어?

627
00:32:03,916 --> 00:32:07,082
아냐, 이번에는
코미디 쇼를 해보자

628
00:32:07,083 --> 00:32:09,457
그러면 우리한테
완전히 넘어올 거야

629
00:32:09,458 --> 00:32:12,957
코미디 쇼는 나중에 해
먼저 내가 탱고곡을 부를게

630
00:32:12,958 --> 00:32:16,874
보타, 로무토, 페로티의
'내가 이런 사람인데'

631
00:32:16,875 --> 00:32:18,124
내가 이런 사람인데

632
00:32:18,125 --> 00:32:19,999
아냐, 그건 아까 불렀잖아

633
00:32:20,000 --> 00:32:23,332
- 훌륭한 노래야
- 멋진 공연이었어

634
00:32:23,333 --> 00:32:26,707
이제는 코미디 쇼를 할 거야

635
00:32:26,708 --> 00:32:29,124
내가 무슨 말을 하든

636
00:32:29,125 --> 00:32:32,332
이렇게 대답해
'난 라파포르트가 아냐'

637
00:32:32,333 --> 00:32:33,625
알겠어?

638
00:32:34,750 --> 00:32:37,665
우리가 방금 만났다고 상상해

639
00:32:37,666 --> 00:32:39,207
'난 라파포르트가 아냐'

640
00:32:39,208 --> 00:32:41,499
아냐, 아직 그럴 필요 없어

641
00:32:41,500 --> 00:32:45,165
시작할게, 안녕, 라파포르트!

642
00:32:45,166 --> 00:32:46,790
지금이야

643
00:32:46,791 --> 00:32:48,749
난 라파포르트가 아냐

644
00:32:48,750 --> 00:32:51,290
라파포르트, 너 어떻게 된 거야?

645
00:32:51,291 --> 00:32:54,707
키 크고 뚱뚱했는데
이젠 키도 작고 말랐네

646
00:32:54,708 --> 00:32:56,165
난 라파포르트가 아냐

647
00:32:56,166 --> 00:32:59,332
예전엔 수염 난 청년이었는데

648
00:32:59,333 --> 00:33:01,665
이제는 늙고 털도 없어

649
00:33:01,666 --> 00:33:03,665
난 라파포르트가 아냐

650
00:33:03,666 --> 00:33:08,540
예전엔 항상 멋지게 차려입더니
지금은 낡고 더러운 옷을 걸쳤네

651
00:33:08,541 --> 00:33:10,124
난 라파포르트가 아냐

652
00:33:10,125 --> 00:33:12,832
게다가 이름까지 바꿨잖아!

653
00:33:12,833 --> 00:33:13,833
나는…

654
00:33:15,208 --> 00:33:18,374
그거지, '이름까지 바꿨잖아'

655
00:33:18,375 --> 00:33:21,624
진짜 웃겼어, '이름까지 바꿨잖아'

656
00:33:21,625 --> 00:33:22,582
카르도소!

657
00:33:22,583 --> 00:33:25,790
- 카르도소, 금방 갈게요
- 젠장, 저 사람이야

658
00:33:25,791 --> 00:33:28,499
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어, 따라와

659
00:33:28,500 --> 00:33:31,457
걱정 마, 우리가 잘 처리할 거야

660
00:33:31,458 --> 00:33:33,499
아니, '우리'는 없어

661
00:33:33,500 --> 00:33:35,540
당신은 저기 서서

662
00:33:35,541 --> 00:33:37,790
아무 말도 하지 마

663
00:33:37,791 --> 00:33:40,540
내가 필요하면 부르겠다고 약속해?

664
00:33:40,541 --> 00:33:43,290
그래, 내가 소중히 여기는
모든 것에 맹세할게

665
00:33:43,291 --> 00:33:45,957
난 덤빌 준비 끝났어

666
00:33:45,958 --> 00:33:49,124
맙소사, 잘 들어, 부탁이야

667
00:33:49,125 --> 00:33:51,832
- 여기 앉아
- 그래

668
00:33:51,833 --> 00:33:54,332
- 로드리고를 떠올려, 알았지?
- 그래

669
00:33:54,333 --> 00:33:57,000
- 불편하면 딴 데 보고 있어
- 알았어

670
00:33:58,166 --> 00:33:59,500
카르도소!

671
00:34:00,708 --> 00:34:02,082
어떻게 지내세요?

672
00:34:02,083 --> 00:34:04,625
그냥… 지내요

673
00:34:05,750 --> 00:34:09,415
정식으로 인사한 적 없네요
곤살로 메넨데스 로베르트예요

674
00:34:09,416 --> 00:34:12,625
- 안토니오 카르도소예요, 반갑소
- 안녕하세요

675
00:34:13,333 --> 00:34:14,415
서둘러서 죄송해요

676
00:34:14,416 --> 00:34:17,749
한 시간 반을 조깅하지 않으면
일정이 밀려버리거든요

677
00:34:17,750 --> 00:34:21,291
불사신이 되는 것도
시간을 많이 잡아먹네요

678
00:34:23,958 --> 00:34:26,874
이 공원 정말 좋지 않아요?

679
00:34:26,875 --> 00:34:29,500
사람도 별로 없고
노점상도 많지 않네요

680
00:34:30,583 --> 00:34:32,374
여기서 수업해도 좋겠어요

681
00:34:32,375 --> 00:34:34,540
아르헨티나가톨릭대에서
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거든요

682
00:34:34,541 --> 00:34:37,207
- 커뮤니케이션요?
- 네, 전반적인 것 다요

683
00:34:37,208 --> 00:34:40,165
대중, 대인, 자기 자신과의
소통까지 전부요

684
00:34:40,166 --> 00:34:41,332
온갖 종류의…

685
00:34:41,333 --> 00:34:42,333
말발이군요

686
00:34:43,125 --> 00:34:45,165
- 어느 정도는 그렇죠
- 어느 정도는요

687
00:34:45,166 --> 00:34:46,916
인정할게요

688
00:34:47,875 --> 00:34:49,166
저기…

689
00:34:49,708 --> 00:34:53,207
그럼 우리 둘 다
포장해서 말하는 걸 눈치챘겠군요

690
00:34:53,208 --> 00:34:54,208
그렇죠

691
00:34:55,375 --> 00:34:56,957
믿기 힘드시겠지만

692
00:34:56,958 --> 00:35:00,874
당신이 그 건물에서 일하는 걸
최근에야 알았어요

693
00:35:00,875 --> 00:35:03,374
지하 보일러실에서 일해요

694
00:35:03,375 --> 00:35:05,708
- 저는 아무도 귀찮게 안 하죠
- 그래요

695
00:35:06,333 --> 00:35:08,915
- 좋네요, 아주 좋아요
- 네

696
00:35:08,916 --> 00:35:11,874
- 제 말은… 이리 오시죠
- 네

697
00:35:11,875 --> 00:35:16,374
솔직히 당신이 있는지도 몰라서
신경을 못 썼어요

698
00:35:16,375 --> 00:35:19,374
- 나는 주로 보일러실에 있어요
- 그래요

699
00:35:19,375 --> 00:35:21,749
- 아무도 귀찮게 안 해요
- 네

700
00:35:21,750 --> 00:35:23,791
- 그래요
- 네

701
00:35:24,875 --> 00:35:27,457
말 끊지 말고 계속해요
잘하고 있었어요

702
00:35:27,458 --> 00:35:29,041
아뇨, 저…

703
00:35:30,041 --> 00:35:32,665
아시다시피
건물 관리 회사를 바꿨어요

704
00:35:32,666 --> 00:35:36,333
- 그래요
- 저는 입주자 대표회장으로서…

705
00:35:36,833 --> 00:35:39,499
저뿐만 아니라 입주자 전원이

706
00:35:39,500 --> 00:35:42,874
새 관리 회사의
조언을 따르고 있어요

707
00:35:42,875 --> 00:35:45,249
날 쫓아내라고 했군요

708
00:35:45,250 --> 00:35:47,416
아뇨, 그건 아니에요

709
00:35:48,041 --> 00:35:49,082
아니에요

710
00:35:49,083 --> 00:35:52,500
- 그렇게 표현하진 않겠습니다
- 그럼 어떻게 말할 거요?

711
00:35:54,125 --> 00:35:55,791
그쪽에서는 더 이상

712
00:35:56,291 --> 00:35:59,708
당신이 직원으로 일하는 게
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죠

713
00:36:01,250 --> 00:36:04,165
어떻게 말하든
결국 쫓아내는 거잖소

714
00:36:04,166 --> 00:36:05,457
아니…

715
00:36:05,458 --> 00:36:09,540
연세 때문에 강제로
퇴직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

716
00:36:09,541 --> 00:36:12,457
하지만 입주민들이
당신을 좋아해요

717
00:36:12,458 --> 00:36:15,415
그래서 두 달 치 봉급을
위로금으로 드리기로 했어요

718
00:36:15,416 --> 00:36:16,832
적은 금액이 아니죠

719
00:36:16,833 --> 00:36:20,458
두 달 후에는 우리를
기억 못 할 수도 있어요

720
00:36:21,083 --> 00:36:22,083
카르도소

721
00:36:23,416 --> 00:36:24,250
어때요?

722
00:36:26,375 --> 00:36:27,791
난 바보야

723
00:36:29,791 --> 00:36:32,875
죄송해요, 제가 바보예요
죄송합니다

724
00:36:34,000 --> 00:36:36,665
저도 이런 말
전하기 싫어요, 안토니오

725
00:36:36,666 --> 00:36:38,958
꽤 능숙하게 잘하네요

726
00:36:40,083 --> 00:36:41,166
안토니오

727
00:36:42,250 --> 00:36:44,000
모두를 위한 거예요

728
00:36:45,208 --> 00:36:49,999
아무도 당신에게 요구하는 것 없고
당신 때문에 불평할 일도 없어져요

729
00:36:50,000 --> 00:36:51,415
그런 일 할 필요 없잖아요

730
00:36:51,416 --> 00:36:53,958
현실적으로 당신 나이에
할 일이 아니에요

731
00:36:56,625 --> 00:37:00,624
우린 악당도 아니고
무정한 사람들도 아닙니다

732
00:37:00,625 --> 00:37:01,958
유일한 악당은

733
00:37:02,458 --> 00:37:03,541
시간이에요

734
00:37:04,041 --> 00:37:05,874
시간이 진짜 적이죠

735
00:37:05,875 --> 00:37:07,375
저를 보세요

736
00:37:08,250 --> 00:37:10,790
애처럼 뛰어다닌다고
뭐가 달라지겠어요?

737
00:37:10,791 --> 00:37:13,499
- 있잖아요
- 네?

738
00:37:13,500 --> 00:37:17,249
- 당신들은 내가 필요해요
- 그래요?

739
00:37:17,250 --> 00:37:20,332
- 겨울이 오고 있잖아요
- 네

740
00:37:20,333 --> 00:37:24,707
그 건물 보일러는
1968년에 설치됐어요

741
00:37:24,708 --> 00:37:26,624
- 1968년요?
- 네

742
00:37:26,625 --> 00:37:31,707
장담하는데, 그걸 다루는 요령을
나만큼 아는 사람은

743
00:37:31,708 --> 00:37:32,915
한 명도 없어요

744
00:37:32,916 --> 00:37:35,750
내가 장담해요, 장담합니다

745
00:37:36,250 --> 00:37:37,375
네, 그렇군요

746
00:37:38,375 --> 00:37:40,707
- 크리스마스까지 시간을 주세요
- 네?

747
00:37:40,708 --> 00:37:42,624
그것만 부탁할게요

748
00:37:42,625 --> 00:37:44,249
크리스마스까지만 기다려줘요

749
00:37:44,250 --> 00:37:46,332
팁 좀 벌어야 해서요

750
00:37:46,333 --> 00:37:48,875
그게 꽤 돈이 되거든요, 저…

751
00:37:49,625 --> 00:37:51,082
이러면 어때요?

752
00:37:51,083 --> 00:37:52,875
크리스마스까지 시간을 주면

753
00:37:53,375 --> 00:37:55,375
후임을 가르칠게요

754
00:37:56,541 --> 00:37:59,708
그런데 보일러도 교체할
예정이에요

755
00:38:00,333 --> 00:38:01,415
그래요

756
00:38:01,416 --> 00:38:03,791
컴퓨터로 제어하는 보일러인데

757
00:38:04,416 --> 00:38:05,832
정말 대단해요

758
00:38:05,833 --> 00:38:08,832
자동이고 지능적이에요

759
00:38:08,833 --> 00:38:11,541
앱으로 실행할 수 있고요

760
00:38:12,125 --> 00:38:13,708
휴대폰에서요

761
00:38:14,583 --> 00:38:17,041
인터넷을 이용해서
컴퓨터로 조작해요

762
00:38:17,625 --> 00:38:18,665
마법 같죠

763
00:38:18,666 --> 00:38:20,791
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요
저절로 작동하거든요

764
00:38:22,791 --> 00:38:27,457
기술자들이 와서
전면 공사를 할 거예요

765
00:38:27,458 --> 00:38:31,499
파이프랑 전기설비
출입구까지 전부 다요

766
00:38:31,500 --> 00:38:34,582
그렇군요, 그럼 정말로
내 도움이 필요하겠는데요

767
00:38:34,583 --> 00:38:37,583
내 머릿속에는
40년간의 수리 경험이 있어요

768
00:38:38,166 --> 00:38:39,374
- 네
- 아뇨, 들어봐요

769
00:38:39,375 --> 00:38:43,374
그 건물 구석구석
안 보이는 데까지

770
00:38:43,375 --> 00:38:45,540
전부 다 알아요, 장담합니다

771
00:38:45,541 --> 00:38:49,333
진짜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

772
00:38:50,208 --> 00:38:51,499
잠깐만요

773
00:38:51,500 --> 00:38:52,790
네, 알겠어요

774
00:38:52,791 --> 00:38:54,624
- 알겠어요?
- 걱정 마요

775
00:38:54,625 --> 00:38:56,832
그 지하실 말이에요

776
00:38:56,833 --> 00:38:59,625
지금처럼 거기 살게 해주면

777
00:39:00,958 --> 00:39:03,832
돈 안 받고 관리인으로 일할게요

778
00:39:03,833 --> 00:39:08,165
한 푼도 안 받을게요
그 짐을 덜어주겠습니다

779
00:39:08,166 --> 00:39:12,124
문제가 있어요, 지하실 같은 경우

780
00:39:12,125 --> 00:39:15,499
겨울 정원으로 바꿀 예정이거든요

781
00:39:15,500 --> 00:39:19,165
전부 다 뜯어고칠 겁니다

782
00:39:19,166 --> 00:39:20,458
무슨 말인지 아시죠?

783
00:39:25,291 --> 00:39:26,540
됐어요

784
00:39:26,541 --> 00:39:30,290
네, 내 제안을 철회할게요

785
00:39:30,291 --> 00:39:32,249
- 됐어요
- 카르도소, 들어봐요

786
00:39:32,250 --> 00:39:35,082
아뇨, 들을 필요 없어요

787
00:39:35,083 --> 00:39:37,915
내가 겨울 정원에 사는 걸
알았더라면

788
00:39:37,916 --> 00:39:39,624
대관할 걸 그랬네요

789
00:39:39,625 --> 00:39:43,624
카르도소
사회 복지부에 인맥 있으니까

790
00:39:43,625 --> 00:39:47,415
시내 숙소나 호텔방을
구해줄 수 있어요, 어때요?

791
00:39:47,416 --> 00:39:50,125
아뇨, 괜찮아요
난 겨울 정원을 찾고 있거든요

792
00:39:51,708 --> 00:39:53,249
뭐가 문제인지 알아요?

793
00:39:53,250 --> 00:39:54,750
네, 알죠

794
00:39:55,250 --> 00:39:58,957
문제는 당신이
이 영화의 악당이면서

795
00:39:58,958 --> 00:40:01,083
영웅으로 보이길 바라는 거요

796
00:40:06,958 --> 00:40:10,041
맞는 말씀이에요
네, 맞아요, 저는…

797
00:40:10,583 --> 00:40:12,415
저는 멍청이예요

798
00:40:12,416 --> 00:40:14,458
제가 잘못 처리했어요, 죄송합니다

799
00:40:15,000 --> 00:40:18,332
- 가슴 아프네요, 죄송합니다
- 걱정 마요

800
00:40:18,333 --> 00:40:21,125
당신은 두 달 후면
기억도 못 할 테니까

801
00:40:23,708 --> 00:40:26,625
우리가 어떡할지 아세요?
아뇨, 제가 어떡할지요

802
00:40:27,958 --> 00:40:31,832
위로금으로 봉급 4개월 치를
드릴게요, 어때요?

803
00:40:31,833 --> 00:40:35,583
남들이 반대해도 상관없어요
제가 책임지고 받아낼게요

804
00:40:36,791 --> 00:40:40,207
- 어때요?
- 두 달보다는 넉 달이 낫겠죠?

805
00:40:40,208 --> 00:40:41,124
그럼요

806
00:40:41,125 --> 00:40:42,874
아니, 잠깐만요

807
00:40:42,875 --> 00:40:44,708
그렇게 하실 거죠?

808
00:40:47,750 --> 00:40:48,875
카르도소

809
00:40:51,500 --> 00:40:55,707
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!

810
00:40:55,708 --> 00:40:59,625
매우 수치스러운 제안입니다

811
00:41:00,125 --> 00:41:01,832
잘 들어요, 메넨데스 로베르트

812
00:41:01,833 --> 00:41:04,707
진심으로 궁금해서 묻는 건데요

813
00:41:04,708 --> 00:41:08,207
어쩌다 이런 곤경에 빠진 겁니까?

814
00:41:08,208 --> 00:41:09,915
난 일부러 가만히 있었어요

815
00:41:09,916 --> 00:41:14,624
당신이 스스로 무덤 파는 게
너무 재미있어서요

816
00:41:14,625 --> 00:41:18,124
굉장했어요
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더군요

817
00:41:18,125 --> 00:41:23,290
스스로 조금씩 자기 무덤을 파다니

818
00:41:23,291 --> 00:41:26,582
충격적이었죠, 진심이에요

819
00:41:26,583 --> 00:41:29,290
- 이반 리프킨입니다, 반가워요
- 안녕하세요

820
00:41:29,291 --> 00:41:32,915
나는 웨이스만, 리프킨
로카타글리아타의 로펌 소속이고

821
00:41:32,916 --> 00:41:36,582
우리 로펌은
카르도소 씨를 대리합니다

822
00:41:36,583 --> 00:41:41,665
정확히 말하면, 우리는 도어맨과
관리인 노조를 대리해요

823
00:41:41,666 --> 00:41:44,624
- 아, 네
- 이름은 '정상화 추진 본부'죠

824
00:41:44,625 --> 00:41:47,999
억압과 불공정, 탐욕, 위선을

825
00:41:48,000 --> 00:41:50,082
제압하는 조직이라 붙여진
이름입니다

826
00:41:50,083 --> 00:41:51,582
정상화 추진 본부

827
00:41:51,583 --> 00:41:53,582
우리 조직을 아세요?

828
00:41:53,583 --> 00:41:56,249
아뇨,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

829
00:41:56,250 --> 00:42:01,124
그럼 익숙해지세요
이제부터 자주 듣게 될 테니까요

830
00:42:01,125 --> 00:42:02,707
저리 가!

831
00:42:02,708 --> 00:42:05,707
카르도소 씨가
자리를 뜨라고 요청하네요

832
00:42:05,708 --> 00:42:10,457
하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죠
우린 자발적으로 행동하니까요

833
00:42:10,458 --> 00:42:13,790
4개월 치 위로금을 받기로
이미 얘기 끝났어

834
00:42:13,791 --> 00:42:15,124
그래, 들었어

835
00:42:15,125 --> 00:42:16,915
농담이 참 재미있네

836
00:42:16,916 --> 00:42:18,165
리프킨 씨

837
00:42:18,166 --> 00:42:19,540
듣고 있어요

838
00:42:19,541 --> 00:42:22,540
지금 상황이 잘 이해 안 됩니다

839
00:42:22,541 --> 00:42:25,499
처음엔 누구나 힘들어해요

840
00:42:25,500 --> 00:42:26,999
- 설명해 드리죠
- 네

841
00:42:27,000 --> 00:42:30,915
상황은 단순합니다
더 간단하게 설명할게요

842
00:42:30,916 --> 00:42:35,165
위로금으로 봉급 4개월, 5개월
6개월 치도 받지 않겠습니다

843
00:42:35,166 --> 00:42:37,082
우리가 받아들이는 건

844
00:42:37,083 --> 00:42:41,499
건물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
카르도소 씨를

845
00:42:41,500 --> 00:42:46,457
그 기간 내내
자문으로 고용하는 것입니다

846
00:42:46,458 --> 00:42:51,124
추측하자면 대략 2년 걸리겠군요

847
00:42:51,125 --> 00:42:53,582
아뇨, 건축가가 6개월 걸린대요

848
00:42:53,583 --> 00:42:56,291
좋아요, 그럼 3년으로 합시다

849
00:42:56,958 --> 00:43:01,500
그 시점이 되면
협상을 재개할 것입니다

850
00:43:03,750 --> 00:43:06,290
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몰라요

851
00:43:06,291 --> 00:43:07,457
맞습니다

852
00:43:07,458 --> 00:43:12,832
카르도소 씨는 웨이스만과
로카타글리아타를 더 잘 알죠

853
00:43:12,833 --> 00:43:16,332
우리 로펌에서 비교적
말이 통하는 파트너들이에요

854
00:43:16,333 --> 00:43:21,415
하지만 이번엔 '보아'를 보내는 게
낫다고 다들 판단했어요

855
00:43:21,416 --> 00:43:25,290
회사에서 나한테 붙여준
애칭입니다

856
00:43:25,291 --> 00:43:27,082
- 리프킨 씨
- 듣고 있어요

857
00:43:27,083 --> 00:43:31,165
저기요, 당신 조직 이름을
들어본 적이 없어요

858
00:43:31,166 --> 00:43:32,457
- 정상화 추진 본부요
- 네

859
00:43:32,458 --> 00:43:34,915
우리 건물 정면에는
커다란 장식이 있어요

860
00:43:34,916 --> 00:43:35,999
본 적 없어요

861
00:43:36,000 --> 00:43:39,874
제가 아는 건
도어맨 노조 변호사 정도예요

862
00:43:39,875 --> 00:43:42,999
카르도소 씨를 해고하려는 걸
그 변호사가 압니까?

863
00:43:43,000 --> 00:43:44,082
아직은 몰라요

864
00:43:44,083 --> 00:43:47,832
저분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
입주자 4명이 필요한 건

865
00:43:47,833 --> 00:43:49,874
알고 계시죠?

866
00:43:49,875 --> 00:43:52,790
그럴 사람들을 찾아봐요
메넨데스 로베르트

867
00:43:52,791 --> 00:43:57,249
52년째 살고 있는 집과 일터에서

868
00:43:57,250 --> 00:44:03,499
노인을 내쫓겠다고 공개적으로
책임질 사람 4명을 찾아봐요

869
00:44:03,500 --> 00:44:06,540
토르콰토 디테야 협회에서

870
00:44:06,541 --> 00:44:11,040
1978년에 올해의 관리인으로
뽑은 사람입니다

871
00:44:11,041 --> 00:44:15,290
또한 평생 인권운동을 한 분이자

872
00:44:15,291 --> 00:44:20,415
땀 흘려서 자식 셋과
손주 여덟을 키운 노동자입니다

873
00:44:20,416 --> 00:44:22,332
잠깐만, 잘 들어

874
00:44:22,333 --> 00:44:24,207
안 돼, 카르도소, 됐어

875
00:44:24,208 --> 00:44:26,457
쓸데없는 겸손은 집어치워

876
00:44:26,458 --> 00:44:28,165
당신은 영웅이고

877
00:44:28,166 --> 00:44:30,249
다들 그 사실을 알아야 해

878
00:44:30,250 --> 00:44:31,874
미리 경고해야겠군요

879
00:44:31,875 --> 00:44:34,207
경고하면 배신하는 게 아니니까요

880
00:44:34,208 --> 00:44:37,332
나는 바이러스를 상대할 때도
원칙을 지킵니다

881
00:44:37,333 --> 00:44:42,249
유감스럽게도
재판이 아주 길어질 텐데요

882
00:44:42,250 --> 00:44:45,582
그 기간에는
건물을 개조 못 합니다

883
00:44:45,583 --> 00:44:49,832
겨울 정원도 다용도실도
테라스도 전부 물 건너가요

884
00:44:49,833 --> 00:44:55,040
그럼 집값은 곤두박질치고
가치가 다시는 안 올라가겠죠

885
00:44:55,041 --> 00:45:00,415
친구여, 이제 시간이
당신에게 악당이 될 겁니다

886
00:45:00,416 --> 00:45:04,499
그래서 재판에서 이기든 지든
법적 비용을 고려하라고

887
00:45:04,500 --> 00:45:06,082
강력히 권고할게요

888
00:45:06,083 --> 00:45:10,457
시간 낭비와 비용
그리고 사회적 비난을 감수할 건지

889
00:45:10,458 --> 00:45:15,124
아니면 카르도소를 계속 고용해서
비용을 줄일 건지 비교해 봐요

890
00:45:15,125 --> 00:45:18,040
당신을 도우려는 겁니다
내가 무슨 상관이겠어요?

891
00:45:18,041 --> 00:45:20,041
됐어요

892
00:45:36,375 --> 00:45:39,249
- 리프킨 씨
- 듣고 있어요

893
00:45:39,250 --> 00:45:41,582
중재권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

894
00:45:41,583 --> 00:45:46,040
안토니오가 실제로
재판 같은 걸 하려는 줄은 몰랐…

895
00:45:46,041 --> 00:45:49,832
당연히 그럴 생각이 있죠
얼마나 간절한지 당신은 몰라요

896
00:45:49,833 --> 00:45:54,624
우리 조직도 그렇고요, 이걸
본보기 사건으로 삼을 생각입니다

897
00:45:54,625 --> 00:45:57,582
- 네?
- 이보다 더 좋은 사례가 없죠

898
00:45:57,583 --> 00:46:00,499
-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인데요?
- 뭐라고요?

899
00:46:00,500 --> 00:46:04,499
당신은 인권이란 인권은
다 짓밟았어요

900
00:46:04,500 --> 00:46:08,124
노인과 장애인은 물론
인종까지 차별하잖아요

901
00:46:08,125 --> 00:46:10,290
인종차별이라니 무슨 소리죠?

902
00:46:10,291 --> 00:46:13,457
저 사람은
코멘칭곤 원주민 후손입니다

903
00:46:13,458 --> 00:46:14,833
얼굴 생김새를 봐요

904
00:46:15,541 --> 00:46:18,290
원주민이잖아요

905
00:46:18,291 --> 00:46:22,249
카르도소는 벽에 부딪치고 다니고
80살이 훌쩍 넘었어요

906
00:46:22,250 --> 00:46:26,665
80살 넘은 게 어때서요?
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군요

907
00:46:26,666 --> 00:46:28,999
이건 제 책임이 아닙니다

908
00:46:29,000 --> 00:46:32,165
내일 얘기하죠
우리가 거기 시위하러 가서…

909
00:46:32,166 --> 00:46:34,290
아르헨티나가톨릭대라고 했죠?

910
00:46:34,291 --> 00:46:36,374
다들 피켓시위를 좋아해요

911
00:46:36,375 --> 00:46:39,999
메넨데스 로베르트라는 이름은
동사가 될 거예요

912
00:46:40,000 --> 00:46:41,999
'메넨데스로베르트하다'

913
00:46:42,000 --> 00:46:47,457
'노인, 장애인, 원주민
시각장애인을 탄압하는 걸 뜻한다'

914
00:46:47,458 --> 00:46:50,582
- 제 말 좀 들어보세요
- 듣고 있어요

915
00:46:50,583 --> 00:46:52,749
이건 제 손을 떠난 일이니까

916
00:46:52,750 --> 00:46:56,040
저한테 책임 묻지 마세요
저는 입주자들을 대표할 뿐이에요

917
00:46:56,041 --> 00:46:58,874
그래도 앞에 나서겠다고 한 건
당신이잖아요

918
00:46:58,875 --> 00:47:00,791
당신도 그중 한 명이니까요

919
00:47:01,541 --> 00:47:04,874
다들 골동품에는
돈을 아끼지 않아요

920
00:47:04,875 --> 00:47:08,374
오래된 가구, 오래된 차
오래된 그림 같은 것에요

921
00:47:08,375 --> 00:47:11,874
오래된 것들을 좋아하면서
노인만 싫어하죠

922
00:47:11,875 --> 00:47:14,415
노인은 장식이 안 되니까요

923
00:47:14,416 --> 00:47:15,999
말도 너무 많고요

924
00:47:16,000 --> 00:47:19,499
말을 안 해도 너무 시끄러워요

925
00:47:19,500 --> 00:47:23,750
노인들한테서 미래가 보이니까
겁먹는 겁니까

926
00:47:25,583 --> 00:47:29,166
대학교수라는 사람이 그걸 몰라요?

927
00:47:29,666 --> 00:47:32,291
당신 역시 늙잖아요

928
00:47:32,791 --> 00:47:35,582
인생이 짧은 게 문제가 아닙니다

929
00:47:35,583 --> 00:47:37,957
진짜 문제는
인생이 너무 길다는 거죠

930
00:47:37,958 --> 00:47:41,915
지금도 겁에 질려서
조깅에 그렇게 시간을 쓰는데

931
00:47:41,916 --> 00:47:46,374
다리가 약해지면 어떨지
상상해 봐요

932
00:47:46,375 --> 00:47:50,415
물론 당신은
카르도소가 얌전하게 굴고

933
00:47:50,416 --> 00:47:53,749
허름한 호텔로
조용히 가길 바라겠죠

934
00:47:53,750 --> 00:47:55,499
하지만 안 그럴 겁니다

935
00:47:55,500 --> 00:47:57,582
내가 허락하지 않을 테니까요

936
00:47:57,583 --> 00:48:02,374
느리다, 앞을 못 본다, 멍청하다고
하는 건 넘어갈 수 있지만

937
00:48:02,375 --> 00:48:05,291
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건

938
00:48:06,166 --> 00:48:08,625
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

939
00:48:15,166 --> 00:48:17,165
- 리프킨 씨
- 듣고 있어요

940
00:48:17,166 --> 00:48:21,707
그런 생각을 말씀해 주셔서
대단히 감사합니다

941
00:48:21,708 --> 00:48:24,875
이제 이 문제는
판사 앞에서만 이야기합시다

942
00:48:25,458 --> 00:48:27,249
어때, 카르도소?

943
00:48:27,250 --> 00:48:29,707
맞서 싸울까? 공격해?

944
00:48:29,708 --> 00:48:33,332
저… 나는 싸우지 않는 게
더 낫다고 생각해

945
00:48:33,333 --> 00:48:35,624
뭐라고, 카르도소? 투쟁은 어쩌고?

946
00:48:35,625 --> 00:48:39,207
대의를 위한 투쟁 대신
평범한 일을 선택하겠다고?

947
00:48:39,208 --> 00:48:43,208
그래, 일을 택하겠어
투쟁 따위는 엿 먹으라지

948
00:48:44,791 --> 00:48:46,665
메넨데스 로베르트 씨

949
00:48:46,666 --> 00:48:50,832
제 의뢰인은 도화선을
늘리라고 지시했습니다

950
00:48:50,833 --> 00:48:53,250
하지만 폭탄은
여전히 그대로 있어요

951
00:48:53,750 --> 00:48:54,874
가봐요

952
00:48:54,875 --> 00:48:57,374
에어로빅하면서 아파트까지 가서

953
00:48:57,375 --> 00:48:59,083
입주자 대표회를 소집해요

954
00:48:59,666 --> 00:49:03,458
꼬시거나 설득하지 말고 소통해요

955
00:49:03,958 --> 00:49:06,624
카르도소는 그대로 남습니다

956
00:49:06,625 --> 00:49:12,082
안내인이든 영적 조언자든
명예 관리인으로 일하든

957
00:49:12,083 --> 00:49:13,332
뭐든 좋아요

958
00:49:13,333 --> 00:49:17,207
하지만 이건
우리만 아는 약속이니까

959
00:49:17,208 --> 00:49:21,124
노조나 새 경영진에 알리지 마요

960
00:49:21,125 --> 00:49:24,207
정상화 추진 본부가 알게 되면

961
00:49:24,208 --> 00:49:25,333
우린 끝장나요

962
00:49:25,916 --> 00:49:28,540
당신이 그 문제를 해결하면

963
00:49:28,541 --> 00:49:34,082
여기로 전화해서
클라라 코엔 변호사를 찾고

964
00:49:34,083 --> 00:49:37,207
'아빠'한테 연락하라고 전해요

965
00:49:37,208 --> 00:49:40,915
우리 조직의 리더 중 한 분입니다

966
00:49:40,916 --> 00:49:45,000
카르도소 문제가 해결됐다고
그분에게 전하라고 해요

967
00:49:45,583 --> 00:49:46,915
그다음부터는

968
00:49:46,916 --> 00:49:50,207
'아빠'가 알아서 처리할 거예요

969
00:49:50,208 --> 00:49:51,332
알겠어요

970
00:49:51,333 --> 00:49:52,790
'고리티 부동산 중개소'요?

971
00:49:52,791 --> 00:49:56,582
네, 정상화 추진 본부의
자문 단체고

972
00:49:56,583 --> 00:50:00,541
당국과 협상하는 것 같은
일을 처리해요

973
00:50:01,125 --> 00:50:03,874
어서 가봐요, 할 일이 많잖아요

974
00:50:03,875 --> 00:50:05,000
알겠습니다

975
00:50:06,208 --> 00:50:07,915
- 리프킨 씨
- 듣고 있어요

976
00:50:07,916 --> 00:50:09,125
안토니오…

977
00:50:10,125 --> 00:50:13,207
이 문제는 저에게
중요하다는 걸 알아주세요

978
00:50:13,208 --> 00:50:17,291
- 모두에게 중요하죠, 잘 가요
- 저는 이런 문제에 집착해요

979
00:50:18,375 --> 00:50:22,290
인상적인 브레인스토밍이었어요
세대 차이를 다시 생각하게…

980
00:50:22,291 --> 00:50:25,833
한마디만 더 하면
'언어 학대'로 신고하겠소

981
00:50:26,791 --> 00:50:30,332
네, 인정합니다
말이 이상하게 나올 때가 있어요

982
00:50:30,333 --> 00:50:32,124
당신도 떠나는 게 힘들군요

983
00:50:32,125 --> 00:50:33,665
- 네, 갈게요
- 잘 가요

984
00:50:33,666 --> 00:50:36,165
- 잘 가요, 카르도소
- 빨리 뛰어요!

985
00:50:36,166 --> 00:50:38,500
어서 가요, 아주 좋아요

986
00:50:43,708 --> 00:50:45,582
고맙긴 뭘, 카르도소

987
00:50:45,583 --> 00:50:48,540
나 이제 완전히 망했어

988
00:50:48,541 --> 00:50:52,207
- 뭐?
- 감옥 가게 생겼잖아

989
00:50:52,208 --> 00:50:56,707
85살 먹고서
감방에서 강간당하면서 살다니

990
00:50:56,708 --> 00:51:00,040
- 참 잘 돌아간다
- 그래도 아직 일자리는 있잖아

991
00:51:00,041 --> 00:51:02,540
날 포옹 안 해주고 뭐 해?

992
00:51:02,541 --> 00:51:05,290
나 혼자서 잘 해결하고 있었어

993
00:51:05,291 --> 00:51:07,832
넉 달 치 봉급을 받기로 했는데

994
00:51:07,833 --> 00:51:10,165
이제 한 푼도 못 받게 됐어

995
00:51:10,166 --> 00:51:11,874
내가 당신한테 어쨌다고 이래?

996
00:51:11,875 --> 00:51:14,624
리프킨, 당신한테 뭘 잘못했길래
이런 꼴을 당해야 해?

997
00:51:14,625 --> 00:51:18,707
내 이름은 리프킨이 아냐
리프킨은 사기꾼 같은 내 주치의야

998
00:51:18,708 --> 00:51:23,332
리프킨이 아니면 누군데?
모부투? 라파포르트?

999
00:51:23,333 --> 00:51:27,207
- 대체 누구야?
- 조금 전엔 클라라 렘릭이었어

1000
00:51:27,208 --> 00:51:29,415
여자라니
나한테 딱 필요하던 거네

1001
00:51:29,416 --> 00:51:33,375
상황에 맞는 역할을 쓰는 거지

1002
00:51:36,041 --> 00:51:37,791
빛이 사라졌어

1003
00:51:38,375 --> 00:51:40,625
그 여자가 떠났어

1004
00:51:42,083 --> 00:51:43,791
저건 누구지?

1005
00:51:44,583 --> 00:51:47,250
- 아무도 아니야
- 우리의 그 녀석 맞지?

1006
00:51:47,833 --> 00:51:49,874
우리의 그 녀석이 아니라

1007
00:51:49,875 --> 00:51:51,832
내가 아는 녀석이야, 알았지?

1008
00:51:51,833 --> 00:51:53,874
저 애랑 얘기 좀 해야겠어

1009
00:51:53,875 --> 00:51:56,249
안 돼, 얘기 같은 거 할 필요 없어

1010
00:51:56,250 --> 00:52:00,082
잘 들어, 저 녀석은
건드리면 안 돼

1011
00:52:00,083 --> 00:52:03,207
당신을 죽이고 날 죽이러 올 거야

1012
00:52:03,208 --> 00:52:05,832
그러니까 입 다물고
아무 말 하지 마

1013
00:52:05,833 --> 00:52:07,166
- 그냥 여기 있어
- 그래

1014
00:52:07,708 --> 00:52:09,541
내일 봐

1015
00:52:19,250 --> 00:52:20,707
가자, 로드리고

1016
00:52:20,708 --> 00:52:21,999
저 늙은이는 누구야?

1017
00:52:22,000 --> 00:52:24,250
- 몰라, 모르는 사람이야
- 비켜

1018
00:52:24,833 --> 00:52:26,541
어디 살아, 노친네?

1019
00:52:27,041 --> 00:52:29,915
먼저 내가 어디서
일하는지 말해주지

1020
00:52:29,916 --> 00:52:31,707
19구역 경찰서 소속

1021
00:52:31,708 --> 00:52:35,624
메넨데스 로베르트 경찰서장이고
마약반 담당이야

1022
00:52:35,625 --> 00:52:37,915
정말? 어디 사냐고 물었잖아

1023
00:52:37,916 --> 00:52:41,457
- 대충 이 근처야
- 정말? 데려다줄게

1024
00:52:41,458 --> 00:52:44,624
- 아니, 그럴 필요 없어
- 가자, 1,000페소만 주면 돼

1025
00:52:44,625 --> 00:52:48,082
아니, 그럴 필요 없어, 고마워

1026
00:52:48,083 --> 00:52:49,582
- 필요 없다고?
- 그래

1027
00:52:49,583 --> 00:52:51,457
2,000페소야, 요금이 올랐어

1028
00:52:51,458 --> 00:52:52,749
기막힌 우연이네

1029
00:52:52,750 --> 00:52:56,374
오늘 개 네다섯 마리를
한 줄에 묶어서

1030
00:52:56,375 --> 00:52:58,915
산책시키는 놈을 봤어

1031
00:52:58,916 --> 00:53:00,124
나도 그렇게 할게

1032
00:53:00,125 --> 00:53:03,207
당신이랑 저 노친네를
같이 묶어서 갈 테니까

1033
00:53:03,208 --> 00:53:05,374
둘 다 나한테
2,000페소 줘, 알았지?

1034
00:53:05,375 --> 00:53:07,540
안 돼, 약속한 거랑 다르잖아

1035
00:53:07,541 --> 00:53:09,165
인플레이션 몰라?

1036
00:53:09,166 --> 00:53:11,999
빨리 가자, 늙은이, 시간 없어

1037
00:53:12,000 --> 00:53:15,291
- 당신도 가! 잽싸게 움직여
- 그래, 가자

1038
00:53:15,875 --> 00:53:17,999
- 저 인간 귀머거리야?
- 올 거야

1039
00:53:18,000 --> 00:53:19,708
- 잽싸게 움직여
- 멈춰!

1040
00:53:22,458 --> 00:53:25,541
나는 화난 사람과 싸우지 않아

1041
00:53:26,166 --> 00:53:31,082
70년 전 바로 이 거리에서
터득한 거지

1042
00:53:31,083 --> 00:53:35,125
그때 나는 막 이곳에 와서
스페인어도 할 줄 몰랐고

1043
00:53:35,708 --> 00:53:39,207
우리 모두 언제든
잡아먹힐 처지였어

1044
00:53:39,208 --> 00:53:43,958
문제는 네가 메뉴를
잘못 골랐다는 거야

1045
00:53:44,541 --> 00:53:48,749
안토니오와 나한테 덤비면
너 자신을 먹는 거야

1046
00:53:48,750 --> 00:53:51,874
우리 역시 거리에 살고

1047
00:53:51,875 --> 00:53:54,999
우리도 매일 죽음을 마주하고 살아

1048
00:53:55,000 --> 00:53:56,832
로드리고 너처럼

1049
00:53:56,833 --> 00:53:59,624
네가 화난 건 당연해

1050
00:53:59,625 --> 00:54:02,540
나도 분노하고 있어

1051
00:54:02,541 --> 00:54:04,624
하지만 문제는 위에 있어

1052
00:54:04,625 --> 00:54:06,625
위에서 줄을 당기는 자들한테

1053
00:54:07,708 --> 00:54:12,332
너와 나, 안토니오
우리는 같은 적을 상대하고 있고

1054
00:54:12,333 --> 00:54:15,290
함께 뭉쳐야 해

1055
00:54:15,291 --> 00:54:16,583
악수하자!

1056
00:54:18,666 --> 00:54:19,874
그렇지

1057
00:54:19,875 --> 00:54:22,832
- 5,000페소야, 내 말 들었어?
- 아야

1058
00:54:22,833 --> 00:54:26,040
당장 돈 내놔, 안 그럼 죽인다
늙다리 개자식아

1059
00:54:26,041 --> 00:54:27,707
- 안 돼, 불가능해
- 가능하잖아

1060
00:54:27,708 --> 00:54:29,874
- 가진 돈 다 내놔
- 싫어

1061
00:54:29,875 --> 00:54:32,707
아니, 나한테는 4만 페소 있어

1062
00:54:32,708 --> 00:54:36,207
기꺼이 너랑 나누고 싶지만
이렇게는 안 돼

1063
00:54:36,208 --> 00:54:37,290
이렇게는 안 돼?

1064
00:54:37,291 --> 00:54:41,999
되거든, 지금 당장 4만 페소
안 내놓으면 여기서 찌를 거야

1065
00:54:42,000 --> 00:54:44,165
- 생각해 봐, 선생
- 나서지 마!

1066
00:54:44,166 --> 00:54:46,332
- 안 돼
- 끼어들지 마! 거기 있어

1067
00:54:46,333 --> 00:54:49,665
움직이면 몸을
벌집으로 만들 거야, 알았어?

1068
00:54:49,666 --> 00:54:53,165
그리고 당신은
당장 4만 페소 내놔

1069
00:54:53,166 --> 00:54:55,790
- 돈 안 주면 죽여버릴 거야
- 안 돼, 여기

1070
00:54:55,791 --> 00:54:57,457
무슨 짓이야, 늙다리!

1071
00:54:57,458 --> 00:54:59,915
- 개자식!
- 이거나 먹어라!

1072
00:54:59,916 --> 00:55:00,915
어떠냐?

1073
00:55:00,916 --> 00:55:04,207
뭐 하는 거야? 죽고 싶어?

1074
00:55:04,208 --> 00:55:06,083
안 돼, 로드리고!

1075
00:55:12,250 --> 00:55:15,208
여기선 일이
어떻게 돌아가는지 말해줘

1076
00:55:15,708 --> 00:55:17,041
당신 잘못이야, 영감

1077
00:55:22,041 --> 00:55:23,083
선생

1078
00:55:24,208 --> 00:55:26,916
선생, 일어나

1079
00:55:27,750 --> 00:55:28,750
어서

1080
00:55:29,250 --> 00:55:30,499
까불지 말고

1081
00:55:30,500 --> 00:55:33,832
제발 어서 일어나

1082
00:55:33,833 --> 00:55:35,499
도와줘요!

1083
00:55:35,500 --> 00:55:38,290
나 좀 도와줘요! 여기요!

1084
00:55:38,291 --> 00:55:40,582
누가 좀 도와줘요!

1085
00:55:40,583 --> 00:55:41,833
여기요!

1086
00:55:42,375 --> 00:55:43,875
일어나, 선생

1087
00:55:44,583 --> 00:55:47,250
여기 좀 도와주세요!

1088
00:55:47,750 --> 00:55:50,750
우리 여기 있어요! 도와줘요!

1089
00:55:51,250 --> 00:55:52,375
누가 좀…

1090
00:55:53,708 --> 00:55:55,708
도와줘요!

1091
00:57:14,875 --> 00:57:17,749
그래서? 어땠던 거 같아?

1092
00:57:17,750 --> 00:57:20,999
그 자식 겁에 질려서 벌벌 떨었지?

1093
00:57:21,000 --> 00:57:23,915
그래, 그 불량배 녀석
다시는 우리를 못 건드릴 거야

1094
00:57:23,916 --> 00:57:27,582
퍽, 내 지팡이로 내리쳤어!
한 방 더, 퍽!

1095
00:57:27,583 --> 00:57:29,290
혼쭐나고도 남았지

1096
00:57:29,291 --> 00:57:32,749
하나만 물어볼게
록키 발보아 친구

1097
00:57:32,750 --> 00:57:35,124
오늘 여기 있을 거야?

1098
00:57:35,125 --> 00:57:37,207
당신이 여기 있을 거면

1099
00:57:37,208 --> 00:57:40,457
언짢게 할 생각은 없지만
난 이 자리를 뜰 거야

1100
00:57:40,458 --> 00:57:43,458
역시 내 건강을 걱정할 줄 알았지

1101
00:57:44,083 --> 00:57:47,332
별거 아냐, 그냥 살짝 삐었어

1102
00:57:47,333 --> 00:57:48,833
나는 쓰러지는 법을 알거든

1103
00:57:49,416 --> 00:57:52,415
쓰러지는 법을 알면
싸움의 절반은 이기지

1104
00:57:52,416 --> 00:57:56,165
응급실 의사들도 나를 좋아했어

1105
00:57:56,166 --> 00:57:59,040
나를 거의 인간처럼 대해줘서

1106
00:57:59,041 --> 00:58:02,707
팁으로 4만 페소를 줬어

1107
00:58:02,708 --> 00:58:05,040
어차피 빈털터리가 됐지만

1108
00:58:05,041 --> 00:58:06,916
그래도 원칙은 지켰지

1109
00:58:07,500 --> 00:58:10,165
당신이 안 가면 내가 갈게

1110
00:58:10,166 --> 00:58:12,250
그 녀석은 안 돌아와, 안토니오

1111
00:58:12,958 --> 00:58:14,790
걔는 쉽게 돈 벌려는 거지

1112
00:58:14,791 --> 00:58:17,582
- 문제 일으키는 건 싫어해
- 그게…

1113
00:58:17,583 --> 00:58:22,249
혹시 그 애가 다시 오면
동료로서 차분히 얘기해 줄 거야

1114
00:58:22,250 --> 00:58:24,207
우리가 같은 덫에 걸렸다고

1115
00:58:24,208 --> 00:58:28,082
그렇게 잘 통하니까
둘이 얘기하게 자리를 피해주지

1116
00:58:28,083 --> 00:58:30,624
잠깐만, 가지 마

1117
00:58:30,625 --> 00:58:33,499
우리 같은 우정은 흔치 않아

1118
00:58:33,500 --> 00:58:36,540
- 그러니까 지켜야 해, 알겠어?
- 무슨 우정?

1119
00:58:36,541 --> 00:58:38,457
우정 같은 건 애초에 없었어

1120
00:58:38,458 --> 00:58:41,040
- 왜?
- 난 당신 이름도 몰라

1121
00:58:41,041 --> 00:58:44,332
당신은 쓰러진 동료를 도왔잖아

1122
00:58:44,333 --> 00:58:46,665
개가 다쳤어도 그랬을 거야

1123
00:58:46,666 --> 00:58:48,707
- 정말?
- 내 말 잘 들어

1124
00:58:48,708 --> 00:58:51,832
당신이 거의 죽은 채로
누워있는 걸 보고

1125
00:58:51,833 --> 00:58:55,332
다짐했어, '안토니오
넌 절대 저렇게 되지 않을 거야'

1126
00:58:55,333 --> 00:58:56,375
이것 봐!

1127
00:58:56,958 --> 00:58:59,333
- 이것 좀 봐
- 아빠!

1128
00:58:59,958 --> 00:59:01,999
그 애가 칼을 두고 갔어

1129
00:59:02,000 --> 00:59:03,499
- 알겠어?
- 그래

1130
00:59:03,500 --> 00:59:05,957
분명히 칼을 찾으러 올 테니

1131
00:59:05,958 --> 00:59:08,082
내가 그 녀석한테 줄 거야

1132
00:59:08,083 --> 00:59:12,582
그게 협상이고
사람을 설득하는 법이지

1133
00:59:12,583 --> 00:59:14,707
당신한테서 멀리 떨어져서 줘야지

1134
00:59:14,708 --> 00:59:17,499
당신과 아무 관계가
아니란 걸 보여주게

1135
00:59:17,500 --> 00:59:22,082
적이 칼을 잃어버렸는데
그걸 다시 쥐여주겠다는 거잖아

1136
00:59:22,083 --> 00:59:26,999
물러나는 법을 알아도
전투의 절반은 이기는 거야

1137
00:59:27,000 --> 00:59:30,540
당신은 계속 쓰러지고
나는 계속 물러나는 거지

1138
00:59:30,541 --> 00:59:34,999
누구 뼈가 더 멀쩡한 채로
경기가 끝나는지 두고 보자고

1139
00:59:35,000 --> 00:59:39,832
당신이 존재할 권리를 얻으려고
그 애한테 돈을 줘선 안 돼

1140
00:59:39,833 --> 00:59:43,499
지금은 낮잠 자려고 문 닫는
시간이니까, 5시에 다시 와

1141
00:59:43,500 --> 00:59:45,332
그래, 잠이나 자

1142
00:59:45,333 --> 00:59:49,249
항상 그러는 것처럼
세상이 원하는 걸 줘

1143
00:59:49,250 --> 00:59:50,624
아빠!

1144
00:59:50,625 --> 00:59:52,790
- 뭐?
- 아빠!

1145
00:59:52,791 --> 00:59:54,707
- 맙소사
- 어떻게 된 거예요?

1146
00:59:54,708 --> 00:59:56,707
- 아무것도 아냐
- 뭐죠? 괜찮아요?

1147
00:59:56,708 --> 00:59:57,874
그래, 괜찮아

1148
00:59:57,875 --> 00:59:58,874
걱정 마

1149
00:59:58,875 --> 01:00:00,332
- 하지만…
- 좀 삔 거야

1150
01:00:00,333 --> 01:00:01,707
고관절을 다쳤어요?

1151
01:00:01,708 --> 01:00:03,749
아니, 좀 삔 거야

1152
01:00:03,750 --> 01:00:05,415
이마는요?

1153
01:00:05,416 --> 01:00:06,999
- 이거?
- 그래요

1154
01:00:07,000 --> 01:00:09,249
- 살짝 긁힌 거야
- 살짝 긁혔다고요?

1155
01:00:09,250 --> 01:00:12,582
- 또 싸웠어요?
- 아냐, 난 절대 안 싸워

1156
01:00:12,583 --> 01:00:13,540
그래요?

1157
01:00:13,541 --> 01:00:16,624
그럼 지난달에
정육점 주인을 공격한 건 뭐죠?

1158
01:00:16,625 --> 01:00:18,499
정육점 주인 말고

1159
01:00:18,500 --> 01:00:19,790
고기를 공격했어

1160
01:00:19,791 --> 01:00:23,207
그런 가격이면
때려달라고 애원하는 거지

1161
01:00:23,208 --> 01:00:26,915
그건 불법이에요, 물건을 던지고
난장판을 만드셨잖아요

1162
01:00:26,916 --> 01:00:30,165
사회적 항의를
범죄로 취급하겠다는 거냐?

1163
01:00:30,166 --> 01:00:34,582
아뇨, 아빠가 범죄자죠
그런 짓 하면 안 돼요

1164
01:00:34,583 --> 01:00:38,040
앉아서 얘기하죠, 아빠
무슨 일 있었는지 말해봐요

1165
01:00:38,041 --> 01:00:40,040
- 아무것도 아냐
- 그러지 말고요

1166
01:00:40,041 --> 01:00:42,874
- 말해보세요
- 혼란스럽고 억압받는 애가 있어

1167
01:00:42,875 --> 01:00:45,957
이 엿같은 사회의
또 다른 희생자지

1168
01:00:45,958 --> 01:00:48,165
- 그게 다야
- 도둑이에요?

1169
01:00:48,166 --> 01:00:50,040
아니, 뭐라고?

1170
01:00:50,041 --> 01:00:51,707
도둑이랑 싸웠어요?

1171
01:00:51,708 --> 01:00:54,082
싸운 게 아니라 얘기했어

1172
01:00:54,083 --> 01:00:57,499
- 미치겠네
- 그러다가 더는 진전이 없었지

1173
01:00:57,500 --> 01:01:01,082
더 말씀 안 하셔도 돼요
아빠를 혼자 둔 제 잘못이에요

1174
01:01:01,083 --> 01:01:05,082
아빠를 지켜봐야지
한시도 눈을 떼면 안 돼요

1175
01:01:05,083 --> 01:01:08,290
- 아빠가 하는 일 좀 보세요
- 그만해, 무서워

1176
01:01:08,291 --> 01:01:09,374
제가 무서워요?

1177
01:01:09,375 --> 01:01:11,957
웃기지 마요
공포 속에서 사는 사람은 저예요

1178
01:01:11,958 --> 01:01:14,290
전화만 울리면 가슴이 철렁해요

1179
01:01:14,291 --> 01:01:18,124
경찰서나 병원에서 온
전화일까 봐서요, 어떻게 된 거죠?

1180
01:01:18,125 --> 01:01:20,499
한 달 전만 해도 잘 지내셨잖아요

1181
01:01:20,500 --> 01:01:24,166
그런데 오늘 아침 어떤 남자가
전화했어요, 이름이…

1182
01:01:25,375 --> 01:01:26,457
메넨데스 로베르트요

1183
01:01:26,458 --> 01:01:28,290
- 그 남자가 전화했어?
- 네

1184
01:01:28,291 --> 01:01:29,332
뭐래?

1185
01:01:29,333 --> 01:01:34,332
'카르도소 건은 해결됐다고
정상화 추진 본부에 전해줘요'

1186
01:01:34,333 --> 01:01:35,332
잘됐네!

1187
01:01:35,333 --> 01:01:38,250
'리프킨 씨에게
이 메시지를 전해주세요'

1188
01:01:42,541 --> 01:01:45,166
아빠가 리프킨인 것 같군요

1189
01:01:45,875 --> 01:01:49,540
- 적어도 어제는 그랬지
- 내일은 어떤 사람이 되실 거죠?

1190
01:01:49,541 --> 01:01:50,457
아빠

1191
01:01:50,458 --> 01:01:52,540
이 말을 하러 왔어요

1192
01:01:52,541 --> 01:01:55,375
아빠 편에 서는 건
이번이 마지막이에요

1193
01:01:55,958 --> 01:01:58,207
나를 고자질한 건 아니지?

1194
01:01:58,208 --> 01:02:00,874
네, 고자질한 건 아니지만
더는 못 해요

1195
01:02:00,875 --> 01:02:03,624
올해만 해도 제 번호는
텔레페 뉴스 데스크가 됐고

1196
01:02:03,625 --> 01:02:05,499
24구역 관청

1197
01:02:05,500 --> 01:02:07,874
산마르틴 국립 연구소

1198
01:02:07,875 --> 01:02:10,624
옴부즈맨실
그리고 정상화 추진 본부였어요

1199
01:02:10,625 --> 01:02:13,040
정상화 추진 본부라는
이름 참 좋지?

1200
01:02:13,041 --> 01:02:14,374
아뇨, 그만하세요

1201
01:02:14,375 --> 01:02:16,624
그만하시라고요, 아빠 좀 봐요

1202
01:02:16,625 --> 01:02:21,082
내 딸은 도덕적 원칙이
무엇인지 잊어버렸군

1203
01:02:21,083 --> 01:02:22,125
원칙요?

1204
01:02:22,916 --> 01:02:26,415
무슨 원칙요?
이건 원칙이 아니고 사기예요

1205
01:02:26,416 --> 01:02:28,582
사적이며 일상적인 사기라고요

1206
01:02:28,583 --> 01:02:33,665
한 사람의 공포정치이고
겁에 질린 사람은 바로 저예요

1207
01:02:33,666 --> 01:02:35,874
3주 전에는 출근해서

1208
01:02:35,875 --> 01:02:39,790
연방 경찰이 전화했다는
말을 들었어요

1209
01:02:39,791 --> 01:02:42,207
제 행동에 문제가 없나
확인하려고요

1210
01:02:42,208 --> 01:02:45,165
박해받고 감시당하는 게 어떤 건지

1211
01:02:45,166 --> 01:02:47,790
너도 직접 느껴봐야 한다고
생각했다

1212
01:02:47,791 --> 01:02:48,999
박해요?

1213
01:02:49,000 --> 01:02:50,957
당신이 무섭습니다, 코엔 씨

1214
01:02:50,958 --> 01:02:54,874
날 사랑한다는 이유로
무슨 일을 벌일지 두려워요

1215
01:02:54,875 --> 01:03:00,249
당신의 취조가 무서워요
솔직히 고문하는 것 같거든요

1216
01:03:00,250 --> 01:03:02,457
제가 무슨 취조를 한다는 거예요?

1217
01:03:02,458 --> 01:03:06,040
내가 노망났는지 확인하려고
묻는 질문 말이야

1218
01:03:06,041 --> 01:03:07,999
'어제 뭘 하셨어요, 아빠?'

1219
01:03:08,000 --> 01:03:10,624
'오늘 점심은 뭐 드셨어요?'

1220
01:03:10,625 --> 01:03:14,332
하나만 틀려도 간호사를 부르겠지

1221
01:03:14,333 --> 01:03:17,083
두 번 틀리면 요양원행이고

1222
01:03:17,875 --> 01:03:22,165
가장 무서운 건
어느 날 멍청해져서 눈을 뜨면

1223
01:03:22,166 --> 01:03:24,457
네가 요양원에
보낼 거라는 사실이야

1224
01:03:24,458 --> 01:03:27,708
더 끔찍한 건
네 집에서 살게 하는 거고

1225
01:03:28,208 --> 01:03:30,874
시베리아 라오르케타 지점에서

1226
01:03:30,875 --> 01:03:34,625
내가 무서워하는 건 거의 없어

1227
01:03:35,416 --> 01:03:37,750
사실 딱 하나 있지

1228
01:03:38,375 --> 01:03:39,375
바로 너!

1229
01:03:40,291 --> 01:03:43,790
네가 우리 집 초인종을 누르면
나는 문을 안 열어

1230
01:03:43,791 --> 01:03:46,165
제발 그만 쫓아다녀

1231
01:03:46,166 --> 01:03:50,332
부에노스아이레스에 공원이 많아도
너를 피해서 숨기에는 부족해

1232
01:03:50,333 --> 01:03:51,457
아빠!

1233
01:03:51,458 --> 01:03:52,749
아빠라고 부르지 마

1234
01:03:52,750 --> 01:03:55,374
난 항상 그렇듯이 아버지야

1235
01:03:55,375 --> 01:03:58,000
엥겔스 박사님이라고
부르는 게 낫겠어요?

1236
01:03:59,125 --> 01:04:00,749
아!

1237
01:04:00,750 --> 01:04:03,708
정말로 제가
눈치 못 챌 줄 아셨어요?

1238
01:04:04,458 --> 01:04:08,083
정신분석가 엥겔스 박사님

1239
01:04:09,333 --> 01:04:14,665
프로이트 연구소 소속의
페데리코 엥겔스 박사님

1240
01:04:14,666 --> 01:04:15,582
웃겨!

1241
01:04:15,583 --> 01:04:19,332
그럼 왜 편지에 답장 보냈어?

1242
01:04:19,333 --> 01:04:23,624
아빠랑 정상적인 대화를 하는 건
사실상 불가능하니까요

1243
01:04:23,625 --> 01:04:26,457
아빠 관심을 끄는 데
제일 좋은 방법 같아서

1244
01:04:26,458 --> 01:04:30,583
엥겔스 박사님에게
제 생각을 쓴 편지를 보냈죠

1245
01:04:31,166 --> 01:04:33,124
- 기발하네
- 고마워요

1246
01:04:33,125 --> 01:04:35,999
적어도 넌 아직 똑똑하구나

1247
01:04:36,000 --> 01:04:39,415
열정과 이상은 잃었을지 몰라도…

1248
01:04:39,416 --> 01:04:40,708
그만해요, 아빠

1249
01:04:41,416 --> 01:04:43,415
돈 많은 사람이

1250
01:04:43,416 --> 01:04:47,166
세상을 차지하는 게 아니라고 믿던
네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해

1251
01:04:48,125 --> 01:04:50,874
오늘은 그 얘기 마세요
늘 하던 소리잖아요

1252
01:04:50,875 --> 01:04:55,166
물론 네가 고리티 부동산 중개소에
들어가기 전 이야기지

1253
01:04:55,750 --> 01:05:00,332
마르크스랑 레닌을
돌체앤가바나로 바꾸기 전이고

1254
01:05:00,333 --> 01:05:02,957
농담이라도
새로운 거로 하면 안 돼요?

1255
01:05:02,958 --> 01:05:05,416
건물 관리의 여왕님

1256
01:05:05,916 --> 01:05:07,957
300달러짜리 부츠를 신고

1257
01:05:07,958 --> 01:05:10,124
자기 이름을 배신한 사람

1258
01:05:10,125 --> 01:05:11,707
형편없는 이름이죠

1259
01:05:11,708 --> 01:05:14,624
클라라는 그런 이름 아니야

1260
01:05:14,625 --> 01:05:17,290
클라라 렘릭은
자기 신념을 위해 싸운 사람이야

1261
01:05:17,291 --> 01:05:20,540
저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잖아요

1262
01:05:20,541 --> 01:05:24,290
클라라 렘릭은
자신의 이상을 위해 싸웠지

1263
01:05:24,291 --> 01:05:25,374
또 시작이네

1264
01:05:25,375 --> 01:05:28,624
1948년 11월

1265
01:05:28,625 --> 01:05:30,665
'난 겨우 9살이었지'

1266
01:05:30,666 --> 01:05:33,582
난 겨우 9살이었지

1267
01:05:33,583 --> 01:05:36,499
그렇게 많은 사람이
모인 건 처음이었다

1268
01:05:36,500 --> 01:05:39,374
- 봉제공이 수천 명 모였어
- '난 뒤에 있었어'

1269
01:05:39,375 --> 01:05:41,957
난 아버지랑 뒤에 있었고

1270
01:05:41,958 --> 01:05:46,332
잘 볼 수 있게 아버지가
나를 어깨 위로 올려주셨어

1271
01:05:46,333 --> 01:05:49,874
대규모 총회가 열린 자리였단다

1272
01:05:49,875 --> 01:05:54,249
첫 번째 발표자는 곰퍼스
그다음은 몬세라트 벵고레아

1273
01:05:54,250 --> 01:05:56,707
팔라시오스, 벤베누토였어

1274
01:05:56,708 --> 01:05:58,707
다들 훌륭한 연설을 했지

1275
01:05:58,708 --> 01:06:02,749
생명보다 재산을
더 중요하게 여기고

1276
01:06:02,750 --> 01:06:05,957
사람보다 이익을 중시하는
사장들에 대해 말했어

1277
01:06:05,958 --> 01:06:09,125
아름다운 연설이었고
아름다운 말이었지

1278
01:06:10,000 --> 01:06:13,790
그래도 총회 분위기는
조금 냉랭했어

1279
01:06:13,791 --> 01:06:15,207
'그러다가 갑자기…'

1280
01:06:15,208 --> 01:06:18,707
그러다가 갑자기 내 바로 옆에서

1281
01:06:18,708 --> 01:06:22,957
깡마른 소녀 한 명이 일어서더니

1282
01:06:22,958 --> 01:06:25,124
무대로 달려갔어

1283
01:06:25,125 --> 01:06:28,124
겁도 없이 거물들 사이로 올라가서

1284
01:06:28,125 --> 01:06:33,249
수백 명 앞에서 이디시어로 외쳤지

1285
01:06:33,250 --> 01:06:36,665
상상이 되겠지만, 이디시어를 아는
사람은 거의 없었어

1286
01:06:36,666 --> 01:06:42,207
하지만 그 소녀한테는 자기 말을
이해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어

1287
01:06:42,208 --> 01:06:45,165
그 여자애가 클라라 렘릭이었어

1288
01:06:45,166 --> 01:06:47,165
'저는 노동자이고'

1289
01:06:47,166 --> 01:06:51,249
'저 역시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에
고통받는 사람이에요'

1290
01:06:51,250 --> 01:06:53,124
'따뜻함을 전하지 못하고'

1291
01:06:53,125 --> 01:06:56,207
'배고픔도 채우지 못하며
분노도 가라앉히지 못하는 말에'

1292
01:06:56,208 --> 01:06:58,082
'너무나 지쳤어요'

1293
01:06:58,083 --> 01:07:03,666
'지금 당장 총파업을
선언할 것을 제안합니다'

1294
01:07:04,333 --> 01:07:07,124
순간 완전한 침묵이 흐르더니

1295
01:07:07,125 --> 01:07:10,957
곧 군중의 함성이 폭발했어

1296
01:07:10,958 --> 01:07:13,458
다들 바닥을 쿵쿵 쳤고…

1297
01:07:15,125 --> 01:07:17,332
대표단이 승인을 요청했지

1298
01:07:17,333 --> 01:07:21,624
그러자 수천 명의 사람들이
찬성이라고 외쳤어!

1299
01:07:21,625 --> 01:07:23,332
다들 한 목소리로

1300
01:07:23,333 --> 01:07:24,957
'정말 확실합니까?'

1301
01:07:24,958 --> 01:07:28,583
'이 일을 위해
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습니까?'

1302
01:07:29,166 --> 01:07:31,665
3,000명이 손을 들었고

1303
01:07:31,666 --> 01:07:35,207
나를 안고 계셨던 아버지는 말했어

1304
01:07:35,208 --> 01:07:39,832
'손 들어라, 아들
손 들어, 난 맹세하니까'

1305
01:07:39,833 --> 01:07:41,999
나도 작은 손을 들었고

1306
01:07:42,000 --> 01:07:46,707
9살 된 내 심장은
미친 듯이 뛰고 있었어

1307
01:07:46,708 --> 01:07:49,665
아버지와 수천 명이
함께 맹세하던 그 순간에

1308
01:07:49,666 --> 01:07:53,415
'지금 내가 동참하는
대의를 배신한다면'

1309
01:07:53,416 --> 01:07:57,290
'이 손이 그대로 말라버려도 좋다'

1310
01:07:57,291 --> 01:08:00,040
- '대표단이…'
- 대표단이 외쳤지

1311
01:08:00,041 --> 01:08:04,874
- '총파업을 선언합니다!'
- '총파업을 선언합니다!'

1312
01:08:04,875 --> 01:08:08,541
- '그리고 다들…'
- 다들 클라라에게 환호했어!

1313
01:08:11,625 --> 01:08:15,082
세월이 흘러서 네가 태어났지

1314
01:08:15,083 --> 01:08:17,624
힘차게 울면서

1315
01:08:17,625 --> 01:08:19,124
나는 네 엄마한테 말했어

1316
01:08:19,125 --> 01:08:22,540
'에스테르, 저건 클라라 렘릭이
보여줬던 힘이야'

1317
01:08:22,541 --> 01:08:24,457
- 그 이름으로 짓자
- '그 이름으로 짓자'

1318
01:08:24,458 --> 01:08:28,540
- 넌 그런 열정을 타고났어!
- '넌 그런 열정을 타고났어!'

1319
01:08:28,541 --> 01:08:31,750
이쁜 우리 딸

1320
01:08:35,375 --> 01:08:38,000
- 이리 가자
- 감동적이네요, 아빠

1321
01:08:39,541 --> 01:08:40,957
그래

1322
01:08:40,958 --> 01:08:43,082
60년이 지난 지금에는

1323
01:08:43,083 --> 01:08:46,833
내가 KGB를
낳았다는 걸 깨달았지

1324
01:08:47,333 --> 01:08:49,082
지옥에나 가요, 아빠

1325
01:08:49,083 --> 01:08:51,833
안 따라오겠다고 맹세하면 가마

1326
01:08:52,541 --> 01:08:55,750
저한테 클라라는
그저 이름에 불과하지 않아요

1327
01:08:56,791 --> 01:08:59,333
저한테 그 이름은
저주 같은 거예요

1328
01:08:59,916 --> 01:09:03,374
학교 다니는 애들이 10살 되면

1329
01:09:03,375 --> 01:09:06,749
보통 자전거 같은 걸 받잖아요

1330
01:09:06,750 --> 01:09:09,374
그런데 아빠는
책 '자본론'을 주셨어요

1331
01:09:09,375 --> 01:09:11,665
저는 10살이었어요, 아빠

1332
01:09:11,666 --> 01:09:14,582
파트리시아 기억나요?
앞머리 있는 애요

1333
01:09:14,583 --> 01:09:16,665
그래, 당연히 기억하지

1334
01:09:16,666 --> 01:09:18,249
저의 유일한 친구였죠

1335
01:09:18,250 --> 01:09:20,458
어느 날 걔가
신을 믿는다고 하니까

1336
01:09:21,041 --> 01:09:23,374
저는 너무나 혼란스러웠어요

1337
01:09:23,375 --> 01:09:26,915
'아빠, 파트리시아가 신을 믿는대
뭐라고 말해야 해?'

1338
01:09:26,916 --> 01:09:29,582
'나중엔 안 믿게 될 거라고 해'

1339
01:09:29,583 --> 01:09:32,665
저는 그렇게 전했고
걔는 자기 엄마한테 말했죠

1340
01:09:32,666 --> 01:09:35,082
걔 엄마는 걔 아빠한테
아빠는 모두에게 말했어요

1341
01:09:35,083 --> 01:09:38,832
그다음 날부터 동네에서
저랑 놀겠다는 애가

1342
01:09:38,833 --> 01:09:41,166
한 명도 없었어요

1343
01:09:41,708 --> 01:09:42,957
저 혼자였죠

1344
01:09:42,958 --> 01:09:46,040
어린 시절 내내 혼자 보냈어요

1345
01:09:46,041 --> 01:09:47,707
불공평했어

1346
01:09:47,708 --> 01:09:51,874
넌 네 생각을 믿었고
난 그게 자랑스러웠다

1347
01:09:51,875 --> 01:09:54,874
네가 당을 떠났을 때도 존중했어

1348
01:09:54,875 --> 01:09:59,915
너는 인권, 말비나스 전쟁 반대
민주주의를 위해 싸웠어

1349
01:09:59,916 --> 01:10:04,999
너는 시위했고 네 목소리를 냈어
나나 누구의 목소리도 아니었지

1350
01:10:05,000 --> 01:10:08,207
넌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고
그런 의지를 사랑했어

1351
01:10:08,208 --> 01:10:09,665
네, 정말 좋았어요

1352
01:10:09,666 --> 01:10:13,290
- 그러다가 변했어
- 아빠, 사람은 다 변해요

1353
01:10:13,291 --> 01:10:15,582
변하지 않는 건 세상이죠

1354
01:10:15,583 --> 01:10:19,290
-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?
- 무슨 일이 있었냐고요?

1355
01:10:19,291 --> 01:10:22,541
저는 결혼하고 애 둘을 낳고
제 인생을 살았어요

1356
01:10:23,041 --> 01:10:27,291
이길 수 있는 싸움만 싸우고
전보다 똑똑해요, 그렇게 변했어요

1357
01:10:27,916 --> 01:10:31,416
이제는 동네 전체가
너랑 어울리고 싶어 하지

1358
01:10:31,916 --> 01:10:35,290
웃는 외과의사 리키랑 결혼했잖아

1359
01:10:35,291 --> 01:10:38,165
리키는 부자들을 치료하고
바가지를 씌워서

1360
01:10:38,166 --> 01:10:41,332
라오르케타에 집을 샀어

1361
01:10:41,333 --> 01:10:46,832
거기 사는 네 애들은
넷플릭스가 곧 TV인 줄 알고

1362
01:10:46,833 --> 01:10:49,540
다른 애들도 걔들이랑 놀아

1363
01:10:49,541 --> 01:10:51,999
그게 새로운 유토피아지

1364
01:10:52,000 --> 01:10:54,332
다들 아무 생각 없이 잘 어울려

1365
01:10:54,333 --> 01:10:55,749
- 난 아냐
- 갈게요

1366
01:10:55,750 --> 01:10:58,957
난 적을 가까이 두고 계속 지켜봐

1367
01:10:58,958 --> 01:11:02,290
- 절대 잊지 않지
- 무슨 일을 하면서요?

1368
01:11:02,291 --> 01:11:04,457
고작 정육점에서
피켓이나 들잖아요

1369
01:11:04,458 --> 01:11:09,957
아빠한테는 모든 일이 참 단순하죠
정말 부러울 정도예요

1370
01:11:09,958 --> 01:11:13,832
자신이 어느 편인지 확실해요
왜 옛날 싸움을 아직도 해요?

1371
01:11:13,833 --> 01:11:17,707
아빠가 말하는 혁명은 이제 없어요
오래됐고 다 끝난 일이에요

1372
01:11:17,708 --> 01:11:21,415
요즘 사람들이 어떤지
보기나 했어요?

1373
01:11:21,416 --> 01:11:23,207
아무것에도 관심 없어요

1374
01:11:23,208 --> 01:11:26,540
저는 아빠의 혁명에 참여할
시간이 없고요

1375
01:11:26,541 --> 01:11:28,207
너무 바쁘다고요

1376
01:11:28,208 --> 01:11:29,624
일하러 가야 해요

1377
01:11:29,625 --> 01:11:33,250
대가를 얻을 수 있는 곳에
갈 거예요, 아시겠어요?

1378
01:11:44,375 --> 01:11:46,000
내가 틀렸어

1379
01:11:47,666 --> 01:11:51,041
넌 이제 똑똑하지도 않아

1380
01:11:51,583 --> 01:11:54,125
세상이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안다

1381
01:11:54,625 --> 01:11:56,666
내가 바보인 줄 알아?

1382
01:11:57,250 --> 01:11:59,582
세상이 변하지 않았으니

1383
01:11:59,583 --> 01:12:05,499
스캔들에 대한 반응은
여전히 충격받는 것뿐이야

1384
01:12:05,500 --> 01:12:07,749
충격받는 거라고!

1385
01:12:07,750 --> 01:12:09,791
더는 못 참겠어요, 아빠
그만하세요

1386
01:12:16,333 --> 01:12:18,750
안녕, 라파포르트

1387
01:12:19,416 --> 01:12:20,583
그만해요, 아빠

1388
01:12:23,000 --> 01:12:25,874
안녕, 라파포르트

1389
01:12:25,875 --> 01:12:26,999
그 게임 안 해요

1390
01:12:27,000 --> 01:12:30,791
그러지 마, 어릴 때 좋아했잖아

1391
01:12:31,500 --> 01:12:33,541
지금은 기억도 안 나요

1392
01:12:34,333 --> 01:12:37,833
라파포르트, 가족은 잘 지내?

1393
01:12:38,833 --> 01:12:40,707
난 라파포르트가 아냐

1394
01:12:40,708 --> 01:12:42,250
신발 가게는 어때?

1395
01:12:44,541 --> 01:12:46,332
난 라파포르트가 아냐

1396
01:12:46,333 --> 01:12:49,666
안녕, 라파포르트, 잘 지내?

1397
01:12:50,666 --> 01:12:54,457
난 라파포르트가 아냐
내 등 두드리지 마

1398
01:12:54,458 --> 01:12:56,790
네가 뭐라고

1399
01:12:56,791 --> 01:13:01,375
내가 라파포르트한테 어떻게
인사해야 하는지 잔소리해?

1400
01:13:05,166 --> 01:13:07,458
너 아빠한테 화났구나

1401
01:13:13,833 --> 01:13:15,250
날 용서해 줘

1402
01:13:17,166 --> 01:13:19,000
저를 용서하세요, 아빠

1403
01:13:22,833 --> 01:13:24,874
아빠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해요

1404
01:13:24,875 --> 01:13:29,499
아냐, 아무것도 안 해도 돼

1405
01:13:29,500 --> 01:13:31,458
이 동네를 떠나시면 좋겠어요

1406
01:13:32,208 --> 01:13:35,583
위험하니까 거리 돌아다니는 거
그만하면 좋겠어요

1407
01:13:36,666 --> 01:13:38,291
저 결심이 섰어요

1408
01:13:39,541 --> 01:13:43,375
- 실례하마, 할 일이 있어
- 어디 가요, 아빠?

1409
01:13:44,958 --> 01:13:49,040
아빠, 제 말 좀 들으세요
여기 앉죠

1410
01:13:49,041 --> 01:13:51,708
계속 고민했던 얘기 좀 할게요

1411
01:13:52,250 --> 01:13:53,416
좀 들어보세요

1412
01:13:55,625 --> 01:13:56,666
저기…

1413
01:13:57,583 --> 01:14:01,875
세 가지 선택지를 드릴 테니
그중 하나를 선택해야 해요

1414
01:14:02,708 --> 01:14:06,415
첫 번째는 저랑 같이 사는 거예요

1415
01:14:06,416 --> 01:14:09,916
- 욕실 딸린 방을 혼자 쓰세요
- 거절하마

1416
01:14:11,583 --> 01:14:13,040
두 번째예요

1417
01:14:13,041 --> 01:14:18,415
웃는 외과의사 리키가 우리 집
근처에서 괜찮은 곳을 찾았어요

1418
01:14:18,416 --> 01:14:22,290
직접 보시라고 가져왔어요
로스알레르세 주거시설이에요

1419
01:14:22,291 --> 01:14:23,916
거절하마

1420
01:14:25,375 --> 01:14:27,540
세 번째 선택지도 있어요

1421
01:14:27,541 --> 01:14:29,457
별로 내키지는 않지만

1422
01:14:29,458 --> 01:14:33,124
한 달 동안은 어떨지
지켜볼 의향이 있어요

1423
01:14:33,125 --> 01:14:34,791
아빠 집에서 지내세요

1424
01:14:35,416 --> 01:14:38,582
- 그래
- 대신 저를 피해 숨진 마세요

1425
01:14:38,583 --> 01:14:41,625
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
제가 방문하는 데 동의하고

1426
01:14:42,375 --> 01:14:44,250
공원에 오지 마세요

1427
01:14:44,958 --> 01:14:47,582
거리를 돌아다니지 마세요, 아빠

1428
01:14:47,583 --> 01:14:51,582
그리고 매일 정오에는
여기 가셔야 해요

1429
01:14:51,583 --> 01:14:53,415
제가 둘러봤는데 참 괜찮아요

1430
01:14:53,416 --> 01:14:57,624
여기에서 점심도 나오고
오후에는 활동 프로그램도 있어요

1431
01:14:57,625 --> 01:14:59,957
우스파야타 노인 센터라는
곳이에요

1432
01:14:59,958 --> 01:15:01,041
무슨 센터?

1433
01:15:02,583 --> 01:15:05,249
- 우스파야타 센터요
- 아

1434
01:15:05,250 --> 01:15:08,457
거기 가면… 이것 보세요

1435
01:15:08,458 --> 01:15:10,582
무슨 활동을 하는지 읽어보세요

1436
01:15:10,583 --> 01:15:11,957
'오후 1시'

1437
01:15:11,958 --> 01:15:16,624
'알프레도 만토바니 박사가
노년의 위생과 질병 예방에 대해'

1438
01:15:16,625 --> 01:15:20,582
'시청각 자료로
발표를 진행합니다'

1439
01:15:20,583 --> 01:15:22,207
'위생이 최고'

1440
01:15:22,208 --> 01:15:23,124
아…

1441
01:15:23,125 --> 01:15:28,582
'오후 2시, 민속음악이 최고
가우초 기타 음악 체험'

1442
01:15:28,583 --> 01:15:29,665
좋네요

1443
01:15:29,666 --> 01:15:34,790
'오후 3시 30분
미술과 공예 워크숍'

1444
01:15:34,791 --> 01:15:39,124
'그라시엘라 라이문데스의
지도로 진행합니다'

1445
01:15:39,125 --> 01:15:40,957
좋아, 그러니까 요약하면

1446
01:15:40,958 --> 01:15:43,624
라오르케타에 유배 가기

1447
01:15:43,625 --> 01:15:49,207
다음은 악마의 섬
그리고 노인 유치원이 있구나

1448
01:15:49,208 --> 01:15:53,332
거절하마, 이것도 거절
이것도 거절할게

1449
01:15:53,333 --> 01:15:56,708
그럼 괜찮다면 이만 가볼게

1450
01:15:57,250 --> 01:15:59,041
아빠한테 뽀뽀해

1451
01:15:59,750 --> 01:16:04,125
뽀뽀 아주 많이, 됐어, 고맙다

1452
01:16:21,291 --> 01:16:23,041
아빠를 고소할 거예요

1453
01:16:27,250 --> 01:16:31,000
아빠가 정육점에서 난동 피운 후로
변호사를 만나러 갔어요

1454
01:16:31,625 --> 01:16:34,000
제가 법적으로
아빠 후견인이 될 수 있어요

1455
01:16:35,791 --> 01:16:37,874
변호사 말이 아빠가

1456
01:16:37,875 --> 01:16:42,499
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
혼자 생활할 수 없다는

1457
01:16:42,500 --> 01:16:44,375
증거가 충분하대요

1458
01:16:45,458 --> 01:16:49,332
남을 공격하거나 협박하고

1459
01:16:49,333 --> 01:16:51,166
다른 사람을 사칭했으니까요

1460
01:16:54,208 --> 01:16:57,625
아빠가 보행기에 의존해서
걸어 다니시는 걸 보니까

1461
01:16:58,958 --> 01:17:01,041
보호하고 싶어요

1462
01:17:02,250 --> 01:17:03,250
부탁드려요

1463
01:17:04,166 --> 01:17:06,166
변호사한테 전화하게 하지 마세요

1464
01:17:06,875 --> 01:17:09,790
도망치셔도 찾아낼 거예요

1465
01:17:09,791 --> 01:17:12,790
필요하다면
미움받을 각오도 돼있어요

1466
01:17:12,791 --> 01:17:16,458
-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?
- 그래요

1467
01:17:20,041 --> 01:17:23,290
클라리타, 할 말이 있어

1468
01:17:23,291 --> 01:17:27,374
내가 죽은 뒤
너 읽으라고 편지를 써놨는데

1469
01:17:27,375 --> 01:17:30,915
지금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

1470
01:17:30,916 --> 01:17:33,208
뭔데요? 무섭잖아요

1471
01:17:33,750 --> 01:17:35,250
네 엄마와 나는

1472
01:17:36,000 --> 01:17:38,999
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무척 컸어

1473
01:17:39,000 --> 01:17:42,125
그 점은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

1474
01:17:42,625 --> 01:17:46,874
1959년 새해에

1475
01:17:46,875 --> 01:17:50,749
우리는 청년 노동자 클럽에서
파티 중이었고

1476
01:17:50,750 --> 01:17:53,124
사과주를 마시면서

1477
01:17:53,125 --> 01:17:56,749
변증법적유물론에 대해 얘기하고

1478
01:17:56,750 --> 01:17:58,915
잉여가치에 대해 논의했는데

1479
01:17:58,916 --> 01:18:01,832
여자한테 작업 거는 데도 성공했지

1480
01:18:01,833 --> 01:18:05,249
그런데 갑자기
쿠바 소식이 들려왔어

1481
01:18:05,250 --> 01:18:07,624
피델이 아바나에 입성했고

1482
01:18:07,625 --> 01:18:10,457
혁명이 승리를 거뒀다는 거야

1483
01:18:10,458 --> 01:18:15,832
우리가 뭘 하고, 뭘 하지 말지
열띤 토론이 벌어졌어

1484
01:18:15,833 --> 01:18:20,165
마치 비야 크레스포에서
뭐라도 할 수 있는 것처럼

1485
01:18:20,166 --> 01:18:22,999
사람들은 전략을
논의하기 시작했어

1486
01:18:23,000 --> 01:18:25,915
다들 싸우고 다퉜지

1487
01:18:25,916 --> 01:18:29,457
그때 한 여자가 눈에 들어오더구나

1488
01:18:29,458 --> 01:18:32,875
라디오를 들으면서
눈물을 흘리고 있었어

1489
01:18:33,375 --> 01:18:35,375
바로 네 엄마 에스테르였지

1490
01:18:36,041 --> 01:18:38,250
그 모습을 보니까
내 마음이 따뜻해졌어

1491
01:18:38,750 --> 01:18:43,291
그렇게 시간이 흘러
네가 태어났단다, 사랑하는 딸

1492
01:18:43,833 --> 01:18:46,249
모든 것이 완벽했지

1493
01:18:46,250 --> 01:18:49,708
1992년 10월이 오기 전까지는

1494
01:18:50,375 --> 01:18:52,041
10월 3일이었단다

1495
01:18:53,166 --> 01:18:54,583
무슨 일이 있었는데요?

1496
01:18:57,041 --> 01:18:58,708
내가 사랑에 빠졌어

1497
01:18:59,208 --> 01:19:03,541
클라리타, 그게 내 인생에서
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었다

1498
01:19:04,208 --> 01:19:06,207
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

1499
01:19:06,208 --> 01:19:09,707
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
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죠

1500
01:19:09,708 --> 01:19:13,499
그녀는 20살이었고 난 53살이었어

1501
01:19:13,500 --> 01:19:15,040
- 뭐라고요?
- 그래

1502
01:19:15,041 --> 01:19:18,916
- 어디서 만났어요?
- 아미아 도서관에서

1503
01:19:19,625 --> 01:19:21,915
큰 테이블에 앉아있다가

1504
01:19:21,916 --> 01:19:26,874
사랑스러운
아나 그림베르그를 본 거야

1505
01:19:26,875 --> 01:19:28,583
공부하고 있더구나

1506
01:19:29,083 --> 01:19:31,833
그녀가 고개를 들고
나한테 미소 지었지

1507
01:19:32,916 --> 01:19:36,124
나는 아무 말도 못 했고

1508
01:19:36,125 --> 01:19:38,416
아나는 다시 책을 봤어

1509
01:19:39,833 --> 01:19:42,499
표정이 너무 슬펐어

1510
01:19:42,500 --> 01:19:44,833
혼자 온 게 분명했지

1511
01:19:45,791 --> 01:19:49,666
아나가 가려고 일어나자
꼭 말을 걸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

1512
01:19:50,166 --> 01:19:52,540
과연 용기를 낼 수 있을까?

1513
01:19:52,541 --> 01:19:55,040
결국 말을 걸었지

1514
01:19:55,041 --> 01:19:56,332
나는 아나와 얘기했고

1515
01:19:56,333 --> 01:20:00,915
우리는 몇 시간 동안
대화를 나눴어

1516
01:20:00,916 --> 01:20:06,791
며칠 후에는 피노치에토 거리에
있는 아나의 작은 아파트에서

1517
01:20:07,583 --> 01:20:10,458
내 인생에서
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단다

1518
01:20:11,208 --> 01:20:15,290
아나는 자살할 생각이었는데
내가 구해줬다고 말했지

1519
01:20:15,291 --> 01:20:18,540
내가 때맞춰
그녀를 구한 거야, 클라리타

1520
01:20:18,541 --> 01:20:20,290
딱 맞춰서

1521
01:20:20,291 --> 01:20:22,791
내 덕분에 아나는 죽지 않았어

1522
01:20:23,541 --> 01:20:26,708
하지만 난 에스테르랑 결혼했으니

1523
01:20:27,208 --> 01:20:29,416
어쩔 도리가 없었어

1524
01:20:30,083 --> 01:20:33,749
아나는 새 삶을 시작하려고
이스라엘로 갔는데

1525
01:20:33,750 --> 01:20:37,416
6개월 후에 편지가 왔어

1526
01:20:38,125 --> 01:20:40,208
이런 내용이었지
'아기를 낳았어요'

1527
01:20:41,791 --> 01:20:43,332
딸이었어

1528
01:20:43,333 --> 01:20:46,999
그 후로 1, 2년마다

1529
01:20:47,000 --> 01:20:49,540
짧은 편지가 오더니

1530
01:20:49,541 --> 01:20:51,082
나중에는 잠잠했지

1531
01:20:51,083 --> 01:20:52,583
편지가 다시는 안 왔어

1532
01:20:53,083 --> 01:20:58,374
그런데 3개월 전에
이스라엘 대사관에서 전보가 왔고

1533
01:20:58,375 --> 01:21:02,040
그림베르그 하사가
나를 만나러 온다는 내용이었어

1534
01:21:02,041 --> 01:21:05,290
다음 금요일 오후 5시에

1535
01:21:05,291 --> 01:21:10,624
5시 정각이 되자
그림베르그 하사가 나타났어

1536
01:21:10,625 --> 01:21:12,041
여자더구나

1537
01:21:12,791 --> 01:21:15,958
어쨌든 그림베르그 하사는

1538
01:21:17,250 --> 01:21:19,249
내 딸이란다

1539
01:21:19,250 --> 01:21:21,499
32살이고

1540
01:21:21,500 --> 01:21:24,415
엄마를 쏙 빼닮아서 아름다워

1541
01:21:24,416 --> 01:21:28,625
나를 만나려고
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온 거야

1542
01:21:29,333 --> 01:21:31,958
나한테 같이 살자고 하더구나

1543
01:21:32,458 --> 01:21:35,250
그래서 너한테 말해야 했어

1544
01:21:36,041 --> 01:21:39,208
우린 다음 달에 이스라엘로 가

1545
01:21:40,291 --> 01:21:42,958
거기서 여생을 보낼 거다

1546
01:21:43,541 --> 01:21:45,166
그러니까 답 나왔어

1547
01:21:45,666 --> 01:21:48,415
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

1548
01:21:48,416 --> 01:21:52,208
어떻게 걱정을 안 해요?
아빠가 지금 말하는 건…

1549
01:21:54,916 --> 01:21:58,415
나한테도 쉬운 일이 아니란다

1550
01:21:58,416 --> 01:22:02,082
그래도 말해야 했다는 건
이해하지?

1551
01:22:02,083 --> 01:22:03,415
알겠어?

1552
01:22:03,416 --> 01:22:04,374
응?

1553
01:22:04,375 --> 01:22:07,165
- 그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
- 만나야지

1554
01:22:07,166 --> 01:22:08,749
네 동생이야

1555
01:22:08,750 --> 01:22:12,207
- 언제 만날 수 있죠?
- 모레, 금요일

1556
01:22:12,208 --> 01:22:14,832
내가 점심을 사마

1557
01:22:14,833 --> 01:22:18,832
아뇨, 제가 낼 테니까
좋은 식당으로 가요

1558
01:22:18,833 --> 01:22:19,916
알았어

1559
01:22:20,666 --> 01:22:23,000
알았어요, 축하해요

1560
01:22:23,958 --> 01:22:27,665
드디어 아빠가 원하던
전사 딸을 갖게 되셨네요

1561
01:22:27,666 --> 01:22:30,790
아니, 앉아, 어디 가니?

1562
01:22:30,791 --> 01:22:34,457
늦었어요, 아빠
썰매를 이중주차해 놨고

1563
01:22:34,458 --> 01:22:36,124
시베리아는 멀어요

1564
01:22:36,125 --> 01:22:38,415
- 금요일에 봐요
- 이리 와서 앉아

1565
01:22:38,416 --> 01:22:39,708
금요일에 봐요, 아빠

1566
01:22:40,208 --> 01:22:43,791
이리 와, 클라리타
잠깐만, 라파포르트

1567
01:22:44,291 --> 01:22:46,332
안녕, 라파포르트!

1568
01:22:46,333 --> 01:22:48,707
라파포르트, 어떻게 된 거야?

1569
01:22:48,708 --> 01:22:52,790
예전에는 너 키 크고 금발이었는데

1570
01:22:52,791 --> 01:22:53,875
이제는…

1571
01:22:55,791 --> 01:22:59,208
라파포르트

1572
01:23:01,375 --> 01:23:03,458
라파포르트

1573
01:23:05,083 --> 01:23:07,083
라파포르트

1574
01:23:19,875 --> 01:23:22,374
전부 지어낸 이야기잖아

1575
01:23:22,375 --> 01:23:24,083
당연하지

1576
01:23:24,583 --> 01:23:27,832
진짜 망할 자식이네

1577
01:23:27,833 --> 01:23:30,249
자기 딸한테 그런 짓을 하네

1578
01:23:30,250 --> 01:23:32,540
목숨을 구하려고 그랬어

1579
01:23:32,541 --> 01:23:33,957
내가 살려고

1580
01:23:33,958 --> 01:23:35,957
개자식이네, 맙소사

1581
01:23:35,958 --> 01:23:38,582
나를 요양원에 보낸다고 하니까

1582
01:23:38,583 --> 01:23:40,832
미적거릴 여유가 없었어

1583
01:23:40,833 --> 01:23:45,290
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이
많다고 들었지만

1584
01:23:45,291 --> 01:23:48,207
당신 같은 개자식은 처음 봐

1585
01:23:48,208 --> 01:23:52,124
당신이라면 양처럼
순순히 수용소로 끌려가서

1586
01:23:52,125 --> 01:23:54,290
교수대에 매달렸을 거야

1587
01:23:54,291 --> 01:23:58,415
난 어떤 일이 있어도
딸한테 그런 짓 안 해, 절대로

1588
01:23:58,416 --> 01:24:01,790
이젠 내 딸이 아냐, 적과 한패지

1589
01:24:01,791 --> 01:24:06,207
어차피 당신 거짓말은 오래 못 가
왜냐하면 모레, 금요일에…

1590
01:24:06,208 --> 01:24:09,457
모레쯤이면 난 케무케무
아니면 홍콩에 있을 거야

1591
01:24:09,458 --> 01:24:11,207
케무케무 좋아하네

1592
01:24:11,208 --> 01:24:13,790
그 꼴로는 시내도 못 가

1593
01:24:13,791 --> 01:24:16,874
아무도 날 못 찾는 곳으로
사라질 거야

1594
01:24:16,875 --> 01:24:18,707
정말? 당신 딸은 어쩌고?

1595
01:24:18,708 --> 01:24:22,165
당신이 죽은 줄 알 거 아냐

1596
01:24:22,166 --> 01:24:24,540
당신 도대체 어떤 인간이야?

1597
01:24:24,541 --> 01:24:27,249
아무한테도 신경 안 쓰잖아
이 노인네야

1598
01:24:27,250 --> 01:24:29,874
편지 한 통 남기면 돼

1599
01:24:29,875 --> 01:24:35,666
편지를 보내서 내가
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설명할 거야

1600
01:24:36,250 --> 01:24:37,333
그거면 돼

1601
01:24:39,833 --> 01:24:41,333
로드리고?

1602
01:24:42,250 --> 01:24:45,083
아니, 로드리고일 리가 없어
덩치가 훨씬 커

1603
01:24:47,000 --> 01:24:50,041
그림 잘 그렸네, 라우리타
진짜 똑같아

1604
01:24:53,291 --> 01:24:54,457
날 어떻게 찾았어?

1605
01:24:54,458 --> 01:24:58,041
찾으면 나오기 마련이야
나한테 빚진 거 있지?

1606
01:24:58,833 --> 01:25:00,250
그래, 맞아

1607
01:25:03,208 --> 01:25:04,208
여기 있어

1608
01:25:04,708 --> 01:25:07,624
잠깐만, 50만 페소 빚졌잖아
이건 10만도 안 돼

1609
01:25:07,625 --> 01:25:10,540
이봐, 이리 와

1610
01:25:10,541 --> 01:25:12,332
이리 와, 어서

1611
01:25:12,333 --> 01:25:13,915
- 뭔데?
- 이리 와

1612
01:25:13,916 --> 01:25:15,540
- 설명할게
- 뭘?

1613
01:25:15,541 --> 01:25:18,290
공원에 나쁜 놈과
약쟁이들 천지라고 얘기하게?

1614
01:25:18,291 --> 01:25:20,790
지금은 돈이 없지만 꼭 구할게

1615
01:25:20,791 --> 01:25:23,665
네가 새벽 3시에
코카인 달라고 전화했을 때

1616
01:25:23,666 --> 01:25:25,499
내가 안 된다고 한 적 있어?

1617
01:25:25,500 --> 01:25:27,457
- 아니
- 내가 실망시킨 적 있어?

1618
01:25:27,458 --> 01:25:29,290
아니, 알아, 미안해

1619
01:25:29,291 --> 01:25:31,957
젠장, 원칙도 없는
인간들이 제일 싫어!

1620
01:25:31,958 --> 01:25:33,208
이리 와

1621
01:25:33,791 --> 01:25:34,875
이리 와!

1622
01:25:37,000 --> 01:25:38,750
거기 서, 빌어먹을!

1623
01:25:41,083 --> 01:25:42,458
아무 일 없는 척해, 젠장

1624
01:25:43,375 --> 01:25:47,124
날 우습게 보면 안 돼, 라우리타
우습게 보지 마

1625
01:25:47,125 --> 01:25:49,999
네가 날 무시하면
나는 돈을 못 받고

1626
01:25:50,000 --> 01:25:53,208
내가 돈을 못 받으면
너는 늙을 때까지 못 살아

1627
01:25:53,958 --> 01:25:55,957
내일 8시에 정자에서 보자

1628
01:25:55,958 --> 01:25:58,125
제발 시간을 더 줘, 도저히…

1629
01:26:00,625 --> 01:26:02,041
이리 와

1630
01:26:04,666 --> 01:26:06,000
잘 들어

1631
01:26:06,958 --> 01:26:09,875
안 된다고 하지 마, 라우리타

1632
01:26:10,833 --> 01:26:13,333
넌 뭐든 해낼 수 있는 애야

1633
01:26:14,750 --> 01:26:16,750
네 부모한테 가서 돈 받아

1634
01:26:17,500 --> 01:26:18,540
물건을 팔든지

1635
01:26:18,541 --> 01:26:21,207
- 아니면 구석에서 네 몸을 팔아
- 안 돼

1636
01:26:21,208 --> 01:26:22,958
나는 꼭 돈을 받아낼 거야

1637
01:26:24,166 --> 01:26:27,207
- 내일 8시에 정자에서 보자
- 안 돼

1638
01:26:27,208 --> 01:26:29,583
이 고장을 떠날 생각 하지 마

1639
01:26:30,125 --> 01:26:31,541
그건 실수하는 거야

1640
01:26:35,666 --> 01:26:37,250
빌어먹을

1641
01:26:38,000 --> 01:26:39,958
거지 같은 도시

1642
01:26:40,791 --> 01:26:43,708
여기 살다 보면
나까지 쓰레기 된 기분이 들어

1643
01:26:46,916 --> 01:26:48,500
잘 가, 내일 보자

1644
01:26:53,625 --> 01:26:54,916
아가씨!

1645
01:26:56,250 --> 01:26:57,458
아가씨!

1646
01:27:01,208 --> 01:27:03,041
괜찮아요, 아가씨?

1647
01:27:05,625 --> 01:27:07,750
이런, 맙소사…

1648
01:27:08,625 --> 01:27:10,458
세상에!

1649
01:27:11,125 --> 01:27:13,707
여기요, 받아요

1650
01:27:13,708 --> 01:27:17,999
필요하면 이거 받아요, 아가씨

1651
01:27:18,000 --> 01:27:18,915
고맙습니다

1652
01:27:18,916 --> 01:27:21,791
괜찮아요, 천만에요

1653
01:27:22,583 --> 01:27:24,875
그 남자 사채업자예요?

1654
01:27:26,166 --> 01:27:27,541
아뇨, 딜러예요

1655
01:27:30,791 --> 01:27:32,458
물건 파는 사람요

1656
01:27:32,958 --> 01:27:36,250
- 마약상이에요
- 그자한테 줄 돈이 없는 거예요?

1657
01:27:37,750 --> 01:27:38,915
아이고

1658
01:27:38,916 --> 01:27:42,999
내 조언대로 해요
가능한 한 빨리 여기서 떠나요

1659
01:27:43,000 --> 01:27:46,165
최대한 멀리 떠나요

1660
01:27:46,166 --> 01:27:48,374
필요하면 이 도시를 떠나요

1661
01:27:48,375 --> 01:27:49,665
잘 모르지만…

1662
01:27:49,666 --> 01:27:52,665
목적지를 몰라도 되니까
어서 기차 타고 떠나요

1663
01:27:52,666 --> 01:27:56,082
- 빨리 떠나요, 내 말 들어요
- 안 돼요

1664
01:27:56,083 --> 01:27:59,124
왜요? 왜 제가 떠나야 해요?

1665
01:27:59,125 --> 01:28:01,333
이제 중독에서 회복 중이고

1666
01:28:01,833 --> 01:28:04,625
석 달째 약 안 하고 있어요

1667
01:28:05,250 --> 01:28:07,874
미술학교에 등록했고요

1668
01:28:07,875 --> 01:28:11,374
- 보여드릴까요?
- 그럼요, 좋죠

1669
01:28:11,375 --> 01:28:13,624
저는 매일 공원에 와서

1670
01:28:13,625 --> 01:28:15,790
그림 그리면서 시간을 보내요

1671
01:28:15,791 --> 01:28:19,332
열심히 살아보려고
노력 중이거든요

1672
01:28:19,333 --> 01:28:20,874
그런데 다 헛된 것 같아요

1673
01:28:20,875 --> 01:28:25,207
안 돼요, 아가씨가 그린 건데
그러지 마요

1674
01:28:25,208 --> 01:28:28,875
안 돼요, 정말 예쁜 그림인데
그러지 마요

1675
01:28:30,500 --> 01:28:34,332
내 충고대로 해요
빨리 멀리 떠나요

1676
01:28:34,333 --> 01:28:35,416
싫어요

1677
01:28:36,250 --> 01:28:38,666
그자들한테서
도망치는 건 불가능해요

1678
01:28:39,166 --> 01:28:42,916
사방에 깔린
체인점 같은 인간들이에요

1679
01:28:43,416 --> 01:28:44,916
맞는 말이야

1680
01:28:45,500 --> 01:28:48,666
다른 방법을 써야 해

1681
01:28:49,375 --> 01:28:51,165
말해봐요, 아가씨

1682
01:28:51,166 --> 01:28:55,540
금요일 점심에 약속 있어요?

1683
01:28:55,541 --> 01:28:56,915
모르겠어요

1684
01:28:56,916 --> 01:29:00,999
금요일에는 입원하거나
아니면 죽어있을 거예요

1685
01:29:01,000 --> 01:29:04,457
아뇨, 입원할 일 없어요

1686
01:29:04,458 --> 01:29:06,832
날 믿어야 해요

1687
01:29:06,833 --> 01:29:08,708
죽을 일 없어요

1688
01:29:09,375 --> 01:29:11,749
아가씨는 안 죽어요

1689
01:29:11,750 --> 01:29:13,541
알겠어요?

1690
01:29:54,916 --> 01:29:56,041
몇 시야?

1691
01:30:08,958 --> 01:30:10,375
8시 10분 전

1692
01:30:10,875 --> 01:30:12,083
아주 좋아

1693
01:30:12,583 --> 01:30:13,915
내 이름이 뭐지?

1694
01:30:13,916 --> 01:30:16,665
또 물어? 몇 번이나 말해야 해?

1695
01:30:16,666 --> 01:30:18,208
내 이름이 뭐지?

1696
01:30:18,708 --> 01:30:20,290
도나토

1697
01:30:20,291 --> 01:30:21,999
전체 이름은?

1698
01:30:22,000 --> 01:30:24,082
세베리노 도나토

1699
01:30:24,083 --> 01:30:26,290
또 다른 이름은…

1700
01:30:26,291 --> 01:30:28,374
'쉰 목소리' 도나토

1701
01:30:28,375 --> 01:30:29,916
됐어? 나 합격이야?

1702
01:30:30,500 --> 01:30:34,374
'쉰 목소리'
세베리노 도나토 치안총감

1703
01:30:34,375 --> 01:30:36,749
좋아, 당신 차례야, 당신 이름은?

1704
01:30:36,750 --> 01:30:38,415
내 이름은 '엿 먹어라'

1705
01:30:38,416 --> 01:30:39,999
당신 이름이 뭐지?

1706
01:30:40,000 --> 01:30:42,374
'말 더듬는 입' 로블레도

1707
01:30:42,375 --> 01:30:43,957
'말더듬이' 로블레도

1708
01:30:43,958 --> 01:30:47,582
어떻게 말더듬이가
말 더듬는 입이 돼?

1709
01:30:47,583 --> 01:30:49,083
쉰 목소리는 괜찮고?

1710
01:30:49,666 --> 01:30:51,207
웃기고 있네

1711
01:30:51,208 --> 01:30:54,207
말더듬이 로블레도야
말더듬이 로블레도라고

1712
01:30:54,208 --> 01:30:57,374
놈이 날 쏘기 전에
나에 대해서 물어볼 거 같아?

1713
01:30:57,375 --> 01:30:59,999
대화 중에 그런 얘기가
나올지도 몰라

1714
01:31:00,000 --> 01:31:03,000
이런 상황에선 디테일이 생명이야

1715
01:31:03,500 --> 01:31:06,291
말더듬이라고 하면
기관총처럼 들려

1716
01:31:08,958 --> 01:31:09,874
말더듬이

1717
01:31:09,875 --> 01:31:12,207
당신은 이렇게 자기소개해

1718
01:31:12,208 --> 01:31:15,332
'말더듬이'
에바리스토 로블레도 경사

1719
01:31:15,333 --> 01:31:17,665
싫어, 그딴 소리 안 지껄일래

1720
01:31:17,666 --> 01:31:21,332
내가 계획한 대로 할 거니까
더 이상 말하지 마

1721
01:31:21,333 --> 01:31:23,000
당신한테는 무리한 요구지만

1722
01:31:25,208 --> 01:31:26,833
나 지금 담배 피우고 있어

1723
01:31:27,333 --> 01:31:28,415
담배 피운다고

1724
01:31:28,416 --> 01:31:30,957
32년 동안 담배에 손 안 댔는데

1725
01:31:30,958 --> 01:31:34,415
당신을 만나고 담배 피우고 있어
기가 막혀 죽겠네

1726
01:31:34,416 --> 01:31:39,832
그 여자애를 위해서 하는 거야
매춘으로 빠지지 않게 하려고

1727
01:31:39,833 --> 01:31:43,374
하지만 일 끝나면
1분도 더 머무를 생각 없어

1728
01:31:43,375 --> 01:31:46,000
당신은 시한폭탄이야, 이 노인네야

1729
01:31:46,500 --> 01:31:49,332
우리가 함께한 역사를 되짚어봐

1730
01:31:49,333 --> 01:31:52,040
내가 당신한테 무슨 해를
끼쳤지? 설명해 봐

1731
01:31:52,041 --> 01:31:55,749
그 어린 깡패 녀석은
어제도 오늘도 안 나타났어

1732
01:31:55,750 --> 01:31:58,707
이제 상납금 같은 건 안 내도 돼
그렇지 않아?

1733
01:31:58,708 --> 01:31:59,915
아직은

1734
01:31:59,916 --> 01:32:01,624
당신 직장은 어쩌고?

1735
01:32:01,625 --> 01:32:05,457
내가 로베르트와 대화한 뒤에
당신 해고 얘기를 꺼낸 사람 있어?

1736
01:32:05,458 --> 01:32:06,999
아직은 없어

1737
01:32:07,000 --> 01:32:09,457
그 작자가 여기 도착하면

1738
01:32:09,458 --> 01:32:12,749
다가가서 이렇게 말해
'안녕하시오'

1739
01:32:12,750 --> 01:32:16,832
'나는 말더듬이
에바리스토 로블레도 경사요'

1740
01:32:16,833 --> 01:32:21,165
'도나토 치안총감님이
당신과 얘기하고 싶대요'

1741
01:32:21,166 --> 01:32:23,000
일명 쉰 목소리로 불리는 분이죠

1742
01:32:23,500 --> 01:32:26,040
그자를 여기로 데려오기만 하면

1743
01:32:26,041 --> 01:32:27,790
당신 일은 끝나

1744
01:32:27,791 --> 01:32:29,540
그럼 여길 뜨는 거지

1745
01:32:29,541 --> 01:32:33,665
결과는 집에 가서
뉴스를 보고 알게 될 테고

1746
01:32:33,666 --> 01:32:35,165
이해가 안 돼

1747
01:32:35,166 --> 01:32:38,540
당신이 그자와 직접 얘기할 건데

1748
01:32:38,541 --> 01:32:40,040
내가 왜 필요해?

1749
01:32:40,041 --> 01:32:43,207
- 이해가 안 돼
- 디테일이 중요해, 안토니오

1750
01:32:43,208 --> 01:32:47,958
그렇게 해야 나한테 직원과
조직이 있는 것처럼 보이잖아

1751
01:32:54,375 --> 01:32:58,250
자, 카르도소, 지금이야

1752
01:33:05,291 --> 01:33:06,374
아니, 그냥 가자

1753
01:33:06,375 --> 01:33:10,750
아니, 저쪽이야, 저쪽으로 가

1754
01:33:20,333 --> 01:33:22,041
뭐야, 노친네?

1755
01:33:22,791 --> 01:33:26,250
나는 '말더듬이'
에바리스토 로블레도요, 반가워요

1756
01:33:27,333 --> 01:33:31,541
내 상관… 도나토 치안총감님이
저쪽에 계세요

1757
01:33:32,291 --> 01:33:33,624
당신한테 할 말 있대요

1758
01:33:33,625 --> 01:33:35,082
- 당신 상관?
- 네

1759
01:33:35,083 --> 01:33:38,207
난 저분 부하 직원인데
당신을 만나고 싶대요

1760
01:33:38,208 --> 01:33:39,999
- 당신 누군데?
- 저분의 부하 직원요

1761
01:33:40,000 --> 01:33:41,125
누구냐니까!

1762
01:33:41,791 --> 01:33:43,124
로블레도

1763
01:33:43,125 --> 01:33:44,665
말더듬이 에바리스토요

1764
01:33:44,666 --> 01:33:47,040
낯익네, 우리 아는 사이 아냐?

1765
01:33:47,041 --> 01:33:48,124
아니에요

1766
01:33:48,125 --> 01:33:50,999
아닙니다, 당신은 날 몰라요

1767
01:33:51,000 --> 01:33:56,874
아니, 이봐요, 당신은 날 몰라요
왜냐하면… 저기… 나는…

1768
01:33:56,875 --> 01:33:58,707
난 아무도 아니에요

1769
01:33:58,708 --> 01:34:01,332
- 아무도 아니라니?
- 난 아무도 아니에요

1770
01:34:01,333 --> 01:34:03,457
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에요

1771
01:34:03,458 --> 01:34:06,333
아니, 내 말에 주목해요
왜냐하면…

1772
01:34:06,875 --> 01:34:10,999
중요한 분이
당신을 보자고 하시는 거예요

1773
01:34:11,000 --> 01:34:12,625
안 돼, 나 바빠

1774
01:34:18,458 --> 01:34:21,165
- 총감님이…
- 안 된다고 했잖아, 바빠!

1775
01:34:21,166 --> 01:34:23,250
내가 못 알아들었어요

1776
01:34:30,125 --> 01:34:33,708
여기 올 수가 없대, 바쁘다는데

1777
01:34:35,166 --> 01:34:36,708
잘 들어, 이 자식아

1778
01:34:38,458 --> 01:34:39,874
나한테 한 소리야?

1779
01:34:39,875 --> 01:34:43,082
그래, 너 말이다, 알 카포네

1780
01:34:43,083 --> 01:34:45,165
- 이리 와
- 원하는 게 뭐야?

1781
01:34:45,166 --> 01:34:49,124
소리 지르기 싫으니까 이리 와

1782
01:34:49,125 --> 01:34:52,915
라우리타 마르티네스, 50만 페소

1783
01:34:52,916 --> 01:34:56,624
그 이름이랑 액수가
익숙하지 않나?

1784
01:34:56,625 --> 01:34:57,791
뭐라고?

1785
01:34:58,291 --> 01:34:59,832
이리 와, 어린 친구

1786
01:34:59,833 --> 01:35:02,332
어르신과 얘기 좀 하자

1787
01:35:02,333 --> 01:35:05,749
둘이 얘기하게 비켜줄게요

1788
01:35:05,750 --> 01:35:08,290
라우라 마르티네스가 왜?
당신 누구야?

1789
01:35:08,291 --> 01:35:10,499
도나토 총감이야

1790
01:35:10,500 --> 01:35:14,250
- 그 계집년이…
- 그 계집년은 내 딸이야

1791
01:35:14,833 --> 01:35:16,375
여기 앉아

1792
01:35:17,083 --> 01:35:19,207
- 그래
- 이것 봐라

1793
01:35:19,208 --> 01:35:20,749
그 애한테 아빠가 있네

1794
01:35:20,750 --> 01:35:24,499
친아빠는 아냐
다른 의미의 아버지지

1795
01:35:24,500 --> 01:35:25,875
난 자식이 많아

1796
01:35:26,458 --> 01:35:28,415
난 쉰 목소리 도나토야

1797
01:35:28,416 --> 01:35:30,165
당신 이름은 처음 들어, 노인네

1798
01:35:30,166 --> 01:35:32,499
자네 수준에선 당연히 그렇겠지

1799
01:35:32,500 --> 01:35:36,290
너 같은 애송이들은 아는 게 없어

1800
01:35:36,291 --> 01:35:40,040
그러다가 결국
도랑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지

1801
01:35:40,041 --> 01:35:41,332
내가 가르쳐줄게

1802
01:35:41,333 --> 01:35:45,582
너는 32구역에서 일할 거 같은데

1803
01:35:45,583 --> 01:35:48,415
내가 남부 전 지역을 관리해

1804
01:35:48,416 --> 01:35:51,999
벨그라노 거리에서
리아추엘로강까지

1805
01:35:52,000 --> 01:35:56,415
내가 자잘한 일까지
신경 쓸 시간 없는 건 짐작될 거야

1806
01:35:56,416 --> 01:35:58,916
그런 일은 고르디요에게 맡겨

1807
01:36:00,666 --> 01:36:03,041
로헬리오 고르디요

1808
01:36:04,250 --> 01:36:06,000
'두 머리'로 불리는 놈

1809
01:36:07,250 --> 01:36:08,416
말더듬이!

1810
01:36:09,375 --> 01:36:12,125
이 친구가 '두 머리'를 모르는군

1811
01:36:15,083 --> 01:36:18,208
괜히 말더듬이 건드리지 마

1812
01:36:18,791 --> 01:36:22,915
저 친구는 사람들을
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보내버려

1813
01:36:22,916 --> 01:36:25,665
- 알아들었어?
- 요점만 말해, 노친네

1814
01:36:25,666 --> 01:36:29,082
그러지 마, 짜증 나니까
그럼 너만 손해야

1815
01:36:29,083 --> 01:36:31,208
네 문제를 얘기해 보자

1816
01:36:31,708 --> 01:36:36,250
라우리타, 그 여자애
걔 때문에 마음이 안 좋아

1817
01:36:36,791 --> 01:36:42,500
코카인에 중독된 건
내 책임이라고 생각해

1818
01:36:43,000 --> 01:36:44,290
인정할게

1819
01:36:44,291 --> 01:36:50,165
하지만 네가 때렸다고 하더군
그것도 달갑지 않아

1820
01:36:50,166 --> 01:36:53,707
네 구역을
관리해야 한다는 건 이해해

1821
01:36:53,708 --> 01:36:55,999
하지만 그건 우리가 처리한다

1822
01:36:56,000 --> 01:36:58,582
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

1823
01:36:58,583 --> 01:37:02,165
걔는 우리 사람이고
더 이상 누구도 귀찮게 안 할 거다

1824
01:37:02,166 --> 01:37:05,915
알겠나? 그 여자애는 잊어버려

1825
01:37:05,916 --> 01:37:07,957
처음부터 없던 사람으로 생각해

1826
01:37:07,958 --> 01:37:14,832
걔를 잊지 않으면
네가 기억 속 사람이 될 거야

1827
01:37:14,833 --> 01:37:17,999
늙은이 둘이서
날 해치겠다는 거야?

1828
01:37:18,000 --> 01:37:20,124
당연히 아니지

1829
01:37:20,125 --> 01:37:22,624
우린 아무도 해치지 않아

1830
01:37:22,625 --> 01:37:26,458
너랑 싸울 생각 없어
넌 나를 쉽게 죽일 수 있잖아

1831
01:37:27,375 --> 01:37:30,833
하지만 말더듬이를 건드리면 안 돼

1832
01:37:35,291 --> 01:37:38,374
나 놀리는 거야? 헛소리 집어치워

1833
01:37:38,375 --> 01:37:40,915
어제랑 그저께
여기서 뭐 했는지 말해

1834
01:37:40,916 --> 01:37:42,749
- 기억 안 나
- 정말?

1835
01:37:42,750 --> 01:37:46,082
이걸 사용했잖아
난 뒤통수에도 눈이 있어

1836
01:37:46,083 --> 01:37:49,040
- 예의상 경고하지
- 그 여자애 어디 있어?

1837
01:37:49,041 --> 01:37:51,207
큰 실수를 하는 거야

1838
01:37:51,208 --> 01:37:54,958
둘 다 엿이나 먹어!
나는 무시당하는 게 제일 싫어!

1839
01:37:55,541 --> 01:37:58,082
그 여자애가 그러더니
두 늙은이까지 까부네

1840
01:37:58,083 --> 01:38:00,582
나한테 얼간이라고 적혀있냐!

1841
01:38:00,583 --> 01:38:03,332
- 모르겠어요, 잘 안 보여요
- 그만 까불고

1842
01:38:03,333 --> 01:38:05,915
당신이 누구고
그 여자가 어디 있는지 말해

1843
01:38:05,916 --> 01:38:09,249
- 나는 쉰 목소리 도나토야
- 관심 없어! 걔 어디 있어?

1844
01:38:09,250 --> 01:38:10,290
관심 없어!

1845
01:38:10,291 --> 01:38:12,040
경찰서에서
내가 여기 있는 걸 알아

1846
01:38:12,041 --> 01:38:14,749
9시까지 안 가면
사람들을 보낼 거야

1847
01:38:14,750 --> 01:38:18,540
아직도 내가 바보로 보여?
걔가 어디 있는지 말해

1848
01:38:18,541 --> 01:38:20,874
난 어떤 말도 할 권한이 없어

1849
01:38:20,875 --> 01:38:23,082
잘 들어, 난 거리에서 살아

1850
01:38:23,083 --> 01:38:26,082
내 보금자리인 거리에서
네가 날 무시하고 있어

1851
01:38:26,083 --> 01:38:28,457
- 걔 어디 있어?
- 나는 도나토 총감이야

1852
01:38:28,458 --> 01:38:31,457
어떻게 맞서는지 보자, 총감 친구

1853
01:38:31,458 --> 01:38:34,999
- 손 치워!
- 부하들 어디 있어? 안 보이는데

1854
01:38:35,000 --> 01:38:36,249
놔줘요!

1855
01:38:36,250 --> 01:38:39,249
놔줘요, 젠장!
경찰에 신고하기 전에!

1856
01:38:39,250 --> 01:38:40,540
말더듬이가 말할 줄 아네!

1857
01:38:40,541 --> 01:38:43,290
저쪽에 경찰 있으니까 데려올게

1858
01:38:43,291 --> 01:38:45,624
- 이리 와
- 경찰 데려올게

1859
01:38:45,625 --> 01:38:46,540
노인네!

1860
01:38:46,541 --> 01:38:48,582
와! 이게 뭐야?

1861
01:38:48,583 --> 01:38:52,750
이게 뭐냐고?
손에 칼 든 미친 노인네다

1862
01:38:53,375 --> 01:38:54,833
내가 보이지도 않잖아!

1863
01:38:56,333 --> 01:38:59,207
피가 들어있는 파란 그림자가 보여

1864
01:38:59,208 --> 01:39:03,124
다가오면 찌른다
진짜 찌를 거야, 이 새끼야

1865
01:39:03,125 --> 01:39:05,832
그만해, 말더듬이, 나 갈게

1866
01:39:05,833 --> 01:39:09,958
망할 늙은이들이 열받게 하네
그년은 어디 있어?

1867
01:39:14,333 --> 01:39:17,207
도망가는구나, 이 새끼야!

1868
01:39:17,208 --> 01:39:19,915
안 돼, 카르도소

1869
01:39:19,916 --> 01:39:23,166
- 겁먹었구나, 이 자식아!
- 카르도소!

1870
01:39:24,125 --> 01:39:26,833
여긴 내 자리야, 알겠어?

1871
01:39:27,375 --> 01:39:30,541
내 이름은 안토니오 카르도소다
이 겁쟁이야!

1872
01:39:31,208 --> 01:39:35,833
또 날 건드리면
불알을 잘라버리겠어!

1873
01:39:36,333 --> 01:39:40,249
네 거시기를 샐러드로
먹을 거다, 젠장!

1874
01:39:40,250 --> 01:39:42,957
안 돼! 안 돼, 이 개자식아!

1875
01:39:42,958 --> 01:39:46,708
안 돼, 이 개자식아! 안 돼!

1876
01:40:23,333 --> 01:40:25,250
카르도소!

1877
01:40:27,166 --> 01:40:28,915
카르도소, 이리 와

1878
01:40:28,916 --> 01:40:32,375
괜찮으면 여기 앉아

1879
01:40:37,291 --> 01:40:39,457
나는 그냥…

1880
01:40:39,458 --> 01:40:42,458
제발 한마디도 하지 마!

1881
01:40:42,958 --> 01:40:45,291
그저 이 말이 하고 싶었어

1882
01:40:46,208 --> 01:40:50,624
솔직히 정말 보고 싶었어
카르도소

1883
01:40:50,625 --> 01:40:51,790
그랬겠지

1884
01:40:51,791 --> 01:40:58,540
건강하게 퇴원한 모습을 보니
얼마나 기쁜지 몰라

1885
01:40:58,541 --> 01:41:01,124
유일하게 아쉬운 건

1886
01:41:01,125 --> 01:41:05,540
내가 병문안 못 하게 막은 거야

1887
01:41:05,541 --> 01:41:07,957
당신을 들여보낼 순 없지

1888
01:41:07,958 --> 01:41:11,457
당신이라면 의사라고 속여서
내 발을 자르라고 했을 수도 있어

1889
01:41:11,458 --> 01:41:14,790
당신이 없어서 12일 동안
평화로운 시간을 보냈어

1890
01:41:14,791 --> 01:41:16,957
당신 말이 맞아, 원망 안 해

1891
01:41:16,958 --> 01:41:18,499
아니, 내가 병원에 말했지

1892
01:41:18,500 --> 01:41:21,165
'그 사람이
파발로로의 환생이라고 말해도'

1893
01:41:21,166 --> 01:41:22,832
'들여보내지 마요'

1894
01:41:22,833 --> 01:41:24,499
원망 안 해

1895
01:41:24,500 --> 01:41:27,624
이제 말 지어내는 건 그만뒀어

1896
01:41:27,625 --> 01:41:28,957
어련하시겠어

1897
01:41:28,958 --> 01:41:30,582
정말이야

1898
01:41:30,583 --> 01:41:33,249
그 범법자와 있었던
사건 이후로 말이야

1899
01:41:33,250 --> 01:41:39,707
그래도 그때 당신 행동은
아주 훌륭했다고 말하고 싶군

1900
01:41:39,708 --> 01:41:45,208
카브랄 하사 이후로
그렇게 용감한 행동은 처음 봤어

1901
01:41:45,875 --> 01:41:50,208
그날 이후로는
나 자신으로만 살고 있어

1902
01:41:50,708 --> 01:41:54,415
그 금요일에
클라라가 점심 먹으러 왔을 때

1903
01:41:54,416 --> 01:41:55,958
사실대로 말했어

1904
01:41:56,541 --> 01:42:00,124
가엽게도 눈물까지 글썽이길래

1905
01:42:00,125 --> 01:42:02,791
더는 속일 수가 없었어

1906
01:42:03,458 --> 01:42:06,540
인정할게, 라우리타라는 아가씨가

1907
01:42:06,541 --> 01:42:08,707
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것도

1908
01:42:08,708 --> 01:42:11,124
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됐지

1909
01:42:11,125 --> 01:42:14,624
그래도 또 거짓말할 수 있었지만
그러고 싶지 않았어

1910
01:42:14,625 --> 01:42:17,249
내 입은 위험해

1911
01:42:17,250 --> 01:42:22,290
당신을 말더듬이 로블레도로
만들었고, 당신이 죽을 뻔했잖아

1912
01:42:22,291 --> 01:42:27,707
이스라엘 가족을 만들어내서
내 딸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

1913
01:42:27,708 --> 01:42:29,875
이제 내 입은 은퇴했어

1914
01:42:30,791 --> 01:42:34,707
당신 입 얘기가 나왔으니
하는 말인데

1915
01:42:34,708 --> 01:42:37,082
입주자 대표회 변호사가

1916
01:42:37,083 --> 01:42:39,832
정상화 추진 본부 같은 건
없다는 걸 알아냈어

1917
01:42:39,833 --> 01:42:44,124
그래서 나와 보일러를 내쫓았고

1918
01:42:44,125 --> 01:42:46,749
위로금은 한 푼도 없어

1919
01:42:46,750 --> 01:42:48,999
정말 진심으로 미안해

1920
01:42:49,000 --> 01:42:51,166
또 당신은 라우리타한테

1921
01:42:51,875 --> 01:42:56,665
그 깡패 문제를
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지

1922
01:42:56,666 --> 01:42:58,416
그런데 지금

1923
01:42:59,166 --> 01:43:04,833
그 가여운 애가
어떻게 됐을지 누가 알겠어

1924
01:43:06,333 --> 01:43:09,375
정리하는 김에 말하자면

1925
01:43:10,041 --> 01:43:11,582
로드리고도

1926
01:43:11,583 --> 01:43:12,750
돌아왔어

1927
01:43:13,250 --> 01:43:15,665
이젠 3,000페소를 달라고 하겠군

1928
01:43:15,666 --> 01:43:19,541
그러니까 당신은
완패한 거야, 5 대 0으로

1929
01:43:20,041 --> 01:43:24,332
내 상처에 소금까지
뿌릴 필요는 없어

1930
01:43:24,333 --> 01:43:28,249
그리고 하나 더
나는 카브랄 하사가 아니야

1931
01:43:28,250 --> 01:43:30,915
카브랄은 죽도록 맞았지만
난 그렇지 않았어

1932
01:43:30,916 --> 01:43:35,332
반대로 내가 그 개자식을
거의 죽일 뻔했지

1933
01:43:35,333 --> 01:43:37,500
놈을 잡게 되면… 이것 봐

1934
01:43:38,208 --> 01:43:39,708
이거 보여?

1935
01:43:40,541 --> 01:43:42,625
그 자식의 일부야

1936
01:43:43,125 --> 01:43:45,415
재킷에서 잘린 거지만

1937
01:43:45,416 --> 01:43:48,374
내가 당하기 전에
놈을 잘라버리기 직전까지 갔어

1938
01:43:48,375 --> 01:43:49,540
아!

1939
01:43:49,541 --> 01:43:50,999
내가 뭘 봤는지 알아?

1940
01:43:51,000 --> 01:43:55,333
병원 침대에 누워있을 때
눈앞에 선하더군

1941
01:43:55,833 --> 01:43:59,958
겁에 질려서 졸아있던
그 얼간이의 표정 말이야

1942
01:44:00,458 --> 01:44:03,790
내가 칼을 꺼내니까
눈이 휘둥그레지더라고

1943
01:44:03,791 --> 01:44:05,957
그대로 얼어붙었지

1944
01:44:05,958 --> 01:44:08,957
겁먹어서 혼비백산하고
뭔 일이 벌어지는지도 몰랐어

1945
01:44:08,958 --> 01:44:12,207
어떻게 알겠어?
도저히 이해 못 하지

1946
01:44:12,208 --> 01:44:14,041
세상에, 있잖아

1947
01:44:14,875 --> 01:44:18,082
이렇게 시력이 나빠도

1948
01:44:18,083 --> 01:44:21,290
휘둥그레진 그 자식 눈은 보였어

1949
01:44:21,291 --> 01:44:22,666
날 쳐다보더군

1950
01:44:23,166 --> 01:44:24,750
녀석이 날 보고 있었어

1951
01:44:25,750 --> 01:44:27,666
분명히 날 봤어

1952
01:44:29,041 --> 01:44:30,750
똑똑히 날 쳐다봤지

1953
01:44:33,166 --> 01:44:37,082
내 말 잘 들어
장담하는데 그 개자식은

1954
01:44:37,083 --> 01:44:40,958
한동안 나를 못 건드릴 거야

1955
01:44:42,041 --> 01:44:43,875
기념으로 액자에 넣어야겠어

1956
01:44:46,250 --> 01:44:49,999
아쉽지만 이제 가야겠군

1957
01:44:50,000 --> 01:44:52,375
오늘 들은 소식 중 최고네

1958
01:44:53,208 --> 01:44:56,582
정오 되면 요양원에 가야 해

1959
01:44:56,583 --> 01:45:00,750
12시에 종이 울리고 늦으면 혼나

1960
01:45:01,375 --> 01:45:03,125
다시 유치원에 다닌다니까

1961
01:45:03,791 --> 01:45:08,833
서둘러야 해
클라라가 매일 전화하거든

1962
01:45:09,875 --> 01:45:14,000
참! 그리고 이제
주말에는 공원에 안 와

1963
01:45:14,666 --> 01:45:16,583
라오르케타에서 지내거든

1964
01:45:17,166 --> 01:45:20,457
병원에서 당신이
어제 퇴원했다고 알려줬어

1965
01:45:20,458 --> 01:45:23,666
그래서 혹시
만날 수 있을까 해서 온 거야

1966
01:45:24,166 --> 01:45:29,666
사과도 해야 하고
진실도 말해야 해서

1967
01:45:31,083 --> 01:45:34,291
내 이름은 레온 슈와르츠야

1968
01:45:34,791 --> 01:45:37,208
그게 내 진짜 이름이야

1969
01:45:37,708 --> 01:45:40,915
젊었을 때는 운동가였지
그게 진실이야

1970
01:45:40,916 --> 01:45:44,832
하지만 삶과 가족, 아이들 때문에

1971
01:45:44,833 --> 01:45:48,374
먹고사는 걸 걱정해야 했기 때문에

1972
01:45:48,375 --> 01:45:52,541
지난 41년 동안
비야 크레스포에 있는

1973
01:45:53,041 --> 01:45:57,500
임페리오 커피 하우스에서
웨이터로 일했어

1974
01:45:58,000 --> 01:45:59,333
그게 다야

1975
01:46:00,250 --> 01:46:01,458
웨이터로 일했어

1976
01:46:02,625 --> 01:46:07,082
73살이 되자 은퇴했지

1977
01:46:07,083 --> 01:46:10,665
조금 더 일하고 싶었지만

1978
01:46:10,666 --> 01:46:15,833
말이 너무 많아서
불편해하는 손님들이 있었어

1979
01:46:16,333 --> 01:46:20,458
그래서 지금도 그렇지만
평생 별거 아닌 사람이었어

1980
01:46:21,416 --> 01:46:23,041
별 볼 일 없는 사람이었지

1981
01:46:23,541 --> 01:46:25,665
완전히 별 볼 일 없었어

1982
01:46:25,666 --> 01:46:27,000
그게 진실이야

1983
01:46:27,875 --> 01:46:29,874
잘 지내, 안토니오

1984
01:46:29,875 --> 01:46:34,540
당신과 당신 칼에 행운을 빌게

1985
01:46:34,541 --> 01:46:35,957
세상에

1986
01:46:35,958 --> 01:46:38,083
당신은 거짓말을 멈출 수가 없군

1987
01:46:38,583 --> 01:46:40,040
진실을 말했어

1988
01:46:40,041 --> 01:46:41,499
무슨 진실?

1989
01:46:41,500 --> 01:46:43,790
당신은 진실을 말할 줄 몰라

1990
01:46:43,791 --> 01:46:45,000
이봐

1991
01:46:47,166 --> 01:46:49,832
그동안 우리가 함께한
시간을 생각해서

1992
01:46:49,833 --> 01:46:51,040
사실대로 말해줘

1993
01:46:51,041 --> 01:46:54,082
이미 다 말했어, 그게 전부야

1994
01:46:54,083 --> 01:46:55,457
아니잖아

1995
01:46:55,458 --> 01:46:57,582
당신이 웨이터라고? 웃기지 마

1996
01:46:57,583 --> 01:47:00,665
당연히 웨이터보다
훨씬 더 대단한 사람이었겠지

1997
01:47:00,666 --> 01:47:02,374
정말로 무슨 일 했어?

1998
01:47:02,375 --> 01:47:04,750
난 웨이터였어, 그게 다야

1999
01:47:05,625 --> 01:47:07,625
그냥 웨이터였다니까

2000
01:47:35,625 --> 01:47:40,374
잠깐 다른 일을 한 적은 있어

2001
01:47:40,375 --> 01:47:43,290
영화산업에 몸담았지

2002
01:47:43,291 --> 01:47:45,665
뭐? 영화 쪽에서 일했어?

2003
01:47:45,666 --> 01:47:47,582
보통 영화 쪽이라고 하지만

2004
01:47:47,583 --> 01:47:51,040
우리는 영화산업이라고 불러

2005
01:47:51,041 --> 01:47:53,124
어떤 일을 했는데?

2006
01:47:53,125 --> 01:47:55,750
직업이었다고 말하긴 좀 그래

2007
01:47:56,250 --> 01:48:03,165
잠깐이었지만 프로듀서도 하고
감독이랑 각본가도 했지

2008
01:48:03,166 --> 01:48:05,582
프로듀서랑 감독이라

2009
01:48:05,583 --> 01:48:07,207
각본가도 했고

2010
01:48:07,208 --> 01:48:09,415
그렇지, 거짓말인 줄 알았어!

2011
01:48:09,416 --> 01:48:10,999
그런 일은 대단한 거잖아!

2012
01:48:11,000 --> 01:48:14,540
- 그렇다고 말할 수도 있지
- 그래

2013
01:48:14,541 --> 01:48:17,415
정말 힘든 시절이었어

2014
01:48:17,416 --> 01:48:20,749
1970년대의 절정은
블랙리스트였거든

2015
01:48:20,750 --> 01:48:26,624
재능이 뛰어난 예술가들이
살해되거나 추방당했어

2016
01:48:26,625 --> 01:48:29,249
모두 잔뜩 겁에 질렸고

2017
01:48:29,250 --> 01:48:33,500
업계는 완전히 마비된 거와
마찬가지였어

2018
01:48:38,916 --> 01:48:42,749
난 칸영화제에서 경쟁한 적이 있어

2019
01:48:42,750 --> 01:48:48,582
라틴아메리카 해방운동에 관한
다큐멘터리를 출품했지

2020
01:48:48,583 --> 01:48:51,040
세상에, 칸영화제라니!

2021
01:48:51,041 --> 01:48:54,290
그래, 칸영화제 알지
많이 들어봤어

2022
01:48:54,291 --> 01:48:57,707
별거 아니었지만
공들여서 만들었어

2023
01:48:57,708 --> 01:49:02,040
내가 황금조개상을 받을 줄
어떻게 알았겠어?

2024
01:49:02,041 --> 01:49:05,166
말도 안 돼! 영화 제목이 뭐였어?

2025
01:49:06,166 --> 01:49:09,125
'파차마마의 피 흘리는 정맥'

2026
01:49:10,166 --> 01:49:11,374
나 소름 돋았어

2027
01:49:11,375 --> 01:49:15,499
우린 자금에서 부족했던 부분을
용기로 메웠지

2028
01:49:15,500 --> 01:49:16,665
- 알겠어?
- 그래

2029
01:49:16,666 --> 01:49:19,415
그런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어

2030
01:49:19,416 --> 01:49:20,749
새벽 2시에

2031
01:49:20,750 --> 01:49:23,040
안 돼! 누구였어?

2032
01:49:23,041 --> 01:49:26,499
영화계에서 온 전화였어

2033
01:49:26,500 --> 01:49:31,415
'당장 해결책이 필요하고
확실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'

2034
01:49:31,416 --> 01:49:33,415
그 상황을 상상해 봐

2035
01:49:33,416 --> 01:49:35,790
그래, 상상이 가네

2036
01:49:35,791 --> 01:49:36,874
내가 어떻게 했겠어?

2037
01:49:36,875 --> 01:49:39,333
그래서? 어떡했는데?

2038
01:49:39,875 --> 01:49:44,249
그거야 말하자면 이야기가 좀 길어

2039
01:49:44,250 --> 01:49:48,916
아주 길고 복잡한 이야기지

2040
01:49:49,791 --> 01:49:53,666
내용을 요약해서 말해줄게

2041
01:50:19,125 --> 01:50:21,791
"레사마 공원에서"

2042
01:51:02,625 --> 01:51:06,458
{\an8}"허브 가드너의
'난 라파포르트가 아냐' 원작"

2043
01:55:15,458 --> 01:55:17,458
자막: 최희숙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