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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0:00:43,835 --> 00:00:45,879
"사랑하는 이들에게"

4
00:00:46,004 --> 00:00:50,759
"이 타임캡슐을 발견하신다면
플레이 버튼을 눌러주세요"

5
00:01:22,249 --> 00:01:23,292
안녕하세요

6
00:01:25,502 --> 00:01:26,503
안녕하세요

7
00:01:28,297 --> 00:01:29,298
안녕하세요

8
00:01:33,677 --> 00:01:35,721
이 메시지가
당신에게 닿기를 바랍니다

9
00:01:39,641 --> 00:01:43,520
우린 만나지 못할 겁니다
다른 시간을 살고 있으니까요

10
00:01:50,902 --> 00:01:52,988
당신에게 빙하를
보내진 못합니다

11
00:01:54,614 --> 00:01:56,825
하지만 이것만큼은
보낼 수 있답니다

12
00:02:03,206 --> 00:02:10,172
시간과 물:
사라져가는 빙하의 기억

13
00:02:52,047 --> 00:02:55,717
이 캡슐은 아마존 뱀들로
채워질 수도 있었습니다

14
00:03:01,181 --> 00:03:05,977
제 어깨 위의 보아뱀은
제일 좋아하는 삼촌 존의 것입니다

15
00:03:07,604 --> 00:03:11,899
15년 후 존 삼촌은 그린아나콘다의
짝짓기 습성 조사를 도와달라며

16
00:03:11,900 --> 00:03:14,778
저를 베네수엘라로
초청했습니다

17
00:03:17,322 --> 00:03:19,241
제가 여기에 있을 뻔했죠

18
00:03:20,617 --> 00:03:23,954
하지만 이 계획은 저 자신의
짝짓기 습성과 충돌했어요

19
00:03:27,499 --> 00:03:30,335
{\an8}그래서 전 제 서식지인
이곳 아이슬란드에 남아서

20
00:03:30,877 --> 00:03:33,338
{\an8}시와 SF 소설을 썼습니다

21
00:03:33,839 --> 00:03:37,800
{\an8}안드리 스나이어 마그나손의 책
'푸른 별 아이들'은

22
00:03:37,801 --> 00:03:40,470
큰 관심을 모았습니다

23
00:03:41,096 --> 00:03:42,596
이런 소설은
참 오랜만에 읽었는데요

24
00:03:42,597 --> 00:03:45,183
어쩌면 아이슬란드 소설 중에
가장 정치적일 것 같네요

25
00:03:48,145 --> 00:03:49,187
휠다!

26
00:03:50,397 --> 00:03:51,898
저쪽이 빙하혀야, 봐

27
00:03:52,899 --> 00:03:54,317
어이쿠!

28
00:03:55,444 --> 00:03:56,903
저쪽이 빙하야

29
00:03:59,448 --> 00:04:00,615
저쪽!

30
00:04:02,159 --> 00:04:07,456
당신께 첫 번째로 보내는 것은
제 자식들에게 해주던 이야기예요

31
00:04:09,916 --> 00:04:11,585
우리의 집에 관한 이야기죠

32
00:04:19,384 --> 00:04:22,304
처음에는
아득한 공허뿐이었습니다

33
00:04:29,478 --> 00:04:33,064
그다음에 불이 얼음을 만났죠

34
00:04:36,943 --> 00:04:43,241
혼돈에서 서리와 눈으로 된 암소
아우둠블라가 솟아났습니다

35
00:04:48,455 --> 00:04:51,041
이 암소의 몸에서
빙하 수백 개가 나왔고

36
00:04:54,085 --> 00:04:56,797
빙하는 산과 계곡을 깎아냈습니다

37
00:05:02,928 --> 00:05:07,098
암소의 젖통에서 흘러나온
네 줄기 강이 세상을 먹여 키웠죠

38
00:05:12,437 --> 00:05:15,690
암소의 얼음은
이곳 아이슬란드에 집을 만들었고

39
00:05:16,483 --> 00:05:19,152
아이슬란드는
우리 모두의 집이 됐습니다

40
00:05:59,025 --> 00:06:02,946
우리는 수천 년간
얼음과 함께 살았습니다

41
00:06:09,703 --> 00:06:10,745
웃어봐!

42
00:06:13,748 --> 00:06:16,334
'이스글란드', 이스글란드?

43
00:06:17,252 --> 00:06:18,711
- 맞게 썼어?
- 응

44
00:06:18,712 --> 00:06:19,796
잘했다

45
00:06:20,505 --> 00:06:21,590
아이슬란드

46
00:06:23,300 --> 00:06:25,135
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고

47
00:06:26,344 --> 00:06:28,430
당신은 수많은 이야기를
들어야 할 겁니다

48
00:06:36,479 --> 00:06:37,731
북극광을 포착할 수 있어

49
00:06:38,565 --> 00:06:39,608
저런

50
00:06:41,985 --> 00:06:43,486
봐, 움직인다

51
00:06:45,655 --> 00:06:48,908
와, 사라졌네, 우와!

52
00:06:48,909 --> 00:06:50,076
이젠 여기 있어

53
00:07:03,423 --> 00:07:06,635
당신이 이 메시지를 받을 때
몇 살일지 모르겠네요

54
00:07:10,221 --> 00:07:12,432
저는 53살이고

55
00:07:12,599 --> 00:07:15,852
당신에게 말하고 있는 지금은
2026년입니다

56
00:07:20,148 --> 00:07:22,776
그리고 지금 아이슬란드는
이런 모습입니다

57
00:07:27,322 --> 00:07:29,449
이렇게 아름다운 건
처음 보는 거 같아

58
00:07:30,158 --> 00:07:32,452
- 마음에 드니, 얘들아?
- 근사해

59
00:07:40,960 --> 00:07:43,046
참 아름다운 길이야

60
00:07:48,927 --> 00:07:50,428
- 같이 할래?
- 그래

61
00:07:59,145 --> 00:08:03,566
제가 이곳에 품은 사랑은
저를 길러주신 분들에게서 왔어요

62
00:08:05,402 --> 00:08:06,945
부모님

63
00:08:08,697 --> 00:08:09,948
그리고 조부모님들이죠

64
00:08:14,577 --> 00:08:17,497
{\an8}'최초'와 '최후'는
우리 가족의 내력입니다

65
00:08:19,624 --> 00:08:23,335
{\an8}욘 할아버지는
1천 년을 이어온 이 농장에서

66
00:08:23,336 --> 00:08:24,879
{\an8}마지막으로 태어난 사람입니다

67
00:08:26,881 --> 00:08:29,508
{\an8}디사 할머니는
첫 번째로 웃는 사람이었죠

68
00:08:29,509 --> 00:08:30,552
언제나요

69
00:08:34,723 --> 00:08:35,724
{\an8}그리고 휠다 할머니는…

70
00:08:36,808 --> 00:08:39,394
{\an8}아이슬란드에서
최초로 비행한 여성입니다

71
00:08:42,814 --> 00:08:44,274
아우르드니 할아버지는

72
00:08:45,191 --> 00:08:47,986
최초로 아이슬란드 빙하를
탐험한 이들 중 한 명이에요

73
00:08:59,080 --> 00:09:02,751
하지만 제가 최초로 하게 된 일은
잃게 될 줄 꿈에도 몰랐던 것에

74
00:09:04,044 --> 00:09:06,212
작별을 고한 것입니다

75
00:10:18,576 --> 00:10:20,286
지금은 2019년입니다

76
00:10:21,079 --> 00:10:24,833
네 자녀 중 막내 휠다가
11살이 되는 날이에요

77
00:10:31,589 --> 00:10:35,969
제 딸과 이름이 같은, 마지막 남은
조모도 아직 살아계십니다

78
00:10:37,637 --> 00:10:39,639
큰 기대에 부끄럽지 않게
살고 있구나, 휠다

79
00:10:41,391 --> 00:10:43,476
너랑 난 휠다지

80
00:10:56,030 --> 00:10:59,826
휠다 할머니는
아우르드니 할아버지와

81
00:10:59,951 --> 00:11:01,452
60년간 부부로 살았습니다

82
00:11:05,248 --> 00:11:10,336
이제 이분들이 세상에서
가장 사랑한 것들이 죽어갑니다

83
00:11:11,296 --> 00:11:14,214
"고달란드 빙하, 미르달스 빙하
에이야피아들라 빙하"

84
00:11:14,215 --> 00:11:17,426
"라웅그 빙하, 호프스 빙하"

85
00:11:17,427 --> 00:11:21,472
"바트나 빙하"

86
00:11:21,639 --> 00:11:24,601
"오크"

87
00:11:24,726 --> 00:11:31,190
2014년, 기후 변화로 오크 빙하가
빙하 중 최초로 사망했습니다

88
00:11:31,191 --> 00:11:35,360
이를 기리기 위한 장례식이
8월에 열릴 예정입니다

89
00:11:35,361 --> 00:11:38,781
이런 종류의 장례식으로는
세계 최초입니다

90
00:11:41,868 --> 00:11:45,038
빙하를 위한 장례식이라니
초현실적인 느낌이 듭니다

91
00:11:47,040 --> 00:11:49,792
집이라는 감각이
스르르 사라져 가는 것만 같죠

92
00:11:52,003 --> 00:11:54,880
기억하는 한 저는
조부모님들의 빙하 이야기를

93
00:11:54,881 --> 00:11:56,424
줄곧 수집해 왔습니다

94
00:11:58,551 --> 00:12:02,013
이제 갑작스레
그 이야기들이 새롭게 보입니다

95
00:12:12,315 --> 00:12:15,859
그 이야기들을
전부 모아야 한다는 충동이 들어요

96
00:12:15,860 --> 00:12:19,072
앞으로 요긴하게
쓰일지도 모른다 싶거든요

97
00:12:26,871 --> 00:12:28,539
제일 좋아하는 얘기를
들려드릴게요

98
00:12:29,332 --> 00:12:33,169
우리 조부모님이 얼음 위에서
사랑에 빠지게 된 사연입니다

99
00:12:40,718 --> 00:12:42,178
조부모님이 찍은 영상이에요

100
00:12:50,895 --> 00:12:55,358
이건 1956년
두 분의 신혼여행 사진이고요

101
00:12:57,944 --> 00:13:00,196
{\an8}2004년의 두 분입니다

102
00:13:00,947 --> 00:13:02,407
2010년이고요

103
00:13:04,409 --> 00:13:06,202
2017년이에요

104
00:13:10,623 --> 00:13:16,629
어릴 때부터 난
너무도 산에 가고 싶었어

105
00:13:20,341 --> 00:13:26,055
참 이상한 일이지만
봄이 되면 빙하의 향기가 나

106
00:13:30,351 --> 00:13:31,686
'빙하의 향기'가 뭐예요?

107
00:13:32,770 --> 00:13:36,566
- 설명을 못 하겠네
- 특별한 거였어

108
00:13:37,775 --> 00:13:42,113
그냥 그런 냄새가 났어
아주 상쾌했지

109
00:13:44,699 --> 00:13:45,950
두 분은 언제 만나셨어요?

110
00:13:46,826 --> 00:13:48,911
산악인들 모임에서 만났어

111
00:13:51,622 --> 00:13:53,499
보자마자 네 할머니가 좋았어

112
00:13:56,878 --> 00:13:59,379
난 엄마한테
이렇게 말하곤 했어

113
00:13:59,380 --> 00:14:02,925
'남자로 태어났다면 좋았을걸
그럼 이것저것 다 했을 거예요'

114
00:14:04,343 --> 00:14:05,595
모험을 더 많이 했을 거라고

115
00:14:08,264 --> 00:14:10,516
난 뭐든 할 작정이었어

116
00:14:13,770 --> 00:14:18,774
아우르드니가 이러더라, '우린
바트나 빙하에 올라갈 거야'

117
00:14:18,775 --> 00:14:21,569
그래서 말했지
'저기, 나도 가도 돼?'

118
00:14:23,196 --> 00:14:29,827
현지 스키어들이 바트나 빙하에
여자를 데려가다니 미쳤냐더구나

119
00:14:30,328 --> 00:14:31,996
완전 어이없었지!

120
00:14:40,755 --> 00:14:43,507
가장 큰 빙하인
바트나 빙하입니다

121
00:14:43,508 --> 00:14:46,134
아이슬란드 지표면의
12분의 1 정도를 차지하죠

122
00:14:46,135 --> 00:14:48,053
유럽에서도
가장 큰 빙하입니다

123
00:14:48,054 --> 00:14:51,515
바트나 빙하 등반 여행은
위험천만한 행위입니다

124
00:14:51,516 --> 00:14:57,188
장비를 잘 갖추고 경험도 풍부한
산악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죠

125
00:15:06,489 --> 00:15:09,617
우린 빙하에서
꼬박 일주일을 보냈어

126
00:15:11,285 --> 00:15:13,162
그때부터
헤어져 지낸 적이 없을걸

127
00:15:19,836 --> 00:15:22,170
우린 금요일에 결혼했고

128
00:15:22,171 --> 00:15:27,552
다음 날 아침 일찍
3주간 여행을 떠났단다

129
00:15:42,191 --> 00:15:46,319
그 이후로 우린
아이슬란드 빙하학회와 함께

130
00:15:46,320 --> 00:15:49,407
바트나 빙하에 자주 올랐어

131
00:15:53,286 --> 00:15:55,496
이건 조사를 시작할 때의
영상이야

132
00:16:00,585 --> 00:16:04,964
요즘도 이거랑 똑같은
측정 장치를 써

133
00:16:14,849 --> 00:16:15,933
안 추우셨어요?

134
00:16:17,018 --> 00:16:18,603
응, 전혀 춥지 않았어

135
00:16:19,729 --> 00:16:21,147
우린 신혼이었거든

136
00:16:25,693 --> 00:16:27,612
빙하를 제2의 집으로
여기세요?

137
00:16:28,362 --> 00:16:29,572
그래

138
00:16:35,828 --> 00:16:39,582
빙하 꼭대기에 오르면
다른 세상이 펼쳐져

139
00:16:43,252 --> 00:16:45,254
모든 게 새하얗지

140
00:16:49,050 --> 00:16:50,843
흰색이 끝도 없어

141
00:17:07,193 --> 00:17:08,486
지금 연세가 몇이세요?

142
00:17:10,988 --> 00:17:14,824
- 난 다 잊어버렸어
- 아우르드니, 당신 이제 95살 돼

143
00:17:14,825 --> 00:17:16,244
- 95살?
- 그래

144
00:17:16,369 --> 00:17:21,415
- 그래, 당신이 대신 기억해 줘
- 그래, 그럴게, 걱정 마

145
00:17:22,875 --> 00:17:25,253
당신은 늘 그러지

146
00:17:25,711 --> 00:17:29,589
네 할머니가
나와 함께하지 않았다면

147
00:17:29,590 --> 00:17:33,553
인생을 어떻게 헤쳐 나왔을지
모르겠다니까

148
00:17:41,018 --> 00:17:44,897
저는 조부모님이 알았던 것처럼
빙하를 알고 싶었습니다

149
00:17:49,652 --> 00:17:50,695
이제는 그렇게 압니다

150
00:19:29,543 --> 00:19:31,837
이건 빙하가 내는
소리입니다

151
00:19:33,464 --> 00:19:36,300
볼 수는 없지만
빙하는 움직입니다

152
00:20:00,366 --> 00:20:03,953
해마다 눈이 내려
충분히 오래 쌓이면

153
00:20:05,371 --> 00:20:09,375
두꺼워진 얼음이
제 무게에 눌려 움직이기 시작해요

154
00:20:14,338 --> 00:20:16,841
이렇게 움직이지 않으면
빙하가 아닙니다

155
00:20:18,175 --> 00:20:20,886
얼음이 살아나게 된 것이죠

156
00:20:39,238 --> 00:20:43,033
빙하의 생은
지질학적 시간 속에서 펼쳐집니다

157
00:20:43,868 --> 00:20:47,788
몇 달이나 몇 년이 아니라
수백 년, 수천 년에 걸쳐있죠

158
00:20:54,503 --> 00:20:57,381
파란색은
아주 오래된 얼음의 색입니다

159
00:21:00,176 --> 00:21:03,763
파란색이 짙어질수록
시간도 깊어지죠

160
00:21:15,399 --> 00:21:18,569
겨울에 내린 눈이
여름에 녹는 눈보다 많은 한

161
00:21:19,236 --> 00:21:21,197
빙하는 계속해서 흐를 겁니다

162
00:21:28,746 --> 00:21:31,540
이 순환이
땅에 생명을 가져다줍니다

163
00:21:54,814 --> 00:21:57,900
조부모님들은 빙하가 언제나
그대로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어요

164
00:22:03,030 --> 00:22:04,782
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

165
00:22:14,458 --> 00:22:18,838
하지만 2014년 어느 날
이런 뉴스가 떴습니다

166
00:22:21,590 --> 00:22:25,010
오크 빙하는 아이슬란드 서부의
산 위에 있었습니다

167
00:22:25,135 --> 00:22:27,972
언제나 아이슬란드에서
가장 작은 빙하로 알려져 있었지만

168
00:22:29,265 --> 00:22:32,684
이제 더는 빙하로
간주되지 않을 겁니다

169
00:22:32,685 --> 00:22:36,437
빙하학자 오뒤르 시귀르드손이
이 빙하에 사망 증명서를

170
00:22:36,438 --> 00:22:39,275
발급하기 위해
산을 오르고 있기 때문이죠

171
00:22:41,777 --> 00:22:47,157
사인은 극심한 여름 더위로
적었습니다

172
00:22:48,450 --> 00:22:52,245
오크 빙하는 사망 당시
겨우 700살에 불과했습니다

173
00:22:52,246 --> 00:22:54,665
말하자면 빙하 중에서는
유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죠

174
00:22:55,332 --> 00:23:00,421
1900년경 오크 빙하의 면적은
15제곱킬로미터쯤 됐습니다

175
00:23:01,297 --> 00:23:03,965
하지만 지난 15년간

176
00:23:03,966 --> 00:23:07,887
빙하가 이럴 수 있을까 싶을 만큼
빠른 속도로 줄어들었습니다

177
00:23:09,346 --> 00:23:13,142
놀라울 만큼
빠르게 위축되었죠

178
00:23:14,894 --> 00:23:19,231
이제는 움직이지도 않습니다
그래서 '죽은 얼음'이죠

179
00:23:33,787 --> 00:23:35,955
당신도 제가 그런 것처럼
빙하의 죽음을

180
00:23:35,956 --> 00:23:39,001
역사적인 사건으로 보는지
궁금합니다

181
00:23:42,546 --> 00:23:45,925
제게는 인식의 층위가
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

182
00:23:48,886 --> 00:23:52,598
경고받아 온 미래가
더는 머지않은 것입니다

183
00:23:54,141 --> 00:23:55,184
이미 와버렸죠

184
00:24:04,401 --> 00:24:05,945
시간이 없습니다

185
00:24:14,495 --> 00:24:18,624
처음 이렇게 느꼈을 때
저는 카메라를 집어 들고

186
00:24:19,500 --> 00:24:23,963
저도 모르게 당신에게 보내는
타임캡슐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

187
00:24:32,680 --> 00:24:36,015
지금은 1997년이고
제 여자친구 마가는

188
00:24:36,016 --> 00:24:39,395
우리의 첫 아이 흘리뉘르를
막 출산했습니다

189
00:24:40,813 --> 00:24:44,525
흘리뉘르가 엄마와
처음으로 목욕하는 모습입니다

190
00:24:45,734 --> 00:24:46,986
아름답지 않나요?

191
00:24:53,283 --> 00:24:56,160
같은 시기에
또 다른 조부 욘 할아버지가

192
00:24:56,161 --> 00:24:58,580
죽어가는 것 같다고
말씀하셔서

193
00:25:00,249 --> 00:25:02,793
우리는 모두 해변에 있는
욘 할아버지 집으로 달려갔습니다

194
00:25:06,797 --> 00:25:09,216
우리 네 세대가
잔디밭에 누워있네요

195
00:25:09,800 --> 00:25:11,218
왕위 계승자들이에요

196
00:25:12,469 --> 00:25:16,974
최고령자가 장남, 장남의 장남
장남의 장남의 장남과 함께 있어요

197
00:25:17,099 --> 00:25:18,684
그중 최고령자죠

198
00:25:23,689 --> 00:25:25,065
얼마나 멋지신지 보세요

199
00:25:28,402 --> 00:25:30,446
전 아직 작별 인사를 할
준비가 안 됐어요

200
00:25:39,246 --> 00:25:43,375
그해 초여름에 저는
국립기록보관소에 취직했습니다

201
00:25:44,001 --> 00:25:47,504
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오래된
기록들을 보존하는 곳이죠

202
00:25:49,548 --> 00:25:54,636
고문서 하나하나가 저를
다른 시대로 보내주는 포털입니다

203
00:25:55,804 --> 00:25:58,389
저는 '에다'를 읽으며
1220년까지 여행했습니다

204
00:25:58,390 --> 00:26:03,103
우리 신들과 우주의 신화가
처음으로 기록된 때이죠

205
00:26:05,773 --> 00:26:09,567
'정착의 서'는
저를 874년으로 데려갑니다

206
00:26:09,568 --> 00:26:11,987
아이슬란드에 인간이
처음으로 정착한 때예요

207
00:26:14,823 --> 00:26:19,578
이제 저는 1862년
엘프에 관한 설화 속에 있습니다

208
00:26:20,329 --> 00:26:25,375
여기서는 엘프가 바위 속
자기 집으로 목동을 유인했네요

209
00:26:30,631 --> 00:26:35,385
그다음에 착륙한 곳은 1918년생
노부인의 거실입니다

210
00:26:36,053 --> 00:26:39,597
노부인이 아이슬란드에서
오래되기로 손꼽히는 예술 형식인

211
00:26:39,598 --> 00:26:41,683
'리뮈르'라는 시가를 부르네요

212
00:26:42,184 --> 00:26:44,311
'라임'이라는 뜻의
아이슬란드어 단어입니다

213
00:27:30,691 --> 00:27:34,820
리뮈르가 엄청난 발견 같아서
저는 이걸 TV에서 소개했습니다

214
00:27:35,779 --> 00:27:37,865
이런 건 처음 들어봤어요

215
00:27:38,448 --> 00:27:41,158
그런데 가사에
귀 기울여 봤더니

216
00:27:41,159 --> 00:27:45,038
커다란 슬픔이
담겨있더라고요

217
00:27:45,414 --> 00:27:49,710
옛 방식의 붕괴에 관한
내용이었어요

218
00:27:50,252 --> 00:27:55,841
끊임없는 반복과 리듬을
듣다 보니

219
00:27:56,508 --> 00:27:58,552
거기에 매혹돼 버렸어요

220
00:28:00,888 --> 00:28:03,765
제 아들이 칭얼거릴 때
리뮈르를 녹음한 걸 들려줘요

221
00:28:04,641 --> 00:28:07,603
아들은 곡조가 시작되면
곧바로 조용해지죠

222
00:28:09,187 --> 00:28:12,315
이 노부인이 제 아들에게
불러주는 자장가가

223
00:28:12,316 --> 00:28:14,276
잃어버린 세계를
되살려 줍니다

224
00:28:15,193 --> 00:28:16,278
지금까지도요

225
00:28:20,991 --> 00:28:23,410
아직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
아들을 찍고 있어요

226
00:28:24,286 --> 00:28:26,455
나중에 말문이 트이고
재롱을 부리게 되면

227
00:28:27,456 --> 00:28:29,458
우린 사진 한 장
안 찍게 되겠죠

228
00:28:30,667 --> 00:28:32,252
하지만 그때에도
이 순간은 남을 거예요

229
00:28:39,801 --> 00:28:42,804
전 제대로 된 카메라를 갖춘
제대로 된 덕후였던 적이 없었지만

230
00:28:43,555 --> 00:28:46,515
욘 할아버지의
마지막 여름을 생각하면

231
00:28:46,516 --> 00:28:49,853
손에 잡히는 아무거나 들고
녹화 버튼을 누르게 돼요

232
00:28:50,729 --> 00:28:53,272
안드리, 그거 줌 렌즈 달렸어?

233
00:28:53,273 --> 00:28:54,274
응

234
00:28:54,900 --> 00:28:56,318
- 확실해?
- 응

235
00:28:59,613 --> 00:29:03,741
지난 50년을 되돌아보면
뭐가 도드라져요?

236
00:29:03,742 --> 00:29:04,743
뭐?

237
00:29:07,537 --> 00:29:09,623
실수하는 건 참 재밌다는 거지

238
00:29:10,374 --> 00:29:12,501
- 실수하는 게 재밌다고요?
- 그래

239
00:29:13,752 --> 00:29:14,795
그게 도드라져

240
00:29:15,253 --> 00:29:16,713
- 그게 도드라져요?
- 그래

241
00:29:19,341 --> 00:29:22,551
- 그리고 돈 아껴봐야 부질없다
- 아껴봐야 부질없군요

242
00:29:22,552 --> 00:29:23,637
- 그래
- 네

243
00:29:26,139 --> 00:29:29,893
많이 찍을수록 할아버지의 말을
더 많이 붙잡을 수 있어요

244
00:29:32,396 --> 00:29:35,774
녹화함으로써 할아버지를
미래로 보낼 수 있는 것과 같죠

245
00:29:36,274 --> 00:29:38,818
그러면 할아버지를
다시 만날 수 있어요

246
00:29:38,819 --> 00:29:43,739
여자한테서
그렇게 사랑스러운 청혼과 고백은

247
00:29:43,740 --> 00:29:47,159
- 받아본 적 없었어
- 그래?

248
00:29:47,160 --> 00:29:50,372
아이슬란드 여자한테 그 반만큼도
아름다운 말을 들어본 적 없다니까

249
00:29:50,956 --> 00:29:53,708
- 뭐라고 하셨는데요?
- 할머니가 했던 말 알고 싶니?

250
00:29:53,709 --> 00:29:55,752
그건 비밀이야

251
00:30:00,298 --> 00:30:02,467
그렇게 사랑스러운 청혼은
처음 들어봤지

252
00:30:02,926 --> 00:30:05,262
- 비밀이야
- 비밀이래

253
00:30:05,512 --> 00:30:08,305
그래도 안드리한테는
꼭 말해줘야지

254
00:30:08,306 --> 00:30:09,307
안 돼!

255
00:30:21,111 --> 00:30:22,528
지금 이 시점부터 쭉

256
00:30:22,529 --> 00:30:26,908
저는 카메라를 계속 켜두고
사랑하는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

257
00:30:34,124 --> 00:30:35,625
온통 꽃으로 뒤덮였네

258
00:30:36,752 --> 00:30:38,837
피에튀르 욘손의
체조 쇼입니다

259
00:30:39,880 --> 00:30:42,089
보시예요, 수영하려나 봐요

260
00:30:42,090 --> 00:30:43,675
자정이 가까운 시간입니다

261
00:30:45,886 --> 00:30:46,970
할머니!

262
00:30:47,763 --> 00:30:48,971
피구를 하고 있네요

263
00:30:48,972 --> 00:30:50,931
휘핑크림 캔
아름다운 케이크예요

264
00:30:50,932 --> 00:30:53,185
11시예요
부츠 던지기를 할 시간이죠

265
00:30:57,856 --> 00:30:59,024
스테이크가 다 됐어요

266
00:30:59,858 --> 00:31:01,108
{\an8}- 마가
- 안녕

267
00:31:01,109 --> 00:31:02,778
{\an8}- 안녕, 흘리뉘르
- 안녕

268
00:31:03,361 --> 00:31:05,696
{\an8}- 지금 몇 살이지?
- 네 살

269
00:31:05,697 --> 00:31:08,699
{\an8}- 몇 살이니, 흘리뉘르?
- 다섯 살

270
00:31:08,700 --> 00:31:10,243
{\an8}여섯 살

271
00:31:10,368 --> 00:31:12,286
{\an8}안녕, 크리스틴 로비사
이제 6개월 되나?

272
00:31:12,287 --> 00:31:15,123
휠다 필리피아
지금 나이가 한 살이니?

273
00:31:15,832 --> 00:31:18,919
- 엘린 프레이야, 몇 살?
- 두 살

274
00:31:19,795 --> 00:31:21,755
{\an8}이제 세 살이야

275
00:31:22,047 --> 00:31:25,342
{\an8}- 미쳤어?
- 난 말썽꾸러기다!

276
00:31:28,428 --> 00:31:31,890
{\an8}- 난 겨우 한 살이야
- 이런, 쪼그마한 아기네

277
00:31:32,474 --> 00:31:34,309
{\an8}마가, 지금 당신이
얼마나 젊은지 봐

278
00:31:34,810 --> 00:31:36,269
{\an8}겨우 30살이야

279
00:31:37,312 --> 00:31:38,313
{\an8}31살인데

280
00:31:39,189 --> 00:31:40,440
{\an8}난 몇 살이지?

281
00:31:41,942 --> 00:31:43,235
{\an8}넌 다섯 살이지

282
00:32:24,359 --> 00:32:28,238
우리 가족 최초의 기록 보관인은
아우르드니 할아버지입니다

283
00:32:47,632 --> 00:32:50,260
기록을 통해 할아버지의 기억으로
들어갈 수 있어요

284
00:33:06,359 --> 00:33:09,528
할아버지의 수많은 기억이
그분이 가장 사랑한 곳으로

285
00:33:09,529 --> 00:33:10,572
저를 옮겨놓습니다

286
00:33:15,327 --> 00:33:17,621
빙하에서
정말 특별한 사진을 찍으셨네요

287
00:33:18,622 --> 00:33:19,915
그래, 그랬지

288
00:33:23,460 --> 00:33:24,668
제가 어렸을 때

289
00:33:24,669 --> 00:33:26,713
아우르드니 할아버지는
슬라이드 쇼를 보여주면서

290
00:33:27,589 --> 00:33:29,633
모험 이야기를
들려주시곤 했습니다

291
00:33:45,523 --> 00:33:47,776
사진 하나하나가
할아버지의 기억을 일깨워요

292
00:33:53,949 --> 00:33:56,700
이 슬라이드로는
얼음이 구름과 섞일 때

293
00:33:56,701 --> 00:33:59,204
휠다 할머니가 느낀 행복을
기억해 내세요

294
00:34:04,334 --> 00:34:08,088
이 사진으로는 이름이 지어지길
기다리던 장소들을 기억하시죠

295
00:34:11,633 --> 00:34:14,636
빙하는 할아버지의 기억에
농간도 부립니다

296
00:34:18,181 --> 00:34:21,141
'빙하에서는 그런 법이야'
아우르드니 할아버지의 말씀입니다

297
00:34:21,142 --> 00:34:25,730
'전에 걸었던 길이라고
생각하지만 갑자기…'

298
00:34:27,649 --> 00:34:28,817
'깊은 틈이 나타나지'

299
00:34:47,961 --> 00:34:49,296
그리고 이따금…

300
00:34:51,298 --> 00:34:54,884
정원의 달리아가
사진 속에서 활짝 피어납니다

301
00:35:02,892 --> 00:35:06,479
이 빛으로 아우르드니 할아버지는
어떤 평화에 관해 말합니다

302
00:35:09,816 --> 00:35:14,696
전 이만큼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
이 평화가 무슨 뜻인지 이해합니다

303
00:35:19,075 --> 00:35:20,577
최초의 기억이 뭐예요?

304
00:35:22,704 --> 00:35:26,665
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가
꽤 뚜렷이 기억나

305
00:35:26,666 --> 00:35:30,169
증조할아버지가 익사하셨을 때
할아버지 나이는요?

306
00:35:30,170 --> 00:35:31,254
12살이었지

307
00:35:37,552 --> 00:35:41,765
당연하지만…
충격이 아주 컸어

308
00:35:48,063 --> 00:35:49,772
이 기억이
아우르드니 할아버지를

309
00:35:49,773 --> 00:35:51,858
바다에서 밀어내어
빙하로 올려 보냈다고

310
00:35:52,359 --> 00:35:53,818
저는 늘 생각했습니다

311
00:35:59,991 --> 00:36:03,578
휠다 할머니에게 빙하는
위안을 주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

312
00:36:06,331 --> 00:36:12,504
처음엔 다른 남자와 약혼해서
쌍둥이를 낳았어

313
00:36:13,088 --> 00:36:15,131
사랑스러운 두 딸을 낳았지

314
00:36:16,216 --> 00:36:19,010
그 사람은
미국으로 유학 갔는데

315
00:36:21,096 --> 00:36:26,017
미국인을 만나더니
나랑 헤어졌어

316
00:36:26,685 --> 00:36:28,770
당연히 좀 충격받았단다

317
00:36:35,902 --> 00:36:38,363
할머니는 하늘에서
살아갈 힘을 발견했어요

318
00:36:40,031 --> 00:36:41,241
얼음에서도요

319
00:37:02,971 --> 00:37:06,516
아우르드니 할아버지는
사진을 빙하에 비유합니다

320
00:37:07,434 --> 00:37:10,562
둘 다 시간의 궤적을
기록한다고요

321
00:37:19,779 --> 00:37:21,573
우리 빙하에는
많은 것이 들어있습니다

322
00:37:22,991 --> 00:37:25,785
1918년의 화산 폭발

323
00:37:28,079 --> 00:37:30,331
1983년의 폭발

324
00:37:32,792 --> 00:37:34,836
2004년의 폭발

325
00:37:37,505 --> 00:37:39,215
2011년의 폭발도요

326
00:37:55,106 --> 00:37:58,525
얼음 속 공기 방울은
지나간 계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

327
00:37:58,526 --> 00:37:59,903
고대의 공기를 품고 있습니다

328
00:38:01,488 --> 00:38:02,489
그 계절의 따뜻함

329
00:38:03,782 --> 00:38:04,949
차가움

330
00:38:06,075 --> 00:38:07,702
강수량

331
00:38:08,536 --> 00:38:09,913
꽃가루

332
00:38:10,955 --> 00:38:12,207
오염 물질을 말해주죠

333
00:38:16,044 --> 00:38:20,840
조부모님은 오랜 시간의 보관소를
최초로 만져본 사람이었습니다

334
00:38:21,382 --> 00:38:25,094
바트나 빙하 조사에서
또 하나의 이정표에 도달했습니다

335
00:38:26,930 --> 00:38:31,226
저 아래 빙하 코어에 닿으려고
구멍을 뚫고 있었어

336
00:38:34,062 --> 00:38:35,855
난 조수였는데…

337
00:38:36,606 --> 00:38:37,690
저기 나 있네

338
00:38:38,441 --> 00:38:40,985
환상적이었지

339
00:38:42,529 --> 00:38:47,032
마침내 귀중한 정보를 담은
빙하 코어를 획득했습니다

340
00:38:47,033 --> 00:38:49,618
온대 빙하의 내부 구조와

341
00:38:49,619 --> 00:38:53,790
1500년까지 아이슬란드의
기후 변화를 추적할 정보가 담겼죠

342
00:38:55,834 --> 00:38:58,044
참 특별했어
지금도 특별하고

343
00:39:06,261 --> 00:39:08,053
아우르드니 할아버지와
휠다 할머니는

344
00:39:08,054 --> 00:39:09,722
빙하 코어를 손에 쥐는 건

345
00:39:10,306 --> 00:39:13,852
지구의 기억을 쥐는 것과 같다고
말씀하시곤 했습니다

346
00:40:09,782 --> 00:40:10,867
웃어봐!

347
00:40:13,620 --> 00:40:14,704
비디오 찍고 있어요

348
00:40:15,246 --> 00:40:16,706
생일 축하해요!

349
00:40:18,041 --> 00:40:22,169
오늘은 당신의 생일

350
00:40:22,170 --> 00:40:25,797
그래서 노래하는 거랍니다

351
00:40:25,798 --> 00:40:29,801
오늘과 같은 날에

352
00:40:29,802 --> 00:40:33,096
당신은 태어났죠

353
00:40:33,097 --> 00:40:40,063
운 좋은 날 축하해요
운 좋은 내 친구

354
00:40:45,151 --> 00:40:47,987
아우르드니 할아버지는
이 파티를 기억 못 할 겁니다

355
00:40:52,158 --> 00:40:54,952
생일이었다고 말씀드렸더니
이러셨죠

356
00:40:54,953 --> 00:40:57,372
'참 재밌구나
내가 몇 살이니?'

357
00:41:03,836 --> 00:41:06,589
할아버지
신혼여행 기억나세요?

358
00:41:07,840 --> 00:41:10,885
- 내가 뭘 기억…
- 바트나 빙하로 갔던 신혼여행요

359
00:41:11,678 --> 00:41:13,763
아니, 그건 기억 안 난다

360
00:41:14,639 --> 00:41:16,516
괜찮아, 계속해

361
00:41:19,060 --> 00:41:21,104
이이는 요즘 너무 깜박깜박해

362
00:41:24,607 --> 00:41:28,069
할아버지는 균열을 만나는 것처럼
어느 날 그렇게 됐다고 하세요

363
00:41:30,571 --> 00:41:32,907
자세한 것 하나도
기억하지 못하십니다

364
00:41:57,390 --> 00:41:58,933
키스해야죠!

365
00:42:11,612 --> 00:42:15,033
이제는 눈 한 번 깜빡하면
한 달이 훌쩍 지나가 버립니다

366
00:42:17,744 --> 00:42:18,828
그렇지!

367
00:42:22,040 --> 00:42:24,625
잘한다!

368
00:42:24,917 --> 00:42:27,252
얼마나 연습했지?
15분?

369
00:42:27,253 --> 00:42:28,337
15분

370
00:42:29,338 --> 00:42:32,674
7시인데 온도계에 뜬 건…

371
00:42:32,675 --> 00:42:34,844
- 36도네
- 36도?

372
00:42:35,219 --> 00:42:37,847
집 온도계는 50도야

373
00:42:38,264 --> 00:42:39,599
여기가 대체 어느 나라야?

374
00:42:54,614 --> 00:42:56,324
시간이 더 많을 줄 알았습니다

375
00:43:06,000 --> 00:43:08,169
아우르드니 할아버지한테
묻고 싶은 게 정말 많은데

376
00:43:10,963 --> 00:43:13,508
결코 알 수 없을 것도
너무나 많습니다

377
00:43:25,269 --> 00:43:29,107
바트나 빙하 아래에서는
화산 가족이 들썩이고 있습니다

378
00:43:40,409 --> 00:43:43,871
예측 불가능한 우리 섬에는
미지의 것이 아주 많습니다

379
00:43:45,081 --> 00:43:50,128
예를 들어 언제 화산이 터져
빙하 홍수를 일으킬지 같은 것이요

380
00:43:51,045 --> 00:43:54,464
빙하에서 나온 물이
비탈을 따라 흐르는 게 보이죠

381
00:43:54,465 --> 00:43:56,384
가공할 만한 위력이에요

382
00:44:01,889 --> 00:44:04,392
우린 늘 이곳을 구성하는 것들에
만족하며 살았고

383
00:44:05,101 --> 00:44:07,186
거기에 우리 삶을 맞췄습니다

384
00:44:09,897 --> 00:44:14,026
홍수가 빙하 가장자리에서
거대한 빙산을 떼어내

385
00:44:14,235 --> 00:44:16,654
멀리 모래벌판으로
내던졌습니다

386
00:44:20,116 --> 00:44:24,370
여기 빙산들과 비교해 보면
인간이 얼마나 작은지 실감 납니다

387
00:44:36,757 --> 00:44:40,803
우리 조부모님 이야기에는
이런 힘에 대한 경외심이

388
00:44:40,928 --> 00:44:42,054
알알이 새겨져 있습니다

389
00:44:45,516 --> 00:44:50,354
그분들의 이야기에는
자연이 살아있고 신비가 가득한

390
00:44:53,191 --> 00:44:54,942
그런 세상을 보는 방식이
반영돼 있죠

391
00:44:57,695 --> 00:45:02,742
우리가 풍경을 바꾸기 전에
이곳에는 이런 절벽이 있었어

392
00:45:03,367 --> 00:45:06,287
옛날에 거기서
'숨겨진 사람들'을 봤지

393
00:45:08,164 --> 00:45:12,001
한번은 갑자기
숨겨진 사람이 나타났다가

394
00:45:13,085 --> 00:45:14,377
곧 사라졌어

395
00:45:14,378 --> 00:45:16,088
- 사라졌어요?
- 그래

396
00:45:17,924 --> 00:45:19,759
여자가 이렇게 말했어
'난 여자 엘프예요'

397
00:45:20,551 --> 00:45:23,429
'우리 중 일부는 절벽에 살고'

398
00:45:23,554 --> 00:45:27,975
'또 어떤 이들은
바위 속에서 살아요'

399
00:45:29,602 --> 00:45:31,145
{\an8}그 여자가 말했지

400
00:45:33,231 --> 00:45:35,482
{\an8}'당신은 내 온전한 모습을
결코 볼 수 없어요'

401
00:45:35,483 --> 00:45:41,906
{\an8}'당신 앞에 나타나려면
에너지가 엄청 소모되거든요'

402
00:45:42,531 --> 00:45:48,578
'하지만 에너지를 좀 더 끌어 쓰면
당신에게 말은 할 수 있어요'

403
00:45:48,579 --> 00:45:51,748
'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죠'

404
00:45:51,749 --> 00:45:53,125
새 바지 어때?

405
00:45:57,755 --> 00:46:00,590
{\an8}- 멋진 바지네요
- 좀 줄였어

406
00:46:00,591 --> 00:46:01,592
{\an8}네

407
00:46:02,134 --> 00:46:03,469
{\an8}너무 길었거든

408
00:46:04,220 --> 00:46:09,683
{\an8}난 여자 엘프의 의지에
저항할 수 없었어

409
00:46:09,684 --> 00:46:12,853
{\an8}내가 굴복할 때까지
계속 나타날 거였거든

410
00:46:13,729 --> 00:46:18,775
{\an8}한 예로 그 여자가 나한테
디사와 결혼하라고 명령했고

411
00:46:18,776 --> 00:46:19,860
{\an8}그래서 그렇게 했지

412
00:46:24,991 --> 00:46:28,911
우리 조부모님 세대엔 이런 얘기를
하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

413
00:46:43,175 --> 00:46:44,844
모든 언덕에는
전설이 있습니다

414
00:46:48,222 --> 00:46:49,974
모든 강에는 설화가 있죠

415
00:46:59,734 --> 00:47:02,695
모든 빙하는
숨겨진 세계입니다

416
00:47:12,204 --> 00:47:16,208
국립기록보관소에서 일했을 때
이 녹음을 발견했습니다

417
00:47:16,834 --> 00:47:21,756
얼음 속 신화의 숲 전설을
이야기하는 한 농부의 음성이었죠

418
00:47:23,549 --> 00:47:27,761
수백 년 전에

419
00:47:27,762 --> 00:47:31,140
사람들이
빙하 가장자리에서

420
00:47:32,016 --> 00:47:35,561
자작나무 통나무를 발견했어

421
00:47:37,855 --> 00:47:40,483
아주 이상한 일이지

422
00:47:40,816 --> 00:47:43,819
이해가 안 가
근데 사실이 아니라는 얘긴 아니야

423
00:47:53,454 --> 00:47:57,374
수백 년간, 바트나 빙하 기슭에
살던 사람들은

424
00:47:57,375 --> 00:47:59,877
녹아내리는 얼음에서 통나무가
드러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

425
00:48:01,879 --> 00:48:05,091
나무가 거의 없는 우리 나라에서는
이상한 광경이라

426
00:48:06,050 --> 00:48:09,762
빙하 속에 숲이 있다는
소문이 일어났습니다

427
00:48:11,847 --> 00:48:16,560
범법자와 트롤을 숨기고 있고
시간이 흐르지 않는 곳이라고요

428
00:48:20,523 --> 00:48:22,775
하지만 이 전설에는
진실이 있습니다

429
00:48:24,735 --> 00:48:26,821
서기 900년경의 일입니다

430
00:48:27,655 --> 00:48:32,993
이곳에 도착한 첫 선조들은
나무가 자라는 광경을 마주쳤죠

431
00:48:34,286 --> 00:48:37,957
선조들은 이곳을 넓은 숲이란 뜻의
'브레이다뫼르크'라고 불렀어요

432
00:48:39,375 --> 00:48:43,379
시간이 흐르며 빙하혀가
산 아래로 흘러내려 왔고

433
00:48:43,921 --> 00:48:46,507
이윽고 나무들을 얼렸습니다

434
00:48:53,931 --> 00:48:57,560
2026년 현재 그 빙하혀는
여전히 이곳에 있습니다

435
00:48:58,853 --> 00:49:03,816
지금은 '브레이다메르퀴르예퀴들'
즉 '넓은 숲 빙하'로 불립니다

436
00:49:06,152 --> 00:49:11,323
이 살아있는 얼음을 아주 오래전
아이슬란드 건국과 묶는 이름이죠

437
00:49:58,204 --> 00:50:01,456
최근 수십 년간 아이슬란드 빙하가
줄어든 데 대해 한 빙하학자가

438
00:50:01,457 --> 00:50:02,833
우려를 표했습니다

439
00:50:03,667 --> 00:50:06,503
이 학자는 200년 후에는
이 나라에 빙하가 없을 것이라면서

440
00:50:06,504 --> 00:50:08,129
그보다 더 빠를 수도
있다고 말합니다

441
00:50:08,130 --> 00:50:13,093
역사상 전례 없는
나쁜 소식이에요

442
00:50:13,844 --> 00:50:19,183
줄어드는 속도가 어찌나
빨라지는지 계속 놀라게 되고요

443
00:50:20,809 --> 00:50:23,311
남극 대륙
그린란드, 히말라야 등

444
00:50:23,312 --> 00:50:27,233
빙하가 있는 모든 지역에서
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요

445
00:50:27,983 --> 00:50:30,235
아이슬란드 빙하의 나이는
이제 1,000살입니다

446
00:50:30,236 --> 00:50:37,076
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매년 5년씩
역사를 잃고 있다는 뜻이죠

447
00:50:40,246 --> 00:50:43,207
빙하 하나의 죽음에도
심란하던 와중에

448
00:50:44,041 --> 00:50:47,670
새로운 소식이 있어요
빙하가 전부 사라질 거라네요

449
00:50:52,383 --> 00:50:55,010
이제 빙하는 지질학적 시간을
떠나고 있습니다

450
00:50:55,970 --> 00:51:01,474
수백 년, 수천 년, 심지어
수백만 년에 걸쳐 일어났던 변화가

451
00:51:01,475 --> 00:51:05,521
이제 인간의 한 생애 안에
펼쳐지고 있습니다

452
00:51:28,377 --> 00:51:34,008
아우르드니 할아버지는 정원에서
꽃 사진을 찍으면서 소일하셨어요

453
00:51:39,096 --> 00:51:42,641
이제 할아버지가 기억하는 건
휠다 할머니에 대한 사랑뿐입니다

454
00:51:50,566 --> 00:51:52,693
저 상자에 가득 들었어

455
00:51:57,156 --> 00:51:58,240
보자꾸나

456
00:51:59,867 --> 00:52:02,452
모두 함께
하일랜드에 갔을 때 사진이야

457
00:52:02,453 --> 00:52:03,704
그러네요

458
00:52:13,088 --> 00:52:17,092
우린 균형 감각을 잃은 할아버지를
요양 시설로 옮겨드렸습니다

459
00:52:19,136 --> 00:52:22,097
언젠가 찾아뵈었을 때
할아버지가 TV 앞에 앉아계셨어요

460
00:52:27,603 --> 00:52:30,564
저한테 슬라이드 쇼 속도가
왜 이리 빠르냐고 물으시더군요

461
00:52:36,987 --> 00:52:38,864
할아버지는 천천히
스러져 가고 있었습니다

462
00:53:10,437 --> 00:53:12,564
그러고 돌아가셨죠

463
00:53:24,118 --> 00:53:26,954
- 성함을 말씀해 주세요
- 아우르드니 캬르탄손

464
00:53:28,747 --> 00:53:33,293
{\an8}- 언제 태어나셨죠?
- 1922년 11월 26일

465
00:53:34,628 --> 00:53:36,088
{\an8}오늘은 며칠일까요?

466
00:53:37,464 --> 00:53:43,303
{\an8}3월 27일이야

467
00:53:44,263 --> 00:53:45,514
{\an8}2004년

468
00:53:47,057 --> 00:53:52,019
{\an8}자료와 생체 시료를
수집하고 있어요

469
00:53:52,020 --> 00:53:55,899
{\an8}22세기에
할아버지를 복제하려고요

470
00:54:03,198 --> 00:54:04,532
{\an8}저는 이제까지 쭉

471
00:54:04,533 --> 00:54:08,871
{\an8}영상을 찍으면 매 순간을
붙잡아 둘 수 있다고 믿었지만

472
00:54:12,124 --> 00:54:17,296
{\an8}실상은 유리 화면 뒤에서 과거가
지직대는 걸 지켜볼 뿐이었어요

473
00:54:17,963 --> 00:54:21,258
{\an8}테이프 위에 얹어진
세월의 흔적을 눈치채면서요

474
00:54:30,267 --> 00:54:33,145
제가 한 일이 뭐였는지
이제 알겠습니다

475
00:54:34,438 --> 00:54:38,150
앞으로 내달리기만 하는
소중한 삶을 붙잡고

476
00:54:38,734 --> 00:54:42,279
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지 않으려고
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던 것이었죠

477
00:54:54,249 --> 00:54:57,503
붙잡아 두고자 하는 충동이
사방에서 보입니다

478
00:55:31,828 --> 00:55:35,040
여기는 아이슬란드 서부에 있는
물 도서관입니다

479
00:55:35,958 --> 00:55:38,794
빙하에서 나온
녹은 얼음을 보관하죠

480
00:56:16,498 --> 00:56:19,042
이건 소리스 빙하에서 나온
물입니다

481
00:56:21,253 --> 00:56:23,547
스나이펠스 빙하고요

482
00:56:25,132 --> 00:56:29,845
이건 사망 직전에 수집한
오크 빙하의 물입니다

483
00:56:36,518 --> 00:56:42,399
물의 형태라면 얼음은 시간 여행을
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

484
00:56:47,237 --> 00:56:49,448
결국에는 같은 물이죠

485
00:56:52,618 --> 00:56:55,120
얼음의 형태로는
기억을 담고 있어요

486
00:56:57,289 --> 00:57:00,375
액체 상태라면
기억을 잃을까요?

487
00:58:04,731 --> 00:58:09,236
불안할 정도로 조용한
빙하의 죽음을 자주 생각합니다

488
00:58:20,664 --> 00:58:26,044
여름이 왔는데 가지 않고
계속 머무르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

489
00:59:46,583 --> 00:59:49,795
당신의 바다는
우리 빙하로 만들어졌을까요?

490
00:59:55,842 --> 00:59:58,386
당신의 비는
우리 바다일까요?

491
01:00:07,896 --> 01:00:10,315
당신의 물이 저의 물입니다

492
01:00:13,860 --> 01:00:16,947
당신의 시간은
제 시간이기도 하죠

493
01:00:24,371 --> 01:00:26,997
우리 가족에서
욘 할아버지의 지평선은

494
01:00:26,998 --> 01:00:29,125
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
지평선이고…

495
01:00:31,503 --> 01:00:33,588
또 그 윗대 할아버지의
지평선입니다

496
01:00:51,648 --> 01:00:54,024
욘 할아버지가
'꿈의 땅'을 노래하네요

497
01:00:54,025 --> 01:00:57,946
할아버지가 집으로 삼았던
해안 평야에 부치는 송가입니다

498
01:01:01,408 --> 01:01:04,910
그곳에 내가 꿈꾸는

499
01:01:04,911 --> 01:01:09,624
땅이 있네

500
01:01:10,792 --> 01:01:12,668
집에 대한
욘 할아버지의 사랑은

501
01:01:12,669 --> 01:01:15,630
할아버지가 집에 대해
말하는 방식과 엮여있습니다

502
01:01:16,256 --> 01:01:19,509
할아버지는 단어 하나로
저를 그곳에 보낼 수 있죠

503
01:01:22,846 --> 01:01:26,473
할아버지가 썼던 그 한 단어
'퓌글라뱌르그'를 생각합니다

504
01:01:26,474 --> 01:01:28,894
'새들의 절벽'이라는 뜻의
아이슬란드 단어죠

505
01:01:55,712 --> 01:01:58,173
'시끌벅적한 모임'이라는
뜻도 있습니다

506
01:01:59,507 --> 01:02:01,927
욘 할아버지는 이 단어로
우리 부모님 결혼식을 묘사했어요

507
01:02:07,015 --> 01:02:11,144
'완전 퓌글라뱌르그였지
단 한마디도 안 들렸단다'

508
01:02:20,487 --> 01:02:22,906
하지만 욘 할아버지가 알았던
새들의 절벽은

509
01:02:23,657 --> 01:02:26,368
지금 제가 아는
새들의 절벽이 아닙니다

510
01:02:30,622 --> 01:02:36,628
바닷새들은 기후 변화에
적응하기 어려워합니다

511
01:02:37,837 --> 01:02:41,006
최근 통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의
코뿔바다오리 개체 수는

512
01:02:41,007 --> 01:02:44,344
1995년에 비해
70% 감소했습니다

513
01:02:45,762 --> 01:02:49,015
생물학자들은 주요 원인이
해양 온도의 상승이라고 합니다

514
01:02:59,109 --> 01:03:02,194
제게는 소음을 뜻하는
이 단어가

515
01:03:02,195 --> 01:03:05,365
이제 당신에게는
고요한 곳을 지칭할까요?

516
01:03:08,743 --> 01:03:12,664
어쩌면 '퓌글라뱌르그'는
유령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

517
01:03:14,124 --> 01:03:19,337
그 단어를 말하면 존재하지 않는
새들의 기억을 끌어내게 되는 거죠

518
01:03:25,218 --> 01:03:27,804
'아이슬란드'라는 이름은 어떨지
궁금해졌습니다

519
01:03:31,266 --> 01:03:37,272
200년 후 우리 나라 이름을 말하면
역시 유령을 소환하게 될까요?

520
01:04:02,505 --> 01:04:05,258
- 너희 아빠가 너 찍어
- 알아

521
01:04:05,633 --> 01:04:06,634
왜지?

522
01:04:07,177 --> 01:04:11,056
케이크 먹는 11살짜리 여자애를
보는 게 너무 특별하니까

523
01:04:12,223 --> 01:04:14,559
- 아이스크림도
- 아이스크림도

524
01:04:15,018 --> 01:04:16,895
어떻게 생각해?

525
01:04:28,615 --> 01:04:32,743
2019년 휠다의 생일 직후에

526
01:04:32,744 --> 01:04:35,204
저는 곧 있을 오크 빙하의
장례식을 위해서

527
01:04:35,205 --> 01:04:38,625
빙하의 죽음을 기리는 글을
써달라는 청탁을 받았습니다

528
01:04:41,294 --> 01:04:43,587
글은 동판에 새겨져

529
01:04:43,588 --> 01:04:46,299
한때 빙하가 살았던 산에
놓일 것이었죠

530
01:04:48,843 --> 01:04:52,555
그 글을 쓰는 건
작가의 꿈이자 악몽이기도 해요

531
01:04:53,056 --> 01:04:54,557
네 줄 쓰실 수 있어요

532
01:04:55,433 --> 01:04:58,228
큰 의미를 갖게 될 말을
어떻게 쓸 수 있을까요?

533
01:04:58,812 --> 01:05:00,687
네, 게다가
동판에 쓰는 거니까

534
01:05:00,688 --> 01:05:05,777
실수해도
삭제 버튼을 누를 수도 없어요

535
01:05:07,529 --> 01:05:11,783
묘지에 묘비를
세우는 거랑 비슷한데…

536
01:05:12,325 --> 01:05:15,578
누군가 200, 300, 400
500년 후에 그걸 읽을 거예요

537
01:05:16,162 --> 01:05:19,958
동판은 돌보다 오래가니까
6,000년 후가 될지도요

538
01:05:25,630 --> 01:05:27,382
어떻게 접근할지
잘 모르겠네요

539
01:05:39,185 --> 01:05:42,438
또 다른 풍경의 파괴에 관해
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

540
01:05:42,772 --> 01:05:45,567
"멈춰라"

541
01:05:46,860 --> 01:05:47,985
"중공업 중지"

542
01:05:47,986 --> 01:05:51,697
빙하천 물줄기를 막아버릴
댐 건설을 중지시키려는

543
01:05:51,698 --> 01:05:53,741
아이슬란드 사람들을
찾아갔었어요

544
01:06:01,958 --> 01:06:05,670
하지만 강의 원천 자체가 죽는다니
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

545
01:06:07,297 --> 01:06:10,258
그리고 이번에는 범인이
지역 전력 회사가 아니라

546
01:06:10,967 --> 01:06:13,595
힘을 갈구하는 전 세계입니다

547
01:06:22,353 --> 01:06:25,231
빙하를 위한 추도사는
써본 적 없습니다

548
01:06:26,107 --> 01:06:27,275
아무도 써본 적 없죠

549
01:06:33,615 --> 01:06:38,036
잃을 거라고 생각한 적 없는 것에
어떻게 작별 인사를 할까요?

550
01:06:46,920 --> 01:06:48,921
아우르드니 할아버지가
돌아가셨을 땐

551
01:06:48,922 --> 01:06:51,633
부고에 쓸 말이
끝도 없었습니다

552
01:07:01,392 --> 01:07:04,019
"할아버지에 관해
생각해 보면"

553
01:07:04,020 --> 01:07:05,271
"일을 잘하셨을 뿐 아니라"

554
01:07:05,396 --> 01:07:06,730
할 말이 너무 많았습니다

555
01:07:06,731 --> 01:07:08,941
"마음먹은 일은 뭐든
그 분야 최고가 되셨다"

556
01:07:08,942 --> 01:07:10,026
"아이슬란드 빙하학회의"

557
01:07:10,151 --> 01:07:11,861
"첫 탐사 여행에서
탐험대 대장이셨다"

558
01:07:11,986 --> 01:07:13,278
"탐험대 대장"

559
01:07:13,279 --> 01:07:14,322
"사진가"

560
01:07:14,489 --> 01:07:17,324
"할아버지는 12살에
아버지를 여의셨다"

561
01:07:17,325 --> 01:07:19,076
{\an8}"할아버지 내면의
그 소년이 여전히"

562
01:07:19,077 --> 01:07:21,287
{\an8}"뭐든 성취할 수 있다고
세상에 증명하고 있는 건가 싶다"

563
01:07:21,412 --> 01:07:23,413
{\an8}할아버지와 그 어느 때보다
가깝다고 느꼈지만

564
01:07:23,414 --> 01:07:25,457
{\an8}세상을 떠난 분이셨죠

565
01:07:25,458 --> 01:07:27,834
"할아버지는 운 좋게도
휠다라는 동반자를 만나셨다"

566
01:07:27,835 --> 01:07:29,044
"나의 할머니"

567
01:07:29,045 --> 01:07:33,090
"두 분은 저녁 내내
함께 춤췄고"

568
01:07:33,091 --> 01:07:35,593
"할아버지는 할머니를
바트나 빙하 탐험에 초대했다"

569
01:07:35,718 --> 01:07:39,513
{\an8}"사나운 폭풍 속에 두 분은
사흘간 2인용 텐트에 갇혔고"

570
01:07:39,514 --> 01:07:42,140
"그곳은 '브루다르붕가'
즉 '신부의 봉우리'로 불린다"

571
01:07:42,141 --> 01:07:45,812
"손주들
주변 가득한 화원"

572
01:07:45,937 --> 01:07:51,651
전 작별 인사가 할아버지의 기억을
계속 살게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

573
01:08:03,204 --> 01:08:05,915
아우르드니 할아버지는
장수하셨습니다

574
01:08:06,833 --> 01:08:08,376
축하할 만한 일이었죠

575
01:08:12,547 --> 01:08:16,301
하지만 오크 빙하의 생애는
우리 때문에 단축됐어요

576
01:08:18,803 --> 01:08:20,805
거기에 축하할 만한 건
없습니다

577
01:08:25,476 --> 01:08:28,603
미래에 이 상실의 규모를
이해시키려면

578
01:08:28,604 --> 01:08:30,898
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?

579
01:08:48,583 --> 01:08:51,836
오크 빙하의 죽음은
한 번으로 끝나는 사건이 아닙니다

580
01:08:53,171 --> 01:08:58,051
서로 연결된 우리 세계의
모든 생명을 위협하는 일입니다

581
01:09:00,470 --> 01:09:01,888
우리 해변들

582
01:09:03,723 --> 01:09:05,016
우리 숲들

583
01:09:06,976 --> 01:09:08,353
우리 계절들

584
01:09:10,396 --> 01:09:11,647
우리가 사랑하는 이들

585
01:09:16,235 --> 01:09:17,570
우리 언어도요

586
01:09:28,122 --> 01:09:31,042
이 정도 규모로
격변이 일어나면

587
01:09:32,835 --> 01:09:35,838
그걸 담을 만큼 큰 것은
신화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

588
01:09:38,549 --> 01:09:41,760
우리 신화에서는
세상이 얼음에서 태어나지만

589
01:09:41,761 --> 01:09:43,846
바다에서 끝납니다

590
01:09:44,931 --> 01:09:46,974
바다 괴물에 의해서요

591
01:09:53,731 --> 01:09:55,982
미드가르드의 뱀입니다

592
01:09:55,983 --> 01:09:58,236
"요르문간드
미드가르드의 뱀"

593
01:09:59,487 --> 01:10:02,115
이 뱀은 바다이자
지구 그 자체입니다

594
01:10:03,408 --> 01:10:05,200
"에다"

595
01:10:05,201 --> 01:10:08,871
'에다'에서는 토르가
뱀을 물리치려고 합니다

596
01:10:15,169 --> 01:10:20,258
하지만 토르가 뱀을 죽이는 동시에
뱀도 토르를 죽이죠

597
01:10:23,928 --> 01:10:28,516
물이 불어나고
뱀독이 바다를 오염시킵니다

598
01:10:31,769 --> 01:10:35,857
둘이 서로 죽인 것이
모든 신이 죽는 계기가 됐고

599
01:10:36,524 --> 01:10:39,736
모든 것이 절멸합니다

600
01:10:52,290 --> 01:10:55,960
우리가 얼마만큼 잃었는지
미래에 어떻게 말해줄까요?

601
01:10:56,586 --> 01:10:59,338
미래가 존재조차
하지 않는다면요

602
01:11:36,626 --> 01:11:38,669
여기를 봐, 좀 더

603
01:11:39,921 --> 01:11:42,214
아냐, 그건 그냥 둬

604
01:11:42,215 --> 01:11:46,344
이 불빛이 꺼지면 그때 시동 걸어
이제 시동 걸어도 돼

605
01:11:56,896 --> 01:11:58,356
공 밖으로 쳐내!

606
01:11:59,273 --> 01:12:01,275
그래, 잘했어

607
01:12:02,109 --> 01:12:03,444
앞으로, 앞으로!

608
01:12:33,766 --> 01:12:35,518
이 노래를 들려드릴게요

609
01:12:36,435 --> 01:12:39,772
리뮈르를 통해 당신은
시간을 거슬러 오를 수 있습니다

610
01:12:41,941 --> 01:12:45,861
리뮈르의 반복되는 라임 덕분에
녹음 기술이 존재하기 전에도

611
01:12:45,862 --> 01:12:48,739
사람들은 긴 이야기를
기억할 수 있었습니다

612
01:12:50,533 --> 01:12:55,746
할머니들에게서 독특한 시를 배운
여성들이 있었어요

613
01:12:55,872 --> 01:12:57,832
그 할머니들은
자기 할머니들에게서

614
01:12:57,957 --> 01:13:00,626
또 그 윗대 할머니들에게서
배운 것이죠

615
01:13:01,377 --> 01:13:04,254
이 나이 많은 여성들의
계보를 보면

616
01:13:04,255 --> 01:13:06,924
시간이 무로 쪼그라드는 게
느껴져요

617
01:13:43,461 --> 01:13:46,964
리뮈르는 여러 세기를 가로질러
조상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

618
01:13:48,382 --> 01:13:52,261
시구 하나하나가 과거를
살아 숨 쉬게 하는 그릇이죠

619
01:13:57,183 --> 01:14:00,936
인간이 시간의 깊이를
가장 가깝게 경험하는 방법은

620
01:14:00,937 --> 01:14:04,357
어쩌면 세대의 기억인지도
모르겠습니다

621
01:14:17,745 --> 01:14:22,874
사랑하는 휠다 필리피아의

622
01:14:22,875 --> 01:14:26,379
생일 축하합니다

623
01:14:29,840 --> 01:14:30,925
안녕하세요, 할머니

624
01:14:42,228 --> 01:14:44,229
신혼여행은 어떠셨어요?

625
01:14:44,230 --> 01:14:47,858
엄청나게 재밌고 도전적이었어

626
01:14:49,068 --> 01:14:52,320
빙하에서 온갖 날씨를
다 경험해 봤지

627
01:14:52,321 --> 01:14:53,364
네

628
01:14:54,115 --> 01:14:57,200
- 거기 3주 동안 있었어
- 3주요?

629
01:14:57,201 --> 01:15:01,330
- 그래, 빙하 위에서
- 와, 긴 시간이네요

630
01:15:02,331 --> 01:15:04,375
재밌는 시간이었어

631
01:15:08,671 --> 01:15:13,592
얘가 96세가 됐을 때 몇 년도인지
계산해 달라고 하실래요?

632
01:15:15,761 --> 01:15:20,099
네가 96살이 되면
몇 년인지 계산해 볼래?

633
01:15:20,433 --> 01:15:21,475
네

634
01:15:23,936 --> 01:15:28,107
저쪽 카메라 켜는 거 까먹었어요
이제 다시 해봐요

635
01:15:31,277 --> 01:15:32,319
안드리

636
01:15:36,157 --> 01:15:39,200
- 이제 말할까?
- 네, 물어보세요

637
01:15:39,201 --> 01:15:41,537
넌 언제 96살이 되니?

638
01:15:50,337 --> 01:15:52,756
- 2104년요
- 104로구나

639
01:15:52,757 --> 01:15:53,841
네

640
01:15:54,383 --> 01:15:58,178
그때 무슨 일이
일어났는지 알면 재미있겠네

641
01:15:58,179 --> 01:15:59,263
네

642
01:16:03,100 --> 01:16:05,519
2104년

643
01:16:07,688 --> 01:16:11,649
이런 식으로 보니
제 생애 너머의 미래가

644
01:16:11,650 --> 01:16:13,778
명확해지기 시작합니다

645
01:16:16,822 --> 01:16:19,950
그곳에서 제 딸은
할머니가 되었을지도 모르고

646
01:16:20,493 --> 01:16:23,746
제 할머니의 기억도
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

647
01:16:25,539 --> 01:16:31,711
저는 휠다 할머니가 태어난
저 옛날 1924년부터

648
01:16:31,712 --> 01:16:37,009
당신에게 닿을지 모를 2104년까지
시간을 만질 수 있습니다

649
01:16:38,844 --> 01:16:41,555
세대 간의 악수라고나 할까요

650
01:16:54,735 --> 01:16:58,489
휠다 할머니와 영상을 찍은 것도
저 때가 거의 마지막이었습니다

651
01:17:02,743 --> 01:17:05,830
곧 할머니도 돌아가셨죠

652
01:17:08,624 --> 01:17:11,502
우리 가족에
세대 전환이 일어난 겁니다

653
01:17:13,129 --> 01:17:17,383
하지만 때때로 저는
가족 모두를 다시 만날 수 있죠

654
01:17:19,593 --> 01:17:23,764
여기서 욘 할아버지를 비추는 빛을
다시 볼 수 있습니다

655
01:17:31,272 --> 01:17:32,314
아우르드니 할아버지도

656
01:17:39,822 --> 01:17:41,114
디사 할머니도요

657
01:17:41,115 --> 01:17:42,283
안녕하세요, 할머니

658
01:17:49,331 --> 01:17:54,128
{\an8}그때 깨달았어
사람도 꽃이랑 똑같아

659
01:17:55,629 --> 01:18:00,759
{\an8}다 시들어서 솜털 공이 돼

660
01:18:01,135 --> 01:18:03,762
{\an8}그러고는 씨앗을 퍼뜨리지

661
01:18:04,180 --> 01:18:08,851
{\an8}하지만 뿌리에서는
새 생명이 자라

662
01:18:14,857 --> 01:18:17,484
조부모님 장례식에서는
그리 많이 찍지 않았습니다

663
01:18:18,235 --> 01:18:20,154
짧은 영상 몇 개뿐이죠

664
01:18:21,780 --> 01:18:23,991
이런 증조할머니 모습을 보는 게
나한테 좋은 거 같아

665
01:19:00,861 --> 01:19:03,656
- 무슨 재킷 입었니, 흘리뉘르?
- 할아버지 거야

666
01:19:04,198 --> 01:19:06,283
- 그래, 멋지구나
- 평원에서 입으셨던 거

667
01:19:12,206 --> 01:19:13,207
뛰어!

668
01:19:27,972 --> 01:19:32,017
라임을 타고 움직이는 우리 삶을
당신이 보면 좋겠습니다

669
01:19:36,105 --> 01:19:38,399
장례식은 노을 속에 살아있고

670
01:19:43,070 --> 01:19:45,281
생일은 떠오르는 해 속에
살아있습니다

671
01:19:51,954 --> 01:19:53,998
결혼식은 같은 생물들 속에
살아있죠

672
01:20:01,588 --> 01:20:04,591
우리의 여름 이동은
개울 속에 살아있고

673
01:20:09,346 --> 01:20:11,432
범람원 속에는
수확이 있습니다

674
01:20:13,934 --> 01:20:19,064
지금껏 내내 자연은
우리 주변을 전부 기록했습니다

675
01:20:21,191 --> 01:20:23,986
이런 시간과 물의 순환 속에서

676
01:20:24,820 --> 01:20:30,284
저는 모든 조상, 모든 후손과
직접 연결된 걸 느낍니다

677
01:20:50,971 --> 01:20:55,225
하지만 우리의 시간은
이전의 어느 시간과도 다릅니다

678
01:22:13,679 --> 01:22:18,683
백조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

679
01:22:18,684 --> 01:22:23,814
시간에 굴복하고 말지니

680
01:22:24,231 --> 01:22:29,652
우리 라임이 밟아온 발자국은

681
01:22:29,653 --> 01:22:34,867
새로운 시대가 지워버리네

682
01:22:35,951 --> 01:22:41,956
모국어의 시구를

683
01:22:41,957 --> 01:22:48,005
살아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

684
01:22:49,214 --> 01:22:53,092
그것을 아이들이

685
01:22:53,093 --> 01:23:00,017
입에 담게 하는 것뿐

686
01:23:05,522 --> 01:23:06,565
흘리뉘르

687
01:23:07,983 --> 01:23:11,987
제 아들을 재우는
이 리뮈르는 애가입니다

688
01:23:13,780 --> 01:23:17,034
노래하는 이가 소중히 여겼던 삶에
작별을 고하는 것이죠

689
01:23:20,037 --> 01:23:24,082
가수는 청자에게 아직 남은 것을
아끼라고 강권합니다

690
01:23:33,383 --> 01:23:38,764
슬픔을 담은 가사는 가수에게는
닫혀버린 듯했던 미래로 흘러들어

691
01:23:40,516 --> 01:23:42,226
그럼에도 저에게 닿았습니다

692
01:24:18,679 --> 01:24:21,472
이 명판에 글을 쓰게 되어
영광이었습니다

693
01:24:21,473 --> 01:24:25,601
작가가 동판에 글을 쓰는 건
특이한 상황이지요

694
01:24:25,602 --> 01:24:28,647
그 어떤 종이보다
오래갈 것이니까요

695
01:24:28,814 --> 01:24:30,857
심지어 이 돌보다도
오래갈 겁니다

696
01:24:33,777 --> 01:24:36,112
이 글은 내면을
가리키는 것이며

697
01:24:36,113 --> 01:24:39,074
먼 미래를
가리키는 것이기도 합니다

698
01:24:39,700 --> 01:24:43,744
그래서 사람들이
여기 올라와 지평선을 바라볼 때

699
01:24:43,745 --> 01:24:48,207
우리가 이 동판에 새긴 글을
보게 될 겁니다

700
01:24:48,208 --> 01:24:52,421
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

701
01:24:52,921 --> 01:24:55,506
무엇을 해야 하는지
알고 있다는 것을요

702
01:24:55,507 --> 01:24:59,969
하지만 우리가 그 도전에
진정으로 맞서 싸웠는지는

703
01:24:59,970 --> 01:25:02,598
훗날 이 글귀를 읽을 이들만이
알 겁니다

704
01:25:16,820 --> 01:25:18,237
"미래에 보내는 편지"

705
01:25:18,238 --> 01:25:21,574
"오크는 빙하라는 지위를 잃은
최초의 아이슬란드 빙하입니다"

706
01:25:21,575 --> 01:25:25,453
"향후 200년 동안 모든 빙하가
같은 길을 따르게 될 것입니다"

707
01:25:25,454 --> 01:25:28,373
"이 동판은 우리가 현재
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"

708
01:25:28,498 --> 01:25:31,835
"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음을
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"

709
01:25:31,960 --> 01:25:33,754
"우리가 실제로 했는지는
당신만이 알 겁니다"

710
01:25:35,380 --> 01:25:38,466
한때 얼음이 있었던 곳에 서서

711
01:25:38,467 --> 01:25:41,637
저는 계곡 너머
이웃한 산을 바라봅니다

712
01:25:44,264 --> 01:25:48,477
아직까지는 빙하인
두꺼운 얼음 조각이

713
01:25:49,311 --> 01:25:51,688
비탈을 타고
천천히 아래로 내려옵니다

714
01:26:28,141 --> 01:26:29,434
뭐 하니?

715
01:26:32,270 --> 01:26:34,773
- 초점 나갔어
- 알아, 엄청 흐릿해

716
01:26:35,732 --> 01:26:38,360
저절로 초점이
맞아야 하지 않아? 안 맞아

717
01:26:39,569 --> 01:26:43,949
휠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
제 아이들이 카메라맨이 됐습니다

718
01:26:45,826 --> 01:26:50,162
우린 수많은 오후에
휠다 할머니의 정원 일을 도왔죠

719
01:26:50,163 --> 01:26:51,206
이제 된다

720
01:26:57,504 --> 01:26:58,964
시간에 대해
어떻게 생각하세요?

721
01:26:59,589 --> 01:27:00,965
- 시간?
- 네

722
01:27:00,966 --> 01:27:03,427
시간은 말도 못 하게
빨리 흘러

723
01:27:07,347 --> 01:27:08,974
언제나 할 일이 산더미인데

724
01:27:14,396 --> 01:27:16,314
혼자 있다는 기분이
전혀 안 들어

725
01:27:18,567 --> 01:27:20,860
가끔 그냥 말하기도 해

726
01:27:20,861 --> 01:27:26,074
그이가 내 옆 의자에
앉아있는 느낌이 들거든

727
01:27:28,368 --> 01:27:31,037
우린 참 즐거운 인생을 살았지

728
01:27:31,830 --> 01:27:34,291
기억하는 건 참 좋은 일이야

729
01:27:41,089 --> 01:27:45,010
4월이 되면 빙하 냄새가 나고

730
01:27:45,927 --> 01:27:47,804
앞으로의 일이 기대돼

731
01:27:49,890 --> 01:27:52,726
하지만 빙하에 가본 지
이젠 너무 오래됐어

732
01:27:55,061 --> 01:27:59,065
올라가려면
비행기를 타야 할까 싶구나

733
01:28:29,971 --> 01:28:32,307
당신에게 빙하를
보내진 못합니다

734
01:28:35,227 --> 01:28:37,270
하지만 이것만큼은
보낼 수 있답니다

735
01:28:42,442 --> 01:28:46,154
빙하가 아직 살아있는 때로 통하는
시간의 문은

736
01:28:47,280 --> 01:28:50,033
빙하가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
활짝 열려있습니다

737
01:28:53,411 --> 01:28:57,290
당신이 이 메시지를 받았는지
어떻게든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

738
01:29:00,460 --> 01:29:02,671
하지만 시간만이 알겠지요

739
01:32:58,782 --> 01:33:00,784
자막: 손희경



